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미

위미

$14.34
Description
성공과 복수를 향한 세 자매의 파란장만한 인생!
비페이위 장편소설『위미』. 중국문학의 차세대 작가군을 대표하는 비페이위는 유려하면서도 담백한 문체로 사회와 사상, 역사와 개인을 아우르는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만들어왔다. 장편소설『위미』는 그에게 두 번째 루쉰문학상을 안겨준 작품으로, 세 자매의 인생 역정을 통해 1970년대 중국의 일상 풍경을 생생하게 되살려내고 있다.

지위를 이용해 왕씨촌 아낙네들과 바람을 피는 아버지와 기다리던 아들을 낳은 후 살림에서 손을 뗀 어머니. 위미는 부모를 대신해 동생들을 거두고 집안일을 건사하며, 비행기 조종사 펑궈량과 사랑을 키워간다. 그러던 어느 날, 혁명군인의 아내와 잠자리를 하다 들킨 아버지가 권력을 잃고, 여동생 위슈와 위예가 동네 남자들에게 집단강간을 당하게 된다.

집안의 몰락을 막아줄 유일한 희망이었던 펑궈량에게도 파혼당한 위미는 왕씨촌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며, 현성에 거주하는 혁명위원회 부주임의 재취 자리로 들어가 다시 권력을 손에 넣는다. 한편 위슈는 왕씨촌을 떠나 새로운 삶을 꿈꾸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고, 위양은 평범함에 숨겨진 날카로운 감각으로 학생들을 감시하는 임무를 맡게 되는데….
작품 조금 더 살펴보기!
이 소설은 세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농촌과 도시 사이, 역사와 생활 사이, 집단과 개인 사이에서 소용돌이쳤던 지난 세기 중국의 풍경들을 보여준다. 고통스러운 운명과 비극적 현실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작가는 비참하거나 심각하게 묘사하지 않고 특유의 여유와 해학성으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저자

비페이위

지은이비페이위(畢飛宇)
중국문학의차세대작가군을대표하는소설가.1964년장쑤성싱화에서태어나양저우사범학교중문과를졸업했다.문화대혁명의격동기를보내며현실과판타지,인간내면에자리한근원적인아픔과상처에주목하게된그는1994년장이모우감독의영화의시나리오를쓰면서세상에먼저이름을알렸다.
이후시대의조류에영합하지않는독자적인소재와창작방식으로이십여편의소설을발표한그는「수유기의여자」로1996년제1회루쉰문학상과소설월보상을,2003년『위미』로다시제3회루쉰문학상을수상했다.또한경극여배우의신산한삶을그린소설「청의」가텔레비전드라마로방영되어대중들로부터큰인기를구가하고,이러한반응에힘입어영국,독일,프랑스,스페인등유럽에소개되어격찬을받음으로써명실공히세계적가능성을지닌작가로인정받게되었다.
주요작품으로『청의』『위미』『평원』『한밤에말하는자누구인가』『지구상의왕씨촌』등이있으며,2008년현재『청의』로영국일간지가주관하는‘인디펜던트외국소설상’후보에올라있다.
옮긴이백지운
1971년경남진해에서출생했다.연세대중어중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으며,성공회대동아시아연구소연구조교수,인천문화재단책임연구원을거쳐현재인하대한국학연구소연구교수로재직중이다.최근발표한글로「무라카미하루키와동아시아의역사적기억」「포스트모더니즘시대중국지식계의‘문화담론’」등이있고,옮긴책으로『열렬한책읽기』『제국의눈』(공역),『일본과아시아―다케우치요시미평론선』(공역)이있다.

목차

목차
한국어판서문-친애하는한국독자들에게
서(序)
제1부위미
제2부위슈
제3부위양
작가의말
옮긴이의말-70년대라는어둡고긴터널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들에서자라먼곳어딘가를꿈꾸었던세자매의
성공과복수를향한파란만장한릴레이가시작된다!”
오랜침묵을깨고기지개를펴기시작한중국문학의차세대선두주자비페이위는최근몇년사이에두각을나타내기시작한신진작가이다.유년기에문화대혁명을경험했기때문에문혁에대한기억의억압으로부터상대적으로자유롭지만그렇다고다음세대들처럼과거를쉽게망각하지도못하는,그래서중국문단의앞뒤세대를매개하는교량으로서그의미가지대한1960년대출생작가들의중심에비페이위는서있다.‘과거사회주의시대의...
“들에서자라먼곳어딘가를꿈꾸었던세자매의
성공과복수를향한파란만장한릴레이가시작된다!”
오랜침묵을깨고기지개를펴기시작한중국문학의차세대선두주자비페이위는최근몇년사이에두각을나타내기시작한신진작가이다.유년기에문화대혁명을경험했기때문에문혁에대한기억의억압으로부터상대적으로자유롭지만그렇다고다음세대들처럼과거를쉽게망각하지도못하는,그래서중국문단의앞뒤세대를매개하는교량으로서그의미가지대한1960년대출생작가들의중심에비페이위는서있다.‘과거사회주의시대의경직성과개혁개방직후모더니즘추수라는양편향’을넘어,빨려들어갈듯유려하면서도꾸밈없이담백한문체로사회와사상,역사와개인을아우르는자신만의독특한작품세계를구사하는작가비페이위.그에게두번째루쉰문학상을안겨준작품『위미』는국내에처음으로소개되는비페이위의장편소설이다.
‘극한’에대한탐구를통해비페이위는역사,정치,권력,윤리,성과젠더,도시와농촌등의주제를두루섭렵했고,이주제들은혈관처럼인류의생활속을돌아다녔다.『위미』를읽는다는것은우리에게경험의소생이자되새김이다.지난세기1970년대농촌과도시,그시절의일상풍경이비페이위의펜을통해정확하게,아주구체적으로되살아난다.(……)우리는『위미』로부터,그격정적고투와참혹한환멸로부터인간의곤혹을,억눌린인간의가능성을,인간의용기와비창(悲愴)을,그리고존엄을발견한다.(‘서(序)’12쪽)
발표되자마자중국문학계에서‘장안의화젯거리’가된『위미』를문학평론가리징저(李敬澤)는이와같이평가한다.위미,위슈,위양.생존의극한까지내몰린세소녀,세자매의인생역정을통해그어떤작가보다생생하고강렬하게지난1970년대중국의일상풍경을되살려낸소설『위미』에리징저는찬사를아끼지않는다.
이한권의책으로세상의‘맨얼굴’,웅장할때웅장하고험준할때험준하며추할때추하고자질구레할때자질구레한삶의본모습을드러내고자했다고비페이위는말한다.어느날갑자기작가의눈앞에나타난어린소녀위미와위미를알아가는과정에서발견한두소녀위슈와위양은스스로생명력을가지고작가의펜끝을이끌어간다.농촌과도시사이,역사와생활사이,집단과개인사이에서소용돌이쳤던지난세기중국의풍경속으로.
이제,들에서자라먼곳어딘가를꿈꾸었던세자매의성공과복수를향한파란만장한릴레이가시작된다!
위미는한마리매처럼위풍당당하다
지부서기라는지위를이용해동네아낙네들과시도때도없이정사를즐기는아버지왕롄팡.내리일곱딸을낳은뒤그토록기다리던아들을얻고살림에서손을뗀어머니스구이팡.위미는이런부모를대신해동생들을거두고집안일을건사하며장녀로서의역할을톡톡히하는동시에아버지와잠자리를같이한왕씨촌아낙네들을매섭게단죄한다.왕씨촌사람들은누구도감히위미를함부로대하지못한다.그녀가지부서기의딸이기때문이기도하지만매사에철저하고본이되는그녀의기품있는행동거지때문이다.이런위미가자신의지위에걸맞은비행기조종사펑궈량과약혼을하고서로편지를주고받으며사랑을키워가는사이,사건이터지고만다.아버지왕롄팡이잠을‘잘못잔’것이다.현역혁명군인의아내와잠자리를하다들킨왕롄팡은즉시자리에서쫓겨나권력을잃고,며칠뒤밤에순회상영영화를보러나갔던위슈와위예가동네남자들에게‘보복성’집단강간을당한것이다.그리고누군가의‘제보’로이사실을알게된펑궈량은위미에게파혼을통고한다.집안의몰락을막아줄마지막희망이었던펑궈량에게도배신당한위미는이를악물고왕씨촌에대한복수를다짐한다.
“남자구해와.”
왕롄팡은말이없었다.그는위미에게생긴일을알고있었다.아무말없이한참동안일고여덟개비의담배를연달아피웠다.한입빨아들일때마다붉은담뱃불이세차게한발씩뒤로물러났고사방으로담뱃재가길게날아올랐다.위미는얼굴을들고말했다.
“어떤작자든상관없어.힘만있으면돼.아니면절대시집가지않을테니!”(본문118쪽)
위미는현성에거주하는혁명위원회부주임궈자싱의재취자리로들어감으로써아버지를대체할권력을다시금손에쥔다.
위슈는요사스럽게반짝이며넘실댄다
예쁘고깜찍한외모에타고난애교로아버지의사랑을독차지하고동네소녀들의부러움을한몸에받던셋째딸위슈.강간사건이있은후유일하게든든한버팀목이되어주었던큰언니위미마저시집가버리고나자위슈는동네에서얼굴을들고다닐수없게된다.온몸을까발리는듯한집단의시선과보이지않는야유를더이상견딜수없었던것이다.무작정언니위미를찾아현성으로온위슈는어떻게든위미의집에빌붙기위해형부궈자싱과그의딸궈차오차오의손발이되어비위를맞춘다.그리고한편으로는시장(市場)공판사를어슬렁거리다친해진탕경리에게주판을배워공판사경리가될꿈을키운다.그러던어느날궈차오차오가아버지와싸운뒤집을나가버리고궈자싱의아들궈주어가뇌진탕에걸려공장에서돌아온다.매일위미와궈자싱이출근하고난뒤둘만의시간을갖던위슈와궈주어사이에미묘한기류가흐르고,이를눈치챈위미가슬며시위슈에게있었던일을궈주어에게흘린다.이에‘강렬한질투심과알수없는불쾌감’에시달리던궈주어는위슈를범하고는말도없이집을떠난다.그리고위슈는자기몸에서벌어지기시작한변화를감지한다.임신을한것이다.절대언니위미에게발각되어선안되었기에배를꽁꽁동여매고죽을생각까지하지만,사는것보다죽는게어렵다는사실만확인했을뿐이다.
위슈는자신에게명령했다.뛰어내려!뛰어내려!뛰어내리면모든게끝나.그러나뛰어내릴수없었다.죽음의공포가엄습해왔다.진작부터위슈는온몸을부들부들떨고있었다.누구나뒤에서자기를밀어주다면얼마나좋을까.위슈는물속에한참을서있었다.모든용기를다쏟았지만,결국다시기슭으로올라올수밖에없었다.절망이었다.사는것보다절망스러운것이죽음이다.그러나죽음보다절망스러운것은역시삶이다.(본문246~247쪽)
임신사실은숨겼지만태어나는아기를숨길방법이없었던위슈는악을쓰며아이아버지를묻는위미의손에이끌려병원으로가아이를낳는다.자신을유린한왕씨촌을떠나새로운삶을꿈꾸었던위슈의도전은이렇게실패로끝나고만다.
위양은평범하지만들쥐처럼예민한감각을지녔다
위미와위슈가왕씨촌을떠난지십여년,아주평범한아이였던막내딸위양이오직자신의공부실력만으로왕씨촌을떠나도시의사범학교에들어간다.학교에서도위양은특별히잘하는것도없고눈에띄지도않는평범한학생이다.그러나이런위양의평범함이학생들의일거수일투족까지감시하기위한‘정찰꾼’노릇을할학생을찾던웨이샹동선생의눈에들면서위양의학교생활은백팔십도바뀐다.이제위양은평범함속에자신을숨기고예민한감각을동원해모든학생을감시하기시작한다.그런위양의눈에포착되어웨이샹동에게‘보고’된두인물,사범학교의촉망받는인재였던추톈과팡펑화는폭로된사생활로인해심문을받은뒤철저하게무너지고만다.
그러나위양은알지못했다.자신의보고가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