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우리를 짐승이라 말할 때 (선공개 특별판)- 자음과모음 시집 1

내가 우리를 짐승이라 말할 때 (선공개 특별판)- 자음과모음 시집 1

$13.00
저자

에밀리정민윤

저자:에밀리정민윤(EmilyJungminYoon)
2020년케이트터프츠디스커버리어워드최종후보에오른『우리종족의특별한잔인함』을썼다.시재단,브레드로프작가회의등에서상과펠로우십을받았으며,뉴요커,뉴욕타임스매거진,파리리뷰,세와니리뷰등에작품을발표했다.아시아계미국인작가워크숍의문예지『TheMargins』의시편집장이며,하와이대학교마노아캠퍼스에서한국문학조교수로재직하고있다.호놀룰루와한국을오가며시간을보내고있다.

목차


추천의말
한국어판서문

프롤로그
우리를나아가게하는것


나무좋아하던내친구들은다죽어버렸다
美를그리기위해눈을감는다
사랑과죽음의합창
그린란드상어
의몸
도리
Affection
서슬


아시아를떠나아시안이되다


푸르게이어가는노래
다른어디
사랑하는모든것을만져볼필요는없다
모든미래에서
이별의시대에나는
연관된사실들
회색지대
갯벌이야기
갈라
진화론
서약

에필로그
다음생

해설
내가당신을사랑하기때문에,더나은세계가있어야한다―신형철

출판사 서평

“잔혹함이아닌,살아남기위한마지막촉각으로서의시집”
신형철평론가,이소호시인의찬사와지지!
자음과모음시집의첫얼굴선공개특별판

깊은감성과아름다운문체를지닌한국계미국시인에밀리정민윤의시집『내가우리를짐승이라말할때』가자음과모음에서새로이선보이는시집시리즈,‘자음과모음시집’의첫번째시집으로출간되었다.시인이소호가도타운추천의말을남기고,신형철해설가가시집을읽고해설쓰기를자원하는등,이시집을향한문인들의찬사와지지만으로도독자들은그문학적깊이를선체험할수있을것이다.
이번『내가우리를짐승이라말할때』‘선공개특별판’은자음과모음시집의정식론칭을기대하고있는많은독자를위해1번시집을미리선보이는초회한정판으로,이후론칭될일반판과는상이한디자인과물성을지니고있다.또영문판원본과시인이직접번역한한국어판을양쪽에병기해실어독자들이시인의시세계를더욱세심하고풍부하게들여다볼수있도록돕는다.조용한거리에가오픈한작은카페가온동네의활기를깨우듯,이특별판이독자들의시를향한시선과마음을다시금일으켜세우기를바란다.

“우리는얼마나소비하는,
소비된짐승인가.”
짐승의형태로서펼쳐지는인간의모습들

노랗게늙은나무를기어코살렸단다.

새로운빛이가득찬얼굴.

(……)
/
박물관을거닐며더많은동물을본다.
나무를좋아하고,시카고어느박제관에서

살아있는척하기위해죽은동물들.
―「나무좋아하던내친구들은다죽어버렸다」부분

죽은가족을묻는날을그려내는것으로시집은시작된다.나무와화초와땅속이라는부드럽고또단단한자연,날카로운칼날이어지러이널려있고소독약냄새가풍기는의학다큐멘터리와삭막한중환자실.화자의할머니는정반대인두공간에동시에존재한다.생명으로서,시체-몸(body)로서,인간으로서.
이후인간,특히여성의‘몸’은수많은동물과연결지어진다.말,장미목도리앵무,땅다람쥐,때로는오백년가까이산그린란드상어와도동등한위치에놓인다.때문에남성이여성의눈바로옆벽에“주먹을심”는장면(「도리」)과시카고에있는한박물관의박제관에서만난“살아있는척하기위해죽은”동물들의모습(「나무좋아하던내친구들은다죽어버렸다」)은자연스레같은층위로묶인다.

유물이된다는것은아름다워진다는것이군,
아니,장수한다는것은명소가된다는것이군,생각했다.

홀로늙고길어지며그녀는수백년간인간이부여한
시간의이름을견뎌냈다.
―「그린란드상어」부분

인간을동물과다름없이바라보는이러한시인의시선은우리를지구에존재하는‘유일한지성체’가아니라다른모든생명,즉‘짐승’과동일한입장으로끌어내린다.
일반적으로누군가를‘짐승’이라고표현하는경우는그가인간답지않은행동,즉‘인간이하’의모습을보일때다.하지만이시집에서짐승은비난이아니라오히려그반대의감정이담긴단어로쓰인다.에밀리정민윤의시속에서짐승,곧동물들은사람들이짐승하면으레떠올리는모습들을좀처럼보여주지않는다.그들은자신들이가진본능을드러내기보다는인간처럼생각하고,인간들의행동양상을분석하고,자신의존재가치에대해고민한다.종종인간보다지능적으로,철학적으로우위에서있기까지도한다.
인간이하로서존재하지않는이들의모습은인간들이감춰두려하는자신들의‘인간이하’적내면을적나라하게비추는거울역할을한다.실제로시편들안에서잔혹한사냥을일삼고,두고두고살펴보고싶답시고시체를박제하고,순간의잘못된판단으로일을그르치거나삶의터전인자연마저파괴하는것은모두인간이다.

인간이발휘하는잔인함
그리고그것을기억하고상대를애도하는,
인간

안바쁜날이없다.모두가웃으려고

바삐노력한다.물범과거북이는

자려고노력한다.돌고래도

자려고노력한다.아뇨,

‘자연친화적’인돌고래체험은없습니다.

사랑하는모든것을만져볼필요는없다.
―「사랑하는모든것을만져볼필요는없다」부분

그러나그런인간이“부끄러워져낯을들지못”하는것또한인간이다.시인은인간이타자를향해멋대로휘두르는잔인함,죽어가는자연에대한나이브함,동물과인간사이에서만이아니라인간과인간사이에서도끊임없이발현되는차별과선민의식에대한비판을,그것을바라보는인간-화자의슬픔을,심지어그런슬픔을느끼는인간-자신에대한비판까지또렷한언어들로전시한다.
그럼에도,이전시장의출구앞에놓여진마지막작품은‘가능성’이다.수많은상처와슬픔속에서도상대에게‘사랑한다’는말을할수있다는,서로를끝내붙잡는그감각이살아남을수있다는가능성.이소호시인이이시집을읽고슬펐다는표현으로운을띄웠으면서도“그슬픔은무력함이아니라,우리가서로를어떻게기억하고애도해야하는지묻는뜨거운슬픔”이라고문장을맺은것은이러한이유일것이다.신형철평론가가해설에서“나는이곤경을돌파하는이시인의방식이마음에들어이시집을사랑하기로마음먹었다”고이야기한것또한이소호시인의말과결을같이한다.
“은유의끝은어딘가도달하는것과같다”(「우리를나아가게하는것」).에밀리정민윤의시들은정교한은유로써우리가세계와타자에게건넨폭력과사랑을동시에마주하게만든다.그렇게“시에서판단과책임의세계가가능하다는것”을,“아름답고정치적인현대시”가여전히펼쳐질수있음을보여준다.그러니“극한의시대”를살아가는우리에게있어이시집,『내가우리를짐승이라말할때』에담긴수많은은유의과정은앞으로우리가걸어가야할길을가리키는예언과같다고,감히이야기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