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진. 2 신경숙 장편소설

리진. 2 신경숙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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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궁중 무희와 프랑스 외교관의 애틋한 사랑이 펼쳐진다!
<깊은 슬픔>, <기차는 7시에 떠나네>의 작가, 신경숙 다섯 번째 장편소설 『리진』제2권 완결편. 19세기 말, 조선의 궁중 무희 '리진'과 프랑스 외교관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작가는 조선의 궁정에서 프랑스 파리에 샹젤리제에 이르는 광대한 스케일의 여정을 따라가는 한편, 밑바닥 서민층에서 귀족과 왕족, 상인과 지식인에 이르기까지 당대의 다양한 인간군상을 선보이고 있다.

아기 나인으로 궁에 들어간 리진은, 갓 태어난 공주를 잃은 왕비 명성황후의 눈에 띄어 각별한 사랑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궁중의 무희로, 황후를 가까이에서 보필하는 궁녀로 자란다. 조선의 초대 대리공사로 파견된 콜랭 드 플랑시는 그녀의 고혹적인 모습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둘은 우여곡절 끝에 함께 프랑스로 돌아가고, 그곳에서 그녀의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데…. <양장제본>
신경숙이 6년이라는 오랜 공백을 깨고 발표한 이 소설은 아름답고 총명한 궁녀로 자라나 프랑스 외교관의 아내가 되는 '리진'의 삶을 토대로, 사위어가는 한 왕조의 운명과 그 시대의 파란만장했던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작가는 특유의 섬세하고 울림이 큰 문체에 부피있는 서사를 접목시켜, 역사의 격류에 휩쓸린 한 여성의 운명과 사랑을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은 '푸른 눈물'이란 제목으로 일간지에 연재했던 것을 두 권으로 펴낸 것으로, 주인공 '리진'은 2006년 출간된 김탁환의 장편소설 <리심>의 여주인공과 동일 인물이다.
저자

신경숙

서울예술대학문예창작과졸업.1985년중편「겨울우화」로『문예중앙』신인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강물이될때까지』,『풍금이있던자리』,『오래전집을떠날때』,『딸기밭』,장?편소설『깊은슬픔』『외딴방』,『기차는7시에떠나네』,『바이올렛』,산문집『아름다운그늘』,짧은소설집『J이야기』를펴냈다.1993년한국일보문학상과오늘의젊은예술가상,1995년현대문학상,1996년만해문학상,1997년동인문학상,2000년21세기문학상,2001년이상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1권]
1장
1.두사람
2.배꽃아이
3.연못에서온소년
2장
1.만남
2.춤추는여인
3.다신의이름
4.여기살아
5.고백
6.나를루브르에데려가세요
[2권]
3장
1.낭독회
2.깃털펜과푸른잉크
3.나는누구일까요
4.무도회
5.동양의방
6.불로뉴숲속에서
4장
1.재회
2.달라진얼굴
3.편지1ㅡ여기는모로코탕헤르요
4.편지2ㅡ나를잊으세요
5.사랑의이름으로
6.벼랑위의시간
7.발없는새
에필로그
해설-뒤늦은애도,한고결함의죽음에관하여/서영채
작가노트-리진을찾아서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신경숙이육년이라는오랜침묵을깨고내놓은장편소설『리진』.
내가리진의존재를처음알게된것은사년전이다.
동시대인들이보지못했던것을본대가로깨진유리조각들을손에움켜쥔채
피흘리고있는백년전한여인의고통이나를엄습했다.
R에게전화를걸어A4용지한장반안에갇혀있는...
오랜만에새소설을낸다.장편소설로는『바이올렛』을2001년에냈으니육년만인가보다.
책만내지않았을뿐나로서는필사적으로문학을생각했던시간들이었다고해도육년만이라니……
작가신경숙이육년이라는오랜침묵을깨고내놓은장편소설『리진』.
내가리진의존재를처음알게된것은사년전이다.
동시대인들이보지못했던것을본대가로깨진유리조각들을손에움켜쥔채
피흘리고있는백년전한여인의고통이나를엄습했다.
R에게전화를걸어A4용지한장반안에갇혀있는그여인을소설로되살려내보겠노라했다.
그날로부터나는하던일을접고리진을찾아헤맸다.
작가신경숙은그렇게이여인,리진과조우했다.그날부터책이나오게된오늘까지,꼬박사년동안작가는그녀,리진에게들려있었고,A4용지한장반안에갇혀있던그녀의짧은생은신경숙의손끝에서자신만의역사를가지고새롭게태어났다.
행여파리에그녀의흔적이조금이라도남아있을까싶어틈이나면파리로건너가
그녀의행적을뒤졌다.백년전에어쩌면그녀가살았을지도모를아파트주위를배회했다.
파리의19세기풍경을짐작해보려복식박물관이며밀랍박물관이며
백년전파리건축물의외형빛깔을거의비슷하게간직하고있다는본의거리들을
온종일헤매다니던때가있었다.
하지만작가는19세기말그녀의행적을원고지위에고스란히옮겨놓는것에그치지않았다.작가가쫓아다닌그녀의삶은과거의그것이아닌,그녀만의것이되어오늘의지도를만들고있다.그가누구인가.“마음의현존을그려내는현재형묘사의작가”,그것을통해90년대문학의한흐름을만들어냈던이가아닌가.이작품이역사속의실존인물을주인공으로하면서도역사소설이아닌이유가바로여기에있을것이다.
어느시대이든소설은인간의이야기이다.
무슨이야기를써도인간적인삶은어떤것인가에시선이가게되어있다.
나는이소설을역사소설이라고생각하지않는다.
리진이라는여자를복원시키는일은서로완벽한타자들이었던존재들이역사의소용돌이속에서
어떻게서로의삶속에끼어들고어떻게친밀감을느끼고어떻게서로를구경하며
종내는어떻게생을다하는가재구성하는일이기도했다.
리진의주변인물을통해상황논리에의해강한자가밀고들어오는근대가아니라
스스로타자를인식한소박한개개인이성취해나간근대인의초상같은걸그려보고자함도있었다.
작가자신,이소설을역사소설로보고있지않지만,왕비의총애속에서궁중의무희로자라나,조선의궁안에서나비와같이춤을추고,물빛드레스를입고파리의거리를거닐고,모파상의작품을불어로낭독하던여인은19세기말과거의여인이아니라우리와함께호흡하고있는여인과도같다.급격하게변화하는역사의소용돌이속에서도개인의역사는또다른줄기를이루며흘러가게마련이다.그렇게,리진은자기자신만의역사를,기억을,사랑을,관계를만들어나간다.시대의역동속에서그녀는자신의운명을,여자로서또한인간으로서의소박한자신의일생을스스로다스려낸것이다.

생각해보면리진을생명을가진인간으로태어나게해
다섯살때아기나인의신분으로어두운궁궐로들여보낸것까지만내가한일같다.
리진이궁중무희로성장한후부터는이아름답고총명한처녀가
오히려글을쓰고있는나를그윽이바라보며안내하는느낌이었다.
내가늦으면기다려주고내가헤매면등불을비춰주었다.
그것은작가자신에게뿐만아니라,독자들에게도마찬가지이다.어느순간‘리진’은소설속아리따운주인공에서그치지않고,역사속에서,그리고자신만의역사속에홀로선한개인이되어읽는이에게다가온다.
리진을쓰는동안나는충만했다.
나자신이외국인이되어백년전의조선땅을여행하는듯했다.
친숙한것,내가다아는것이아니면소설로쓸엄두를못내던내게는새로운영지였다.
서사를요구하는시대지만나는이작품이지니고있는격렬한서사의숨을죽이려고노력했다.
활극이나신파나인간승리의작품이되는것을저어했기때문이다.
소설은승리보다는패배의서사와운명을같이한다고여긴다.
어떻게윤리적으로바르게잊혀지는가가인생이기도하다고나는생각한다.
만날사람은만나듯이리진의서사는내가밀어넣어도넣어도고개를디밀고올라왔다.
저절로찾아든이야기의두께가리진의몸통이되어준것은이작품을쓰며거둔즐거운수확이었다.
따뜻하고웅숭깊은시선으로현대인의인간내면을찬찬히들여다보던작가는이작품『리진』에서19세기말이라는문제적시대를배경으로조선의궁정에서프랑스파리의샹젤리제에이르는광대한스케일의여정을따라가는한편밑바닥서민층에서귀족과왕족,상인과지식인에이르기까지당대의다양한인간군상을선보이고있다.또한기존의섬세하고울림이큰문체를유지하면서도부피있는서사를접목시켜역사의격류에휩쓸린한여성의운명과사랑을현대적인감각으로되살려놓았다.한호흡에읽히면서도다채로운의미를내장하고있는장편소설『리진』은신경숙문학의새로운전환을알리는변곡점이될것이다.
리진의생애는한국의근대와전근대가만나는지점에서점화된비극으로읽힌다.작가신경숙은역사와소설적상상력을맞붙여놓음으로써몰윤리와과잉윤리의뜨거운접점을포착해냈다.신경숙은최대한몸을구부림으로써리진의시선이될수있었고,리진의몸이이끄는대로비극적사건을향해나아감으로써좌절당한한국적근대의한실재를포착해낼수있었다.아마도그것은자신을깊이사랑한작가를향해주인공리진이돌려준선물이었을것이다._서영채(문학평론가)
오래전에글을쓰는일은무엇인가를,누군가를,잊기위한마음연약한자가의지하는마지막보루같은행위라고했던적이있다.쓰는자는잊고타자가기억해주기를.소설가로산지난이십삼년동안나는씀으로써잊을수있었다고생각했다.그런데근자에그잊어버렸다고생각한일들이파도처럼밀려드는밤들이늘어났다.다잊을수없었던것은가까이다가가원없이소진시키지못했기때문이었을것이다.다시내앞에밀려드는또다른시간속에선사람을대하는일이든글을쓰는일이든한발짝더가까이가보려고한다.
자,이제백년전의한여인을백년후의이세상으로내보낸다.리진……당신이사람들속에사
랑스럽게섞여다시잊혀지는일없이현재형으로존재하게되기를바란다.
리진은이제작가의손을떠나사람들사이에홀로섰다.길지않은일생을아름답고도외롭게살았던한여인에게곁을내어주고함께호흡하기를,그의생이뿜어내는향기에흠뻑취해보기를……
왕실의무희는매우아름다운용모로다른무희들과는구분되었다.
그것은유럽인의눈으로볼때도마찬가지였다.
한젊은외교관이이무희의우아함과매력에깊은인상을받아그녀를원하게되었다..
유럽으로돌아오라는부름을받은그대리대사는매일매일그젊은한국여인에게서발견되는
지적인매력에이끌려그녀와헤어지기를원치않게되었다.
_이폴리트프랑댕
작품줄거리
나라의부름을받고리진과함께프랑스로돌아온콜랭은리진이서양문화를익혀파리의귀족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