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상자

눈물상자

$10.00
Description
제각기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는 다양한 색깔의 눈물들!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수상 작가 한강이 선보이는 어른을 위한 동화『눈물상자』.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작가 한강은 한국소설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이상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짧은 동화는 눈물은 투명하지만, 그것들을 결정으로 만들면 각기 다른 색깔이 나올 거란 생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옛날, 아주 오랜 옛날은 아닌 옛날. 어느 마을에 보통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일에 눈물을 흘리는 한 아이가 살고 있었다. 갓 돋아난 연둣빛 잎사귀들이 햇빛이 반짝이는 장면이나 거미줄에 날개가 감긴 잠자리를 보고도, 부드러운 물기를 머금은 바람이 이마를 스치거나 이웃집 할머니가 뺨을 쓰다듬기만 해도 맑은 눈물을 주르륵 흘리는 아이.

그러던 어느 날, 눈물을 상자에 수집하는 검은 옷의 아저씨가 그 아이를 찾아 마을로 온다. 아저씨는 자기가 울고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하면서 흘리는, 특별한 이유가 아닌 모든 이유들로 인해 흘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눈물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는 아저씨에게 눈물을 보여주지 못하는데….
저자

한강

글한강
1970년광주에서태어났다.열한살이되던겨울가족과함께서울로올라와수유리에서성장기를보냈다.연세대학교에서국문학을공부했고,1994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단편소설「붉은닻」이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여수의사랑』『내여자의열매』,장편소설『검은사슴』,연작소설『채식주의자』,산문집『가만가만부르는노래』『사랑과,사랑을둘러싼것들』과어른을위한동화『내이름은태양꽃』을펴냈다.한국소설문학상,오늘의젊은예술가상,이상문학상을수상했다.
그림봄로야
그림을그리고,글을쓰고,큐레이터로활동중이며,노래도부른다.칠년전‘로야’라는펜네임을만들고다양한창작활동을펼쳐온그녀는현재홍익대대학원예술학과에다니며홍대인디문화와관련한각종전시?공연을기획하고있다.지은책으로『선인장크래커』가있다.

목차

목차
이책은내용자체에목차가없습니다.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때때로,예기치않은순간에우리를구하러오는눈물에감사한다…
순수한눈물이란,아무것도담겨있지않은눈물을말하는게아니야.
모든뜨거움과서늘함,가장눈부신밝음과가장어두운그늘까지담길때,
거기진짜빛이어리는거야.
여러색깔의물감을섞으면검은색이되지만,
여러색깔의빛을섞으면투명한빛이되는것처럼.
십여년전의봄,대학로에서독특한어린이극을보았다.덴마크출신의중년남자가만들고공연한일인극으로,제목은‘눈물을보여드릴까요?’였다.오래전의기억이라모든...
때때로,예기치않은순간에우리를구하러오는눈물에감사한다…
순수한눈물이란,아무것도담겨있지않은눈물을말하는게아니야.
모든뜨거움과서늘함,가장눈부신밝음과가장어두운그늘까지담길때,
거기진짜빛이어리는거야.
여러색깔의물감을섞으면검은색이되지만,
여러색깔의빛을섞으면투명한빛이되는것처럼.
십여년전의봄,대학로에서독특한어린이극을보았다.덴마크출신의중년남자가만들고공연한일인극으로,제목은‘눈물을보여드릴까요?’였다.오래전의기억이라모든것이희미하지만,검은상자를들고무대에나타난그가커다랗고투명한눈물방울들을꺼내보여주었던것만은강한인상으로남아있다.
그후로긴시간을지나오는동안이따금선명히떠올라마음을씻어주던그이미지―상자속눈물들의반짝임―에감사한다.(……)
때때로,예기치않은순간에우리를구하러오는눈물에감사한다.
_‘작가의말’중에서
옛날,아주오랜옛날은아닌옛날,
이야기는그렇게,아주오래지는않은어느날시작된다.그날속에는특별한아이가있다.이른봄날,갓돋아난연둣빛잎사귀들이햇빛에반짝이는걸보고도,거미줄에날개가감긴잠자리를보고도,잠들무렵언덕너머에서흘러든조용한피리소리에도,하루일에지친엄마의길고가냘프게흔들리는그림자를보고도소리없이눈물을흘리는아이.
비가내리기직전,부드러운물기를머금은바람이이마를스치거나,이웃집할머니가주름진손으로뺨을쓰다듬기만해도주르륵,맑은눈물을흘리는아이.
부모님조차도그눈물의의미를이해하지못하는이특별한아이에게,어느날검은옷의사내가찾아온다.
“……너로구나,특별한눈물을가진아이가.”
그리고아이에게열어보인검은상자속의눈물들.“주황빛이도는이눈물은화가몹시났을때흘리는눈물,회색이감도는이눈물은거짓으로흘리는눈물,연보랏빛눈물은잘못을후회할때흘리는눈물,검붉은눈물은보고싶은사람을보지못할때흘리는눈물,분홍빛눈물은기쁨에겨워흘리는눈물,연한갈색의저눈물은……”
‘순수한눈물’을찾아왔다며아이의눈물을보고싶어하는아저씨에게,그러나아이는눈물을보여주지못한다.지평선으로해가넘어지고구름이붉어지고,하늘에검푸른잉크빛이번지고,설탕같은별들이무더기로떠오를때까지.
“안되겠구나.다시올게.잘있어라.”
눈물을사기위해자신을기다리고있는할아버지에게가봐야한다는아저씨를,아이는따라가기로한다.아버지가돌아가셨을때에도,자신을떠나는아내를두고도,평생단한번도눈물을흘려본적이없다는할아버지는전재산을털어아저씨가가지고있는눈물방울들을모두사서는,그자리에서그눈물을모두써버린다.할아버지는또다시눈물을흘릴수없게되는것일까.할아버지의텅빈눈물샘뒤로드러나는‘그림자눈물’은또무엇일까.
세상의모든이유들로인해흘리는,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눈물이야기
눈물은모두투명하지만,그것들을결정으로만들면각기다른색깔이나올거라는생각을다듬었다는이짧은동화는,충실한감정에이끌려눈물을흘려본누구라도,그안에얼마나많은‘눈물’의이야기를담고있는지는어렵지않게알수있을것이다.
수천수만가지다른색깔의눈물들이또제각기다른이야기를담고있다는것또한.
저물녘노을을바라보다가저도모르게,어디선가들려오는지난유행가멜로디를듣고도문득,아무생각없이낄낄대며주말연속극을보다가갑자기,그렇게눈시울이붉어지는어느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