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책

질문의 책

$10.00
저자

파블로네루다

1904년칠레파랄에서태어났다.열살때부터시를쓰기시작했으며,한동네에살던시인가브리엘미스트랄의서재를드나들며재능을키웠다.청년시절매일두편이상의시를쓰며지냈고,1923년첫시집『황혼일기』를출간하여칠레문학계를뒤흔들었다.1924년소박한표현과내면세계를추구한연애시『스무편의사랑의시와한편의절망의노래』로국제적명성을얻었다.1927년외교관이되어...

목차

1
2
3
4
(…)
73
74

옮긴이의말|홀연히‘처음’의시간속에

출판사 서평

●편집자의책소개

“나였던그아이는어디있을까,
아직내속에있을까아니면사라졌을까?”

호기심많은아이처럼
대단히시적인,엉뚱한상상력의소유자네루다의
웃기고,초현실적이며,신비로운질문의시74편!

파블로네루다의새시집한권을여기내놓는다.물론파블로네루다의새시집번역은최고의시인이자네루다전문가100인에게주는네루다메달을받은바있는정현종선생께서맡았다.그러니번역에토를달오지랖따윈제쳐두고일단읽어나가는게도리렷다.제목부터보시라.호기심만발이지않는가.『질문의책』이라니,시의제목이번호로만붙어있는이기묘한목차라니.
파블로네루다의『질문의책』은1974년에출간된시인의후기작중하나다.1973년9월시인이세상을떠나기불과몇달전에마무리된이시집은,파란만장한역사적소용돌이속한데뜨겁게휘몰렸던그가칠십노인의펜으로그릴수있는온갖물음표들은죄다넣은듯모두300개가넘는질문들에둘러싸여있다.말하자면물음표가우산처럼둥둥떠있는형국이랄까.비가오는것도아니고,또양산처럼그걸붙잡아볕을가릴요량도아닌데물음에물음을더하는우리들의궁금증이끝도없음을대변하듯아무거나골라잡아그질문의속셈을파악해보자니대략이런식이다.

왜사람들은헬리콥터들이
햇빛에서꿀을빨도록가르치지않지?―「1」부분

연기는구름과이야기하나?―「4」부분

버려진자전거는어떻게
그자유를얻었을까?―「15」부분

사랑,그와그녀의사랑,
그게가버렸다면,그것들은어디로갔지?―「22」부분

태양과오렌지사이의
왕복거리는얼마나될까?―「29」부분

우리는친절을배우나
아니면친절의탈을배우나?―「64」부분

쉽다고들하시겠다.짧다고들하시겠다.맞다.분명맞는데,74편의시편편이그리만만치않은내공의소유자임을알게되는건한번읽었을때보다두번,두번읽었을때보다세번,이렇듯거듭읽어나감을경험하고난뒤의일일것이다.단어들의조합이,문장들의연결이지극히단순하다고는하나그것들이모여응집된사유의깊이와넓이가어느순간우리의짐작을가볍게넘어버리기때문이다.빤하다면빤하기그지없는시인과의꼬리잡기에서이렇듯백번백패를경험할수밖에없는건일찌감치우리가저마다손에쥐고있던상상력이라는무기를버려버린탓이다.그렇다면시인의저력은우리가떠나와뒤도돌아보지않았던상상력의마당에풍성히잔디를깔아아이들을뛰놀게했던보살핌의보상으로주어진것이아닐까.말년의그가매일매일청년의정신으로촉이살아있는시의열매를틔울수있었던연유를굳이찾아보자면말이다.

실은모든뛰어난예술작품은꼭물음표를붙이지않더라도물음표와감탄사의숲이다.그러니까우리가예술을감상(체험)하는것은질문과경이의숲을헤매는일이라고해도좋을터이다.
―‘옮긴이의말’중에서

어떤감화를목적으로하는것이아니라그목적마저무의미한것으로만들어버리는네루다의시들은그만의예리한직관과그만의풍부한직감으로평범하고일상적인만물에나날이새옷을입히는역할에그충실을다하고있다.그때마다쓴자와읽는자사이에동시다발적으로운동이이뤄지는데,일체의강요도일말의부응도없이다만오늘예있음을느끼게하는파장의힘은결국우리의살아있음마저확인케하니그것이어쩌면‘무아’와한종이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