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아슬아슬한 시 읽기를 제시하는 환상시학의 체계!
한국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문학동네시인선」제17권『포이톨로기』. 1998년 ‘작가세계’를 통해 등단한 저자의 두 번째 시집이다. 죽음을 폭로하고 환상적 유토피아를 그려가는 시편들과 함께 그에 대한 진술을 담아놓은 구성으로 우리 시의 새로운 유토피아를 열어가는 40편의 시들을 6장에 나누어 엮었다. 공동체적 주체가 이루는 우주를 꿈꾸다가도 스스로 제거될 것을 마다하지 않는 헌신적 열정의 시를 유토피아로 삼아 차이와 계급이 없는 세상을 그리고, 현실은 배제와 차별로 신음하고 있음을 고발하기도 한다. 이처럼 환상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이로운 체험을 오롯이 담은 ‘기댐’, ‘꼬리를 물다’, ‘저글링’, ‘눈동자 넓이의 구멍으로 볼 수 있는 것’ 등의 시편을 수록하였다.
☞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당신의 패턴
바라보는 일은
네게서 세상을 덜어내는 일
그 수렴의 축에 남은 눈망울 하나
보름달의 얼룩을 가진
네 지문으로만 뜨거워지는 혈류를 가진 죄
우연히 모였다 흩어지는 신열(身熱)에
푹 삶아진 삶은
그렇게 귀 기울이는 일
가는 팔목 솜털 나붓는 잔바람 얼룩에
네 더운 입김의 무덤에
마지막 겨울 눈발을 모아 담장을 쌓던
발자국 하나, 굶다가 곪아터져
비 오는 날이면
새순에 날 세워 제 살점을 발라내는 소리
빠득빠득 이 가는 소리
우주가 점으로 수축할 때
너는 벽이었다가 경계선이었다가 접점으로
그 긴장으로 일어나
나와 시간은 살 부빌 일 없었으니
텅 빈 공간을 감아넣은
동면의 바닥에 뿌려진 씨앗 하나
당신의 패턴
바라보는 일은
네게서 세상을 덜어내는 일
그 수렴의 축에 남은 눈망울 하나
보름달의 얼룩을 가진
네 지문으로만 뜨거워지는 혈류를 가진 죄
우연히 모였다 흩어지는 신열(身熱)에
푹 삶아진 삶은
그렇게 귀 기울이는 일
가는 팔목 솜털 나붓는 잔바람 얼룩에
네 더운 입김의 무덤에
마지막 겨울 눈발을 모아 담장을 쌓던
발자국 하나, 굶다가 곪아터져
비 오는 날이면
새순에 날 세워 제 살점을 발라내는 소리
빠득빠득 이 가는 소리
우주가 점으로 수축할 때
너는 벽이었다가 경계선이었다가 접점으로
그 긴장으로 일어나
나와 시간은 살 부빌 일 없었으니
텅 빈 공간을 감아넣은
동면의 바닥에 뿌려진 씨앗 하나
포이톨로기 (김병호 시집)
$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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