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시집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시집

$11.00
Description
삶 속에서 밀어올려진 언어들의 순하고 순결한 세계!
《접시꽃 당신》,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의 저자 도종환 시인의 시집『흔들리며 피는 꽃』. 신동엽창작상, 2006년 올해의 예술상, 정지용문학상, 윤동주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저자의 이번 시집은 1994년에 초판이 발간된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을 새로운 장정으로 펴낸 것으로, 저자 자신이 마흔 고개에서 허리를 꺾으며 쓴 시, 흔들리며 써낸 시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권력이나 초월에 대한 동경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이 살아온 삶만큼의 순결한 언어로 정갈하게 빚어낸 80여 편의 시를 모두 5부로 나누어 수록하였다. 저자의 슬픔이 그러했듯, 저자의 삶과 사랑이 그러했듯, 오랜 시간을 두고 이리저리 흔들리며 기어이 다시 피어나는 ‘사월 목련’, ‘물결도 없이 파도도 없이’, ‘법고 소리’, ‘당신은 그곳에서 나는 여기서’ 등의 아름다운 시편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물결도 없이 파도도 없이

그리움도 설렘도 없이 날이 저문다
해가 가고 달이 가고 얼굴엔 검버섯 피는데
눈물도 고통도 없이 밤이 온다
빗방울 하나에 산수유 피고 개나리도 피는데
물결도 파도도 없이 내가 저문다
저자

도종환

저자도종환(都鍾煥)은충북청주에서태어나충남대에서박사학위를받았으며,주성대문예창작과겸임교수를역임하였다.1998년해직십년만에덕산중학교로복직하여아이들을가르치다가지금은학교를그만두?고보은군내북면에서잠시쉬고있다.시집『고두미마을에서』『접시꽃당신』『당신은누구십니까』『부드러운직선』『슬픔의뿌리』『해인으로가는길』,산문집『그때그도마뱀은무슨표정을지었을까』『모과』『사람은누구나꽃이다』,교육에세이『마지막한번을더용서하는마음』,동화『바다유리』가있다.

목차

목차
自序
1부사람의마을에꽃이진다
1.산사문답
2.낙화
3.오늘밤비내리고
4.꽃잎
5.돌아가는꽃
6.바람이그치면나도그칠까
7.꽃잎인연
8.바람이오면
9.사월목련
10.님은?더깊이사랑하는데
11.가을밤
12.홍매화
13.사연
14.바다를사이에두고
15.사랑업
16.낙엽
17.대합실
2부그리운얼굴은어느마을에들었는가
1.세우
2.여름한철
3.보리팰무렵
4.아득한날
5.흔들리며피는꽃
6.울바위
7.목련잎
8.윤삼월
9.물결도없이파도도없이
10.골목길
11.비내리는밤
12.시든국화
13.미루나무
14.저녁비
15.산길십리
16.동백피는날
17.가을날
18.일요일
19.일요일아침
3부물이깊어야큰배가뜬다
1.책꽂이를치우며
2.늦깎이
3.파도와갯벌사이
4.밤길
5.고요한물
6.깊은물
7.맑은물
8.오늘도절에가서
9.보리수나무
10.지는꽃보며
11.동안거
12.꽃과라훌라
13.봄산
14.어떤날
15.쑥갓꽃
16.법고소리
4부마음속불꽃이병이된다
1.그해봄
2.병
3.어떤마을
4.들길
5.점
6.옛집지나다
7.당신은그곳에서나는여기서
8.오동꽃
9.새소리에지는꽃
10.죽령마을
11.갈잎
12.기침소리
13.소리
14.무인도
15.오늘하루
16.그리운불빛
5부살아있는것들은반드시살아있음을표시한다
1.나뭇가지와뿌리
2.우리가싸우고있는동안
3.단식
4.대추
5.겨울강
6.멀리가는물
7.다시떠나는날
8.목련비구니
9.푸른잎
10.새벽거리
11.이정표
12.벽초생각
13.겨울나기
14.어머니의채소농사
해설-유순한,혹은고삐를거부하는말의집안
시인의말-흔들리지않고피는꽃이어디있으랴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꾸준히사랑받고있는시집『사람의마을에꽃이진다』가새로운장정으로선보입니다.
흔들리지않고피는꽃이어디있으랴
1994년에초판이발간된이시집『흔들리며피는꽃』(원제:사람의?마을에꽃이진다)은,시집이출간된지이십년이가깝도록꾸준히사랑받는시집이다.초판해설을쓴김훈선생은이시집을두고,
“도종환의시속에서말들은,우선,권력이나초월에대한동경으로부터벗어나있다.도종환의말들이바라보고있는곳은그리멀거나높은곳이아니다.(...)그의시는그가살아온삶만...
꾸준히사랑받고있는시집『사람의마을에꽃이진다』가새로운장정으로선보입니다.
흔들리지않고피는꽃이어디있으랴
1994년에초판이발간된이시집『흔들리며피는꽃』(원제:사람의마을에꽃이진다)은,시집이출간된지이십년이가깝도록꾸준히사랑받는시집이다.초판해설을쓴김훈선생은이시집을두고,
“도종환의시속에서말들은,우선,권력이나초월에대한동경으로부터벗어나있다.도종환의말들이바라보고있는곳은그리멀거나높은곳이아니다.(...)그의시는그가살아온삶만큼의언어라는점에서순결하다.그의언어는권력이나초월의집안의언어가아니고,그양쪽집안을능숙하게넘나드는유격의언어도아니다.언어에관한한그는그자신이작은캠프를스스로건설한,외로운추장인셈이다”라고말한바있다.
삼십대에쓴시들은무리지어피는꽃처럼들판과능선을향해달려갔습니다.세상을향해꽃으로,꺾어진가지와상처로,지는잎으로하고싶은이야기가많았습니다.그렇게달려가다가저는돌부리에걸려넘어졌습니다.허리꺾인꽃이되어마흔고개를넘게되었습니다.이시집에실려있는시들은그무렵에쓴것들입니다._2006년시인의말
2006년시인은,십여년전의시집에이렇게덧붙였다.그랬다.이시집은시인자신이허리를꺾으며쓴시,흔들리며써낸시들이었다.
80여편시들이5부로나뉘어있는시집의주조음은언뜻차고쓸쓸한느낌을불러일으킨다.곳곳에서비가내리고,바람이불고,꽃이진다.그러는동안깜깜한세월은속절없이저물고시를노래하는이는“몸어디인가소리없이아프다”(「오늘밤비내리고」).그러나대부분의말과말사이엔휴지(休止)가많고,그텅빈자리는언어와자리를바꾸지못한응어리진슬픔으로가득채워져있다.화자의말못할슬픔은짧은호흡속에서도유장한울림을자아내고덜어낼대로다덜어내고요로충만한말들의자리에뿌리를내리며비로소시로태어난다.「낙화」는그러한과정을오롯이보여준다.
사람의마을에꽃이진다
꽃이돌아갈때도못깨닫고
꽃이돌아올때도못깨닫고
본지풍광本地風光그얼굴더듬어도못보고
속절없이비오고바람부는
무명의한세월
사람의마을에비가온다
―「낙화」전문
시집전반에흐르는잔잔한서정의밑바탕을이루는것이실은세상을향한유순한사랑임을깨닫는데는그리오랜시간이걸리지않는다.“혁명과좌절과눈보라지난뒤에도/때가되면다시푸른잎을내”(「나뭇가지와뿌리」)는어린가지처럼시인은지난한슬픔의뿌리에서사랑의새순을피워올린다.간절히꾸었던참다운세상에의꿈이무너졌을때조차화자는“아름다운세상아,형벌같은아름다운세상”(「단식」)이라고눈물을흘리며노래부르는것이다.꽃진자리에선언젠가또꽃이피기마련이다.“사람들이순하게사는지별들이참많이”(「어떤마을」)뜨는마을,여전히비가오고바람불지만그곳엔운명인듯꽃이핀다.오랜시간을두고,이러저리흔들리며기어이다시피어난다.시인의슬픔이그러했듯이,그리고시인의삶과사랑이그러했듯이.
흔들리지않고피는꽃이어디있으랴
이세상그어떤아름다운꽃들도
다흔들리면서피었나니
흔들리면서줄기를곧게세웠나니
흔들리지않고가는사랑이어디있으랴
젖지않고피는꽃이어디있으랴
이세상그어떤빛나는꽃들도
다젖으며젖으며피었나니
바람과비에젖으며꽃잎따뜻하게피웠나니
젖지않고가는삶이어디있으랴
―「흔들리며피는꽃」전문
단정하고청결한마음의무늬
도종환의시들은이처럼삶속에서밀어올려진언어들의순하고순결한세계이다.그의언어의구문론적인순함이리듬의순함에맞물려나타날때도종환의시는그두박자를주조로하는리듬의갑갑함속에서도일정한자유로움을획득하는것이다.나는두박자의자연과두박자의속박에대하여좀더오래생각하게될것이다.김훈(소설가)
도종환의좋은시들은회한이깊어질수록더욱단정해지고,절망이클수록더욱청결해지는마음의무늬를펼쳐보인다.그마음의무늬속에는무명의세월을아파하며스스로를단련해가는순정한인간의모습이있다.정갈하게빚어진그의단시들은단아한품격의서정시에서받았던감동의추억을재삼불러일으킨다.황종연(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