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유학의 거장들

조선 유학의 거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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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한형조

한형조
동해안의바닷가영덕군강구에서태어나자랐다.홀어머님의결단으로부산으로유학,그희생으로경남고등학교와서울대철학과를졸업했다.대학초년,산에서잠깐지낸적이있다.불교가가르치는무의미의기술에지금도혹해있다.졸업할무렵부터사회적관계와책임을묻는유학공부를시작했다.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한국학중앙연구원)의한국학대학원에서학비걱정없이공부할수있었다.
처음,주자학을허물고자신의사유를건립하는다산정약용의현란한솜씨에취했다.스톡홀름증후군?그러다가주자학에납치혹은중독되었다.내화두는주자학이과연지금도여전히‘삶의기술arsvitae’로서유효한가이다.그러다보니,왜역사적경험으로서의주자학을도외시하느냐는힐난을많이받는다.어쩌겠는가.지성사는2차적관심인것을……최근이기획이주자학혼자만의것이아니고,동서고금에여러동지와응원을갖고있다는사실에고무되어있다.그들이시공을넘어한테이블에둘러앉아펼치는천일의이야기들.그향연을듣고즐기는법을목하연습중이다.
현재한국학중앙연구원교수.전공은고전한학과철학이다.지은책으로『왜조선유학인가』『왜동양철학인가』『무문관혹은너는누구냐』『주희에서정약용으로』『중고생을위한고사성의강의』등이있고,『한글세대를위한불교』『화엄의사상』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목차
머리말
16세기_백화百花의정원
1.1554년금강산,청년율곡과어느노승과의대화
어머니를잃고,금강산으로|노승과의철학적격돌|불교는절반의유교인가?|
언어,이원화의덫,그리고진실사이|승려들과나눈시몇편에담긴뜻|
삶은‘지식’없이완성되지않는다
2.퇴계의『성학십도』,주자학의설계도
유학,그낯선얼굴|퇴계가『성학십도』를짓기까지|주자학의강령―인간은자연속에있다|
인간의자연,본체|인간의소외,현재|인간의노력,공부|
경敬이란무엇인가|근대,그리고주자학의의미
3.남명조식,칼을찬유학자
문헌부족징文獻不足徵,잊혀진유학자|시퍼런칼날의유학|
유협의성격,노장과한비자에경도하다|철학을폐하라|남명의공부법|
경敬하나로벌이는전투적수양,『신명사도』|조선유학의파격
17세기_철학적격돌과심화
4.인물성동이론의논점과해법
대강과기초|철학적계기|시각과논점|간장의비유|
의의와과제―자연적본성에대한존중과실학
18세기_위로부터의개혁론
5.군사정조,다시금주자학을외치다
담배로속을달래는군주|짜잘한고증에,패관소품의문체라니,속학들은가라|
다시금,주자학이길이다|표준화와재해석을통해주자학에새생명을|
주자경학의아포리아,‘이익’과‘무력’이라는금기어|
정학正學,책과현실의긴장에서태어난학문
6.주자학과다산,그리고서학이갈라지는곳
주자학의신학적지평|조선유학의간명한역사|다산과서학사이|
다산과주리의주자학사이|다산의공부론―발견에서개발로
7.실학,혹은흔들리는이학의성채
문제와구상|조선유학의논점,주재主宰|실학의한매개로서의인물성동이론|
실학의철학―이학에서기학으로|이학의해체,그리고실학의코드들|
실학,반쯤의,지향으로서의기학
19세기_도학의수호자들
8.한말유학의선택,저항또는은둔
조선주자학의영광과오욕|이기론,혹은‘삶에뜻이있는가’의물음|
서학,이理의무위를향한도전|간재의응답―주기의재확인|
인물성동이론의몇가지돌파|한말주리주기의행동노선
20세기_지구공동체를향한꿈
9.혜강최한기의기학
혜강사상의단서―경험|배경―주자학의선험적형이상학|왜하필신기神氣인가|
경학을포기하다|새로운글쓰기|기氣,그자체에로|경험적인식론의시도|
이학에서기학으로|혜강기학의좌표와의미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내가바로조선의유학儒學이다!
조선최고의지식인들이펼쳐보이는사유의진경산수
지난2000년,한형조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는『왜동양철학인가』(문학동네)를출간한뒤한언론과의인터뷰에서이렇게말한바있다.
“예전에는동양철학의전근대성이강조됐죠.그뒤경제성장이이루어지면서유교를비롯한동양전통을근대와접목시키는것이논의의초점이됐죠.그러나나는오히려‘근대에대한반성과비판’에오늘날유교의핵심가치가있다고봅니다.”
그는“욕망의모든것을인정하면서인간의초월적본성에...
내가바로조선의유학儒學이다!
조선최고의지식인들이펼쳐보이는사유의진경산수
지난2000년,한형조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는『왜동양철학인가』(문학동네)를출간한뒤한언론과의인터뷰에서이렇게말한바있다.
“예전에는동양철학의전근대성이강조됐죠.그뒤경제성장이이루어지면서유교를비롯한동양전통을근대와접목시키는것이논의의초점이됐죠.그러나나는오히려‘근대에대한반성과비판’에오늘날유교의핵심가치가있다고봅니다.”
그는“욕망의모든것을인정하면서인간의초월적본성에귀기울이지않는근현대적상황에비추어볼때,욕망에대한가치평가를적극적으로행한동양철학이야말로미래의사유체계가될수있다고”전망했던것이다.(동아일보2000년12월22일자)그전망의노정을따라꾸준히걷고있는그가이번에내놓은성찰의결과물은‘조선유학’이다.
조선유학,그활발발한정신의해부도
주지하듯이조선은유학(성리학)의나라였다.유학은조선조5백년동안의국가통치이데올로기였으며지배계급과지식인층의유일무이한존재기반이자가장첨예한철학적테마였다.이책『조선유학의거장들』은조선유학의성좌에서가장밝게빛나는인물들의정신의정수를헤집고,때로는그들사이에벌어진뜨거운사상적격전의현장을되짚어봄으로써조선유학이갖는드넓은스펙트럼과미지의깊이를드러내보인다.
한인간을이해하기위해서는그의단편적전기나몇몇에피소드만으로는턱없이부족하다.하물며이책속에서‘거장’이라는이름으로다루어진인물들은명실공히조선최고의두뇌들이다.저자는그들사상의핵심을담고있는언어의결과맥락을세심하게매만지며조선유학의심층적인좌표를그려나간다.조선유학이개화만발한16세기부터근대의문턱인20세기까지가당대를대표하는사상가들의이학(理學)과기학(氣學),주리(主理)와주기(主氣)를둘러싼불꽃튀는사유의궤적을통해꼼꼼히그려진다.
16세기백화(百花)의정원
1장의주인공은율곡이다.그는퇴계의카운터파트로서조선최대의철학논쟁인사단칠정론(四端七情論)을이끈대유(大儒)이자조선유학의한젖줄이다.저자는이글에서율곡의입산경험에주목하여조선성리학이극력배척했던불교의사상이유교와회통하는지점을밝혀낸다.율곡나이20세에,금강산에서이루어진어느노승과의철학적대화를꼼꼼히분석하며저자는유교와불교가대척점에놓여있음에도불구하고근본지형을공유한다고역설한다.율곡이‘학문’에뜻을세우고현실세계를그터전으로삼게된철학적여정을저자는율곡과노승의유-불논쟁을통해드라마틱하게재현해낸다.
2장은역시퇴계다.그는명실공히조선유학의정점으로서,주자학의밑그림을완성한장본인이다.이글은퇴계70년공부의온축이집약된『성학십도』분석을통해그사상의핵심을밝힘으로써오늘날주자학의근본기획이갖는의미와위상을다음과같이설득력있게제시한다.“총제적으로주자학은반근대적사유이고,이념이고,체계이고,문명이다.그것은낡았지만,가장새로울수있다.그것은근대가묻어버린‘본성’에주목하고,그것을근원적으로사유하며,그것을충분히실현시키는방도를제시한다.(…)지금우리에게부닥친문제가절박하게‘생명’과‘소외’라면,주자학은노장과불교,양명학과더불어,자신의깊은지혜를들려줄것이다.”
3장은“시퍼런칼날의유학”자남명조식을다룬글이다.저자는남명의얼마되지않는1차문헌분석을통해그의무사적기질의연원을밝히고,조선유학에서그가차지하는독특한위상을재정리한다.“남명은그인물과사상에서조선유학의정형을벗어나있다.조선유학의전통에충실한사람들은그를이단적일탈로보겠지만,조선유학의규모에답답해하는사람에게는그는혁신적개성이다.(…)남명은도학이이론이나경학으로대치되는것을깊이우려했다.그는이론적경향이도학의소외라는것을한눈에간파하고그풍조가깊어지기전에병근을근원적으로치유하려했다.그의학풍이광해에서인조에로의전환을겪지않았다면조선유학은실천적실무적기풍으로나아갔을지도모른다.”
17세기철학적격돌의심화
4장에서는사단칠정론과함께조선유학양대논쟁가운데하나인인물성동이론(人物性同異論)의구체적전개양상을살펴본다.인(人)과물(物)의본성은다르다(인물성이론,호론湖論,즉주기主氣)는주장과인과물의본성은같다(인물성동론,낙론洛論,즉주리主理)는주장은각각남당(南塘)한원진(韓元震,1682∼1751)과외암(巍巖)이간(李柬,1677∼1727)을중심으로격렬히부딪쳤다.이논쟁은인간-자연의상호위상정립에관한문제인바,한말까지조선유학논쟁의중심테마로계속된다.북학파로불리는일군의실학자들(담헌홍대용,연암박지원등)이일반적예상과는달리모두인물성동론의낙론계열이었다는점은주목을요하는아이러니다.
18세기위로부터의개혁론
5장을차지한거장은정조다.그는익히알려진바호학군주로서스스로군사(君師)를자부했다.그는물러설곳이전무했던현실을버티며유학의예교와민본의실현으로전진하고자했다.저자는“정조는주자학을넘어서기보다,주자학위에더단단히서는길을택했다.그의프로젝트를‘주자학의비판적복고’로부를수있지않을까한다.정조는서학의도전과속학의패퇴에뭉그러진주자학을혁신을통해복고하려했다.이기획은공자의복고에비견할만한것”이라말하며,정조의사유에비추어오늘날인문학위기의본질을읽어낸다.“정조는학문과현실사이에있어야할긴장을아프게들이댄다.(…)우리도지금학문을위한학문을하고있거나,권력을위해학문을할뿐,나를가다듬고남을이롭게하는‘현실적학문’에는소홀하지않은가.인문학의위기는밖이아니라안에서자라난것이다.”
6장은18세기조선유학을대표하는거물,다산을중심으로주자학과서학의분리양상을다루고있다.저자는먼저유교와서학의사상적유사성을지적하고,다산이주자학을배격하고공맹원시유학으로회귀한이유를설명한다.다산의사유가갖는사상적복합성과중층성,그리고수많은오해와질곡앞에서저자는이렇게말한다.“다산은하나의이름표에갇히지않고,단선적정위를넘어서있다.단순한사실에서복합적사유에이르기까지평면적이름은입체인실상을전해줄수없다.다산의사상은활간해야한다.그리고이제그를어느편으로끌어들일것인지에골몰할것이아니라그의모색과실험을통해유교와기독교의대화를모색하고,상호인정과화해위에새로운종교를기획해보는전진적자세가필요하다.”
7장에서는18세기‘실학’의대두와이학(理學)의위기를돌아본다.“나는실학의진정한가치는,다들놀라겠지만,주자학과더불어‘근대에대한비판적거리’에있다고생각한다.”저자는실학이주자학과완전히단절된사유체계가아니라고못박으며또한실학자들은근대를의식하지못한상태였다고주장한다.그들은그저“주자학과그것의구현과정에서나타난문제들을진단하고대안을제시했을뿐”이라는것이다.“실학은주자학과완전히단절되어있지않다.그것은주자학의전면적부정이아니라비판적수정의역사적과정이었다.실학은역사적실제에서주자학의수용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