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주르 뚜르

봉주르 뚜르

$12.53
저자

한윤섭

서울예술대학에서극작을,프랑스핸느대학교에서연극을공부했다.극작가와공연연출가,어린이문학작가로활동하고있다.작품으로동화『봉주르,뚜르』『해리엇』『서찰을전하는아이』『우리동네전설은』『짜장면로켓발사』『전우치전』,희곡「후궁박빈」「굿모닝파파」「조용한식탁」「오거리사진관」「수상한궁녀」「하이옌」「전시조종사」「신흥무관」외25편을썼다.『봉주르,뚜르』로제10회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대상을수상했고,전국창작희곡공모전대상,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올해의최우수예술인상,거창국제연극제희곡상,대한민국연극제희곡상등을수상했다.

목차

1.새로운도시‘뚜르’
2.듀랑할아버지
3.노랑머리아이
4.흔적
5.수영시합
6.역사시간
7.아랍인가게
8.새로운단서
9.일본음식점‘자포네’
10.진한눈썹과아이들
11.일그러진얼굴
12.밤의프레방도에공원
13.두친구
14.뚜르의여름
심사평

출판사 서평


이작품의미덕은단순히분단문제를‘소재’로했다는데있지않다.최고미덕은시종일관어른의계몽의지에함몰되지않고현실아이들의사고와시선을장악한채서사가진행된다는점이다.이는작품의주요한코드중하나인‘우정’의생성과헤어짐을통해완성된다.이작품의또다른미덕은분단문제를말하기위해우정을끼워넣은것도아니고,우정뒤에분단이배경처럼자리잡은것도아니라는점이다.봉주와토시의우정과그들을가로막고있는분단은씨실과날실처럼교직되며켜켜이서사를쌓아간다._「심사평」중에서

『봉주르,뚜르』는프랑스뚜르를배경으로한국인소년봉주가비밀을추적해가는이야기다.봉주는새로이사한집책상에서한글로쓴‘사랑하는나의조국,사랑하는나의가족’,그리고‘살아야한다’라는글자를찾아낸다.낯선이국땅에서의미심장한한글낙서를발견한봉주는꼬리에꼬리를무는의문들을토대로낙서의주인공을찾아나선다.그과정에서비밀에싸인소년토시를만나고,더나아가우리의비극적현실인분단문제속에놓이게된다.
분단이란소재는자칫잘못하면낡고상투적인것으로치부될수있다.하지만이작품은그러한함정을피해가며참신한구성으로이야기를끌고나간다.여타분단동화에서보이던‘통일을해야한다’는당위론적통일론이아닌,지금우리의현실을장악하며분단문제에대한새로운관점과상상력을불어넣고있는것이다.또한문학적향취를담은한편의추리영화를보는듯한장면전환과세련된문체의힘역시이작품을빛나게하는요소들이다.

열두살,프랑스에서보는첫달이움직였다

아빠의파견근무로프랑스에살던봉주네는파리에서뚜르로이사를하게된다.프랑스의여느집처럼뚜르의새집역시웬만한가구와가재도구가갖추어져있다.봉주네가족은그것들을그대로사용하기로하고이삿짐을정리한다.
봉주는2층에자리한자신의방이마음에든다.늦은밤,달빛은영화관의영사기에서나오는빛처럼길게방으로들어온다.신기하게도봉주는프랑스에사는몇년동안달을본기억이없다.뚜르로이사온첫날,프랑스에서의첫달을보게된셈이다.그런데달빛이책상옆면에부딪치는순간,한글로쓴문장이선명하게모습을드러낸다.

‘사랑하는나의조국,사랑하는나의가족’과한뼘정도떨어진곳에서
‘살아야한다’를또찾아냈다.
나는우리가족을사랑하고,우리나라를좋아하지만
한번도이런말을써본적은없다.
좀더신경이쓰이는건‘살아야한다’라는말이었다.
그렇다면여기살았던사람이죽는다는말인가?아니면죽었다는말인가?
그말이마음에걸렸다._본문중에서

어느새달빛은창문을넘어서고,봉주는쉽게잠을이루지못한다.

낙서의주인공을찾아나선순간,비밀은깨지기시작했다

프랑스라는이국땅에서의문의한글낙서를발견한봉주는시간이지날수록호기심이깊어진다.누구나쉽게할수있는말이아니기에,봉주의가슴은더두근거린다.혹시전에살던사람이한국인이아닐까하는생각에집주인듀랑할아버지를만나기도한다.하지만봉주네집에서는한번도한국인이살았던적이없다는말을듣는다.봉주는여러가설을세워보지만,비밀의열쇠는쉽게찾을수가없다.
한편봉주는새로전학한뚜르의학교에조금씩적응해나간다.다행히뚜르의아이들은봉주에게친절히대한다.그런데딱한사람,토시와는물과기름처럼서로겉도는불편한일이이어진다.토시가일본인이라서그런걸까?봉주는토시가자꾸신경쓰인다.그러던중한글낙서의주인공과토시가연관이있다는것을알게되는데…….

아랍아저씨의말처럼내가토시에게어떤피해를주기라도한걸까.
토시에게내가한국어로말한것이눈물이날정도로슬픈일이었을까.
토시는정말내말을못알아들은걸까.
달리는동안가슴이너무답답했다._본문중에서

우리동화의시공간을확장시킨패기넘치는작품

작가한윤섭은10년전,프랑스뚜르에서유학생활을했다고한다.그는뚜르에살면서루아르강가를산책했고,플뤼므로광장에서하늘을보았고,집주인듀랑할아버지를만났고,식당을하는아랍인을만났다고한다.그기억속에생생히남아있는사람들과순간들이이작품의모태가되었다고할수있다.

십년이지난지금도뚜르의일들은어제와같이느껴집니다.
그뚜르의이야기를다시꺼낼수있어너무도다행입니다.
저는이제껏연극이나뮤지컬처럼,공연을목적으로한글들을써왔습니다.
동화를쓰겠다고마음먹은건제아이가태어난후입니다.
그계기가뚜르의기억과만난것입니다._「책머리에」중에서

작가는봉주라는열두살소년의눈을통해,남북분단체제는그저과거의아픈이야기만이아닌언제어디서든맞닥뜨릴수있는현실의문제라고진지하게말하고있다.우리의절실한문제인,분단문제를다루면서이와전혀상관없을법한프랑스를배경으로끌어온것역시신선한충격이다.똘레랑스의나라프랑스를배경삼아남북문제를이야기하고,여러프랑스인과아랍인을등장시킨건작가의치밀한구성력에서비롯된다.이러한장치는『봉주르,뚜르』가통념과관습에갇히지않고분단문제를이야기할수있게하는원동력이된다.
두소년,봉주와토시는아슬아슬한관계맺기로서로에게조심스레다가선다.아무조건과편견없이친구가되고싶었지만,지금의현실앞에서는그마음을쉽사리내보일수없었던두소년.그들의애처롭고애틋한우정이오래도록우리의가슴을먹먹하게만든다.

민족문제를‘말하는것’만으로의미를가졌던시기는이미지났다.이분단체제를공기처럼받아들이고있는세대에게‘분단은악,통일은선’이라는낭만적접근은아무의미가없다.이제는우리의전통적현실주의흐름을불러내어상상력을갱신할필요가있다.『봉주르,뚜르』의등장은이런현실에서남다른의미를지닐수밖에없다._「심사평」중에서

여전히우리동화에서는비슷한소재와배경을심심치않게만나게된다.기존의낡은작법을깨기위해시공간을확장하는등스케일큰작품을선보이는작가가절실히필요할때다.그런점에서『봉주르,뚜르』는우리동화의새지평을여는,또한패기넘치는신인작가의시작을알리는매력있는작품이다.

동화를써보려고한동안정신없이정말많은동화를읽었습니다.
그리고웅크리고앉아소화가되기를기다렸습니다.
소화가되는동안펜을들어꼼지락거려보았습니다.
결과가좋았습니다.또써볼수있다는게정말좋은것같습니다.
_수상소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