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황정은 소설)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황정은 소설)

$16.00
Description
명랑성과 비애가 결합된 황정은 소설의 환상!
젊은 작가의 상상력과 발랄함이 돋보이는 황정은의 첫 소설집『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200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면서 활동을 시작한 황정은은 데뷔 삼 년차의 작가이지만「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과「올해의 문제소설」에 선정되고,「이효석문학상」후보에 오르는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황정은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이렇다. 세 남매는 아버지가 아무 곳에서나 모자가 되는 바람에 자주 이사를 다녀야 하고, m의 등뒤에는 남들이 볼 수 없는 문이 달려 있다. 평범한 동물원 소풍은 갑자기 낯선 세계로 바뀌고, 자신을 제외한 세계의 모든 것이 커지기도 한다. 사람의 말을 하는 이상한 애완동물은 오히려 주인을 평가하고 그들의 서비스를 받는다.

이 책에는 이처럼 특유의 유머와 명랑함을 무기로 한 '황정은풍' 소설 11편이 수록되어 있다. 그녀의 작품들은 일상의 비애와 슬픔 혹은 고통을 슬쩍 건드리면서도 가볍고 경쾌하고 명랑하다. 또한 심드렁하고 무뚝뚝하며 아무렇지도 않은 태도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일상과 맞닿아 있는 황정은만의 환상은 실제 세계의 현실성을 그대로 드러내 보인다.
저자

황정은

<b>황정은</b>
2005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단편소설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쓰고싶은것을,딱쓰고싶은만큼은아니더라도,쓰고있다.

목차


모자
일곱시삼십이분코끼리열차
무지개풀
모기씨
초코맨의사회
곡도와살고있다
오뚝이와지빠귀
마더
소년
G

해설|서영채명랑한환상의비애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_말했던가,나는사실F가아니야.
_그럼너는누구냐.
_그게말이지,F의손톱을먹고사람이되어버린생쥐야.
_그러면본래의F는뭘하고있어?
_손톱을깎고있지.이것저것불평하면서말이야.하지만언제까지나
손톱만깎고있을순없잖아.이제본체가정신을제대로가동해줬음좋겠어.
나는슬슬생쥐로돌아가고싶어졌다고.인간으로살아간다는거말인데,
그다지즐겁지않아.(「G」)

황정은의단편「모자」의첫문장은이렇다.“세남매의아버지는자주모자가되었다.”아버지가모자가된다고?그럴수있다.소설이니까.사람이벌레가되는소설도있었는데모자가못될이유는없다.(……)대체어떤사연으로아버지는모자가되는것일까.

황정은의소설속에서,세남매는아버지가아무데서나모자가되는바람에자주이사를다녀야하고,(「모자」)

들어오세요.
아니에요.(……)우연히모자를봤다고하네요.댁의아버님이마당에서모자가되어있는것을그애가본모양이에요.우리부부가그문제에굉장히신경을쓰고있다는걸말씀드리고싶어요.
그냥모자가됐을뿐인데요.
하지만애들이보잖아요.
전혀해롭지않아요.머리하나정도의공간을차지하고있을뿐인걸요.
애가자꾸물어봐서요.뭐라고대답해야할지모르겠고.(……)모두가볼수있는장소에서모자가되는것은바람직하지않은일이라고,우리부부는생각하고있어요.

m의등뒤에는남들이볼수없는문이달려있어때때로열리며,(「문」)

할머니가원두를갈러오지않을까.그런생각을하면서그라인더를한동안바라보고있는데,등뒤의문이슥열리더니할머니가나왔다.m은깜짝놀랐다.열리기도하는구나.(……)저게열리기도하는구나.
할머니,거기선어때.지내기가.
나쁘지않다.눈이내린다.
눈이내려?
눈이내린다.다른건없어.
춥겠네.
춥지는않다.일단은죽었으니까.
심심하겠어,할머니.
그래서가끔걷는다.
뭐가있어?
없다.그러니까조금더걸어볼생각이다.

평범한동물원소풍은어느순간낯선세계로바뀌어버리고,(「일곱시삼십이분코끼리열차」)

근사하다.내가첫번째손님이될래.파씨가말했다
뭐라고했어?입에든걸삼키고말해.기린이이마를찌푸렸다.
파씨가가고싶대.파씨가그레스토랑의첫번째손님이될거래.나는말했다.
파씨라고?
파씨.
파씨가누구야.
파씨가누구냐니.
나는내오른쪽자리를돌아보았다.거기에파씨는없었다.
어째서자기를파씨라고불러.

거실을꽉채우고도남는간이풀장속의물놀이는부조리극의한장면으로탈바꿈한다.(「무지개풀」)

얼마전에책을한권읽었는데(……)잘은기억나지않아.둘이뭔가를기다려.
그런데?
사람들이등장했다사라지고둘은다시기다려.
뭘.
나도몰라.실은그두사람도모르는것같아.
쓸쓸한데.쓸쓸한데,쓸쓸해.
왜이렇게조용하지.엿듣고있는거아냐,옆집사람들.저쪽벽에귀를붙이고서서.우리가뭘하나하고.

어느날갑자기자기를제외한세계의모든것이커지기시작하고,그러다가활동성도사고도정지하는순간들이생겨나다마침내오뚝이가되어버리는여자가있고(「오뚝이와지빠귀」),
하반신마비가된주인공은갑자기나타난(젤라틴으로되어있는)거대한모기의몸속으로푹잠기기도또모기와대화를나누기도하며(「모기씨」),

사람의말을하는‘곡도’라는이상한애완동물은오히려주인을평가하고그들의서비스를받는다.주인의행동이맘에들지않으면곡도는전력질주하며수많은개체로증식해버리거나혹은“아,정말이지”라는말과함께조금씩작아져버리기도한다.당당하게자기존엄성을지키는애완동물,이바로곡도인것이다.주인으로부터버림받으면곡도는보통동물로변해버리지만반대급부로그주인또한무언가중요한것을잃어버린다고했다.특정한어휘나자신감이나미소나그림자혹은눈꺼풀같은것을.(「곡도와살고있다」)

……분실의항목은개인이나사정에따라서다를수있습니다.특정한어휘를잃었다는보고가다수접수된바있으며,자신감이나미소나그림자를읽었다는내용의보고또한상당량………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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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드물게눈꺼풀을분실하는경우가있으므로주의할것.

아,정말이지……

“아,정말이지,”황정은의환상은일상의비애와슬픔과혹은고통을슬쩍건드리고있으면서도가볍고경쾌하고명랑하다.짐짓심드렁한태도로,무뚝뚝한얼굴로.“이전시대서사의풍자나골계,익살등이지니고있던강렬함이나절박함과구분되는그것은”,젊고발랄한상상력으로가득차있다.
황정은의환상이지니고있는독특성은명랑성과비애가결합되어생겨난것이라는점에있다.견딜수없는고통이나깊은슬픔과는달리,비애는우리가일상인으로서살아감에있어어떤식으로건감당할수밖에없는상황의산물이라는점에서일종의체념의소산이다.그리고그런마음의상태로부터,즉부조리한세계상태에대해체념할수밖에없고그불가피성때문에오히려그런상태를적극적으로수용해버리려고함으로써마조히즘적인명랑성이만들어진다.비애와명랑성이이런방식으로결합되는지점에서황정은특유의환상성은생겨난다.

첫소설집,“황정은풍”소설의탄생

2005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단편소설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한황정은은,짧은필력에도불구하고‘작가가선정한오늘의소설’(「곡도와살고있다」)‘올해의문제소설’(「문」)에선정되고,‘이효석문학상’후보에오르는등(「모자」),발표하는작품마다독자와평단에서좋은반응을얻고있는작가이다.
일상과맞닿아있는황정은만의환상은,때문에실제세계의폭력성으로부터서사의세계를방어하는얇지만강력한보호막으로작용하면서도,현실의그것을날것그대로드러내보인다.작가특유의유머와명랑함을무기로심드렁하고무뚝뚝하게,아무렇지않게.
데뷔삼년차,첫소설집,11편의소설로이미자기세계를,‘황정은풍’소설을우리에게확실하게각인시킨그의앞으로의행보가더욱기대된다.

황정은의명랑성은기계적이고무의식적인감각같은것으로다가온다.이전시대서사의풍자나골계,익살등이지니고있던강렬함이나절박함과구분되는그것은,마치외부의자극에대한오뚝이의반응과도같은,심드렁하고무뚝뚝하고아무렇지도않아비인간적으로느껴지는명랑성이다.평범할뿐인일상은그런서사적감각과만남으로써한겹의코팅막이입혀지고그럼으로써황정은풍이라할만한독특한서사형식으로견인된다._서영채(문학평론가)

황정은의작품들이보여주는소설의윤리에대한본원적인탐색과그탐색과정에서의과감한새로운상상력의도입은오늘우리소설의중요한성과중하나로평가될수있을것이다._장성규(문학평론가)

황정은의소설은젊고발랄한상상력으로가득찬작품이다.우리소설의가장중요한본질적인차원에해당하는‘아버지’혹은‘가족사’의문제를‘모자’라는메타로해결하는이젊은작가의감수성은우리소설의세대교체를실감하게한다.가족의탄생과유지과정에대한작가의애증어린고찰은우리소설의새로운희망이될것이다._2007이효석문학상심사평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