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카 (강지구 장편소설)

인디카 (강지구 장편소설)

$16.00
Description
환각의 리듬을 따라 유랑하는 예술가
정주를 거부하는 청춘의 불온한 여정
강지구 작가의 첫 장편소설 『인디카』가 ‘뉴어덜트 새소설’ 시리즈 스물세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이 소설에서는 다분히 일상적이면서도 묘하게 환각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드는 짧은 문장과 문장들 사이를 조용히 휘젓고 다니는 춤과 몸짓, 탭슈즈가 바닥과 나무판을 때리는 경쾌한 소리가 주인공의 별다른 것 없는 하루하루를 따라 리드미컬하게 흐른다. 그리고 그것이 곧 작품의 서사가 된다.
수상내역
제8회 자음과모음 경장편소설상 수상작
저자

강지구

서울예술대학교문예창작과를졸업했다.
탭댄서로활동중이다.

목차

1
2
3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낯선거리로우리를데려가는두발의리듬
끊기고,흩어지고,다분히고의적인

제8회자음과모음경장편소설상수상작,강지구작가의첫장편소설『인디카』가‘뉴어덜트새소설’시리즈스물세번째작품으로출간되었다.『인디카』는치열한공방끝에당선된작품으로,“낯설고도매혹적인한편의춤”(정한아소설가),“아주오랜만에‘이런삶을살아보고싶다’고느끼게한작품”(노태훈문학평론가),“작품을읽으며화자보다먼저마음이움직여서,그를얼마든지기다리고싶은심정이되었다”(이주란소설가)등심사위원들의눈길을댄스공연의클라이맥스처럼빠르게,한눈에사로잡았다.

이작품은무엇도그럴듯하게내보이고싶은의도없이그저‘취해서’쓴것같다.
그런데모든명작은대체로그렇게탄생하지않던가.
_노태훈(문학평론가)

뉴욕,토론토,런던,스톡홀름등상대적으로낯선도시의풍경과결합된주인공의방랑은삶에치이던독자들에게잊고있었던‘자유’를느끼게해준다.또한서사의흐름이마치일반적인소설문법에는아무런관심도없다는듯짧은단락들이각자가볍게전진하며화자의생각과감각을따라가는구조를가지고있어,기승전결구도를진부하게느끼는독자들에게신선한일탈을건넨다.반대로문체는심플하고건조하기그지없는데,그럼에도이소설을만난모두가이야기의끝까지도달하게만드는힘을가지고있기에SNS와쇼트폼속짧은글에익숙한독자들도가독성높고매력적인작품으로받아들일수있다.


“태일씨는조각가와조각품중
어떤것이되고싶나요.”

스물아홉살탭댄서태일은어느날,충동적으로뉴욕행을마음먹는다.그러나학생비자발급을거절당해궁여지책으로우선캐나다에입국한다.그러고는마리화나를사서느긋하게피우고,온타리오호수주위를돌거나인적없는부둣가에서탭댄스를추고,길거리뮤지션들의연주를들으며시간을흘려보낸다.
캐나다-미국국경을넘어도착한뉴욕에서도그의일상은캐나다에서의그것과다를바없다.달라진것이있다면종종스튜디오에가서탭댄스레슨을받은후다양한국적의탭댄서들과잼(즉흥댄스)을하고,같은숙소여행자들과안면을트는정도다.몇몇마약상에게마리화나를구매하기도한다.
태일은작중내내여러사람을느슨하게만나고,또아무렇지않게헤어진다.타인의존재란마리화나연기를멀리날려보내는바람에지나지않는듯하다.태일에게자극을주는것은탭댄스와이미중독된마리화나정도다.

칼리지시티에서내려길을걷는데학생으로보이는흑인이가로등밑에서무표정한얼굴로내움직임을좇았다.백팩을메고흰색바지를내려입은그는미동도하지않았고우리는두어번눈을마주쳤다.꼬마야,집에나들어가.나는중얼거리며그가있는쪽으로건너가제자리에서서그를한번쳐다본후에다시걸었다.발자국소리가들리는듯했지만숙소에도착할때까지고개를돌리지않았다.

챙겨온여비가떨어지고누적된카드값문자가눈에들어오자,태일은호스텔청소일을시작한다.돈을모으려는목적은아니다.그저허기를채울빵과코코넛주스를사고숙박비를낼최소한의생활비그리고마약을살돈을조달하기위해서다.
일하지않는시간에는여전히도시곳곳을떠돌다마음에들어온곳에서즉흥공연을하거나마약상과접촉한다.그러다경찰에게불법공연을하지말라며쫓겨나기도하고,자주만나던마약상에게사기를당하기도한다.하지만이런일또한그에게는“받아줄수있는상대에게화를내는일은하고싶지않”은정도의감각으로만다가올뿐이다.


충동적이고무모한세계의박자에맞춰
홀린듯밟게되고마는스텝

그러던중,태일은별다른이유없이뉴욕을떠나다시토론토로근거지를옮긴후한인이운영하는초밥가게에취직한다.급여는적고일은고되지만,그는나름대로적응하며또래인사장아들형제와도그럭저럭어울려다닌다.
태일이일과탭댄스레슨,레슨과버스킹,버스킹과일과마약을오가는일상을보내는사이,가끔한국경찰서의형사에게서전화가온다.대포통장범죄에태일의통장이이용되었다는말을듣고도태일은무미건조하게진술서양식을프린트하고자신은그저친척에게통장을잠깐빌려줬을뿐이라고적는다.메말랐다고까지느껴지는감정묘사만보면꼭어쩌다말려든것처럼보이나,곧전혀반대되는진실이건조한일상과함께조용히흘러간다.죄책감은이미마리화나연기에섞여날아간지오래다.그리고문득,태일은일을그만두고스톡홀름탭댄스페스티벌에참여하기로마음먹는다.

형사가말한몇단어가머릿속에맴돌았다.불법,적발,처벌,행정,인생.법과관련된언어의끝에인생이놓여있었다.그의말대로운이운으로끝나지않고싹을틔우면더한궁지에몰릴수도있을것이다.짓누르고있던것이힘을푼자리에새로운살이돋아났다.

캐나다를떠나고싶은것은아니었다.단지벗어나는것만큼이나머무는것역시나자신으로부터멀어지게할것같았다.항상제자리에있는나무들과잔디를보고싶지않았다.나는다른나라로가그것들을바라본시간을다독여야했다.

제8회자음과모음경장편소설상심사위원인이주란소설가의말처럼,우리는좋은소설을만나면종종‘소설을읽고있다’는감각보다‘누군가를보고있고,누군가의말을듣고있다’는감각이지금우리에게더깊이작용하고있음을자각하게되곤한다.
『인디카』는‘그런’소설이다.우리의차분하기만한심장을두드리는,그래서전과다른속도로날뛰게만드는소설.
짧고가볍고뚝뚝끊어지는서사와문장,그들이겹쳐지면서형성되는고유한리듬,그렇게형식을거부함으로써더욱명료해지는감각,나무판을두드리는탭슈즈의울림같은무수한감각이모여‘원(One)’을이루는탭댄스,춤으로표현되는인간과인간의삶을관통하는사유.그리고“그래서뭐?”라고물었을때,돌아오는“딱히없어.그냥그런거야”라는무심한대답.그모든것이이작품을읽게,읽어야하게만든다.

“춤은반응하는거야,생각하는것이아니라.넌이미그렇게하고있었어.무엇이더필요하지?”


‘뉴어덜트새소설’은
한국문학의가장참신하고첨예한작가들의
시선을담는자음과모음의소설시리즈로,
스타일리시하고감각적인작품을엄선해선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