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의 노래

현의 노래

$14.19
SKU: 9788954617253
저자

김훈

1948년5월경향신문편집국장을지낸바있는언론인김광주의아들로서울에서태어났다.돈암초등학교와휘문중·고를졸업하고고려대에입학하였으나정외과와영문과를중퇴했다.1973년부터1989년말까지한국일보에서기자생활을했고,[시사저널]사회부장,편집국장,심의위원이사,국민일보부국장및출판국장,한국일보편집위원,한겨레신문사회부부국장급으로재직하였으며2004년이래로전업작가로활...

목차

목차
개정판서문
책머리에
별|대숲|쇠|재첩국
강|오줌|쥐|나라
몸|구덩이|날|젖과피
현|하구|다로금|아수라
연장|기러기떼|월광|뱀
길|주인없는소리|악기속의나라
초막|금의자리|?가을빛
가야와삼국사연표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순결하고,무장해제된말을기다린다.”
잊었던책을문학동네출판사에서다시내게되었다.지나간꿈을되짚어꾸는것처럼,식은땀이등을적신다.
펼쳐보니수다스런글이었다.다시는그러지않으리라는작심을늘거듭하고있다.필일신必日新이불가능하다고해서그것이무의미한글자는아닐것이지만,날이저물었는데좋은일은내일에있을것이라고말할수있을는지.
세한歲寒에웅크리고있다.지난일년내내,내가태어나서살아온나라에서는자고새면날마다증오의쓰나미가몰려오고저주의활화산이폭발했다.서로를...
“순결하고,무장해제된말을기다린다.”
잊었던책을문학동네출판사에서다시내게되었다.지나간꿈을되짚어꾸는것처럼,식은땀이등을적신다.
펼쳐보니수다스런글이었다.다시는그러지않으리라는작심을늘거듭하고있다.필일신必日新이불가능하다고해서그것이무의미한글자는아닐것이지만,날이저물었는데좋은일은내일에있을것이라고말할수있을는지.
세한歲寒에웅크리고있다.지난일년내내,내가태어나서살아온나라에서는자고새면날마다증오의쓰나미가몰려오고저주의활화산이폭발했다.서로를조롱하는웃음으로모두들낄낄거렸다.말들의쓰레기가세상을뒤덮고,눈보라로회오리쳤다.새해에도쓰나미는몰려오고활화산은터질것이다.조짐은모든것을보여주고있다.그세상으로책을내보내는일은두렵다.
순결하고,무장해제된말을기다린다.다시,일년내내들어앉을곳을찾고있다.
_『현의노래』,2012,개정판서문
잠든악기앞에서,그악기가통과해온살육과유혈의시대를생각하는일은참담했다.악기가홀로아름다울수없고,악기는그시대의고난과더불어비로소아름다울수있을뿐이었다.그러므로악기가아름답고무기가추악한것이아니다.무기가강력하고악기가허약한것도아니며,그반대도아닐것이다.
(……)들리지않는적막을어찌말로옮길수있었겠는가.내글이이루지못한모든이야기는저잠든악기속에있고,악기는여전히잠들어있다.
_2004,초판‘책머리에’에서
모든사물들은각자제소리를가지고있다!
_칼의세계에울려퍼진열두줄현의소리
쓸쓸하고,장엄하고,비장하고,아름답다!
『현의노래』는21세기의소설가김훈이불러낸천오백년전칼과악기의‘소리’다.그소리는곧몸이고악기이며칼이다.
김훈의손끝에서태어난예인우륵의한때는,작가특유의유려하고밀도높은언어를통해,처참히무너져내리는가야국의현실과칼의길과악기의길이다르지않음을보여준다.
모여있거나흩어져있으며,물결을이루거나장애물을찢고나아가는소리.작품안에서작가는삶과죽음이‘소리의고향을찾아가는길’이라말하며,그과정에서소리가머무는울림판으로쇠를논한다.쇠의흐름과쇠의내막,쇠의세상은소리의길과같다는것.또한정치와예술,권력과욕망,제도와풍경,국가와개인,언어와자연의대비역시다르지않다.
‘즐거우면서도흐르지아니하고,슬프면서도비통하지아니’한우륵의노래는,결국김훈이가닿으려는‘소리’가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