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타운 (엄우흠 장편소설)

올드 타운 (엄우흠 장편소설)

$18.70
Description
“사소한 낙서가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갔을지도 모른다.”
현실과 초현실이 뒤섞인 공간,
‘무동’에서 펼쳐지는 인물들의 욕망과 유희

엄우흠 소설가의 장편소설 『올드 타운』이 자음과모음에서 출간되었다. 스물두 살의 나이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 『감색 운동화 한 켤레』로 “당대 노동소설이 도달한 최량의 성과”(김영찬 문학평론가)라는 평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작가는, 차기작인 『푸른 광장에서 놀다』를 통해 삶과 이념의 본질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관념적 성찰과 변두리 인생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보여주었다.
이번에 출간된 세 번째 장편소설 『올드 타운』은 전작들과는 상반된 매력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작가는 뛰어난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뽐내며 온갖 군상의 다양한 모습과 그들 사이의 얽히고설킨 사건을 유머러스하고 독특한 입담으로 풀어내고 있다. 관념과 독백보다는 말과 캐릭터의 활력이 작품의 몰입감을 높여 독자를 끝까지 내달리게 한다.
현실과 초현실이 뒤섞인 공간, ‘무동’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저자

엄우흠

서울에서태어나서울대학교독어독문학과를졸업했다.1991년『실천문학』원고공모장편부문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장편소설『감색운동화한켤레』『푸른광장에서놀다』등을썼다.

목차

영혼이없는떡볶이
대지의비늘
아코디언소리
공부방살인사건
출소
토마토문의시대
젖은빛

해설|이야기는힘이세다_김영찬(문학평론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사소한낙서가아버지를죽음으로몰고갔을지도모른다.”

현실과초현실이뒤섞인공간,
‘무동’에서펼쳐지는인물들의욕망과유희

엄우흠소설가의장편소설『올드타운』이자음과모음에서출간되었다.스물두살의나이에발표한첫장편소설『감색운동화한켤레』로“당대노동소설이도달한최량의성과”(김영찬문학평론가)라는평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한작가는,차기작인『푸른광장에서놀다』를통해삶과이념의본질을집요하게파고드는관념적성찰과변두리인생에대한애정어린시선을보여주었다.
이번에출간된세번째장편소설『올드타운』은전작들과는상반된매력으로독자들을사로잡는다.작가는뛰어난이야기꾼으로서의면모를뽐내며온갖군상의다양한모습과그들사이의얽히고설킨사건을유머러스하고독특한입담으로풀어내고있다.관념과독백보다는말과캐릭터의활력이작품의몰입감을높여독자를끝까지내달리게한다.
현실과초현실이뒤섞인공간,‘무동’으로함께들어가보자.

평범한사람들속에잠재한
작은악의불씨가모여만들어낸한마을의비극

소설의배경인무동은위성도시의변두리에자리한근교농업지구로,재개발철거민,실직자를비롯해도시에서밀려난주변부인생들이하나둘모여들어정착해살아가는곳이다.그리고그곳은신화와환상과현실의경계가지워진채함께어우러져있다.마치가브리엘마르케스의소설『백년의고독』의무대인‘마콘도’가그러했던것처럼.무동에서는예기치않은우연과인연이맞물리며다양한인물들의삶의곡절과사연이펼쳐진다.

이야기는경수가족의사연으로진행되지만,각기다른방향으로가지를뻗어나간다.자영업을전전하다실패한후사채에몰려도망자신세로무동으로흘러든경수가족뿐아니라,비닐하우스한채를빌려작업실겸숙소로사용하는무동최초의주민인로큰롤고,로큰롤고와결혼해아들을열둘낳고또한무동의최대지주가되는토마토문,흑심을품은마을남자들때문에엉겁결에사건에휘말리는마리,간신히살아남아떠돌다로큰롤고의밴드에합류해아코디언을연주하는민구,개발이익을노리고무동에들어왔으나뜻을이루지못하고쇠락해가는인호아버지,목욕탕때밀이양성학원에서만나사귀게되는인호와감자탕집딸수지까지.다양한인물들의이야기는각자의발걸음에따라서로를가로지르고이리저리뒤엉킨다.그리고사이를파고들며발생하는미스터리하고수상한사건은그누구도예상치못한결말로이어지며독자를이야기의끝까지내달리게한다.

작가는무동에서살아가는개성적인인물들을비슷한비중으로나란히펼쳐놓는데,다양한곡절과사연은여러갈래로어우러지는동시에분산되며소설에다성적인활기를부여한다.이들의인연은과거에숨어있다가현재에돌연얼굴을드러내거나몰래숨어작동하며현재를움직인다.우연은인연을낳고어느순간엔도무지알수없는인생사의향방을결정한다.소설은인연과우연과이야기가꼬리에꼬리를물고끝도없이이어지며전승된다고말하는듯하다.

말의활력과이야기의생명력!
“역시말은음악보다어렵다.말은재즈보다더즉흥적으로흘러간다.”

소설에서는“입으로생각지도않은엉뚱한말이튀어나”와상황이“점점더이상한방향으로흘러”가는데,이야기의흐름은제약을벗어나스스로생명력을얻어이리저리뻗어가고몸을부풀리는듯하다.작가는스스로증식해가는그이야기의흐름을의식적으로제어하거나어느한곳에비끄러매기보다오히려자유롭게풀어놓는다.그리고그방식은유머러스하다.특유의입담과장광설을통해예측할수없는세상사의아이러니에몸을맡긴채살아가는무동사람들의사연을짐짓초연하게표현해낸다.흥망성쇠가계속되고죽음과파국이라는비극적인결과가나타남에도불구하고운명과세태를진지하고무겁게다루기보다는가볍게부풀려띄워올린다.해설을쓴김영찬평론가는이러한엄우흠식유머를“주어진삶의운명적인‘알수없음’의무게를있는그대로감당하겠다는태도”로읽어냈다.

유머러스한필치로그려낸삶의아이러니,다분히초현실적인이야기를통해오히려현실을더욱육박해들어가는힘,삶의비의를풀어내는통찰을엄우흠작가는이소설에서다담아냈다.독자들은소설이라는장르가가장잘구현해낼수있는‘이야기’의묘미를『올드타운』을통해만끽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