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군대의 장군 (반양장)

죽은 군대의 장군 (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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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국에 누워 있는 죽은 군대를 찾으러 그가 왔다!
알바니아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가 1963년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 『죽은 군대의 장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20여 년 후, 알바니아에 묻힌 자국 군인들의 유해를 찾아 나선 어느 외국인 장군의 시선을 통해 전쟁의 추악함을 폭로한다. 전쟁이란 승자와 패자 그 누구에게도 의미를 지니지 못하는 비극임을 고발하고 있다. 장군은 이국땅에 묻힌 군인들의 유골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숭고한 임무를 맡았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알바니아에 도착한다. 자국에서 작성된 명단과 지도를 바탕으로 유해 발굴 작업을 해나가지만, 전쟁의 진실에 눈을 뜨게 되면서 자신의 임무에 대한 환상에서 깨어나는데….
이 소설은 문학을 통해 조국의 역사와 정서를 드러내온 이스마일 카다레 문학 세계의 출발점이 되는 작품이다. 작가는 외국인의 눈에 비친 알바니아의 모습을 그려내며, 감정을 배제한 객관적인 묘사로 자신들의 입으로 말하기 어려운 요소들을 이야기한다. 또한 전쟁이라는 큰 비극을 경험한 인간이 어떤 모습을 보일 수 있는지 묻는다. 작가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이 작품은 1999년 프랑스의 르몽드 지가 뽑은 ‘20세기 100대 소설’에 선정되기도 했다.

저자

이스마일카다레

저자:이스마일카다레(IsmailKadare)
1936년알바니아남부지로카스트라에서태어났다.티라나대학교에서언어학과문학을공부했고,모스크바의고리키문학연구소에서수학했다.1963년발표한첫장편소설『죽은군대의장군』을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이후카다레는『돌의연대기』『꿈의궁전』『부서진사월』『누가후계자를죽였는가』『광기의풍토』등많은작품을통해신화와전설,구전민담등을자유롭게변주하며암울한조국의현실을우화적으로그려내는자신만의독특한문학세계를구축했다.독재정권아래놓여있던알바니아에서몇몇작품은출간금지라는수난을겪기도했지만,그럼에도카다레는전제주의와독재체제를고발하는날카로운시선을잃지않았고,특유의풍자와유머로우스꽝스러운비극,기괴한웃음을만들어내며세계적인작가로입지를굳혔다.

카다레는독재정권이무너지기직전프랑스로망명해지금까지파리에서왕성한작품활동을펼치고있다.1992년프랑스의문화재단에서수여하는치노델두카국제상을수상했고,2005년제1회맨부커인터내셔널상을받았다.2009년에는스페인의권위있는문학상인아스투리아스왕자상(문학부문)을수상했다.  

역자:이창실
이화여자대학교영어영문학과를졸업하고,프랑스스트라스부르대학교응용언어학과정을이수한뒤,이화여자대학교통번역대학원한불과를졸업했다.이스마일카다레의『돌의연대기』『죽은군대의장군』『누가후계자를죽였는가』『광기의풍토』를비롯하여,『마그누스』『세여인』『글렌굴드,피아노솔로』『프란츠카프카의고독』『누보로망,누보시네마』『키에르케고르』『아시시의프란체스코』『빈센트반고흐』등을우리말로옮겼다.  

출판사 서평

발칸반도의‘문학대사’이스마일카다레
그의문학의서막을연첫장편소설


‘20세기의고전문학작가’라불리며매년유력한노벨문학상후보로거론되는알바니아출신의세계적인작가이스마일카다레가1963년에발표한첫장편소설.문학을통해조국알바니아의역사와정서를표출해온카다레의문학세계에서출발점이되는작품이자,이후발표한그의다른걸작들의탄생을암시하는작품이기도하다.제2차세계대전이끝나고20여년후,알바니아에묻힌자국군인들의유해를찾아나선어느외국인장군의시선을통해전쟁의추악함과부조리성을폭로하는이소설은알바니아에서발표된직후불가리아,프랑스,이탈리아등여러나라에서번역출간되며카다레에게세계적명성을안겨주었고,1999년프랑스의르몽드지가뽑은‘20세기100대소설’에선정되기도했다.


이스마일카다레의문학은이작품에서시작되었다!

이스마일카다레만큼매작품에자신이나고자란땅의역사와정서를깊이있게드러내는작가는드물것이다.유럽의변방,발칸반도의작은나라알바니아는오랜역사동안끊임없이외세의침략에시달려왔고,20세기초비로소독립하여왕정을수립했으나곧제2차세계대전으로파시스트군대의침략을받았다.전쟁후에는엔베르호자의혹독한독재체제아래유럽에서가장폐쇄적인공산주의국가의길을걸었다.이러한굴곡진역사속에서형성된알바니아특유의민족정서와관습,여러외부문화가혼재된독특한문화,그리고비극적인현대사의면면은카다레문학세계의근간이되었고,카다레는이를작품안에서다양한방식으로승화시키며자신의조국알바니아를알려왔다.그리고그출발점이된작품이바로1963년에발표된그의첫장편소설『죽은군대의장군』이다.
이작품에서카다레는특별한방식으로알바니아의면면을드러낸다.알바니아인의입장에서기술한것이아니라,제2차세계대전당시알바니아의적국이었던나라의장군과사제,즉외국인의눈에비친알바니아의모습을그려내는것이다.험한지세와음울한날씨,무뚝뚝하면서도조용한분노에휩싸인알바니아인들,외국인사제가들려주는그나라사람들의뿌리깊은정신구조등,알바니아인스스로는잘깨닫지못할뿐더러자신들의입으로말하기어려운요소들을제삼자의눈으로바라봄으로써설득력과보편성을부여한다.작가자신이알바니아인이면서도감정을배제한객관적인묘사로알바니아를잘드러낼수있는가장효과적인방법을택한것이다.
또한이작품에서는카다레가다른여러대표작에서보여주었던독특한소재와형식의조짐을엿볼수있다.호메로스,그리스인과트로이인들에대한언급은『H서류』의소재를예고하고,외국인사제의입을빌려『부서진사월』의중심소재인복수의관습‘카눈’을설명하며,『돌에새긴연대기』(문학동네출간예정)에등장하는간판없는도시는갈봇집이야기를회상하는장(7장)에나오는마을을그대로옮겨놓았다고해도무리가없다.즉,이놀라운첫장편소설에이후발표될대표작들의탄생이암시되어있는것이다.이책이유럽여러나라에서출간된후많은언론과비평가들의주목을받은것도그런걸작의태동을느꼈기때문일것이다.
이작품은1999년프랑스르몽드지가뽑은‘20세기100대소설’에선정되었고,1983년에는아이러니하게도작품에서알바니아의적국으로묘사되는이탈리아에서영화화되기도했다.


그가왔다,이국의진창아래눈비를맞으며누워있는죽은군대를찾으러…

『죽은군대의장군』은이스마일카다레가알바니아의수도티라나에서만난어느이탈리아군종신부와의만남에서모티프를얻어집필한작품이다.이군종신부는작품안에서군인인장군과종교인인사제의모습으로나뉘어등장한다.
소설은한나라(작품안에서국명이직접언급되지는않지만,작품의맥락을살펴볼때이탈리아로추측된다)의장군이사제와함께제2차세계대전당시적지였던알바니아로와20년전그곳에서죽은자국군인들의유해를발굴하는과정을그리고있다.
이국땅에묻힌군인들의유골을가족들의품으로돌려보내야하는신성하고숭고한임무를부여받은장군은자부심을가지고알바니아에도착한다.그러나비행기에서내리기도전에,비와안개에잠긴가파른산과황량한평야를보며자신의임무에내재되어있는비극성을예감한다.
장군은자국에서작성된정확한명단과지도를바탕으로,정신적특사로함께온과묵한신부,알바니아인토목공들과함께유해발굴작업을해나간다.작업이생각만큼빠르게진척되지않는가운데,험한지세와끈질지게이어지는악천후,거칠고무뚝뚝한알바니아인들의원한어린눈길을마주대해야하는장군은잘못된일을하고있는것만같은깊은불안감에빠지게된다.자랑스럽게여겼던병사들이전쟁중탈영하여알바니아농가에서머슴으로일했고,자국군대에의해어느유서깊은도시에갈봇집이세워졌으며,자신의조국뿐아니라알바니아역시전쟁으로크나큰상처를입었음을확인하면서장군은전쟁의진실에눈을떠간다.
우여곡절끝에임무를마친후불청객처럼참석한알바니아전통결혼식에서그는국민모두의존경을받던대령이실제로는전쟁당시씻을수없는악행을저지른장본인이었음을알게된다.그리고자신의임무에대해품고있던환상에서완전히깨어난다.또한같은작업을하며만난다른외국인사령관이제안해온유해매매를단호히거절하는듯하다가,자신도결국유해분실을무마하기위해다른유해를헤아리는등정신적실추를겪게된다.숭고하게여겼던임무의의미를완전히잃어버리고정신세계까지무너져버린장군은헛된경험만을안고알바니아에도착할때와똑같이눈과비,바람을맞으며떠나간다.


『죽은군대의장군』에서나는버려지고잊힌자들을통해
전쟁의공허함을전달하고자했다._이스마일카다레,『작가의작업실로의초대』에서


이스마일카다레는어린시절자신의고향지로카스트라가나치군대와파시스트군대에차례로점령당하는모습을보며자랐다.그는이때의경험을자신의첫장편소설에투영하며,전쟁이라는인류의가장큰비극을경험한인간이어떤모습을보일수있는가라는물음을독자에게던진다.또한전쟁후전사자들의유해를발굴하는과정역시또하나의소리없는전쟁임을드러내보인다.장군이유해를거두어들이는작업은단순히‘사람은태어난곳으로다시돌아가묻혀야한다’는당위성때문만이아니라,패배를쓴맛을안겨준이국땅에자국군인들을묻어두지않겠다는패자의자존심때문이기도한것이다.
전쟁이끝나고20년가까이지났음에도신장과치아상태만으로죽은자들의신상을명확히구별해낸다는다소비현실적인설정,그리고그토록소중히여기던유해들을결국매매의대상으로전락시키는대목을통해작가는이런작업자체가무의미하고부조리함을드러내고있다.
이렇듯카다레는『죽은군대의장군』에서전쟁이란승자와패자,누구에게도의미를지니지못하는추악한비극임을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