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큐에게 물어라 (양장)

리큐에게 물어라 (양장)

$15.83
Description
제140회 나오키 상 수상작
천부적인 미적 감각과 재능으로 일본 다도의 틀을 세운 센 리큐의 베일에 가려진 삶을 파헤치며, 가려진 역사의 이면을 매혹적으로 되살려낸 『리큐에게 물어라』. 오늘날 가장 융성한 차 문화를 자랑하는 일본 다도의 족적을 되짚는 동시에,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역사소설 특유의 낭만과 품격을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으로, 제140회 나오키 상을 수상하였다. 천부적인 미적 감각으로 일본 다도의 기풍을 세운 명인 센 리큐. 무서울 정도로 압도적인 재능, 한 치도 굽히지 않는 그의 성정은 결국 천하의 통치자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심기를 거스르기에 이른다. 그를 기다리는 것은 칼날 같은 죽음 뿐인데….
소설은 시간을 역행하는 구성을 통해, 죽음으로 모든 것을 뛰어넘고자 한 리큐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재구성했다. 수수께끼에 싸인 리큐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해, 비극에 다다르게 된 경위와 히데요시와의 오랜 대립, 나아가 평생 동안 영향을 끼친 젊은 날의 사건을 하나둘 밝힌다. 풍부한 삼상력과 대담한 발상, 탄탄한 필력으로 역사의 이면에 숨겨진 그의 고요하고도 열정적이었던 삶을 재현해낸다.

저자

야마모토겐이치

저자:야마모토겐이치
1956년교토에서태어났다.도시샤대학문학부를졸업하고출판사와편집프로덕션에서편집자로일하다가소설가의길로들어섰다.2002년전국시대희대의매잡이로불렸던고바야시이에쓰구의일생을그린『전국비록백응전』으로데뷔했고,2005년오다노부나가의명으로전대미문의건축물아즈치성을만들게된부자의이야기를다룬『화천의성』으로제11회마쓰모토세이초상을수상했다.2008년막부말기다도도구가게를운영하는젊은부부를주인공으로삼아신선조,사카모토료마등역사속의인물상을유쾌하게그려낸『천냥신부』를발표해두작품연속으로나오키상후보에올랐다.
2009년다도의명인센리큐와전국시대통치자도요토미히데요시의실화를바탕으로독자적인해석과드라마를가미한장편소설『리큐에게물어라』를발표했다.역사속에의문으로남아있는리큐의죽음으로부터시작해,그의청년기까지거슬러올라가는독특한구성,기존역사소설의틀을벗어나섬세하고감성적인상상력을발휘한이작품은제140회나오키상최종심사에서텐도아라타의화제작『애도하는사람』과경합을벌였고,이례적으로심사결과발표시간을넘기는치열한논의끝에공동수상했다.풍부한역사적지식과탄탄한필력을갖추었다는평과함께현재일본에서가장사랑받는역사소설가로꼽히고있으며,그밖에『뇌신의피리』『잇신고테쓰』『단조의매』『지팡구섬발견기』등을발표했다.

목차

목차
죽음을하사받다
방자하기가그지없어
이놈이고저놈이고
다이도쿠사파각
익살꾼
나무지킴이
교겐하카마
새장의물그릇
물거품
올해로마지막
조선관백
들국화
서를동이라
삼독의불길
기타노대다회
훈연다도
황금다실
하얀손
기다리다
명물사냥
또한여자
조오의초대
사랑
꿈의전후
다도용어
다도연보

출판사 서평

일본인들은센리큐를‘일본최초의크리에이티브디렉터’라부르며숭앙한다.이는그가하나의철학을바탕으로,건축과인테리어,각종소품과그것을다루는제스처의양식을확립했기때문이다.리큐가기틀을세운일본와비다도양식은한마디로현재까지도이어지는일본인의라이프스타일의근본이라할수있다.
와비다도는소박한절제미와고요하고세련된아름다움을지향하는일본미학을가장잘보여주는예藝이다.현재까지거의원형그대로이어져내려온일본다도의틀이정립된것은16세기경으로,센리큐는이전시대의다도가추구한지나친화려함과기교를버리고,내면과정신적세계를강조하며검소함과청빈함을드높였다.화려한무늬의당나라다완대신,단순하지만기품있는조선다완을애호했으며,작은족자와꽃한송이만장식한초암(초가)다실에서차와자연을즐기는다회의양식을확립했다.1591년그가도요토미히데요시의노여움을사자결한후에도그미학을계승한자손과제자들을통해와비다도는무가와중산계급으로퍼져나가오늘날까지이어지고있다.

천부적인재능과아름다움에대한고집스러운집착으로일가를이룬센리큐에대한평가는시대가바뀐지금도계속이루어지고있고,그에관한전기만해도1만권이넘는다.하지만갑작스러운죽음의내막은제대로밝혀지지않아,아직까지도여러가지설이존재한다.오다노부나가,도요토미히데요시를모시는다두茶頭로써권력의정점에다다른희대의명인이어째서천하제일권력자의심기를건드려죽음을명받기에이르렀을까.
『리큐에게물어라』는이수수께끼에싸인리큐의죽음으로부터시작해,그런비극에다다르게된경위와히데요시와의오랜대립,나아가평생동안영향을끼친젊은날의사건을하나둘밝혀내고,역사의이면에풍부한상상력과허구의살을붙여그의고요하고도열정적이었던삶을재현해낸다.

리큐는소설을쓰기시작한이후로늘염두에두고있던소재였습니다.역사에길이남은미의거장의이야기를언젠가꼭써보고싶었죠.하지만지금까지리큐를다룬작품들에는동조하기힘들었습니다.일반적으로사람들은그를‘초연하고소박한’이미지로생각하지만저는아니라고생각했습니다.그는사실번득이는무언가를내면에감춘열정적인인간이아니었을까요?저는그런리큐의모습을보고싶었습니다._작가의말


그날,여자에게차를끓여주었다.
그때부터였다.리큐의다도가적막한별세계로통하고만것은.

2002년데뷔이후현재일본에서가장사랑받는역사소설작가로꼽히는야마모토겐이치는절제와간소의미학으로널리알려진리큐의삶을지금까지와는전혀다른각도에서비춘다.리큐가아무장식없는검은다완의광채에서여인의요염함과도같은매력을읽어냈듯이,그의다도를대표하는소박하고검소한미학뒤에깃든불같은열정과극적인긴장을그려내고자한것이다.

천하를통일하고나는새도떨어뜨릴권력을손에넣은도요토미히데요시.다도에심취한그는온통황금으로치장한다실을만드는가하면,명물다구수집에열을올리며자신을과시한다.그런그를보필하는리큐는단순히다도를행하는다인이아니라,히데요시의상담역이자군사軍師혹은외교관으로서의수완까지도발휘한다.하지만이렇게절대권력가까이에있으면서도리큐는그것에굴복하거나아첨하지않고오롯이자신의타고난미적감각만펼쳐보일뿐이다.그의정원에핀나팔꽃이유명하다하여히데요시가구경을오겠다고하면,단한송이만남기고정원의모든꽃을꺾어버린다.자신을골탕먹이기위해히데요시가보낸가신을오히려자신의편으로만들어버린다.이렇듯고집스러운성정과질투를자아낼만큼뛰어난재능은날이갈수록첨예한대립을불러오기시작한다.

리큐가지닌천하의명물들중히데요시가가장탐내고그연원을궁금해했던것은리큐가늘품속에지니고다녔던녹색유약을바른향합.주위의질투와모함,그리고히데요시의노염때문에결국할복을명받은리큐는인생최후의다석에앉아녹유향합과무궁화가지를바라보며그둘에얽힌지난날옛사랑의그림자를반추한다.
일종의에로티시즘마저느끼게되는리큐의독특한미의식의원천은그가젊은시절우연히만난,조선에서잡혀온한여인에대한사랑으로이어진다.두사람이겨우들어갈정도로극단적으로좁게지은초암다실.늘소중히간직하면서다른이에게는결코보여주려하지않았던녹유향합.한잔의차를만족스럽게마시는일에일생을매달린이유.그의일생을좌우해온그열정이과거의애틋한기억으로연결되면서,초연하고적막한소설속세계는아련한빛을발한다.


대담한발상과섬세한구성으로
역사의가려진뒤편에매혹적인숨결을불어넣은시대소설의걸작

『리큐에게물어라』는죽음을목전의둔리큐의심중을그려낸클라이맥스에서시작해조금씩시간을거슬러올라가는구조를취한다.영화<박하사탕>을떠올리게하는이역행구조는독자로하여금리큐의죽음의원인을자연스레추리하게만드는미스터리구조로서,연대적사건을따라드라마를구성하는기존역사소설이지닌틀과형식을탈피하면서도그고유의장점과매력은고스란히남겨놓았다.
작품의핵을이루는등장인물리큐와히데요시외에도역사속의수많은실존인물들이등장하여실화와고증사이에비워진틈들을조금씩메워나간다.전국을통일할도쿠가와이에야스,히데요시의주군으로서천하를호령했던오다노부나가,이시다미쓰나리등한국독자들에게도친숙한이름의전국시대무장들외에도,리큐의명에따라최초의일본적다완인‘라쿠다완’을만들어낸도공조지로,유럽문화의우월함을내세우며일본다도를멸시하는천주교선교사,남편의마음속에감도는남모를열정에질투를느끼는리큐의아내소온등,당시일본사회의각층을점하고있던이들을통해바라본다도세계에대한묘사는소설을읽는또다른재미다.

자칫고루해질수있는역사소설이라는장르를평생고집해왔으면서도현대독자들에게도통할만한소재를찾는데고심해온저자가그간쌓아온필력을유감없이발휘한이작품은,단순한역사의재현뿐만아니라그안에숨겨진매력적인디테일과독자적인재해석을펼쳐보인다는점에서오락성과작품성을두루갖춘작품이라할수있다.
텐도아라타의걸작『애도하는사람』과함께나오키상을공동수상한『리큐에게물어라』.새삼그의미가궁금해지는소설의이제목은,히데요시가리큐에게늘캐물었으나결국죽음에이르러서도답을알아내지못한녹유향합의유래를떠올리게한다.이처럼,사료만으로는읽어낼수없는옛사람들의숨은사연을독자적인상상력과섬세한시선으로그려내는것,이것이바로역사소설의묘미가아닐까.『리큐에게물어라』는이에가장잘부합하는,흔히만날수없는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