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호흡

인공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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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대의 광기에 맞선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
아르헨티나 작가 리카르도 피글리아의 대표작『인공호흡』. 지식인과 작가들에 대한 아르헨티나 군부 독재 정권의 탄압이 절정에 달했던 1980년에 출간된 이 소설은 한 청년 작가가 수수께끼에 싸인 외삼촌의 삶을 추적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를 통해 현대 아르헨티나가 앓고 있는 고통의 기원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히틀러, 카프카, 비트겐슈타인, 제임스 조이스 등의 실존 인물들이 문학과 역사,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역사의 악몽에서 깨어나기 위해 문학이 어떤 전망을 제시할 수 있는지를 탐색한다. 탐정소설, 서간소설, 르포가 결합된 새로운 형식의 이 작품은 아르헨티나 작가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아르헨티나 역사상 가장 훌륭한 10대 소설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폭력의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낸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이 펼쳐진다. 이 작품은 세계문학의 위대한 성과들을 정선해 선보이는「세계문학전집」의 마흔다섯 번째 책이다.「세계문학전집」은 총 5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학계와 문단의 전문가 8인이 엄선한 걸작들을 소개한다. 보편적인 고전은 물론 묻혀 있던 거장의 작품들도 발굴했으며, 지금의 세계문학을 주도하는 현대 고전까지 아우른다.
저자

리카르도피글리아

1941년부에노스아이레스주아드로게에서태어났다.10대시절부터피글리아문학의모태가된일기를쓰며문학에눈을뜨기시작했고,1967년쿠바의문화단체인‘카사데라스아메리카스’에서주최한콩쿠르에서특별상을수상하면서본격적으로작가의길을걷게되었다.1968년에서1976년까지미국의스릴러소설들을편집해서‘세리에네그라’라는시리즈를출판하며대실해미트,데이비드구디스,호레이스매코이,레이먼드챈들러등을아르헨티나에소개했다.1980년장편소설『인공호흡』을출간하여국제적인명성을얻었고,이작품은보르헤스이후아르헨티나문학을대표하는작품으로평가받았다.이후자신이쓴비평과대담을실은『비평과허구』,아르헨티나근대문학의역사를만화와비평으로엮은『조각난아르헨티나』를출간하며활동영역을넓혀나갔다.1995년에는두번째장편소설『존재하지않는도시』를오페라로각색하여무대에올리기도했다.또한엑토르바벵코감독의영화<빛나는마음>,후안카를로스오네티의소설을영화화한<조선소>의시나리오를집필하는등다양한방식으로문학활동을전개했다.1997년에는『타버린돈』을출간하여아르헨티나최고의문학상인플라네타상을받았다.

목차

제1부내가어둡고음울한겨울이라면
제2부데카르트

해설|소설과유토피아
리카르도피글리아연보

출판사 서평

최근라틴아메리카가낳은가장중요한소설.
이책을읽는것은결코잊지못할지적경험이될것이다._뉴욕타임스

국내에처음으로소개되는아르헨티나최고의작가리카르도피글리아의문제작.아르헨티나의군부독재정권이지식인과작가들을무자비하게탄압한사건인‘추악한전쟁’이절정에달했던1980년에출간된이소설은한청년작가가수수께끼에싸인삼촌을추적하는과정을통해현대아르헨티나가앓고있는고통의기원을모색한다.세계의광기에내재하는수수께끼,혹은역사의비밀을발견하기위해비트겐슈타인,제임스조이스,히틀러,카프카등실존인물들이허구의영역으로들어가문학과역사,현실과허구의경계를허물어뜨리며역사의악몽에서깨어나기위해문학이어떤전망을제시할수있는지탐색하는작품이다.탐정소설,서간소설과르포가결합된새로운형식,복잡한구조임에도출간당시커다란반향을일으켰고,보르헤스이후로한동안잠잠하던라틴아메리카문학에새로운가능성을제시했다는평가를받았다.또한아르헨티나작가50명을대상으로실시한설문조사에서아르헨티나역사상가장훌륭한10대소설중하나로선정되기도했다.

보르헤스를잇는아르헨티나최고의작가리카르도피글리아

국내에처음소개되는아르헨티나작가리카르도피글리아는라틴아메리카에불어온거대한역사적변환가운데서작품활동을전개했다.페론주의자였던아버지로인해페론주의가아르헨티나사회에남긴깊은상흔을목격하며성장했고,본격적으로작품활동을시작한1960년대에는쿠바혁명으로라틴아메리카전체가변혁의소용돌이로휘말려들어가던때였다.또한1970~80년대에는아르헨티나를비롯한많은나라들이군사정권의독재아래신음하기도했다.이러한변화의와중에서피글리아는문학이사회적투쟁에개입해야한다는동시대작가들과는달리,문학의자율성을옹호하며문학을더근원적으로사유하고자했다.즉문학을통해정치를이야기하기보다는문학자체의잠재력을극대화시켜광기의시대에서문학이가질수있는가능성과나아갈길을모색했던것이다.
피글리아작품의대부분은아르헨티나와유럽의다양한텍스트를다른각도에서읽고사용함으로써전혀다른의미와새로운문학형식을독자들에게보여준다.1975년출간된『가명』은아르헨티나소설가로베르토아를트의미간행원고를둘러싼문제를풀어가면서아를트문학의핵심주제인돈과허구의문제를드러낸다.아르헨티나최대의문학상인플라네타상수상작인『타버린돈』(1997)은그리스비극의현대적의미를재발견함으로써,신탁의사회적,역사적의미를밝혀내는작품이다.
이러한문학관점과경향으로리카르도피글리아는호르헤루이스보르헤스의충실한계승자라는평가를받았으며,보르헤스이후로한동안잠잠하던라틴아메리카문학에새로운가능성을제시하며라틴아메리카문학의새로운대표작가로등극했다.

폭력의시대를온몸으로살아낸사람들의생생한증언

『인공호흡』은1977년에서1979년사이에쓰여1980년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출간되었다.이시기는쿠데타로정권을잡은아르헨티나군부독재세력이아르헨티나역사상가장잔혹하고비도덕적인인권탄압사건인‘추악한전쟁’을자행하던때였다.군사정권은‘좌익게릴라소탕’이라는명분아래수만명의사람들을소리소문없이납치,고문,암살했으며,정치세력탄압에그치지않고개인의내면에숨은저항의식까지씻어버린다는의도로시민들의정신적영역까지침범했다.이에따른문화말살정책으로각종검열과검문이강화되어,많은지식인과작가들은해외망명의길을택하거나죽음을맞이할수밖에없는운명에처하게되었다.
살벌한폭력의소용돌이속에서국내에남아있던작가들은목숨을유지하면서군부독재에저항하는목소리를내기위한방법을모색했는데,기존의문학형식과언어를해체하고,과학소설·탐정소설·메타픽션등여러장르를차용하는등다양한서술전략을통해작품활동을벌여나갔다.이시기에발표된『인공호흡』의복잡하고파편화된구조역시군부의혹독한검열을피하기위한방법으로보는것이당시아르헨티나비평계의주류적견해였다.이소설은아르헨티나작가50명을대상으로실시한설문조사에서아르헨티나역사상가장훌륭한10대소설중하나로선정되기도했다.
역사의신음,혹은패배자들의목소리

『인공호흡』은크게두부분으로나뉘어있다.제1부는주인공에밀리오렌시(이사람은피글리아의대부분의작품에등장하는인물로,작가의‘알터에고(alterego)’의역할을한다)가외삼촌인마르셀로마기의삶에얽힌비밀을소재로한첫소설『현실의지루함』(1976)을출간한후,렌시와마기사이에이루어진서신교환으로시작된다.당시변방인콩코르디아에서은거하던마기는19세기의애국자인엔리케오소리오의모순적인삶을재구성함으로써역사적진실을밝혀내는작업을하고있다.엔리케오소리오는19세기아르헨티나의자유와민주주의를위해헌신한애국자였지만,역사적운명탓에‘배신자’라는오명을뒤집어썼던인물이다.마기는오소리오의삶에“시대의모든역사적진실이압축”되어있다고생각하고“불행과오욕으로점철된그의삶이무엇을드러내주는지”포착하기위해그의전기를쓰고자한다.즉그에게서시대의폭력에저항하다파멸을맞은자유지식인의운명을보고,그가남긴수수께끼같은족적을풀어나감으로써아르헨티나역사를재조명하려는것이다.
1년가까이렌시와편지를교환하며렌시에게‘역사적시선’을가질것을당부하던마기는자신의장인이자엔리케오소리오의손자인루시아노오소리오를만나보라고렌시에게부탁한다.상원의원이었던루시아노오소리오역시아르헨티나역사의한시대를대표하는인물이지만,독립혁명기념식장에서연설을하던중괴한에게저격을당해척추를다치는바람에평생휠체어신세를져야했다.마기에게엔리케오소리오의원고등그가남긴족적을전해주며역사의비밀을밝히라고한사람이바로루시아노오소리오이다.작가는전신마비상태로독방에갇혀환각증세를보이는루시아노를통해폭력으로사지가절단된아르헨티나의현재를암시하면서,그의환각적인독백을통해‘역사적시선’이어떤것인지드러낸다.
뒤이어마기가가지고있는엔리케오소리오의일기가모습을드러낸다.독재자인로사스의개인비서로서일하면서독재정권타도를위한비밀조직에가담해활동하다가발각되어망명길에올랐던엔리케는뉴욕에정착하여‘유토피아’에관한소설을쓰겠다고결심한다.그가생각하는유토피아는상상속에나존재하는미지의공간이아니다.그저시간속에서만존재하는아득한미래의어느날,즉1979년(이시기는렌시와마기가편지를교환하는시점과일치한다)의아르헨티나와만나는것이올바른유토피아적인관점이라고말한다.그가미래에집착하는것은과거를부정당하고현재의모든가능성이차단된상황에서공포를이겨내기위한유일한방법이기때문이다.유토피아소설을통해그는미래로자신의열망을보내미래를재구성하려고한다.
계속해서신분을알수없는미래시대의사람들이주고받은,맥락이닿지않는편지들이모자이크방식으로이어진다.가슴에송신장치가박혀있어계속사람들이학살당하는광경을본다고주장하는여인의편지,오빠의박사학위취득을축하하는여학생의편지,미사도중에강도를당한남자의하소연,엔리케오소리오가지인들에게보내는편지등이나열된다.여기에는상원의원에게조카가찾아갈거라고알리는마르셀로의편지와외삼촌에게곧찾아갈것을약속하는렌시의편지도포함된다.그러나여기에검열관으로추정되는아로세나라는인물이개입해편지에숨겨진비밀메시지를판독해내려고노력한다.그의등장은세대를거듭하도록시대의폭력(독재권력)에서자유롭지못한아르헨티나의현실을보여준다.

광기의시대,폭력의사회를향한인공호흡

제1부를통해‘역사적시선’을제시했다면,작가는제2부에서‘문학적시선’으로초점을이동하여현실과역사를변화시킬수있는문학의잠재력을이야기한다.2부는렌시가마기를만나기위해콩코르디아에도착하면서시작된다.그러나외삼촌은‘부재’상태이며,그의절친한친구이자폴란드망명자인타르뎁스키가마기를대신하여렌시를맞는다.그곳에서두사람은아르헨티나문학전통과유럽주의(유럽의모델을따라아르헨티나사회를구성해야한다는주장)에관해긴대화를나눈다.아르헨티나작가도밍고사르미엔토의『파쿤도』에서부터시작되어1880년대‘정통유럽의관점’을표방하며아르헨티나문화계를쥐락펴락했던폴그루사크를거쳐지금에이르기까지,출발부터잘못된유럽주의가아르헨티나문학을심각한병폐에빠뜨렸다는결론에다다른다.
올것이라고했던마기가도착하지않는가운데,렌시와타르뎁스키는밤늦도록대화를나누는데,타르뎁스키는자신이아르헨티나로망명하는계기가되었던우연한발견,즉아돌프히틀러와카프카의(가상적)만남에대해이야기한다.타르뎁스키는케임브리지에서비트겐슈타인의총애를받는전도유망한학생이었는데,어느날도서관에서사서의착오로히틀러의『나의투쟁』을받게되었고그책의주석을통해무명화가이자병역기피자였던히틀러가프라하에숨어있을당시아르코스카페에자주들렀다는사실을발견한다.그카페가프란츠카프카의편지에도언급된것을떠올린타르뎁스키는두사람이1910년1월프라하에서조우했음을알게된다.카프카는당시가진것이라고는‘말과계획’밖에없던히틀러에게서수백만명의사람들,하인들,노예들의절대적주인,즉총통으로군림하는모습을희미하게엿볼수있었다고일기에고백했다.
타르뎁스키는카프카의『소송』에서그려지는공포의세계가아르코스카페에서만난무명화가히틀러가장차하고자했던바를그보다앞서예측한것이라고말하며,카프카의『소송』과히틀러의나치즘,그리고폭력에신음하는아르헨티나의상황이하나의선위에놓일수있음을암시한다.
“말할수없는것에대해서는침묵하라.”이는카프카가자신의작품속에서끊임없이던진질문이기도하고,상원의원루시아노오소리오가렌시에게남긴마지막말이기도하고,‘추악한전쟁’의한가운데에서아르헨티나인들이할수있었던유일한말이기도하다.작가리카르도피글리아역시작품을통해‘말할수없는것에대해어떻게말할수있을지’끊임없이질문한다.렌시가기다리는외삼촌마르셀로마기는결국돌아오지않은채‘실종’되고,마기가하고자했던엔리케오소리오에대한연구는렌시의몫으로남겨진다.엔리케오소리오,루시아노오소리오,마르셀로마기는‘침묵’의세계로들어가는한편,‘말할수없는것에대해말하기’,즉역사의재구성을통해전신불수의상태인아르헨티나에생명을부여하는‘인공호흡’은렌시에의해계속되는것이다.

피글리아는전성기의마르케스이후라틴아메리카에서가장뛰어난작가이다._커커스리뷰

『인공호흡』은폭발하는지성과신선한예술성,대담한미학을지닌작품이다._더네이션

이책을조금만읽어보더라도,서간소설,형이상학및철학에대한논의,그리고탐정소설형식등모든소설형식이이작품의씨줄과날줄을이루면서복잡하게얽혀있음을알게될것이다.눈부실정도로훌륭한문학적성과라고해도과언이아니다.실로독창적인소설이다._레앵로큅티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