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괴물은내안에있다!
자신안의서슬퍼런괴물과마주한
사춘기소년들의이야기
교실은정글이아니라사바나였다.정글은나무가울창해서숨을곳이있지만사바나는초원이라서숨을곳이없다?.머리부터발끝까지모두드러내놓고늘경계를하며살아야한다.(……)나는내가기린처럼쓰러져일어나지못할까두렵다.넘어져버둥거리고있을때사자나표범이달려와내목을물어뜯지않을까무섭다.교무실에있는하마선생님은너무뚱뚱하고느려서필요할때나한테와주지못한다._본문중에서
청소년기의기괴한...
괴물은내안에있다!
자신안의서슬퍼런괴물과마주한
사춘기소년들의이야기
교실은정글이아니라사바나였다.정글은나무가울창해서숨을곳이있지만사바나는초원이라서숨을곳이없다.머리부터발끝까지모두드러내놓고늘경계를하며살아야한다.(……)나는내가기린처럼쓰러져일어나지못할까두렵다.넘어져버둥거리고있을때사자나표범이달려와내목을물어뜯지않을까무섭다.교무실에있는하마선생님은너무뚱뚱하고느려서필요할때나한테와주지못한다._본문중에서
청소년기의기괴한혈기와,모든이의내면에숨은‘괴물성’에대해추적하는작품
『괴물,한쪽눈을뜨다』는한학급에서일어난집단괴롭힘사건을세명의시각으로추적한소설이다.작가는폭력성,잔인함,음란함등의내면의그늘이본격적으로눈을뜨는시점이자이러한‘괴물성’이타인을향해폭발적으로터져나오는시기가청소년기라말한다.‘천사에서악마를갈팡질팡하는’청소년기의기괴한혈기에대해끈질기게탐구하며,나아가모든이의내면에숨어있는‘괴물성’에대해질문하는문제작이등장했다.실제교육현장에서계속되어온작가의치열한고민이돋보인다.
사춘기를통과하는아이들은저마다자기안의괴물을길들여야할과제를안고있다.자폐아는자폐아대로괴물이될수있고,타자를괴롭히지않으면서동시에타자의아픔에눈감으며자기생존을도모해야할반장에게도괴물은존재한다.또한이를통제하고조정하는교사에게도괴물은존재한다.이이중의감옥,이중의과제속에서아이들은성장의과제를해결해야만한다._유영진(어린이문학평론가)
익숙한주제,그러나익숙하지않은접근법
임영섭은자폐기질이있는아이다.학우들의관심에서완전히벗어나있는2학년3반의투명인간이다.일년내내이어진‘문제아'들의‘임영섭물어뜯기’는학년말겨울방학시작이틀전에일어난성희롱사건에서절정에이른다.하지만사실청소년들은자신의힘을제대로알지못하기에그힘을다스릴법도모르는경우가대부분이다.재미난놀이로시작했던장난이선을하나넘으면의도치않은잔인한괴롭힘으로돌변하기도한다.그래서교실의일들을피해자와가해자구도로만이해하기엔부족함이있는지도모른다.
그래서이소설은피해자임영섭,반장인민태준,담임교사,이렇게세명을화자로세워동일한사건을서로다른시각과입장에서접근하게했다.문학은‘무엇을다루느냐’못지않게‘어떻게말하느냐’가중요하다는문학평론가신형철의말처럼,집단괴롭힘이라는교육현장의익숙한고질병을다루었지만이제껏시도되지않았던새로운접근법이이소설의미덕이다.현직교사로오랜기간근무하며이어온작가의통찰이드러나는대목이기도하다.또한실제교육현장에서건져올린생동감넘치는표현들은독자들의눈앞에남자중학교교실의일그러진풍경을생생하게복원한다.
섬뜩하고강렬하다.피해자뿐아니라그주변인물의입장도보여주어독자가사건을다양한층위와각도에서접하게해주는솜씨가예사롭지않다.인물의캐릭터가살아있고사건들도유기적으로얽혀제자리에서제역할을다한다._김미월(소설가)
이소설은여러명의화자에게번갈아이야기를끌고나가게해서저익숙한소재에입체적으로접근하는데성공했다.이방법론덕분에감상적인휴머니즘이빠져나가고대신치열한문제의식이들어올수있었다.현장에서이문제를오래고민한분이아니라면쓸수없었을작품이다._신형철(문학평론가)
내면의괴물이한쪽눈을뜰때,소년은어른이된다
학우들의돈을뺏고폭력을일삼는정진과하태석은자신들의괴물성을즉각적이고일차원적인방법으로드러내는아이들이다.하지만이소설은정진과하태석보다는겉으로는전혀위협적이지않아보이는인물들에주목한다.그리고그들을주인공이자화자로세움으로서‘방관자’,‘보호자’심지어‘피해자’안에숨은괴물성을보여주고있다.
‘방관자’반장민태준은전형적인모범생이다.공부를잘하며,반에서일어나는일에대한적당한책임감을가지고있지만기본적으로타인에게무심하다.그와동시에친구들을때려눕히고싶은충동을억누르지못해서,성적호기심에미친듯이빠져드는자신을발견하면서힘들어한다.태준은마지막순간자신안의괴물의존재를시각적으로확인하는환상을겪고마침내자신의일부로받아들인다.그렇게몸안에괴물을품은채착하고성실한일상으로돌아간다.
‘보호자’담임안에도괴물성이숨쉬고있다.늘좋은인간이되고싶은교사지만어느순간자신의잔혹함을내보이고그것에자괴감을갖는다.“2학년3반왕국의우두머리는바로나다!”라고소리치는모습과,감수성가득한시인이자도덕적인교사라는자아의이중성이담임의괴물성이다.
마지막으로‘피해자’임영섭은모든사람을특정동물에대입하여이해하는아이다.영섭은자존감이없는상태에서순간순간자신을다양한동물로변화시켜상황을모면한다.다양한동물이모여균형을이룬사바나초원처럼,교실역시도육식동물같은아이와초식동물같은아이가그나름의역할을지닌생태계라고생각한다.늘허약한피해자로보였던영섭은성희롱사건이후자신에게‘가해자들을정학시킬수있는권리’가생겼음을깨달으면서가해자를위협하는존재로반전된다.
영섭과태준은자신들의괴물성을다루는방법을터득해나간다.내안의괴물을아무도알수없게,그것을‘숨기는’편을택한다.임영섭은가시를파묻고있다가누군가자신을위협하면곧장가시를드러내어맞대응할수있는가시두더지가,태준은얌전하게보이지만자신의상상속에서갖가지나래를피는괴물이되자고결심한다.이소설의아이들은이렇게살짝비틀어진,하지만가장보편적인방식으로‘사회화’되어,‘어른’이되었다.독자들은주인공들의성장과정을가까이에서지켜보았다.그래서책장을덮고나면‘내안의괴물은어떻게해야하나?’라는질문으로이어질지도모른다.나만의‘괴물길들이기’혹은‘괴물없애기’방법을찾아내는것은독자에게남겨진몫인셈이다.
청소년기의성장과제는공부만이아니다
아기가첫걸음을뗀후엉덩방아를수없이찧어가며걸음마를완성해가듯이,자신내면을똑바로들여다보는연습을처음하는청소년들역시크고작은상처를겪어야만한다.자기정체성이확고히선담임의폭력성이증명하는것처럼괴물성은청소년기에국한된문제를넘어누구나평생안고가야할짐임에분명하다.하지만그숙제를가장몰두하여풀어야하는시기는아직생각의경계가굳지않은청소년기일것이다.이소설은내면의괴물을마주한소년?소녀들의놀란어깨를묵직한위로를담아툭툭두드린다.제안의낯설고무서운면을발견하는것을두려워말라고,그건아주자연스러운일이라고.오히려그기괴함을온전히받아들여치열하게앓고난후,자신만의해답을찾아나오기를바라는마음으로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