테트리스 부부

테트리스 부부

$17.50
Description
“이 정도면 행복한 결혼 생활이지 않니?”
주식, 코인, 유튜브… 뭐라도 터져야 살 수 있는
극한 부부 투쟁기
한국문학의 가장 참신하고 첨예한 작가들의 시선을 담는 자음과모음 〈새소설〉 시리즈가 〈뉴어덜트 새소설〉로 리뉴얼된 후 두 번째 작품을 선보인다. 권제훈의 신작 장편 『테트리스 부부』는 스타일리시하고 감각적인 콘텐츠를 추구하는 ‘뉴-어덜트’를 위한 시리즈에 맞춤과 같은 작품이다.
넥서스경장편작가상 수상작 『여기는 Q대학교 입학처입니다』에서 직장 내 존재하는 다양한 인간상과 갈등을 현실적으로 그려냄으로써 우리 사회의 축도(縮圖)를 제시했던 작가는, 『테트리스 부부』를 통해 사회의 최소 단위라 할 수 있는 가족으로 시선을 돌린다. 소설은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 속에서 점차 그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결혼과 출산, 그리고 부부에 주목한다.
저자

권제훈

저자:권제훈
2017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2020년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청년예술가지원사업에선정되었다.2022년장편소설『여기는Q대학교입학처입니다』로넥서스경장편작가상우수상을수상했다.

목차


강지웅
한민서
테트리스부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애를안낳을거면결혼은왜했어?”
연애는끝났다,이제는실전이다
완벽한결혼을위한기상천외한생존전략!

지웅과민서가자녀를갖지않고딩크족으로살아가자고합의한건결혼하고얼마지나지않았을즈음이다.남자라면누구든적정한나이에결혼해서아빠가되는게당연하다고여겼던지웅은,막상10평남짓의오피스텔에신혼살림을꾸리고보니생각이달라졌다.부부둘만으로도복작거리는데아이까지가세하면답이없을것같았다.
그래서각자의집에난임이라고선언하자는민서의제안을별생각없이수락했다.“애를안낳을거면결혼은왜했어?”라는지겨운레퍼토리에기상천외한방법으로손절을치기로한것이다.부부는그렇게완벽한결혼을꿈꿨다.

“우리가부모님을설득할수있을것같아?애안가질거라고?노,네버,그건불가능해.”_본문중에서

명품가방,외제차,호캉스,오마카세…
마이너스통장은가깝고출산은멀기만한
현실부부의선넘은이야기

하지만문제는아이만이아니었다.민서는한마디로남이하는건다해야지직성이풀리는스타일이었다.그래서욕망의대상이주기적으로바뀌었다.어떤것에꽂히면지독하게파고들다가도어느순간엔지겹다며손을놓았다.그리고또다른걸찾아몰두했다.결혼전에는이런민서의성향이문제가되지않았다.지웅은오히려민서가자신의욕망을채워가는모습을지켜보는것만으로도배가불렀다.그러나결혼은현실이었다.지웅은점차민서의열정에혀를내둘렀다.민서는자기인생의주인공이어야했다.누군가의조연일순없었다.남편인지웅은말할것도없고심지어자녀조차도.
서로다른소비습관도문제였다.버는족족적금이나예금으로저축하는지웅과달리민서는마이너스통장을뚫어놓고빚또한자신의자산인것처럼행동했다.지웅은납득하기어려웠지만어차피말릴수없다는걸알기에그냥내버려두었다.명품가방을더많이사고,5성급호텔에서호캉스도더자주하고,매주값비싼오마카세를즐기고…그러기위해서는주식이든코인이든유튜브든뭐하나는대박이나야했다.

결혼은했지만가족은없다?
부부라는이름의동거인,
이부부는함께할수있을까?

위태롭던부부에게한방을날린건다름아닌비뇨기과검사결과였다.

“남편분무정자증이맞습니다.”_본문중에서

출산을강요하는양가부모님에게면피용으로던져놓았던그말이,씨가되었다.생각지도못했던검사결과를받아든지웅은애초에아이를낳을생각이없었으면서도자신의존재이유까지부정하며괴로워한다.그리고결심한다.더이상포기하고참으며살지않겠다고.시작은민서에게한마디상의없이질러버린마이너스통장과천만원짜리자전거였다.
한편갑자기달라진지웅을보는민서의마음엔화가끓었다.민서가먹고싶은것을함께먹어주고,가고싶은곳에함께가주고,하고싶은것을함께해주던남자였는데.지웅이하고싶은것은없었는데,설령있어도민서한테먼저보고부터하던사람이었는데.자신의손아귀에서빠져나가고있는남편의모습을보면서민서의속에는불이났다.

작품은결혼이라는제도속에서충돌하는개인의독립성과부부라는이름의전통적공동체성이어떻게타협할수있는지고민하게한다.천정부지로치솟는집값과비출산이당연해진잔혹한사회에서,2세계획도내집마련도거부한채살아가는요즘신혼부부의웃픈현실이결코남의이야기같지만은않은이유다.
과연이부부는이결혼생활을유지할수있을까?

저자의말

이소설은2021년에쓴단편소설「환절기코디법」과「노키즈존」에서비롯되었다.두편모두오피스텔에사는신혼부부의이야기다.「환절기코디법」에서는유튜브로성공하고자하는부부의욕망을,「노키즈존」에서는자녀를가지지않는것때문에부모님과갈등을겪는부부의괴로움을다뤘다.앤솔러지에발표한단편소설「오꾸빠오꾸빠」에도아파트를동경하는부부가등장하는데,아마도당시내가오피스텔에살다보니자연스럽게이런이야기들이쏟아져나온게아닐까싶다.
―「작가의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