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잡이

왼손잡이

$13.80
Description
가장 러시아적인 작가, 레스코프 걸작선
러시아 민중의 삶을 독특한 구성과 생생한 언어로 표현하는 니콜라이 레스코프의 소설집. 러시아인이 제일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이자 러시아적 정서의 원형을 보여주는 표제작 <왼손잡이>를 비롯해, 농노제도의 부조리와 농노들의 한을 비극적으로 형상화한 <분장예술가>, 러시아의 종교와 예술에 대한 작가의 풍부한 지식과 애정이 문학으로 승화된 <봉인된 천사>가 수록되어 있다. 이 중 <분장예술가>와 <봉인된 천사>는 국내 초역되는 작품들이다.
이 작품은 세계문학의 위대한 성과들을 정선해 선보이는「세계문학전집」시리즈의 스물 두 번째 책이다.「세계문학전집」시리즈는 총 5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학계와 문단의 전문가 8인이 엄선한 걸작들을 소개한다. 보편적인 고전은 물론 묻혀 있던 거장의 작품들도 발굴했으며, 지금의 세계문학을 주도하는 현대 고전까지 아우르고 있다. 전문가의 해설과 작가 연보를 함께 수록하여 독자들에게 작가와 작품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저자

니콜라이레스코프

니콜라이레스코프는1831년러시아중부오룔현고로호보에서평범한소지주의아들로태어났다.열다섯살에학교를중퇴한후지방관청의서기로근무하면서처음으로당시러시아의생생한현실을접하게되었다.레스코프가본격적으로러시아민중의삶을속속들이파악하게된것은,1857년부터약3년간대부호들의영지를조사하는일을맡아러시아전역을돌아다니게되면서였다.이때의실제적인경험은러시아민중의삶과밀착된작품을쓸수있는든든한토대가되었다.1863년첫단편'사향소'를발표한후,1872년대표작으로손꼽히는'성직자들'을출간함으로써레스코프는대중적인인기를누리는작가가되었다.1873년'봉인된천사'와'마법에걸린순례자'로작가로서의입지를굳혔으며,1881년에는지금까지도러시아인들이가장좋아하는작품중하나로꼽는단편'왼손잡이'를발표했다.레스코프는1895년눈을감았다.

목차

왼손잡이
분장예술가
봉인된천사

해설|가장러시아적인작가,니콜라스레스코프
니콜라이레스코프연보

출판사 서평

“니콜라이레스코프는톨스토이,고골,투르게네프와같은러시아문학의창조자들과같은선상에놓일자격이충분하다.표현의넓이,삶이라는수수께끼에대한깊은이해력,러시아어에관한지식에서그는전세대그리고동세대작가들을훨씬뛰어넘는다.”
-막심고리키

가장러시아적인작가이자천재적인이야기꾼인니콜라이레스코프는러시아민중의삶을독특한구성과생생한언어로표현하여대중과평단의지지를동시에거머쥐었다.톨스토이는“레스코프야말로진정한작가다”라고격찬을아끼지않았으며,고리키는그가톨스토이,고골,투르게네프와같은러시사문학의창조자들과같은선상에놓일자격이충분하다고말했다.레스코프의문학은특히체호프와고리키,레미조프,조센코,자먀틴등20세기초반의문학양식주의자들에게많은영향을끼쳤다.레스코프걸작작품선『왼손잡이』에는러시아인이제일좋아하는작품중하나이자러시아적정서의원형을보여주는「왼손잡이」,농노제도의부조리와농노들의한(恨)을비극적으로형상화한「분장예술가」,러시아의종교와예술에대한작가의풍부한지식과애정이문학으로승화된「봉인된천사」를수록했으며,이중「분장예술가」와「봉인된천사」는국내초역되는작품들이다.이작품집을통해오늘날‘언어의연금술사’‘천재적인이야기꾼’으로불리며,문학사가미르스키의말처럼‘가장러시아적인작가’로인정받고있는레스코프의이야기꾼으로서의재능을확인할수있다.

천재적인이야기꾼,언어의마술사로찬사받는
가장러시아적인작가,레스코프작품집


러시아문학사에서레스코프가갖는위치는확고함에도,우리나라에서는그의가치가과소평가된감이있다.동시대작가들이었던톨스토이나도스토예프스키의그늘에가려우리독자에게제대로대접을못받고있는것이다.하지만레스코프는19세기러시아문학을논할때절대빠질수없는대작가다.톨스토이는사람들이레스코프보다도스토예프스키를더많이읽는것을이상하게여겼으며,후에고리키는젊은이들에게레스코프의작품으로문장법을배울것을권했고,토마스만과발터벤야민은그를천재적인이야기꾼으로평가했다.
레스코프가작품활동을시작하던때는첨예한당파싸움의시기였다.진보와보수,두당파의날카로운대립속에서신인작가들은스스로를어느한당파와동일시하지않으면비평가들의부분적인인정이나마받기힘들었다.어느당파에도속하지않은레스코프는비평가들의인정이아니라독자들의인기를바탕으로작품활동을계속할수있었던특이한경우였다.러시아민중의구체적인실상을재미있는스토리로구성하여(‘스카스’기법이라불리는)구어체로실감나게표현한그의작품은그전까지의러시아소설경향과뚜렷한차이를보였고,일반민중들의광범위한지지를받았다.

레스코프는1831년러시아중부오룔현고로호보에서평범한소지주의아들로태어났다.학교를중퇴하고관청의기록원으로근무하면서러시아의현실을처음으로접했다.그가후에자신의작품의중요한토대를얻게된것은이모부스콧의일을돕게되면서였다.러시아대부호들의영지를관리하는일을맡고있던스콧의요청에따라,레스코프는영지들을방문하여실태조사서를작성하는일을하게된것이다.레스코프는이일로러시아전역을순회하며각지방의진기한풍습과문물을접했다.그리고이때의소중한경험은훗날그의작품에녹아들어,러시아전국의다양한인간군상이펼치는진귀한이야기들의밑바탕이되었다.뿐만아니라,당시자유주의적이고교양있는농노주에게서전형적으로나타나는농민에대한감상적인연민의태도가그의작품에보이지않는것은,농민을이해하는이런실제적이고독자적인경험덕분이었다.레스코프는농노를소유하지않고현실을이해하게된러시아작가들중의한사람이었다.
뛰어난관찰력과민중에대한지식으로현장의실태를스콧에게보고서형식으로써보내던레스코프는이일을계기로저널리스트가된다.그리고단편소설을발표하며본격적인작가의길을걷는다.현실과맞닿아있는실제적인지적훈련을거친그는,당시상당히과격하고비실제적이었던논쟁적당파어느쪽에도가담하지않았다.하지만작가의길을걷기시작한지얼마되지않은시점에벌어진‘페테르부르크대화재사건’으로그는의도하지않게진보진영의총공세를받는입장이되었고,심한정신적충격을받았다.이후가짜사회주의자들의실체를폭로한그의첫장편소설『막다른골목』으로그는또한번의대형스캔들을일으켰고급기야‘반동’으로낙인찍혔다.이후레스코프의인기는그어느비평가의인정에의해서가아니라독자들의훌륭한안목에의해서유지될수있었다.
그가작가로서대중적인인기를얻은것은1872년에연대기형식의소설『성직자들』을발표하고이어서1870년대말까지성직자의생활을다룬일련의단편을계속발표하면서이다.이들작품으로레스코프는러시아정교와보수적이상의옹호자로알려졌지만,이것은그에대한오해에불과하다.교회에대한그의태도는뻣뻣했고,그의기독교정신은점점전통에서멀어져비판적으로되어갔다.그는교리와종파를초월해삶의교훈으로서기독교를옹호했다.이런그가1880년대부터톨스토이의윤리도덕적종교사상에이끌린것은자연스러워보인다.
이후레스코프는점차러시아정교회의형식적이고교조적인면모에비판의목소리를높였다.특히성직자들의부정적인모습을풍자적으로묘사한작품『어느주교의소소한일상사』는발표한지10년도더지나서레스코프가자신의전집을발간하려했을때작품의내용이검열에걸려이작품이실린전집제6권이발간금지조치를당하게된다.이후레스코프는정부의지속적인검열대상이되면서보수진영에서멀어졌고,반대로좌익진영에서출간을하게되었다.생애말년에그는주로온건한급진잡지에작품을기고했지만,문단은그를‘병든재능의작가’로부르며비난했다.그가사망했을때그는전국에걸쳐많은독자들을가지고있었지만,문단에는친구가거의없었다.

러시아소설은전통적으로삶에서일어나는여러현상의내면적필요성과인물의성격묘사를중시하는반면,이야기의플롯은경시하는경향을가지고있다.하지만레스코프는스토리구성에천부적재능을보였고,유머스럽고흥미진진한에피소드들이화려하게포진한소설을썼다.사상과메시지를중시했던‘진지한’러시아소설의전통에위배되는그의이러한작품들을보고비평가들은레스코프를단순히‘농담꾼’으로간주할정도였다.언어의화려함과빠르고복잡한서사는그의작품에독특한색채와감각을부여했고,톨스토이는그의이야기를좋아하고그의‘말장난’을즐겼다.
레스코프작품을논할때빼놓을수없는또하나의특징은‘스카스’라불리는기법이다.‘스카스’는간단히말해서구어체를재현하려는문체양식으로서,고골에서시작되어레스코프를거쳐현재까지면면히이어지는러시아특유의장르를일컫는다.당시사실주의작가들의고르고매끈하고평이한문체에구애받지않고레스코프는속어,각직업전문용어,각지방방언,익살스런말장난을자유자재로구사하면서이문체의대표작가가되었다.레스코프소설의스카스기법을가장잘보여주는것이바로「왼손잡이」이다.레스코프의독창적인언어구사는레미조프,조센코등20세기전반기에새로운양식의산문을개척하는작가들에게큰영향을주었다.
레스코프는사망하기얼마전에“지금은내가꾸며낸허구,아름다움때문에읽히지만,50년후에이아름다움은퇴색할것이고내책들은오직그안에담긴사상때문에읽힐것이다”고말한것으로전해진다.시간상으로볼때이예언은빗나간것이되어버렸지만,그예측자체는완전히틀렸다고말할수없다.지방도시,구교도,괴짜,촌부등러시아사회와문학에서소외된주변요소들을심층적으로다룬그의작품들은주류문화의해체를지향한다는점에서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현대문예사조와일치한다고볼수있기때문이다.이러한성찰은언어의연금술이전에선량한약자에대한깊은애정을가진작가로서레스코프의진면목을깨닫게해준다.
러시아문학은톨스토이와도스토예프스키,체호프로다이야기될수없다.레스코프는러시아인들에게인정받으며실제로러시아민중에대해가장폭넓고깊은지식을가지고있는,가장러시아적인작가이기때문이다.

러시아적영혼의한단면을만날수있는주옥같은작품들

「왼손잡이」

「왼손잡이」는레스코프의대표작이며,그의작품가운데러시아인들이가장즐겨읽는작품이다.발표당시레스코프는이작품이실제공업도시툴라의한장인에게서들은민담이라고말했다가후에사실이아님을밝혔는데,독자들은여전히이작품이실제구전되는민간전설이라고굳게믿었다.그것은이작품의언어에서느껴지는지극히토속적인느낌때문이기도하고,실제촌무지렁이대장장이가온갖능청을떨면서말장난을늘어놓는우스꽝스러운민담한편을듣는것같은느낌때문이기도했다.
스카스기법의정수를보여주는작품답게,이작품에는레스코프특유의언어유희가많이나오는데,‘샹들신상’‘폴베데레의아볼론상’‘세라미드’‘잉국인’‘젤딩’등이그것이다.‘샹들신상’은‘반신상’과‘샹들리에’의합성어이며,‘폴베데레의아볼론상’은‘벨베데레의아폴론상’을장난친것이고,‘세라미드’는‘세라믹’과‘피라미드’의합성어,‘잉국인’은‘영국인’을우스꽝스럽게패러디한것,‘젤딩’은‘젤리’와‘푸딩’의합성어이다.
사회경제적으로아직유럽의후진국이던러시아의황제알렉산드르는유럽에서러시아의지위가급상승하게된빈회의를마치고영국을방문한다.거기서영국기술문명의총아인,현미경으로만봐야겨우보이는인조강철벼룩을선물받는다.황제의수행원인플라토프는고지식한돈카자크출신으로그깟벼룩에황제가감탄하는것을못마땅해한다.알렉산드르황제가죽고니콜라이황제가등극한후이강철벼룩은다시새황제의눈에띄게되고,외국문물에대한동경심이강했던알렉산드르와는달리자국에대한자부심이강했던새황제는플라토프에게러시아의기술로영국의콧대를꺾어주라고명령한다.플라토프는유명한공업도시인툴라로가서촌무지렁이대장장이들에게과업을지시하고,며칠동안의작업끝에왼손잡이를비롯한대장장이들은이영국제강철벼룩의발에편자를박고,그편자에자신들이름의이니셜까지새겨넣는다.물론기계나설비하나없이,순전히육안으로보고두손으로망치질하여박아넣은것이다.
왼손잡이대장장이가직접이벼룩을영국에가지고가자,영국인들은왼손잡이를천재기술자로대접하며영국의선진문물과안정된노동환경을보여주고영국에머물라고권한다.하지만러시아에대한향수를떨칠수없었던왼손잡이는권고를다뿌리치고러시아로돌아가는배에오른다.몇날며칠을배에서술만퍼마신왼손잡이는러시아항구에도착할때는인사불성이되어경찰서로끌려가고지독히추운날씨에그대로방치되어결국목숨을잃는다.숨이끊기기전에영국에서알아낸총기간수비법을의사에게겨우전달했으나,의사의말은한권위주의적인장군에의해묵살되고만다.마지막에화자는왼손잡이의유언이황제에게전해졌더라면러시아는크림전쟁에서패배하지않았을지도모른다는말을덧붙인다.
과격하고고지식한플라토프,역시고지식하고무식하고사팔뜨기에다왼손잡이인대장장이의행동과대사를묘사한레스코프특유의언어는,온갖은어에충청도사투리까지동원하여촌스런느낌을한껏전달하고자한번역가의노력으로레스코프가직접쓴원문을대하는듯실감나게읽을수있다.
「왼손잡이」는킬킬거리며읽을수있는소설이지만,레스코프가풍자한러시아사회의부조리한모습이작품의기저에깔려있다.외국에서는천재장인으로대접받을만한인물이러시아에서는촌구석에서무명으로살아갈뿐만아니라최소한의인권도보장받지못한채길거리에서죽어가는것이다.이소설은이처럼러시아민족의비극적특성을해학적으로그리고있다고말할수있다.

「분장예술가」
「분장예술가」와「봉인된천사」는둘다액자형식의소설로,액자형식은레스코프의전형적인서술기법이다.그의특기인스카스기법에는액자형식이많은데,살아있는인물이생동감넘치는구어로이야기를들려주듯전개되기위해서는,작중인물이자신의과거를실제로이야기하는이야기속의이야기형식이효과적이었기때문이다.
「분장예술가」는젊은시절농노배우였던한여인의입을통해농노제의비극성을「왼손잡이」와는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