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황

둔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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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둔황 경전, 그것은 왜 땅 속에 묻혔을까?
노벨문학상 후보에까지 오른 일본 역사소설의 거장 이노우에 야스시를 대표하는 『둔황』. 20세기 초 중국 둔황 막고굴에서 발견되어 전세계를 놀라게 한 '둔황 경전'에 대해 파고드는 장편소설이다. 역사에 대한 통찰과 상상력, 그리고 절묘한 스토리텔링이 만들어낸, 사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아름답고도 애절한 대서사시를 듣게 된다. 1026년 중국 송 시절 진사시험을 치르기 위해 수도인 개봉에 찾아온 '조행덕'이라는 남자가 우연히 알게 된 '서하'라는 나라를 찾아나서면서부터 이야기를 펼쳐나가고 있다. 둔황 경전이 1,000여 년간 땅 속에 잠들어 있었던 이유를 찾아나간다. 아울러 시대를 뛰어넘어 존재하는 '인간의 길'을 보여줌으로써 신선한 충격과 색다른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 수상내역 ★
- 1960년 마이니치 예술대상
- 1976년 문화훈장
1026년 중국 송 시절 32세의 청년 '조행덕'은 고등 문관이 되는 진사시험을 치르기 위해 수도인 개봉으로 올라온다. 그런데 잠깐 잠에 빠져들어 응시에 실패하고 만다. 실의에 빠진 채 개봉을 헤매다니다가 우연히 알몸의 한 여인을 만난다. 여인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이 집착해온 부귀영화가 부질 없음을 깨닫고는 그녀의 나라인 서하를 찾아 떠났다. 서하를 찾아나선 행덕은 사람과 사건 속에서 인생의 무상함과 마주친다. 그러던 어느 날 위그르 왕족 여인을 만나 그녀와 애틋한 사랑을 나누게 되었는데…….

저자

이노우에야스시

1907년홋카이도에서태어났다.군의관인아버지를따라여러도시를전전하며어린시절을보냈다.10대시절글쓰기를시작하여고등학교때는지역잡지에시를투고하기도했다.교토제국대학에서미학을전공했?고,대학에서도각종문학작품공모에응모하며글쓰기를계속했다.졸업후1936년『선데이마이니치』에역사소설「유전」을투고한것이인연이되어마이니치신문사에입사,10여년간종교,미술,출판등여러분야에서기자생활을했다.1950년「투우」로아쿠타가와상을수상했고,이후시와소설을넘나들며왕성한창작활동을펼쳤는데,특히중국을비롯한아시아역사에대한관심과연구를바탕으로한역사소설분야에서두각을나타내며역사소설로일본의주요문학상을휩쓸었다.1976년일본문화훈장을수여받았고,노벨문학상후보에도이름을올리는등일본의국보급작가로평가받았으며1991년84세를일기로생을마감했다.

목차

목차
둔황
해설│잠자는서역의역사를몽상한낭만서사시『둔황』
이노우에야스시연보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위대한역사적유산을소재로한아름다운대서사시
“이노우에야스시는아주특별한방식으로역사를재구성해내는작가이다.”
_도널드리치(문화평론가)
일본유수의문학상을휩쓸며노벨문학?상후보에올랐던역사소설의거장이노우에야스시의대표작.20세기초둔황막고굴에서발견되어전세계를놀라게한경전의비밀에착안하여,경전이둔황석굴에묻히게된과정을상상을통해그려낸소설이다.작가는단순히허무맹랑한공상에의존하거나사료에의한객관적실증에만집착하지않고,빛나는상상력과탁월한스토리텔러로서의...
위대한역사적유산을소재로한아름다운대서사시
“이노우에야스시는아주특별한방식으로역사를재구성해내는작가이다.”
_도널드리치(문화평론가)
일본유수의문학상을휩쓸며노벨문학상후보에올랐던역사소설의거장이노우에야스시의대표작.20세기초둔황막고굴에서발견되어전세계를놀라게한경전의비밀에착안하여,경전이둔황석굴에묻히게된과정을상상을통해그려낸소설이다.작가는단순히허무맹랑한공상에의존하거나사료에의한객관적실증에만집착하지않고,빛나는상상력과탁월한스토리텔러로서의재능을역사적사실에접목시켜둔황경전의배후에묻힌역사적신비를소설로되살려냈다.이작품은출간당시폭넓은독자층의지지를얻으며베스트셀러의반열에오른뒤,이듬해인1960년제1회마이니치예술대상을수상했고,1988년에는영화로도만들어졌다.
둔황은중국간쑤성서쪽끝자락에위치한실크로드의요충지이다.둔황은크고성대하다는의미로,그옛날전한과후한,수나라때서방문화가동쪽으로유입되는관문으로서,이지역에꽃피었던찬란한문화를상징한다.둔황의대표적인유적인막고굴은현존하는가장완정한불교예술의보고로1987년에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등록되었다.
이소설은20세기초둔황막고굴속에서엄청난양의고대경전이발견되어전세계를놀라게한역사적사건을배경으로한다.이후이경전들은제국주의열강의실크로드탐험대들에의해거의도굴하듯약탈되었는데,이들경전들은‘둔황학’이란말을낳으며오늘날까지도전세계학자들의연구대상이되고있다.한가지분명한점은이수많은경전들이누구에의해언제,어떻게,무슨이유로매장되었는지알길이없다는것이다.이위대하고도수수께끼같은역사적유산을소재로,일본의대표적인역사소설가이노우에야스시는사실과허구를넘나드는아름답고도애절한한편의대서사시를완성해냈다.
역사에대한통찰과빛나는상상력,절묘한스토리텔링이결합한수작
소설은송나라가서하의잦은변방침입으로골머리를썩고있던1026년,32세의청년조행덕이진사시험에응시하기위해수도개봉을찾아오면서시작된다.이미몇단계의시험을우수한성적으로통과해합격을눈앞에둔조행덕은최종시험을놓치며출세의꿈을날려버리고만다.
실의에빠져개봉의저잣거리를걷던조행덕은우연히벌거벗겨진채난도당할위기에처한서하여자를구해준후답례로서하의통행증을받고,거기에적힌낯선서하문자를보고서하라는신흥국가에호기심이생겨무작정서하로떠나지만,서하군에붙잡혀서하의영토확장전쟁에동원되는신세가된다.사막의전장에서조행덕은그의인생에지대한영향을미치는두명의인물을만나는데,서하군한족부대의대장인주왕례와감주성벽에서마주친위구르왕족여인이그들이다.무지하지만순수한인간적매력의무장주왕례가백면서생조행덕을불굴의용사로탈바꿈시켰다면,위구르왕족여인은서하의왕이원호의첩이되었다가조행덕을위해스스로목숨을끊음으로써훗날행덕으로하여금불교에귀의하는계기를마련한다는점에서소설전개의중요한축을형성한다.
작가는둔황막고굴경전의배후에묻힌역사적신비를소설로되살리면서단순히허무맹랑한공상에의존하거나,사료에의한객관적실증에만집착하지않았다.주인공조행덕을비롯한주왕례와위구르왕족여인,위지광등주요등장인물은가공의존재임이분명하지만,소설에등장하는서하의왕이원호와무기력한한족의권력자조현순,태수조연혜등은역사적으로실존했던인물이다.아울러조행덕이편찬에참여한것으로나오는『번한합시장중주』라는서하문자와한자의대조사전도실존하는책이다.이모두가서역의군소민족에불과했던서하가대국으로발돋움하려는야심에불타던당시에대한생생한현실적재현임에틀림없다.
흥미로운것은이노우에야스시가둔황을처음찾은것은소설『둔황』을발표한지20년가까운시간이지난1978년의일로,소설을발표하기전현지답사는이루어지지않았다는점이다.작가는베일에싸인둔황경전류의과거와현재사이에존재하는양자간의필연적인‘단절성’을현지견학을통해메우기보다는,오히려작가로서의상상력과소설가적감성을동원하여생생하게과거를재현하는데주력하였다.이러한특징은15년신문기자생활을통해다수의신문소설을성공시킨탁월한스토리텔러로서의재능이그의역사소설에훌륭하게접목된것으로평가할수있다.
소설의1장부터10장까지가작가의역사적상상에입각한창작적기술이라면,마지막11장에서는천년에가까운세월을둔황석굴속에서잠자고있던방대한둔황문헌들이1900년처음으로발견되어,이후스타인등외국탐험가에의해세상에알려지기까지의과정을실증적으로묘사하고있다.
시대를초월하여존재하는인간의길을제시

『둔황』의특징적서술구조외에가장눈에띄는것은주인공조행덕과주요등장인물과의운명적만남을통한인생의의미에대한일관된응시이다.행덕은진사시험당일뜻하지않은실수로실격한다.입신양명의꿈이한순간에일장춘몽으로끝난것이다.허탈한마음에서저잣거리를걷던그에게연달아일생일대의사건이일어나그의인생관을뒤흔드는데,알몸의서하여인과의조우가그것이다.이를통해그는자신이집착하던세속적인명예와부귀영화가다부질없음을깨닫고서하로떠난다.수십년과거공부를헌신짝처럼내던지고아무것도확실하게약속된것이없는먼변방으로표표히떠나는조행덕의모습은진리를찾아떠나는수도자를연상시킨다.
이후각지를전전하다마침내사주에이르기까지조행덕이목격하는것은인생의무상함이다.전방에서는연일전투가벌어지고,후방에서는백성들이전쟁준비에시달리다허망하게죽어갔다.한족의실력자조현순역시서하군의침략에무력하게패하고,연혜는자살한다.불사신처럼보였던백전노장주왕례역시전쟁터에서허망하게죽어간다.평생사막을누비며재물을탐해온위지광도결국벼락을맞아죽는다.
이처럼허무와방랑과죽음으로점철된사막한가운데에서꽃피는위구르왕족여인과조행덕의애틋한사랑이야기는인간감정의소중함을일깨워는동시에소설적흥미를배가시키는역할을한다.그러나주목할것은위구르왕족여인과의만남이단순히개별적사랑의차원에머무르고있지않다는점이다.그녀의죽음은행덕으로하여금마침내운명의굴레를벗어던지고인간의무력함을뛰어넘어불교와같은종교가지향하는‘영원한어떤것’을추구하도록이끌고행덕은위구르왕족여인을공양하기위해한역불교경전을서하어로번역하는작업에매진하게된다.
동란의와중에조행덕은위구르왕족여인을공양하기위해번역하던불교경전의안전을염려하여경전을안전하게보관할방법을찾아동분서주한다.조행덕은처음에자신이서하문자를해독하기위해서하로왔던것처럼,경전이타지않고보존되기만한다면세월이얼마가흐르든,세상이어떻게달라지든,누군가가반드시읽어줄것이라고생각한다.그렇게자신의그녀를향한마음도살아남을거라고믿는다.소설의마지막에조행덕은서하군의침입으로풍전등화의운명에처해있던사주사찰의경전류를명사산천불동석굴에고스란히은닉할수있었고,살기위해발버둥치지않았음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