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

$12.00
Description
한 인간의 내적 성장을 기록한 우리 시대 대표적인 성장소설!
2019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페터 한트케의 자전적 성장소설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 연극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희곡 《관객 모독》과 현대인의 불안을 다룬 실험 소설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등으로 명성을 얻고, 찬사와 비판을 넘나드는 우리 시대 가장 전위적인 문제 작가로 불리는 저자의 이 소설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젊은 작가가 종적을 감춘 아내를 찾아 미국 전역을 횡단하는 한 편의 로드무비 같은 작품이다.

“나는 지금 뉴욕에 있어요. 더 이상 나를 찾지 마요. 만나봐야 그다지 좋은 일이 있을 성 싶지는 않으니까”라는 내용의 짧은 편지 한 통과 함께 시작되는 이 소설은 1부 ‘짧은 편지’와 2부 ‘긴 이별’로 구성되어 있다. 소설 속 주인공은 편지의 경고를 무시한 채 아내가 닷새 전까지 머물던 뉴욕으로 찾아간다. 주인공의 직업이 작가라는 점, 주인공의 아내의 직업이 저자의 첫 아내와 같이 배우라는 점 등으로 미루어 저자의 삶이 깊이 반영된 자전적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쫓고 쫓기는 두 남녀를 통해 마치 범죄소설 같은 긴장감마저 불러일으키는 이 작품에서 작가인 일인칭 화자는 미국 여행을 한 편의 로드무비처럼 아름답고 역동적으로 묘사한다. 폐쇄적인 성격의 주인공은 미국에 도착해 처음에는 극도의 불안과 공포를 느끼지만 여행하는 동안 마주치게 되는 사물들은 ‘세상 속의 나’를 인식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사물들로 탈바꿈하며, 타인과의 대화는 과거의 나를 보여주는 거울이 된다. 주인공은 이별 여행을 통해 ‘나’라는 고립된 자아를 버리고 ‘우리’라는 보편적 가치를 찾아간다.
저자

페터한트케

저자:페터한트케PeterHandke
2차세계대전이한창이던1942년오스트리아그리펜의소시민가정에서태어났다.유년시절의대부분을문화적으로척박한벽촌에서보내며일찍부터전쟁과궁핍을경험했다.스물아홉살이되던해어머니가건강악화와불행한결혼생활을비관하여자살했다.
그라츠대학에서법학을공부하다1966년첫소설『말벌들』이출간되자학업을중단했다.그해전후독일문학계를주도하던‘47그룹’모임에서파격적인문학관으로거침없는독설을내뱉으며문단의주목을받았다.전통극형식에대항하는첫희곡『관객모독』을발표하여연극계에격렬한논쟁을불러일으켰다.고정관념에도전하며매번새로운형식을고안해내는그의독창성은작품이발표될때마다숱한화제를뿌렸다.
소설『페널티킥앞에선골키퍼의불안』『소망없는불행』『어두운밤나는적막한집을나섰다』,희곡『카스파』,예술에세이『어느작가의오후』등현재까지80여편의작품을발표하였으며,빔벤더스감독의영화<베를린천사의시>의대본을썼다.그의작품들은유명한감독들에의해영화화되었으며자신이직접연출을하기도했다.게르하르트하웁트만상,실러상,게오르크뷔히너상,프란츠카프카상등독일의저명한문학상을휩쓸며오늘날노벨문학상수상자로끊임없이거론되고있다.
『긴이별을위한짧은편지』는젊은오스트리아남자가종적을감춘아내를찾으러미국전역을횡단하는모험가득한이별이야기로그의대표적인성장소설로평가받는다.

역자:안장혁
동의대,고려대에서독문학을공부했고독일브레멘대학에서괴테연구로독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고려대민족문화연구소와응용문화연구소의연구교수를거쳐지금은동의대인문사회연구소의학술연구교수로재직중이다.쓴책으로『괴테의친화력과이성의타자성』(독문),『독일문학과한국문학』(공저)이있고,옮긴책으로는『젊은베르테르의슬픔』『내아이숨은재능찾기』『Re:지금우리사랑일까』『내안의돌고래를찾아라』(공역)등이있다.

목차

목차
1짧은편지
2긴이별
해설|내안의타자와화해하는법
페터한트케연보

출판사 서평

나를찾아떠나는한편의로드무비같은소설

『긴이별을위한짧은편지』는소설속주인공의직업이작가라는점,주인공의아내의직업이한트케의첫아내와같이배우라는점등으로미루어한트케의삶이깊이반영된자전적작품으로평가받는다.
1부‘짧은편지’와2부‘긴이별’로구성된이소설은“나는지금뉴욕에있어요.더이상나를찾지마요.만나봐야그다지좋은일이있을성싶지는않으니까”라는‘짧은편지’한통과함께시작된다.주인공은편지의경고를무시한채아내가닷새전까지머물던뉴욕으로찾아간다.작가인일인칭화자는미국여행을한편의로드무비처럼아름답고역동적으로묘사하는데,여기서‘이별여행’은다양한의미를지닌다.외적으로는서로불화가끊이지않던한부부가여행을통해성숙한이별을고한다는의미이고,내적으로는외부세계와커다란이질감을느끼며사는극도로멜랑콜리하고비관적인성격의주인공이과거의‘나’와이별하여새로운자아를찾는다는의미를지닌다.
폐쇄적인성격의주인공은미국에도착해처음에는극도의불안과공포를느낀다.그가느끼는절망감은다른나라,즉미국사람들의삶의방식과는극명한대조를보인다.그러나여행하는동안마주치게되는사물들은‘세상속의나’를인식하게만드는의미있는사물들로탈바꿈하며,타인과의대화는과거의나를보여주는거울이된다.주인공은이별여행을통해‘나’라는고립된자아를버리고‘우리’라는보편적가치를획득해간다.이책을출간할당시한트케스스로도“한인간의발전가능성과그희망을서술하려했다”고밝혔듯『긴이별을위한짧은편지』는한인간의내적성장을기록한우리시대대표적인성장소설이다.

본문발췌
나는움직이지않고서있었다.머릿속의혈관은박동을멈췄고심장도멎었다.나는더이상숨을쉬지않았고피부는무감각해졌다.그리고나의의지와상관없이몰려드는쾌감과함께나무의움직임이호흡중추기관의기능을넘겨받는것을감지했다.실측백나무가나를자신의품안에서흔들리게했다.내가저항하기를그만두고마침내잉여의존재가되어실측백나무의부드러운놀이에서벗어나자실측백나무가내게서다시빠져나가는것을느꼈다.그러자내안의살인마같은태연함도해소되었다.(p.98)

유디트가바로그러한의도로나를뒤쫓아오고있음을나는안다.우리는예전에도여러번서로를죽여버리겠다고협박했다.상대가이미죽어있는상태를보길원해서가아니라자기가직접없애버리고싶었기때문이다.그것은희생자를학대하고비방함으로써마침내희생자가자신이얼마나무가치한존재인지를느끼게끔만드는치정살인의경우와흡사하다고할수있다.하지만갑자기상대방이자기가먼저살해되기를원한다면얼마나기가막힐노릇이겠는가!(p.136)

관련서평
나는『긴이별을위한짧은편지』를통해한인간의발전가능성과그희망을서술하려했다.
_페터한트케

그는독자인우리가눈에띄지않는것에서특별함을찾고,잘알려진것에서새로움을찾는데두눈과귀,때로는마음까지활짝열게한다._클라우스만

한트케는형식파괴자이자후대에큰반향을남긴개척자로서위대한대가들의작품을창조적으로수용해한편의탁월한사랑이야기를엮어냈다._데어분트

그는참된지성의힘과선견지명의통찰력을겸비한전후독일문학계에서가장중요한인물이다.
_워싱턴포스트

한트케는언어의심장부를찾아때로는고통속에서,때로는행복속에서자유를느끼며전유럽을헤매다녔다.끊임없이우리를자극하면서도살아있게하는그의작품에빠져드는순간,우리는자유로워질것이다._르몽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