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십자가 (개정판)

공허한 십자가 (개정판)

$19.50
Description
미스터리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
데뷔 40주년 기념 개정판 출간

사회파 미스터리 걸작!
속죄와 형벌에 대한 첨예한 질문들
히가시노 게이고의 『공허한 십자가』가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미스터리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압도적인 밀도감과 예측할 수 없는 파격적 전개로 단연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공허한 십자가』. 사진작가 이옥토의 작품을 입고 새롭게 다가온 걸작을 더욱 몰입감 있게 만날 수 있다.
『공허한 십자가』는 딸을 잃은 주인공 나카하라가 형사로부터 전 부인의 사망 소식을 들으며 시작된다. 이십 년 전, 딸이 살해당한 후 각자의 길을 걷게 된 두 사람. 오랜 시간이 흘러 또다시 가족이던 이를 살인사건으로 잃은 나카하라는, 이 사건에 엮인 실타래 같은 비밀들에 다가가게 된다. 죄와 처벌 그리고 용서에 대해 더욱 심도 깊어진 메시지를, 히가시노 게이고는 흥미롭고 흡입력 있는 이야기로 우리에게 던진다.


사랑하는 이를 잃는다는 것
끝나지 않을 고통의 시작

어느 날, 평범했던 한 남자의 세계가 산산이 부서진다. 회사원 나카하라는 아내가 잠시 외출한 사이, 집 안에서 벌어진 믿을 수 없는 비극을 맞는다. 어린 딸 마나미가 강도의 손에 목숨을 잃은 것이다. 단돈 몇만 엔을 훔치려다 아이를 죽인 범인은 결국 체포되고, 재판을 거쳐 사형을 선고받는다. 하지만 형이 집행된 이후에도 아무것도 끝나지 않는다. 죽은 자는 돌아오지 않고, 남겨진 자들은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너무 큰 상실로 부부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었고, 두 사람은 헤어진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나카하라의 마음속에는 ‘왜 아직도 이렇게 고통스러운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살인자를 법의 이름으로 처벌했다고 해서 상처가 치유되지 않는다면, 정의란 무엇일까. 죄를 짊어지고 평생을 살아야 할 사람은 가해자인가, 아니면 피해자의 유족인가. ‘속죄’란 감옥 속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으로 이뤄지는 것인가.
『공허한 십자가』는 이 질문들에서 시작한다. 단순한 범죄 사건의 재현이 아니라, 잃어버린 자와 남겨진 자 사이의 심연을 응시하며, 인간이라는 존재가 짊어져야 할 도덕적 책임의 무게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침묵을 깨는 또 하나의 살인
전혀 다르지만 하나로 엮인 사건들

딸의 죽음 이후, 나카하라는 살아남은 자로서의 삶을 가까스로 이어가고 있었다. 시간은 흘렀지만 상처는 조금도 옅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날, 형사 사야마가 다시 찾아온다. 아내였던 사요코가 길거리에서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것이다. 한때 같은 고통을 나누었던 사람의 죽음 앞에서 그는 다시 과거와 마주하게 된다. “이혼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또 유족이 될 뻔했으니까.” 그렇게 말했지만, 그 말 속에는 지울 수 없는 피로와 절망,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얽혀 있다.
그러나 사요코의 죽음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었다. 그녀는 생전에 ‘사형 폐지론이라는 이름의 폭력’이란 원고를 집필하며, 자신이 겪은 사건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범인의 사형이 진정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른 그녀는, 법과 정의, 속죄의 본질을 다시 묻고자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밝혀지지 않은 어떤 진실에 다가서고 있었던 것 같다. 수사가 진행될수록 이상한 조각들이 드러난다. 단순한 우발 범죄라 보기 어려운 정황들, 사요코 주변에서 포착되는 의외의 관계들, 그리고 과거 사건과 현재 사건을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실마리들.
나카하라는 다시 ‘그날’로 돌아가야만 했다. 잊고 싶었던 기억, 묻어버렸다고 생각했던 분노와 죄책감이 다시금 그의 삶을 집어삼키기 시작한다. 그에게 남겨진 질문은 단 하나. 정말 모든 것이 끝난 줄 알았던 그 사건은, 처음부터 끝난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진실을 향한 길 위에서
우리는 누구를 심판할 수 있는가

조사의 끝은 점점 더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과거와 현재의 사건이 얽히며 드러나는 진실은 우리가 알고 있던 정의의 개념을 흔들어놓는다. 범인의 가족이 보낸 사죄 편지, 피고인의 사정을 대신 설명하려는 의외의 인물, 죄를 지은 이와 그를 용서하려는 자들의 엇갈린 의지들. 이 모든 퍼즐은 한 사람의 삶과 죽음, 그리고 인간이 만든 법과 감정의 경계 위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다.
『공허한 십자가』는 단순히 범죄의 동기와 범인을 밝히는 미스터리가 아니다. 이 소설은 인간이 인간을 심판한다는 것의 의미를 끝까지 밀어붙인다. 정의란 무엇이며, 복수는 어디서 끝나는가. 속죄는 감옥에서의 시간이 아니라면 어떤 방식으로 가능한가. 그리고 끝내 남겨진 자들이 짊어지고 가야 할 십자가는 과연 누구의 것인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인간 사회의 가장 깊고 아픈 질문을 꺼내놓는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이 소설을 읽는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속에서 완성될 것이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도 오래도록 생각하게 될 것이다. 진정한 속죄란 무엇인가. 누가 누구를 심판할 수 있는가. 십자가를 지고 살아가는 것은 과연 누구인가. 『공허한 십자가』는 그 질문을 결코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저자

히가시노게이고

저자:히가시노게이고
1958년오사카출생.누구도상상하지못한소재를자유자재로변주하는그는추리소설분야에서특히인정받는탁월한이야기꾼이다.고등학교때우연한기회로추리소설에매력을느낀히가시노게이고는마쓰모토세이초의전작을섭렵.읽는데에만그치지않고소설습작을하기에이른다.대학에서는전기공학을전공해졸업후에는엔지니어로일하기도했지만,결국작가가되어학원물에서추리,서스펜스,에세이에이르기까지경계가없는다양한작품으로전세계독자들과만나고있다.1985년에도가와란포상수상작인『방과후』로문단에등장한그는,1999년『비밀』로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2006년『용의자X의헌신』으로제134회나오키상을,2012년『나미야잡화점의기적』으로주오코론문예상을,2013년『몽환화』로제26회시바타렌자부로상을,2014년『기도의막이내릴때』로제48회요시카와에이지문학상을수상했다.데뷔후50여편이넘는작품을써냈음에도늘새로운소재,치밀한구성과날카로운문장으로매작품마다높은평가를받고있다.대표작으로는『백조와박쥐』『블랙쇼맨과이름없는마을의살인』『방황하는칼날』『녹나무의파수꾼』『백야행』『가면산장살인사건』『비밀』〈탐정갈릴레오시리즈〉〈가가형사시리즈〉〈매스커레이드시리즈〉등이있다.

역자:이선희
부산대학교일어일문학과를졸업하고한국외국대학교교육대학원일본어교육과에서수학했다.KBS아카데미일본어영상번역을가르치면서,외화및출판번역작가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는기시유스케의『검은집』『푸른불꽃』『신세계에서』,히가시노게이고의『비밀』『방황하는칼날』『공허한십자가』,나쓰카와소스케의『책을지키려는고양이』,이케이도준의『한자와나오키』,사와무라이치의『보기왕이온다』『즈우노메인형』등이있다.

목차


공허한십자가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사랑하는이를잃는다는것
끝나지않을고통의시작

어느날,평범했던한남자의세계가산산이부서진다.회사원나카하라는아내가잠시외출한사이,집안에서벌어진믿을수없는비극을맞는다.어린딸마나미가강도의손에목숨을잃은것이다.단돈몇만엔을훔치려다아이를죽인범인은결국체포되고,재판을거쳐사형을선고받는다.하지만형이집행된이후에도아무것도끝나지않는다.죽은자는돌아오지않고,남겨진자들은더깊은어둠속으로빠져들게된다.
너무큰상실로부부의관계는돌이킬수없었고,두사람은헤어진다.그러나시간이흘러도나카하라의마음속에는‘왜아직도이렇게고통스러운가’라는질문이남는다.살인자를법의이름으로처벌했다고해서상처가치유되지않는다면,정의란무엇일까.죄를짊어지고평생을살아야할사람은가해자인가,아니면피해자의유족인가.‘속죄’란감옥속에서보내는시간이아니라면,도대체무엇으로이뤄지는것인가.
『공허한십자가』는이질문들에서시작한다.단순한범죄사건의재현이아니라,잃어버린자와남겨진자사이의심연을응시하며,인간이라는존재가짊어져야할도덕적책임의무게를집요하게파고든다.

침묵을깨는또하나의살인
전혀다르지만하나로엮인사건들

딸의죽음이후,나카하라는살아남은자로서의삶을가까스로이어가고있었다.시간은흘렀지만상처는조금도옅어지지않았다.그리고어느날,형사사야마가다시찾아온다.아내였던사요코가길거리에서누군가에의해살해되었다는것이다.한때같은고통을나누었던사람의죽음앞에서그는다시과거와마주하게된다.“이혼하길잘했다고생각한다.그렇지않았다면또유족이될뻔했으니까.”그렇게말했지만,그말속에는지울수없는피로와절망,그리고설명할수없는감정이얽혀있다.
그러나사요코의죽음은단순한사건이아니었다.그녀는생전에‘사형폐지론이라는이름의폭력’이란원고를집필하며,자신이겪은사건을정면으로바라보고있었다.범인의사형이진정한해결책이아니라는결론에이른그녀는,법과정의,속죄의본질을다시묻고자했다.그리고그과정에서밝혀지지않은어떤진실에다가서고있었던것같다.수사가진행될수록이상한조각들이드러난다.단순한우발범죄라보기어려운정황들,사요코주변에서포착되는의외의관계들,그리고과거사건과현재사건을연결하는보이지않는실마리들.
나카하라는다시‘그날’로돌아가야만했다.잊고싶었던기억,묻어버렸다고생각했던분노와죄책감이다시금그의삶을집어삼키기시작한다.그에게남겨진질문은단하나.정말모든것이끝난줄알았던그사건은,처음부터끝난적이없었던것은아닐까?

진실을향한길위에서
우리는누구를심판할수있는가

조사의끝은점점더예기치않은방향으로흘러간다.과거와현재의사건이얽히며드러나는진실은우리가알고있던정의의개념을흔들어놓는다.범인의가족이보낸사죄편지,피고인의사정을대신설명하려는의외의인물,죄를지은이와그를용서하려는자들의엇갈린의지들.이모든퍼즐은한사람의삶과죽음,그리고인간이만든법과감정의경계위에서복잡하게얽혀있다.
『공허한십자가』는단순히범죄의동기와범인을밝히는미스터리가아니다.이소설은인간이인간을심판한다는것의의미를끝까지밀어붙인다.정의란무엇이며,복수는어디서끝나는가.속죄는감옥에서의시간이아니라면어떤방식으로가능한가.그리고끝내남겨진자들이짊어지고가야할십자가는과연누구의것인가.
히가시노게이고는이작품을통해다시한번인간사회의가장깊고아픈질문을꺼내놓는다.그리고그질문에대한답은,이소설을읽는독자한사람한사람의마음속에서완성될것이다.마지막장을덮고나서도오래도록생각하게될것이다.진정한속죄란무엇인가.누가누구를심판할수있는가.십자가를지고살아가는것은과연누구인가.『공허한십자가』는그질문을결코쉽게놓아주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