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과 집 사이를 걸었다 (박지웅 시집반양장)

구름과 집 사이를 걸었다 (박지웅 시집반양장)

$12.00
Description
응시하는 견딤, 각성하는 견딤을 그린 견딤의 시학!
한국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문학동네시인선」 제33권 『구름과 집 사이를 걸었다』. 2004년 《시와 사상》 신인상, 2005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자신만의 시세계를 펼쳐온 저자의 두 번째 시집이다. ‘나’와 타자의 모든 쓰라린 국면을 껴안는 전폭적인 견딤으로 나아가 오로지 시의 내부에 몰두함으로써 얻어지는 감동이 구축하는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몸 밖의 가혹한 사태들을 오로지 견디면서 써내려간 ‘나비를 읽는 법’, ‘물의 방중술’, ‘순간의 미학’, ‘소리의 정면’, ‘바늘의 눈물’, ‘달의 통로’ 등 62편의 시를 만나볼 수 있다.
☞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유랑의 풍습

전생에서 내 가져온 재물인가
슬픔에게 바치는 서글픈 뇌물인가
한숨이여, 기억이 남긴 몹쓸 유산이여
무너진 흙더미 같구나, 내 불쌍한 행복아
내 생을 출발시킨 무관심한 봄은
어디로 갔는가, 가벼운 협박처럼 나를 쫓는
햇살 피해 나 울적한 그늘에 앉았네
가을은 계급장 떨어진 보병 같은 나무를
내 앞에 세워두고 또 가버리고
동의하지 않은 이 유랑에 대해
초췌한 철학은 한 번도 설명하지 못했네
나 공연히 일어나 이 생으로 넘어왔네
나는 왜 나에게 죽음을 전수했는가
저자

박지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