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올늦봄에포르투갈에가기위한어느공항에서서른셋에출간한산문집인이책『아름다운그늘』을읽었다.아마도나는리스본에서만날사람을위해이책을가방에넣어갔을것이다.미처다른읽?을것을챙기지못해결국내책을내가읽고있는데마음이격렬해졌다.첫산문집이어서였을것이다.이책속에세상과문학을향한나의첫마음들이고스란히들어있어서……
십오년을무사히건너와이렇게새옷을입게된것에감사한다.
_신경숙,3판서문
“이렇게일찍산문집을갖게될줄몰랐습니다.겨우서른셋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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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늦봄에포르투갈에가기위한어느공항에서서른셋에출간한산문집인이책『아름다운그늘』을읽었다.아마도나는리스본에서만날사람을위해이책을가방에넣어갔을것이다.미처다른읽을것을챙기지못해결국내책을내가읽고있는데마음이격렬해졌다.첫산문집이어서였을것이다.이책속에세상과문학을향한나의첫마음들이고스란히들어있어서……
십오년을무사히건너와이렇게새옷을입게된것에감사한다.
_신경숙,3판서문
“이렇게일찍산문집을갖게될줄몰랐습니다.겨우서른셋에요.”
그렇게수줍어하며책을펴냈던것이1995년.『아름다운그늘』은소설가신경숙의첫산문집이다.
읽는이의마음자리가달라져서일까,오래전에씌어진글들인데도오늘에더와닿는것은.그의글은늘그자리에있는듯하면서도더욱깊어지고넓어지고있는신경숙문학의자리를다시한번확인하게한다.어린시절과성장과정,습작시절의고통과추억이고스란히녹아있는이산문집을통해우리는한국문단을대표하는작가신경숙문학세계의근원과그의내면을들여다보게한다.
깊고그윽한말들의무늬,향기로운산문의매혹
신경숙은1985년「겨울우화」로‘문예중앙신인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한이래,존재의텅빈심연을응시하는예민하면서도따뜻한시선,삶의미세한기미를포착해내는울림이큰문체의향연으로수많은독자들의마음을사로잡아왔다.이러한신경숙의소설이그의문학세계의꽃이자열매라면,문학에대한열망과근원을추슬러담은이산문집은삶과사물의심연을찾아하강하는신경숙문학의뿌리이자그뿌리를타고상승하는수액이라할수있다.
『아름다운그늘』은그야말로매혹적인문장과서정의진경이다.신경숙특유의개성적인문체는인간의말로써“말해질수없는것들”,저자가“살아보려했으나마음붙이지못한헤어짐들,슬픔들,아름다움들,사라져버린것들,과학적인접근으로는닿지못할논리밖의세계들”을드러내고,그것은다시“이미찌그려져버렸거나아무도알아주지않는익명의존재들에게생기를불어넣어주고싶은욕망,도처에어른거리는죽음의그림자나,시간앞에무력하기만한사랑,불가능한것에대한매달림,여기없는것들에대한그리움”들을불러와유연하게삶과사물의본질에닿게하고싶어하는한예민한영혼의이력과그러한것들을“글쓰기로재현해내고싶은꿈”을드러낸다.
신경숙문학세계의원류를찾아서
고향과흙속에서살아가는가족들의속내이야기,책과문학과그가만난사람들,햇살과바람이빚는자연의미세한움직임속에서독자들은자연스럽게저자의자연친화적인정서와시골내음을맡을수있다.이같은고향의기억은저자의문학관에도영향을미쳤다.저자는자신이“보고듣고느낀것”,“그것을끊임없이표현해내려고애썼”다.그는스스로자신이글을쓰는것은“한때의진실이남기고간발자국들.가두려고할수록뚫고지나가버리는것.태어남과동시에이루어지는소멸.설명하려할수록해체되어버리는것.가까이다가갈수록멀어지는것.참을수없는데참아지는”무형의언어를가시화하려는노력이라고밝히고있다.‘정서환기로서의문학’‘삶을다른각도로바라볼수있는심미적체험’으로서의문학관을독자들은산문집곳곳에서확인할수있다.
또한이산문집은저자의체험이어떻게작품화되었는지,체험과소설의간극은어떠한지하는점을엿볼수있는좋은기회를제공하기도한다.산문집안에는소설집『풍금이있던자리』,장편소설『외딴방』에나타난죽음에관한사실적인고백이있고,단편소설「배드민턴치는여자」에이어장편소설『바이올렛』으로이어지는작가의원체험이있다.
그외에도산문집안에는습작시절서정인,최인훈,김승옥,이제하,오정희,이청준,윤흥길,최창학,강호무의작품을필사하던습작시절의이야기,또한“자신이하는일에열심인사람”,그주변까지풍요롭게하는평범한사람들의이야기가있고,사진작가최민식,영화감독안드레이타르코프스키,소설가박상륭과이문구,화가강연균,운보김기창화백,조카들,농부아버지등저자가독서를통해만났거나전시회,공연,일상속에서만난사람들의초상이스크랩되어있다.
신경숙이만난사람들의이야기는여기에서그치지않는다.출판사에서만난“미스리”나시인허수경에관한글,성철스님의다비식참관기,소설가박경리선생께보내는편지,소설가오정희선생탐방기등을통해저자는타인의삶을통해자신의삶을반추하는진지한성찰의몸짓을보여주기도한다.
싱그러운말들의풍경,잔잔한감동
쉼표하나마침표하나라도소홀히할수없는치밀한문장,싱그러운감성의향연으로우리산문의진경을보여준『아름다운그늘』의개정판을십년만에내놓으면서저자는“세월이흘러도그마음이그마음이지여겼으나한해두해쌓여십여년이흐르고보니어떤마음으로부터는너무멀리와서돌아갈수가없고간혹어떤마음한테는가고싶어사무치나가는길을잃어버”렸다고말하고있다.그러나그마음들을독자들에게다시선보이게되었으니,“오랫동안잊히지않는글을쓰고싶은”그때의마음은이미이루어진것이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