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신화적 상상력의 판테온을 세우다!
한국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문학동네시인선」 제35권 『눈과 오이디푸스』. 1993년 《문예중앙》 겨울호에 ‘들판의 노래’ 외 10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한 서상영 시인의 두 번째 시집으로 시인지 소설인지 우화인지 연극인지 분간할 수 없게 전통적 장르의 경계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시세계를 펼쳐 보이고 있다. 기성의 오이디푸스와는 사뭇 다른, ‘네오 오이디푸스’의 등장이라고 볼 수 있는 저자 시의 미학을 엿볼 수 있다.
29편의 연작시 ‘눈과 오이디푸스’를 비롯해 ‘오르페우스, 그 겨울의 시작’, ‘슈베르트의 성년기’, ‘나에게 살아 있는 증거는 없다’, ‘묘비명’ 등의 시편들을 모두 2부로 나누어 수록하였다. 이와 같은 시편들을 통해 과거의 오이디푸스 신화를 오늘의 관점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교정해나가고 초역사적 오이디푸스 신화를 우리 시대의 맥락 속으로 편입시켜 역사화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다.
29편의 연작시 ‘눈과 오이디푸스’를 비롯해 ‘오르페우스, 그 겨울의 시작’, ‘슈베르트의 성년기’, ‘나에게 살아 있는 증거는 없다’, ‘묘비명’ 등의 시편들을 모두 2부로 나누어 수록하였다. 이와 같은 시편들을 통해 과거의 오이디푸스 신화를 오늘의 관점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교정해나가고 초역사적 오이디푸스 신화를 우리 시대의 맥락 속으로 편입시켜 역사화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다.
☞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눈과 오이디푸스 - 세상 어머니들의 노래
어미의 역할을 끝났다
다시 아가씨가 되어야 할지
재빨리 할머니가 되어야 할지
가불가(可不可) 어렵구나
아가씨가 되면
또 나는 아들의 아들을 낳아야 할 것이고
할머니가 되면
괄시가 벌떼처럼 달라붙겠지
살다 살다보니, 인생은 어렵구나
하지만 무엇으로 살든 나는 기억하리라
썩은 동아줄을 타고 하늘로 오르다가
떨어져서
수수깡에 똥구멍을 찔렸다는 호랑이의
쓰라린 아픔,
서정시도 서사시도 아닌 똥구멍 같은 우리의
자화상을, 나는 그리워하리라
세계에 살아 있다는 것보다
깊은 것은 존재하지 않느니
사랑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단지 서툴렀을 뿐이려니
눈과 오이디푸스 - 세상 어머니들의 노래
어미의 역할을 끝났다
다시 아가씨가 되어야 할지
재빨리 할머니가 되어야 할지
가불가(可不可) 어렵구나
아가씨가 되면
또 나는 아들의 아들을 낳아야 할 것이고
할머니가 되면
괄시가 벌떼처럼 달라붙겠지
살다 살다보니, 인생은 어렵구나
하지만 무엇으로 살든 나는 기억하리라
썩은 동아줄을 타고 하늘로 오르다가
떨어져서
수수깡에 똥구멍을 찔렸다는 호랑이의
쓰라린 아픔,
서정시도 서사시도 아닌 똥구멍 같은 우리의
자화상을, 나는 그리워하리라
세계에 살아 있다는 것보다
깊은 것은 존재하지 않느니
사랑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단지 서툴렀을 뿐이려니
눈과 오이디푸스 (서상영 시집 | Paperback)
$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