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11.00
Description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최신작!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문인인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등단 50주년 기념 소설이기도 이 작품은 만년에 접어들어 더 깊어진 삶에 대한 통찰력과 섬세함이 돋보이는 글쓰기를 보여준다. 일흔두 살의 노인인 작가 자신과 그의 대학 친구인 영화제작자 고모리, 그리고 왕년의 아역 스타 사쿠라가 함께한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 과정에서 상처와 고통을 치유해나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시나리오 작업과 영화 제작 과정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영화 자체보다는 영화 제작 과정을 그리면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동의 글쓰기 작업에 초점을 맞추었다. 또한 작가는 자신을 화자로 내세워 노인으로서 겪는 '노년의 곤경'에 대해 이야기한다. 노년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도, 그로 인한 삶의 무게 때문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심경을 토로한다.
저자

오에겐자부로

1935년일본에히메현에서태어났다.1954년도쿄대학에입학해평생의은사와타나베가즈오교수에게사사하며불문학을공부했고,특히프랑스실존주의작가사르트르의영향을많이받았다.도교대학신문에게재한단편「이상한작업」으로평론가들의호평을받았고,1958년「사육」으로아쿠타가와상을수상하며작가로서명성을얻었다.1963년장남히카리가지적장애를갖고태어났는데,이를계기로그의작품세계는큰변화를맞았다.지적장애아와의공존이작품의주요테마로자리잡았고,『개인적체험』을비롯해많은작품을통해치유와화해의메시지를전달했다.이무렵히로시마를방문하면서원폭피해자들의증언을담은르포르타주『히로시마노트』를출간했다.전후일본사회의불안한상황과정치,사회적문제에대한비판의식을작품에담아내며,1960년의안보투쟁을그린『만연원년의풋볼』,천황제와핵문제를고찰한『핀치러너조서』등을발표했고,솔제니친과김지하의석방운동에적극참여해실천하는지식인의면모를보여주었다.왕성한사회활동을하는가운데서도많은소설과수필,평론집을발표한오에는1994년노벨문학상수상자로선정되었고,같은해일본정부가문화훈장과문화공로자상을수여하기로결정하자‘민주주의이상의가치를인정하지않는다’며수상을거부했다.천황제와국가주의,핵무기문제에꾸준히목소리를내오던그는2003년자위대의이라크전쟁파병을비판하고,2004년에는전쟁을금지한일본헌법9조를수호하는‘9조모임’에참여하는등작가로서,지식인으로서반전과평화,인류공존을역설하고있다.

목차

목차
서장-뭐야,자네는이런곳에있었나?
제1장.마하엘콜하스계획
제2장.연극으로혼령을위무하다
제3장.Youcanseemytummy.
제4장.'애너벨리영화'무삭제판
종장-달빛을보면/아름다운애너벨리의꿈을꾸고
빛나는별을보면/애너벨리의아름다운눈동자를보네
해설-인생의후반부에서부르는'문학'찬가
오에겐자부로연보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노벨문학상수상작가오에겐자부로의최신작
작가인생50년을정리하며써내려간‘새로운형식’의소설
1994년노벨문학상수상작가이며일본을대표하는문인이자지식인인오에겐자부로가2007년에발표한소설이다.등단50주년기념소설이기도한이작품에서작가는만년에접어들어이제‘노년의곤경’을겪으면서도그만큼깊어진삶에대한통찰력과섬세함으로치유와위로의글쓰기를펼쳐보인다.대학친구이자뛰어난영화제작자와왕년의아역스타,그리고작가자신이함께한영화시나리오작업을중심으로이야기를...
노벨문학상수상작가오에겐자부로의최신작
작가인생50년을정리하며써내려간‘새로운형식’의소설
1994년노벨문학상수상작가이며일본을대표하는문인이자지식인인오에겐자부로가2007년에발표한소설이다.등단50주년기념소설이기도한이작품에서작가는만년에접어들어이제‘노년의곤경’을겪으면서도그만큼깊어진삶에대한통찰력과섬세함으로치유와위로의글쓰기를펼쳐보인다.대학친구이자뛰어난영화제작자와왕년의아역스타,그리고작가자신이함께한영화시나리오작업을중심으로이야기를풀어가는이소설은,그과정을통해상처받은이들의고통을치유하고그들과‘함께’써나가는작품이라는점에서작가가추구하는‘새로운형식’의소설이라할수있다.『만연원년의풋볼』등오에겐자부로의작품을다수번역,소개해온세종대박유하교수의번역으로선보인다.
◈작품소개
1957년등단하여이후꾸준하게작품활동을펼쳐온일본현대문학의거장오에겐자부로가2007년등단50주년을맞았다.전후일본사회의불안한상황과정치사회적문제에대한비판의식,천황제와군국주의,평화와공존등을주제로많은글을발표했고,스스로‘전후민주주의자’라칭하며국내외여러사회문제에참여해실천하는지식인의면모를보여왔던작가가어느덧만년의나이에접어들게된것이다.2007년에발표한소설『아름다운애너벨리싸늘하게죽다』는오에겐자부로가등단50주년을맞이하여자신의작가인생50년,더나아가인생전반을돌아보고정리하며써내려간작품이다.
작가자신을화자로내세운이작품의초반부에서오에는일흔이넘은노인으로서자신이겪는‘노년의곤경’에대해이야기한다.유명작가라해도,한시대를치열하게살아온지식인이라해도피해갈수없는‘나이듦’을담담하게받아들이면서도,그로인해버거운삶의무게에흔들릴수밖에없는심경을토로한다.그럼에도불구하고작가가글쓰기를계속할수있는것은,작품안에서말하듯이“새로운형식을발견하면글을쓰겠다”는문학에대한의지와희망이있어서일것이다.오에는등단50주년기념하는이소설에서나이듦의아쉬움을달래기에충분한,더욱깊어진삶에대한통찰력과섬세함으로이야기를풀어나간다.
‘애너벨리’,그슬프고도아름다운이름
소설은일흔두살의노인인화자(작가자신이다)가산책을하던중고모리다모쓰를만나30년전일을회상하며시작된다.30년전,대학친구이자뛰어난영화제작자인고모리가왕년의아역스타였던사쿠라와함께화자를찾아와영화시나리오를써달라고부탁한다.사쿠라를본순간,화자는문득은사의사망이후줄곧느껴왔던한쪽가슴의가벼운통증이사라졌음을느끼며,고교시절푹빠져있었던에드거앨런포의시「애너벨리」를떠올리게된다.
영화는독일작가클라이스트의소설『미하엘콜하스의운명』에나오는민중봉기를모티프로삼아진행되는것이었다.화자는자신의고향인시코쿠에서구전되어오던농민봉기이야기를중심으로시나리오를써나가려고하는데,영화의여주인공역을맡은사쿠라는농민봉기자체보다이야기에등장하는여성상에더관심을보인다.그속에녹아있는여성의비애와고통이사쿠라의마음을끌었던것이다.
영화작업을하면서화자는사쿠라에게고교시절그녀를본적이있다고말한다.사쿠라는미국문화센터에서보았던‘애너벨리영화’의주인공이었다.사쿠라는패전이후미군후견인의보살핌을받으며자랐는데,사쿠라의미군후견인이찍은그영화는에드거앨런포의「애너벨리」가낭송되는가운데,하얀관의를입은소녀사쿠라의모습을담은것이었다.화자는하얀관의를입고잔디밭에누워있던‘애너벨리’사쿠라의아름다움에빠져들었다.시나리오를써본적이없는화자가작업제의를선뜻수락한것은그때의기억이남아있었기때문일것이다.그런데당시의화자도,영화주인공인사쿠라도영화의끝부분을보지못했다.화려한삶을살아온것처럼보이지만,어릴적부터자신도모르는고통에짓눌려왔던사쿠라는자신의고통이영화의끝부분과연관됐을것이라막연하게짐작한다.
영화작업은순조롭게진행되고사쿠라가누구보다의욕적으로참여하며농민봉기에서의여성상을만들어가는가운데,뜻하지않은사건이일어나작업은무산위기에처한다.하지만사쿠라가영화를포기하려하지않자,영화제작자고모리는일종의충격요법으로사쿠라와화자에게‘애너벨리영화’의무삭제판을보여준다.누구도보지못했던영화의끝부분,거기에사쿠라를괴롭혔던고통의실체가담겨있었다……
만년에접어든작가가말하는글쓰기와치유,그리고문학에바치는문학
이작품은시나리오작업및영화제작과정을담았다는점에서‘영화소설’이라할수있다.그러나작품에서눈여겨봐야할것은‘영화’그자체가아니라,영화제작과정을그리는가운데자연스럽게이어지는‘공동의글쓰기작업’이다.작품에서화자는영화의제작과정에참여하고그것을독자들에게설명할뿐,사건을주도적으로이끌어가지는않는다.봉기에참여했던농민들,구전‘메이스케이야기’에서넋두리하는혼령들,그것을연극화했던화자의할머니와어머니,그리고지금여기에서그들의이야기를만들어가는사쿠라와화자,제작자고모리,이야기의자세한정보를제공해준화자의여동생,그리고화자의아내와아들에이르기까지많은인물들이각자의위치에서작업에참여하며목소리를내고,‘함께’영화의상(像)을,그리고소설을만들어간다.작가가말한‘새로운형식’이란이처럼모두가함께써나가는이야기를뜻하는것일터이다.
영화(혹은글쓰기)작업은참여하는이들에게하나의‘치유’로서작용한다.자신도모르는고통에짓눌려있던사쿠라가‘메이스케이야기’에그토록강하게끌렸고30년이지난후까지도그끈을놓지못했던것은이야기속에서자신을치유해줄무언가를발견했기때문이리라.다시영화에참여하게된사쿠라가부르는넋두리는이야기속혼령들을위로함과동시에화자까지도전율하게한다.이제자신의고통을치유한‘애너벨리’사쿠라는다른이들까지도치유할수있을만큼의힘을가지게된것이다.
작가가이작품에서여러문학작품들을언급하며이야기를풀어나간다는것도눈에띄는점이다.작품의기본바탕이되는에드거앨런포의시「애너벨리」와,작가의고향지방의농민봉기이야기와맞닿아있어소설의소재로삼고싶어했던클라이스트의『미하엘콜하스의운명』을비롯하여,토머스하디의『미천한사람주드』,블라디미르나보코프의『롤리타』등작가오에겐자부로를있게해준작품들을하나하나꺼내어천천히음미하며새롭게읽어나가는것이다.이런면에서이소설은작가가자신의작가인생50년을정리하며‘문학’에바치는작품이라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