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로드

$13.00
Description
대재앙이 일어난 황폐한 지구에 살아남은 아버지와 아들의 여행!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코맥 매카시의 장편소설『로드』. 대재앙 이후의 지구를 배경으로, 길을 떠나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문명이 파괴되고 거의 모든 생명이 멸종한 무채색의 땅. 작가는 지구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대신, 시적인 언어로 우리가 어렴풋이 상상할 수 있는 미래의 황폐함을 묘사하고 있다.

대재앙이 일어난 지구. 하늘을 떠도는 재에 가려 태양은 보이지 않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서로를 잡아 먹는다. 그런 황폐한 땅에서, 아버지와 어린 아들이 희망을 찾아 길을 걷는다. 아버지와 아들은 바다가 있는 남쪽을 향해 나아가지만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왜 그곳으로 가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아버지는 '우리는 불을 운반하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할 뿐이다.

그들에게는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을 담은 카트와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자살용으로 남겨둔 총알 두 알이 든 권총 한 자루가 전부다. 위기를 맞을 때마다 남자는 더 큰 고통을 겪기 전에 아들을 죽이고 자신 역시 목숨을 끊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고뇌에 휩싸인다. 하지만 온갖 역경과 회의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다시 남쪽으로 묵묵히 길을 나선다.
이 소설은 대재앙이 일어난 황폐한 지구를 배경으로 한, 인간에 대한 가장 끔찍한 보고서이자 동시에 가장 아름다운 보고서라는 평가를 받았다. 평단과 언론이 '코맥 매카시 최고의 작품'이라고 극찬한 이 작품은 2007년 퓰리처 상, 2006년 제임스 테이트 블랙 메모리얼 상을 수상하였으며, 각종 언론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소설'에도 이름을 올렸다.

북 트레일러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 Window7의 경우 사운드 연결이 없을 시, 동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스피커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 하시고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저자

코맥매카시

윌리엄포크너,허먼멜빌,어니스트헤밍웨이와비견되는,미국현대문학을대표하는소설가.문학평론가해럴드블룸은그를토머스핀천,돈드릴로,필립로스와함께이시대를대표하는4대미국소설가중하나로꼽은바있다.

1933년미국로드아일랜드주프로비던스에서태어났고,1951년테네시대학교에입학해서인문학을전공으로삼았고공군에서4년동안복무를했다.시카고에서자동차정...

출판사 서평

2007년6월,미국의유명한토크쇼<오프라윈프리쇼>를통해한작가의인터뷰가방송되었다.각계각층의다양한사람들이게스트로나오는프로그램의특성상작가한명이방송에나왔다고해서뭐그리특별할게있느냐고반문할수도있겠지만,이작가가‘코맥매카시’라면얘기가완전히달라진다.‘서부의셰익스피어’‘포크너와헤밍웨이의계승자’라는닉네임을달고다니는,20세기미국현대문학을대표하는거장의첫TV인터뷰였기때문이다.저명한평론가해럴드블룸으로부터“현존하는가장위대한미국작가중하나”라는평을들은코맥매카시는1965년첫소설을발표한이래40여년간언론과거의접촉하지않은‘은둔작가’로명성이자자한터였다.실제로<오프라윈프리쇼>에출연하기전에언론과가진인터뷰라고는1992년<뉴욕타임스>와의인터뷰를포함,단두번뿐이었다.매카시의TV출연에언론들이호들갑을떨며기사를쏟아내고오프라윈프리에대한시샘어린인터뷰논평들을실은건어찌보면당연한일이었다.

거장의귀환…
매카시를모른다면미국현대문학을논하지말라!

이책을올해가장중요한책이라고일컫는것은이책을과소평가한것이다.이책을읽고눈물을흘려라.이책을읽고감명받으라.그냥이책을읽어라,너무늦기전에.(아마존독자리뷰)

2006년9월,코맥매카시는묵시록적비전으로가득한신작『로드』를들고돌아왔다.그야말로거장의귀환이었다.대재앙이후의지구를배경으로길을떠나는아버지와아들의이야기를그린이작품에평단과언론은일제히찬사를보냈다.단순한찬사가아니었다.<스타레저>는“이작품을통해매카시는완전히새로운단계에올라섰다”고평했고,<뉴스위크>는“매카시의모든작품중정점에올라있는작품”이라평했다.<퍼블리셔스위클리>는“이작품을통해매카시는미국문학에서구약성서적예언자같은존재로태어났다”고평가했다.
그리고그해연말,『로드』는각종언론에서선정하는‘올해의소설’에이름을올렸다.이어스티븐킹,데니스루헤인,마이클카본같은유명소설가들이앞다투어이책에대한애정을고백하더니,급기야오프라윈프리는“이례적”이라는말과함께『로드』를‘오프라윈프리클럽도서’로선정하기에이른다.2006년제임스테이트블랙메모리얼상을수상한『로드』는이듬해인2007년퓰리처상수상의영광을매카시에게안긴다.
『로드』에대한열광적환호는단지언론과평단에만국한된것은아니었다.출간직후아마존과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에오른『로드』는현재까지도베스트셀러에머무르며미국에서만180만부이상이판매되는기염을토했고,이러한성공에힘입어영화로도제작중이다.<반지의제왕>으로유명한비고모텐슨이주연을맡은이영화에는<몬스터>로아카데미여우주연상을수상한샤를리즈테론도참여하는데,스스로『로드』의열렬한팬을자처한테론은매우작은배역임에도이작품에너무나참여하고싶었다고말했다.

인간에관한가장끔찍한보고서이자가장아름다운보고서

대재앙이일어난지구,그곳에한남자와한소년이있다.지구에구체적으로무슨일이있었는지는명시되지않았지만,문명은파괴되었고지구의거의모든생명은멸종했다.세상은잿빛이다.불에탄세상은온통재로뒤덮였고,하늘가득떠도는재에가려태양도보이지않고한낮에도흐리고뿌연빛만이부유한다.
무채색의황폐하고고요한땅,신은사라지고신을열렬히찬미하던이들도사라진땅,그곳에아버지와어린아들이길을걷는다.

“우리는불을운반하는사람들이다.”
도처에위험이도사리고있다.살아남은자들은먹을것을찾아텅빈집들과상점들과쓰레기더미를뒤지고,연명하기위해인육을먹는사람들도있다.심지어트럭을타고다니며인간을사냥하는무리도있다.
남자와소년은바다가있는남쪽을향한여정에있다.그곳에무엇이있을지,왜남자는위험을무릅쓰고안간힘으로남쪽을향해가는지알수없다.
다만아들에게남자는이렇게말한다.“우리는불을운반하는사람들이다.”

남쪽을향해가는그들에게는,생활에필요한얼마안되는물품들을담은카트와만약의경우에대비해자살용으로남겨둔총알두개가든권총한자루가전부다.남자와소년은밤마다추위에떨었고,거의매일굶주렸다.식량은늘부족했고숲속의잠자리는춥고불안했다.수일을굶다가운좋게먹을거리를만나면그들은주린배와카트를채운다.
남자와소년의생존을위협하는사건들이잇따른다.인간사냥꾼에게잡힐뻔하기도한다.결국그사냥꾼을향해남자는아껴둔총알하나를사용한다.남자의총에맞아죽은그사냥꾼의시신이있던자리에는껍질과뼈만남게된다.그의무리가삶아먹은것이다.
굶주림에지친남자와소년이먹을것을찾기위해들어간집에서는지하실에발가벗긴채갇힌사람들을발견하기도한다.그들은사냥꾼의‘저장식량’이었다.
어느날숲에숨어길을살피던남자와소년은한무리의사람들을발견한다.길을걷는남자셋과여자하나였는데,여자는만삭의몸으로뒤뚱거리며걷고있었다.남자와소년은그들이지나간한참후에야숲에서나와길을따라걷는다.한참길을걷던소년은숲에서실낱같은연기가피어오르는것을목격한다.남자는한번살펴보자며총을꺼내들고숲에들어간다.
사람들은보이지않고모닥불에는고깃덩이하나가꼬챙이에꿰어져구워지고있었는데,머리를떼어낸갓난아기였다.아기를굽던무리가총을들고다가오는남자를발견하고황급히몸을숨긴것이었다.

“아기를어디서찾았을까요?”
소년의질문에남자는대답하지못한다.

남자는매일피가섞여나오는기침을하며잠을깬다.그는자신이죽어가고있다는것을안다.그는아들을위험으로부터지켜주고싶다.예기치않은공격,위험한상황에의노출,그리고무엇보다굶주림으로부터.특히다른방랑자를만날때마다그들을도와주고싶어하는아들이위험한충동때문에아들의신변이위험에처하지는않을까노심초사한다.
이미사라진문명에대해아들은아는바가없다.문명이존재하던“예전사회”에대한어떤체험도어떤지식도아들에게는없다.살아남은모든사람을경계하는아버지와그사람들에대해다가가려하고도와주려하고껴안고자하는아들…

남자는이제죽음이다가왔다고,남들눈에띄지않고숨을수있는곳을찾아야한다고생각하기시작했다.남자는소년이자는모습을지켜보고있다가걷잡을수없이흐느끼곤했다.하지만죽음때문이아니었다.남자는무엇때문인지잘몰랐지만,아마아름다움이나선(善)때문일거라고생각했다.(본문p.148)

절체절명의위기를맞을때마다,남자는아들이더큰고통을겪기전에아들을죽이고자신역시스스로목숨을끊어야하는게아닐까하는극도의공포에시달린다.죽음직전에다시살길을열어주는행운을만나게돼도,남자는“진짜행운이란이런게아닐지모른다”며“죽은자들을”부러워한다(본문p.260).삶을불가능하게하는이모든악조건에도불구하고,이들아버지와아들에게는최소한서로가있다.그들은서로가서로에게세상의전부였다.

할일의목록은없었다.그자체로섭리가되는날.시간.나중은없다.지금이나중이다.우아하고아름다운모든것들,너무우아하고아름다워마음에꼭간직하고있는것들은고통속에서나온것이기도하다.슬픔과재속에서의탄생.남자는잠든소년에게작은소리로말했다.그래서,나한테는네가있는거야.(본문p.64)

실존에대한회의와그들의여행을방해하는온갖역경에도불구하고그들은또묵묵히길에나선다.그들은무사히남쪽에도착할수있을까?그곳에서그토록갈망하던구원을찾을수있을까?그들이운반하는불은무엇일까?

살아남아라!
이죽음의세상에서,이토록황폐한잿빛의길에서!

매카시는언제나빛과어둠사이의투쟁에대해글을써왔다.어둠이세상의99%를차지하고있고,빛이라고부를수있는것은배터리가떨어져가는펜끝의불빛처럼가냘프기그지없었다.『로드』에서그불빛은이제거의꺼진것처럼보인다.온세계가죽어가고있는것이다.이책의마지막페이지에서보여주는최후의희망이더더욱충격적으로보이는것은이때문이다.종래는바랄수없을것같은희망으로,이야기는마무리된다.데니스루헤인(소설가,『미스틱리버』『살인자들의섬』저자)

몇년전일흔이넘은매카시는어린아들(현재아홉살)과함께엘파소로여행을떠났다.낡은호텔에머무르던어느밤,아이가자고있는동안매카시는창가로가마을을내려다보았다.어둠에가려보이는건아무것도없고오직기차소리만들렸다고한다.그는오십년혹은백년후엔이마을이어떻게변해있을지상상하다가,산위로불길이치솟고모든것이다타버린이미지를떠올린다.그리고옆에잠들어있는어린아들에대해많은생각을하게된다.그는이를종이에써내려가기시작했다.그렇게해서소설『로드』가탄생했다.

『로드』가발표된뒤,많은비평가와독자들이이책에대해다양한해석을내놓았다.누군가는이책을한남자의세상방랑기라고했고,누군가는“지옥으로가는여정을담은또하나의단테의『신곡』”(멘스저널)이라고했고,누군가는“사무엘베케트식으로다시쓴<살아있는시체들의밤>”(커커스리뷰)이라고했고,누군가는영혼의여정을다룬소설이라고도했다.이러한다양한해석을뒤로하고,매카시는이작품을“아버지와아들이길을떠나는이야기”라고만말했다(실제로매카시는이작품을어린막내아들에게헌정했다).그리고이소설이아들에대한사랑고백임을숨기지않았다.

고유명사가사라진완전한흑백의세계,어설픈구원이나기쁨같은것들은아예들어설자리조차없어보이는『로드』의세계에서그래도한줄기빛같은희망이비치는것은이러한소설의탄생배경과도무관치않을것이다.

320페이지의절망,그리고단한줄의가장아름다운희망!

코맥매카시는우리시대의가장중요한작가다.그의무시무시한열번째소설은지금까지써온어떤작품과도다르다.이책은반드시읽어야한다.왜냐하면우리의미래를다루는책이란어떻게쓰여야하는지보여주는작품이기때문이다.(에스콰이어)

저멀리미국의9?11사태나최근의미얀마사이클론그리고중국쓰촨성지진사태를보며,사람들은묵시록적세계의어떤전조를느꼈을지도모른다.꼭그렇지않더라도우리는언제무슨일이일어날지모르는세상에대한막연한공포를안고오늘을살아간다.『로드』가그리는세계가그리낯설지않게다가오는건어쩌면당연한일인지도모른다.매카시는구체적인묘사와설명대신시적인언어로어렴풋하지만누구나상상할수있는미래의황폐함으로우리를인도한다.아버지와아들의이름도,대체무슨일이일어났길래이세상이온통폐허가되었는지도설명해주지않는다.시점의이동도빈번하고,현실과기억이중첩되기도하고,때때로시간은직선적인흐름에서벗어난다.선문답같은대화도종종만나게된다.그런데다매카시는우리가상상했던최악의상황보다한걸음더깊숙이나아간다.이가혹하고악몽같은여정을따라가기란결코만만한일이아니다.‘옛세상의기억을간직한생존자가한편으론그기억을견디고한편으론생존이라는현실을버텨야’하는걸지켜보면서는,그만두눈을질끈감고책장을덮고싶은충동마저느끼게된다.그러나,바로그렇기때문에,그끝에서마주한희망은더욱각별하다.

우리가사는게안좋니?
아빠는어떻게생각하세요?
글쎄,나는그래도우리가아직여기있다는게중요한것같아.안좋은일들이많이일어났지만우린아직여기있잖아.(본문p.303)

『로드』는‘지금우리는어디로가고있는가?’혹은‘우리는어디로가야하는가?’라는물음에대한대답과도책이다.메마른잿더미위에서초연한태도로,그러나날카로운눈으로세상을응시하며서있는매카시의모습을상상해본다.그는어디로달려가고있는지모르는이세상에살면서도‘그래도우리가아직여기있다는것’이,‘이땅위에아직발딛으며살아가고있다는것’이중요하다고말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