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치지 않는 비 (오문세 장편소설 | 제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 개정판)

그치지 않는 비 (오문세 장편소설 | 제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 개정판)

$12.50
Description
비가 내리고 형과 동행하는 여행…….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제3회 대상 수상작인 『그치지 않는 비』를 초판 발간 10년 만에 개정판으로 선보인다. 내용에 변화는 없으며, 다만 지금의 독자들에게 가깝게 문체를 새롭게 깎고 가다듬었다. 다시 만나는 『그치지 않는 비』는 위로의 언어는 그대로이되, 10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을 건너뛰어 독자들과 한층 가까워진 작품이 될 것이다.

더는 고칠 수 없을 때까지 깎고 다듬은 책이다. 10년쯤 지나면 달라 보일까. 막연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정말 10년이 지났다. 지금도 나에게는 완성된 책이다. 달라진 건 책이 아니라 쓴 사람이다. 현재의 문체로 새롭게 깎고 다듬으면서 분량이 조금 줄었다. 내용이 바뀐 건 없다.
이제 당신은 10년 전보다 덜 아프고, 덜 고독할까. 조심스럽게 묻는 마음으로 글을 고쳤다.
_오문세(작가의 말 중에서)
마치 숨은 그림 찾듯 조각난 이야기를 맞추어 나가면서 현실적이면서 환상적 결말의 반전과 마주치도록 청소년들을 인도하고 있다. 특히 말 못 할 그리움과 슬픔을 껴안은 채 한 곳에 정박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나'의 과거를 더듬어보도록 유도할 뿐 아니라, '나'의 여행을 동반하면서 잊을 만하면 현실적 조언과 시답잖은 농담을 던지는 기묘하고 의문스러운 형의 존재를 내세우는 등 청소년들에게 끊임없는 사유를 이끌어낸다. 괴물들이 설치고 다니는 터프한 길 위를 지나 '나'가 맞게 되는 빗속에서의 마지막 장면을 통해서는 홍한기의 몸살 같은 성장통을 앓는 청소년들의 가슴을 다독거려주면서 감동과 위안을 쏟아낼 것이다. 오랜 문학적 수련을 가늠하는 단단한 문장과 안정된 호흡이 돋보인다.
수상내역
- 제3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대상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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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오문세

저자:오문세
한신대국문과를졸업했다.다양한장르의소설과음악,영화와게임을좋아한다.음악을만들고녹음하는게취미이다.2007년부터영화와관련된여러이야기들을올리면서‘밥상엎고영화에게이단옆차기’라는블로그를운영중이다.

목차

1유령이되어서는살수없다
2어디를가도마찬가지
3괴물들이설치고다니는터프한나라
4누군가는무언가를찾아야만해
5외로움에는번지수가있다
6견디기힘든하루가계속되고
7누구나?다그럴수는없다
8세상전체가다평범하지않아
9그래도가봐야하지않을까
10사람들은그런걸비라고부른다

출판사 서평

길을걷는사람이라면언제든지비가올수있다는걸알고있어야해
혹한기의몸살을앓고있는이들을다독이는위로의언어

“여행을떠나자.”
형의말이떨어지자마자,열아홉의나는짐을꾸린다.고등학교는자퇴했고,아버지는언제들어올지알수없는데다야구배트에부서져나간세간을정리하고몇안되는가재도구들만지키는집에는미련이없다.부서진세계와도같은집을뒤로하고나선길.낭만과는거리가멀것같은여행을,나는뚜렷한목적지도기약도없이시작한다.여행에서첫번째로하고싶은것은낯선곳으로가는것.그리고백지같은일정표를채우고있는것은,어린시절책상에그어놓은금으로넘어오는서로의물건들을차지하며유치한우정을쌓았던19번과의만남뿐이다.우습게도여행을떠난순간부터나의머리위에는언제나비가내린다.내가비를몰고다니기라도하듯사방이비다.비와더불어줄곧나의동반자로함께하는것은형이다.잊을만하면현실적인조언과시답잖은농담을던지는형은어딘가기묘하고의문스러운구석이있다.

이제나의발길이닿는곳은학교와집이아니다.쪽잠을청하는대합실,비를피하기위해들어간패스트푸드점,교회뒤에쑤셔박힌컨테이너,핑크빛앞치마를두른젊은남자가지키는카페,기차찻간같은곳에삶의진실들을한조각씩품은이들이거기서있다.커트코베인처럼한순간에불타없어지기를꿈꾸는,전직의사출신의뮤지션,화석을찾아헤매는폐소공포증을앓는남자,케세라세라라는문구를명함에박아넣은목사,크리스마스선물이라곤엉키는놈들을패버리라고아버지가건네준야구배트밖에기억나지않는나에게뜻밖의선물을건네는미세스산타클로스…….환영처럼느껴지기도하는그들은엉뚱한수수께끼문제처럼괴물들이설치고다니는터프한나라어디쯤에서이시니컬한여행자를마중하고배웅한다.

한곳에정박하지못하고떠돌아다니는열아홉의내가이따금내뱉는몇마디의말에서독자들은희미하게나마나의과거를더듬어볼뿐이다.여행의막바지,어쩌면막다른곳이자시작점.그곳에서,이야기의군데군데흩뿌려진조각그림들이한데모이고열아홉의내가관통해온삶의풍경이드러난다.그제야독자들은알게된다.“멈추지도않고걷지도않을수는없어.”라는형의말의의미와시니컬한태도이면에웅크린슬픔과절박한발걸음을떼어놓을수밖에없었던이유그리고왜형이줄곧곁을지킬수밖에없었으며왜아버지와둘이걷던그길을마지막으로디딜수밖에없었는지에대해.그렇게오랫동안길의끝까지함께해온독자들을잔잔하게적셔오던비가마침내감동과위안을실어나르는폭우가되어가슴속으로쏟아진다.

어디냐?비가내리고있구나.
지겹게오고있어요.그칠것같지가않네요.
곧그칠거야.
그치지않는비는없으니까.

이소설은흥밋거리들을찾아안달하지않으면서도충분히흥미롭고매력적이다.숨은그림찾듯조각들을모아가면마침내하나의그림이완성되고,또결말의반전도나무랄데없다.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유영진은그간청소년소설들이영화적문법을가져와가독성을높이고,다읽은다음에인간과삶에대한성찰이촉발되게하였다면이소설은읽는내내멈칫거리고무언가를생각해야한다면서끊임없이무언가를사유해야하는소설,이것이바로우리청소년소설이회복해야할잃어버린그무엇이아닐까?라며이소설을상찬하고있다.한소년의내면을향해핍진해들어오는펜은통통튀고날렵한언어,자극적인흥밋거리들의홍수속에서,문학의참된힘이무엇인지되짚어보이고있다.지금머리위로내리는비가끝내그치지않을것만같을때,말못할그리움과슬픔을느낄때이이야기가누군가의가슴을따듯하게덥혀주리라기대한다.

아무에게도아무말도하고싶지않은때가있었다.나는망가졌고,다른사람들역시마찬가지라는생각을해왔다.혼자만을위한글을썼다.대화를나눌때보다는상념에젖을때가더많았다.그시절의기억이첫번째장편소설을완성하는힘이되었다.이제나는그때보다는덜아프고,덜고독하다.특별한계기가있었다고는말할수없다.다만시간이흘렀을뿐이다.어쩌면모든상처는그런식으로자연스럽게낫는건지도모르겠다.이글을읽고있는당신이어디에있든,무엇을하든,어떤심정이든,조금씩나아지기를바란다.그런바람을가지고이글을썼다._작가후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