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놈

어이없는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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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개미

강원도인제에서태어나2005년[시와반시]에시,2010년[창비어린이]에동시를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앵무새재우기』『자면서도다듣는애인아』,동시집『어이없는놈』『커다란빵생각』『쉬는시간에똥싸기싫어』『레고나라의여왕』『오줌이온다』등을냈다.제1회문학동네동시문학상,제1회권태응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목차
제1부어이없는놈
어이없는놈
상장
옛날사진
네살자리양치질
입속에서
똥그림
나의꿈
코끼리코
이게뭐야
고슴도치야고슴도치야
어느맑은날
동민이는아마
밀가루봉지
러닝머신
누굴닮아서
두꺼비눈
제2부그애연습장
조회시간
맙소사
넌그런날없니?
너도올라오겠어?
그애연습장
침이마른다
그애가전학간다음날
무당벌레
벌과얼음
몸을숲이라하면
웅덩이
장롱속으로들어간다
제3부외계로보내는메시지
비오는날
목을뺐는지
거미줄
학교앞비둘기
덜잠긴수도꼭지
자벌레
지렁이
여름밤
쇠똥구리의경고
소금쟁이와웅덩이
지네
눈은참
추운날할머니전화
언빨래
바람을타고가는투명괴물
외계로보내는메시지
해설/이재복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우리동시의새지평,문학동네동시문학상
문학동네는2008년김은영동시집『선생님을이긴날』을시작으로스물여섯권의동시집을출간하며,오래침체되었던우리동시문학에신선한활기를불어넣어왔다.다양한목소리의새로운시인들을발굴하고,기존시를쓰던시인들을동시창작의장으로초대하였으며,2011년에는권정생의유품에서발견한육필동시집『동시삼베치마』를책으로펴내권정생문학의시원을새로보는계기를만들기도하였다.
그리고2012년,‘문학동네동시문학상’을제정하면서또한번의도약을준...
우리동시의새지평,문학동네동시문학상
문학동네는2008년김은영동시집『선생님을이긴날』을시작으로스물여섯권의동시집을출간하며,오래침체되었던우리동시문학에신선한활기를불어넣어왔다.다양한목소리의새로운시인들을발굴하고,기존시를쓰던시인들을동시창작의장으로초대하였으며,2011년에는권정생의유품에서발견한육필동시집『동시삼베치마』를책으로펴내권정생문학의시원을새로보는계기를만들기도하였다.
그리고2012년,‘문학동네동시문학상’을제정하면서또한번의도약을준비하였다.마감일까지모두158편의작품이접수되어동시문학을향한뭉근한열기를확인할수있었고,예심을거쳐모두다섯편의작품이최종심에올랐다.관행적인동시쓰기에서벗어나새로운관점을보여준다고판단되는작품들이었다.
2012년12월13일동시인권오삼,시인안도현,어린이문학평론가이재복심사위원이모여최종심을열었다.심사과정에서중요하게거론된기준은동시의요체가되는동심을어떻게바라보고있는가였다.지금의아이들은심리적어린이기를겪지못하고급격히어른문화속으로편입해들어와어른의문화를소비하며살아간다.변화하는동심을담아내야하는‘동시’라는그릇은마땅히내용과형식면에서끊임없는실험을거쳐지어져야한다.오랜토론끝에세심사위원은김개미시인의『어이없는놈』을수상작으로선정하였다.

원로동시인권오삼은심사평에서“아이다운상상력을때로는엉뚱하게,때로는유쾌하게,개성있는문체속에군더더기없이밀어넣어보인솜씨가동시의맛을느끼게해주는에너지로작용한다.”고평했다.
시인안도현은“김개미의동시는무엇보다재미있게읽힌다.감각이유쾌하고,문체는간결하고,호흡은가파르게느껴질정도다.이것은그가발랄한동심을표현하기에썩좋은재능을지녔다는것을말한다.”고밝혔다.
평론가이재복은김개미의동시가“아이들이서있는자리로내려가아이들마음높이보다높지도않고낮지도않은자리에서아이들과소통하며얻은언어”라는점을가장큰미덕으로꼽았다.
제1회대상수상작『어이없는놈』에담긴다양한시적존재의씨앗들
“작품을읽는아이들과작가사이의거리가이토록가까운것은김개미동시의가장뚜렷한미덕이다.아이들안에서잠자는언어를다시되살려내고아이들안에서뛰어놀고있는언어를밖으로끄집어낼수있는자리인것이다.”어린이문학평론가이재복은이렇게말하며,김개미의작품들속에“그야말로작가가삶에서발견한존재의다양한씨앗들이들어있다”고짚었다.
“할아버지는길을가다구멍을발견하면손도넣어보고머리도넣어보고또어떤때는지겟작대기로쑤셔보기도했습니다.할아버지가사랑방에누워있으면저는할아버지머리맡에앉아『장길산』과『임꺽정』을읽었습니다.입이바짝마를즈음,할아버지는마루로나가커다란송판하나를들어냈습니다.그러고는온몸에주렁주렁거미줄을달고한참만에야올라와편지지를내밀었습니다.글을쓰는순간마다저는엄마였고아빠였고친구였고선생님이었고세계였던할아버지를만납니다.돌아가신지30년도더된할아버지가제가슴속계단에서걸어올라와제게편지지를내밉니다.”_수상소감중에서
인제군지명유래사전에도등장한다는괴짜동굴탐험가를할아버지로둔손녀답게시인의상상력은어디로튈지모르는독특한색깔을품고있다.군인으로,간호사로,교사로,연극배우로살아온시인의이력과도무관하지않아보인다.그가가꾼다양한존재의씨앗들이싱싱한동시가되어아이들밥상에소복이자리잡았다.새로운언어와맹랑한감각으로무장한수상작『어이없는놈』을만나보자.
지금여기아이들의마음에찾아온언어
102호에다섯살짜리동생이살고있거든
오늘아침귀엽다고말해줬더니
자기는귀엽지않다는거야
자기는아주멋지다는거야
키가많이컸다고말해줬더니
자기는많이크지않았다는거야
자기는원래부터컸다는거야
말이많이늘었다고말해줬더니
지금은별로라는거야
옛날엔더잘했다는거야
102호에다섯살짜리동생이살고있거든
자전거가르쳐줄까물어봤더니
자기는필요없다는거야
자기는세발자전거를나보다더잘탄다는거야
-「어이없는놈」전문
입이저절로벌어지는그놈의면면이다.나름대로귀여워서건넨말을한마디도빼놓지않고되받아친다.시의화자도때때로어른들을골탕먹이는말썽꾸러기아이겠지만이놈은새로운차원의악동이다.미워할수없는개구쟁이,자꾸만말을시켜보고싶은녀석,이제껏본바없는막강한캐릭터의탄생이다.
앨범을뒤적이다우스꽝스러운사진을발견하고못난이오빠의약점을찾아서신이나던차,그것이사실은자기사진이었다는걸알고‘어이쿠야’이마를치는「옛날사진」속아이,‘포악한사자를/여러마리기르’고,‘토끼여섯마리쯤뚝딱먹어치우는/비단구렁이를목에감고노는’사육사가되고싶은「나의꿈」속의아이를비롯해책속에모여있는‘아이’들은하나같이개성이넘친다.
아빤,
으스러지게나를껴안고
흔들어댈테지
내코에침을바르며
끽끽거릴테고
(중략)
결국나를,
사냥한짐승처럼거꾸로들고
집안을뛰어다니겠지
이걸내밀기만하면
이시의제목은「상장」이다.일등주의에갇힌아빠에대한풍자가경쾌하다.「조회시간」의화자는“가만히있는데도/가만히있으라고/떠들지않는데도/떠들지말라고”뒷짐을지고돌아다니는선생님을보며생각한다.“교장선생님은좋겠다/교장선생님말씀안들어서”
“엉뚱한뒤집기를시도함으로써즐거움은증폭된다.유쾌함을넘어작은깨달음을던져줌으로써긍정적이고트인마음으로세계를보게하는것이다.”시인안도현의말처럼김개미의시는지금아이들의내면에쌓인갈증을달게해소해준다.
한시도쉴틈없이온갖종류의공부에시달리는지금의아이들이자신들의지친마음에유머러스한언어가돌게하는시를기다리는것은당연한일이다.유머와재치,풍자가반짝이는시를읽을때아이들마음속우주에는역동적인에너지가용솟음칠것이다.김개미의동시가담고있는고유한힘은바로이것이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