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번째 아이

열세 번째 아이

$12.50
Description
기계 같은 아이 VS 인간 같은 로봇!
우리 역사와 정서를 담아낸 「보름달문고」 제48권 『열세 번째 아이』. 2008년 평화신문 신춘문예 소설부문에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한 후 제12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수상하며 동화작가가 된 이은용의 첫 번째 장편동화다. 부모가 원하는 대로 아이를 만드는 세상 속에서, 인간의 감정이 억제된 채 외모, 두뇌, 성격, 말투, 그리고 운동 능력 등이 계획되고 설계되어 태어난 열세 번째 맞춤형 아이 '시우'가 인간보다 뛰어난 감정을 지닌 로봇 '레오'와 나누는 특별한 우정 속으로 아이들을 초대한다.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교육현실에 붙잡힌 아이들을 위로하면서 존엄성이 사라진 인간중심적 과학기술과 사고를 꾸짖고 있다. 그림작가 이고은의 그림을 함께 담아 이야기가 지닌 재미를 북돋는다.
부모의 요구에 따라 만들어져 감정과 의지, 그리고 꿈마저 마음대로 결정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기계 같은 아이가, 인간의 모자란 부분을 보완하면서 심리 치료를 위해 생산된 감정을 가진 로봇과 만나 벌이는 사건사고를 통해 '진짜 나'는 물론, '진짜 행복'에 대한 답을 찾아나가고 있다. 부모의 선택이 아이의 형질과 운명을 결정하는 미래를 그리고 있으나 마치 현실처럼 생생하게 와닿는다. 특히 참된 소통을 할 줄 몰랐던 시우가 레오와 부딪치며 진짜 기억을 공유하고 감정을 나누며 완벽한 만들어지기 위해 잃어야 했던 것을 찾아나가는 모습은,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참인간다움을 되찾게 해주면서 진짜 중요한 것을 묻고 있다.
수상내역
- 제12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저자

이은용

그림그리는일을했다.글을쓰기시작한다음부터는가끔그림을그리거나다른사람이그린그림을보면서,어떻게하면좋은글을쓸수있을까고민한다.2008년『평화신문』신춘문예에소설이당선되었고『열세번째아이』로제12회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수상했다.청소년소설『내일은바게트』,『그여름의크리스마스』와동화『어느날그애가』를썼다.

목차

첫번째아이
단일감정로봇
신제품,레오
완벽한로봇,완벽한아이
로봇보호센터
사람인척,로봇인척
로봇쓰레기
새로봇으로
장시우프로젝트
내이름13
이상한징후들
분노의감정
감정조절프로그램
실패한프로젝트
판도라의상자
비밀과진실
폐기명령
도망
미안해
나의손으로
심사평

출판사 서평

부모가원하는대로아이를만드는세상
그열세번째맞춤형아이와로봇의특별한이야기


“아이의외모는어떻게하시겠습니까?”
“머리는짙은갈색으로해주세요.키는성인이되었을때,
187센티미터정도가좋겠네요.물론팔다리비례도아름답게맞춰주세요.”
“성격은어떻게할까요?”
“판단력이뛰어나야해요.뭘할지몰라갈팡질팡하는성격은딱질색이에요.
냉철하게해주세요.마음이약해빠져서뭘할수있겠어요?”

엄마의선택은처음부터나를만들어나가는것이었다.
나는엄마배속에서태어난아이가아니라엄마의머릿속에서태어난로봇같은아이였다.

만약이런일이현실로이루어진다면어떠할까?엄마아빠가,우리사회가원하는완벽하게맞춰진아이들이세상을차지하고살아간다면세상은생각대로완벽해질까?이이야기는바로이러한일이현실이된세상에서벌어지는한아이와한로봇에대한이야기이다.

우리가사는시대는과거에비해몸의지위가높아졌다고하나여전히감정보다이성을중시한다.그러한사회의흐름에문제의식을가지고감정로봇을등장시켜이야기의운을뗀것은매우긍정적이다.인간의만족할줄모르는탐욕을‘로봇’을통하여드러내려한점,어떤작품보다흡인력을갖고이야기가흥미롭게술술읽히는점은응모작중단연최고였다.유전자조작을통해감정을잃어가는인간인시우와과학기술의발전으로감정을얻은로봇인레오의대비를통해인간이란무엇인가라는존재론적질문을던지고자한점또한이작품의미덕이었다._「심사평」중에서

인간의감정이억제된맞춤형아이시우와인간보다더깊은감정을지닌로봇레오가
만들어나가는아름다운기억과기적

“넌가장특별한아이가될거야.이제부터사람들은너를모델로삼을거야.”
엄마는늘나에게이렇게말해왔다.‘성별은아들,키는187센티미터,머리는짙은갈색,성격은냉철하게’엄마는차림표의음식을주문하듯연구원들에게나,장시우를주문했다.내주인은엄마인셈이고나는엄마가시키는대로따르고잘자라면되었다.아빠가누구인지는비밀이었지만굳이알려고하지않았다.열세번째맞춤형아이인나는앞서만들어진열두명의아이들에게서아쉬웠던부분을보완해만들어졌다.13이라는숫자는또다른이름처럼나를따라다녔고많은엄마아빠들은앞으로태어날자녀가열세번째아이인나처럼되길바랐다.문제될것은아무것도없었다.최고의성적을유지하고장차내직업이정해지면그일을하고그일에서성과를내면된다.그런데의문이들기시작했다.우리집에인간의모든감정을느낄수있는2075년형감정로봇인레오가들어오고나서부터였을까.레오는나를따라다니며질문을해대고자신에게입력된가짜기억을진짜처럼말하며사사건건귀찮게굴었다.자기가정말사람이라도되는줄착각하는로봇이라니.나는레오에게똑똑히말해주었다.넌명령대로따르면되는로봇이고네기억은입력된가짜기억일뿐이며네가느끼는감정또한가슴이아닌네머릿속의‘감정칩’에저장된것뿐이라고.그러니너자체도거짓이라고.그런데누군가말했다.유전자를조작한맞춤형아이와로봇,이둘이뭐가달라?

내이름은레오다.사람들은내팔목에2075-819라는숫자를새겨놓았다.2075년에819번째로생산된로봇이라는뜻이다.엄마와함께간집,나는거기서시우를만났다.내기억속의시우는언제나친한친구였고형제였으며시우의학교에서만난아이들도어제본것처럼생생했다.하지만시우는그건입력된기억일뿐이라며차갑게말했다.그리고눈하나깜짝않고내앞에서그일을저질렀다.순간나는로봇으로서해서는안될일을하고말았다.나와같은감정로봇들의감정이의지와결합하면서예측하지못한일이생겨났다고했다.사람들은불안해했다.“로봇은인간을해치지않았다!인간을해친것은인간자신일뿐이다!”하지만사람들은우리의말을들으려하지않았다.우리는소중한것을인간들에게내주어야할지도모른다.만들어진것과만든것의관계란이런걸까.나는인간들이던진두가지선택지중하나를선택해야했다.나는단순한기계로남고싶지않다.나는사람과같다고생각했다.그것은정말불가능한일이었을까?

나를낳아기르는일이엄마에겐프로젝트였을까?
완벽하게만들어진내가할줄아는건시키는대로하는것.
현재의문제를미래세계에녹여낸SF동화,미래는과연진화된세계일까?

『열세번째아이』는“SF작품이속속출간되고있긴하나SF는여전히한국어린이문학사에서낯선장르이다.마니아적성격으로인해한치의오차도허용하지않는장르적특성상이만한주제의식과서술의힘을가진작품을쉬만나기어렵다.”는평을받으며제12회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받았다.부모의요구사항에따라제품처럼만들어진아이,그리고인간의모자란부분을보완하고심리치료를위해생산된감정로봇이만나,진짜행복이무엇인지진짜나는누구인지존엄성이란무엇인지그답을찾아가는여정을흥미로운요소들을장착하여감동적으로담았다.시우와레오를주축으로레오를만든로봇연구원인시우의엄마와시우의유전자를조작했지만더이상의맞춤형아이생산과반인간적인로봇정책을반대하며입장을바꾼민박사가대립구조를이루며갈등의한축을이룬다.여기에시우의아빠는과연누구인가에대한답역시책을읽는내내머릿속을떠나지않는다.첫번째맞춤형아이인김선박사,로봇도사람과다르지않다고말하는입양아유나,가난하다는이유로아이들의무시를받는차니,로봇은로봇일뿐이라며외치는또다른맞춤형아이지오가가공할만한새로운미래세계로독자들을안내한다.

“너처럼완벽한아이가갖지못한게어디있어?”
완벽한아이와완벽한로봇,완벽하다는것은무엇일까?

외형만사람을닮은초기안드로이드로봇에서인공지능을탑재하고감정을느낄줄아는‘감정로봇’이개발되어판매되는2075년.하루가멀다하고최신형로봇으로갈아치우는상류층과변변한개인로봇없이변두리에서살아가는가난한계층으로사회는양극화되었다.웬만한것은‘모넥트’라는시스템을통해처리되고감정보다이성을중시하는분위기속에서로봇들은인간들의억눌린감정의배출구와욕망의대상이되기도하며경찰이나교사처럼인간들이할일을대신하기도한다.와중에더완벽한인간을추구하기위해시도한첫번째맞춤형아이가최연소노벨상수상자가되었다는뉴스가세상을떠들썩하게한다.맞춤형아이에대한관심이나날이높아지는가운데자격을갖추지못해맞춤형아이를신청할수없는사람들이불법으로맞춤형아이를만들고아이가원한방향과는다르게태어나면버리는일도서슴지않는다.
시우는이러한배경속에서「장시우프로젝트」라는이름아래,외모부터두뇌,성격,운동능력,심지어말투까지계획되고설계되었으며자라는동안조금이라도예상하지못한문제가발생하면곧바로치료를받는,보통아이들과는확연히다르게커온아이다.이성지수가감성지수보다아주높게만들어진시우는흡사기계인간같다.비록로봇이긴하지만가족처럼지낸로봇들을,거슬리고쓸모없어졌다는이유로로봇수거장에내다버리는가하면자신을좋아하는유나의마음에무감각하고,눈물을흘릴줄도모른다.누구보다완벽하게태어났지만인간다움을잃고살아가는시우앞에레오가나타난다.레오의존재를인정하지않으려는시우에게레오는묻는다.“내가느끼고기억하는것이거짓이라면그럼난뭐야?”그질문은다시시우에게로돌아온다.“나는누구지?”

“사람들이왜완벽한로봇을원하는지,완벽한로봇이정말있어야하는것인지,엄마한테물어보려고한적이있었다.하지만차마입밖으로그말이나오지않았다.그대답에내가세상에태어난이유도들어있을것같아서였다.”_본문중에서

13이라는숫자와레오의팔목에새겨진제품번호2075-819는어쩌면같은것이아닐까.완벽에가까운인간으로만들어졌지만인간으로부터더욱멀어지는느낌을받은시우.게다가자신의롤모델이라고여겼던김선박사에대한충격적인소식까지더해지면서시우는처음으로엄마의말이아닌자신의‘의지’를선택한다.
일방적인소통말고는누구와도참된소통을할줄몰랐던시우는레오와진짜기억을공유하고감정을나누며완벽한인간으로만들어지기위해잃어야했던것들과뿌리를찾아간다.시우가참인간다움을되찾으며중요한것이무엇인가재차강도를높여묻는과정의묘사는탁월하다.

더!더!무한경쟁을강요하는교육현실에미래를저당잡힌아이들을위로하고
존엄성이사라진인간중심적인과학기술과사고에일침을가하는동화

부모의선택이아이의형질과운명을결정하는미래의일을그리고있지만그안에그려진현실은매우생생하다.공상과학보다더공상적인지금여기에서벌어지는이야기들이미래세계의옷을입고생각거리를던지고있기때문이다.작가가만들어낸집과교실과거리에서아이들은,시우가레오에게서자신의얼굴을발견한것처럼,사회가이상화하는모델에맞춰사육되는자신의모습을보게될지도모른다.어른들은자기욕심대로아이를가공하고재단하는부모의모습에서가슴이뜨끔한느낌을받게될는지도.이동화는인큐베이터속에서철저히관리되고기형적으로자라나는아이들,감정과의지,꿈마저저당잡혀살아가는아이들에게가한무차별적폭력뿐만아니라빠르게진보하는과학기술을따라잡지못하는생명윤리의문제,너무나폭력적이고일방적인인간중심적인사고에도따끔한일침을가한다.

“무한경쟁의시스템은아이들에게,네가이사회에서잘먹고잘살려면감정따위는뒤로미루고,성적향상을가능케하는이성을중시하며살아야한다고협박하고있지않은가?『열세번째아이』는이러한우리사회의흐름에가슴아파하며,유전자조작을통해감정을잃어가는인간시우와과학기술의발전으로감정을얻은감정로봇레오의대비를통해인간이란어떤존재여야하는가?라는질문을던지고있다.”_임정자(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