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뎅의 마귀들림 (근대 초 악마 사건과 타자의 형상들 | 양장본 Hardcover)

루뎅의 마귀들림 (근대 초 악마 사건과 타자의 형상들 | 양장본 Hardcover)

$26.12
Description
『루뎅의 마귀들림』은 역사학의 본질을 ‘타자’에 대한 탐구에서 찾았던 특유의 역사관과 근대 초기 신비주의 현상에 대한 풍부한 문헌학적 연구가 접목된 세르토의 초기 대표작이다. 17세기 프랑스 남부 루뎅의 한 수녀원에서 일어난 마귀들림 사건을 다룬다. 세르토는 중세와 근대, 종교권력과 정치권력, 구교와 신교, 남성과 여성, 과학과 영성, 역사와 전설의 충돌 속에서 당대 시대변화의 중요한 증후인 ‘타자성’의 출현을 읽어낸다.
저자

미셸드세르토

저자미셸드세르토MicheldeCerteau는역사가이자예수회사제로서신학과인류학,정신분석과문화연구를넘나든20세기프랑스지성사의독특한인물.1925년5월프랑스남부샹베리에서태어난세르토는그르노블대학등에서철학을공부한뒤,1950년예수회에들어가1956년사제서품을받는다.1960년소르본대학에서예수회공동창립자인피에르파브르의신비주의사상에대한논문을제출,종교학박사학위를받는다.근대초기종교사전문가가된세르토는17세기의저명한신비주의자이자구마사,예수회사제인장조제프쉬랭의저술을편찬하면서동시에정신분석학에이끌려라캉학파에참여한다.기호학과아날학파의방법론에도관심을기울이던그는68혁명을적극적으로옹호하고,이후현대사회와일상성문제에천착해문화이론가로도입지를다진다.특히일상의층위에서지배권력에맞선미시저항의실천을성찰한전략/전술개념은20세기후반지성계에큰영향을미친다.세르토는파리8대학등에서강의하다1978년미국으로건너가샌디에이고의캘리포니아대학교수를지내고,1984년파리로돌아와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신앙의역사인류학’분과를맡지만,1986년1월암으로세상을떠난다.자신의사후유고를정리하고책으로펴내는일은제자인뤼스지아르에게일임한다.주요저서로는『이방인혹은차이속의결합』(1969),『루뎅의마귀들림』(1970),『복수형의문화』(1974).『역사의글쓰기』(1975),『일상의발명1-실행의기술』『일상의발명2-주거하기,요리하기』(1980),『신비주의의우화1』(1982),『과학과픽션사이의역사와정신분석학』(1987),『타자의자리-종교사와신비주의』(2005)등이있다.

목차

역사는결코확실한법이없다
1마귀들림은어떻게태어나는가?
2마법의원圓
3마귀들림의담론
4피고위르벵그랑디에
5루뎅의정치:로바르드몽
6예심의초반부(1633년12월~1634년4월)
7마귀들린여인들의연극(1634년봄)
8의사들의시선(1634년봄)
9진리의기형학畸形學
I철학의상상력
II신학이라는거짓말쟁이
10마법사에대한판결(1634년7월8일~8월18일)
11처형:전설과역사(1634년8월18일)
12죽음이후문학이
13영성의시간:쉬랭신부
14잔데장주의승리
타자의형상들

사료와참고문헌|주|미셸드세르토연보
해설|옮긴이의말|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타자에대한탐구는역사학의본질!
『일상의발명』으로세계지성계를뒤흔든독창적사상가세르토,
근대초악마사건에서‘타자성’의출현을읽어낸다

신비주의에천착한종교사가이자예수회사제
라캉학파의일원으로‘타자의목소리’에귀기울인정신분석학자
일상의층위에서미시저항의담론을끄집어낸문화이론가
학문의경계를넘나든세르토의국내첫번역서


억압된목소리들이가면을쓰고아우성치는역사의무대를온전히재현한,다성적역사서술의전범이된저서.데카르트의『방법서설』이출간되고이성이급부상하던시기에일어난루뎅의기이한사건은실제인가아니면기막힌연극인가?

“마귀들림사건은과학과종교가대립하고,확실과불확실에대한,이성에대한,
초자연적인것에대한,권위에대한논쟁이벌어지는거대한공개재판장이자……
프랑스의호사가들은물론거의전유럽의관심이쏠리는
‘연극의무대’,신사들의즐거움을위한서커스였다.”

【개요】

이책은역사와종교,철학,정신분석학을넘나든프랑스의역사가이자예수회사제,사상가인미셸드세르토의국내첫번역서다.종교사(특히16~17세기신비주의)를시작으로일상의문화에대한연구에심취했고,정신분석에경도되어라캉학파에도참여했던세르토는자신의종교적헌신에충실하면서도68혁명을적극지지하고현대성과기독교의위기라는문제에천착한독특한지식인이었다.
『루뎅의마귀들림』은역사학의본질을‘타자’에대한탐구에서찾았던특유의역사관과근대초기신비주의현상에대한풍부한문헌학적연구가접목된세르토의초기대표작이다.이책은종교전쟁과흑사병이휩쓸고간17세기프랑스남부루뎅의한수녀원에서일어난마귀들림사건을다룬다.올더스헉슬리의소설『루뎅의악마들』(1952)로도잘알려진이사건을통해세르토는중세와근대,종교권력과정치권력,구교와신교,남성과여성,과학과영성,역사와전설의충돌속에서당대시대변화의중요한증후인‘타자성’의출현을읽어낸다.

【책소개】

20세기프랑스지성사의독특한인물‘미셸드세르토’


대학에서철학과신학을공부한미셸드세르토(1925~1986)는1956년예수회사제서품을받고,1960년소르본대학에서예수회공동창립자피에르파브르의신비주의사상에대한논문으로종교학박사학위를받는다.이후세르토는17세기의저명한신비주의자이자예수회사제인장조제프쉬랭의저술을편찬한다.이렇듯근대초기종교사연구는세르토의중요한학문적기반을이룬다.그중쉬랭에대한관심은이책『루뎅의마귀들림』저술로이어진다.종교전쟁시기신교(위그노)의전진기지였던루뎅에서의악마사건당시쉬랭은구마사驅魔師로파견되어마귀들린수녀들을치료한뒤정작자신은마귀에들고말았다고고백해큰파문을일으킨인물이었다.
신비주의연구에천착하던1960년대에세르토는정신분석학에이끌려라캉학파에참여하고기호학과아날학파의역사학방법론에도관심을기울였다.이런다양한관심사는타자(여기서는‘마귀들린여인들’)의목소리(언어)에귀기울이며사건배후에숨겨진권력관계를추적하고,방대한관련사료와그에대한자신의논평이톱니바퀴처럼맞물리며교차하는『루뎅의마귀들림』의독특한미시사적역사서술방법에그대로녹아들어있다.
68혁명은세르토에게중요한분기점이된다.그당시「새로운문화를위하여:발언권획득」,「새로운문화를위하여:말의권력」같은글을발표하며68혁명을적극적으로지지한세르토는이후현대성과일상성문제에천착한다.특히일상의층위에서지배권력에맞선미시저항의실천을성찰한전술tactique/전략strat?gie개념은20세기후반지성계에커다란영향을미치며,세르토는푸코와부르디외를보완하는중요한사상가로확고히자리매김한다.이시기의문제의식이집약된저서가1980년에나온『일상의발명1실행의기술』이다.
요컨대1960년대의종교사연구와정신분석적관심이다성적역사서술속에녹아든저서가『루뎅의마귀들림』이라면,역사학의범주를넘어서서타자성의담론을현대성과일상성연구에접목시킨1970년대의관심사를대변하는저서가『일상의발명』인것이다.

루뎅의기이한악마사건과‘타자성’의발현

17세기프랑스남부루뎅의우르술라회수녀원에서어느날수녀들이몸을뒤틀고비명을지르는등악마에사로잡히는증상을보인다.사건을해결하고자찾아온당대권력자리슐리외의특사로바르드몽,마법사로지목된가톨릭사제위르벵그랑디에,마귀들린여인에서성녀로거듭나는원장수녀잔데장주,구마사로왔다가정작자신이악마에사로잡히고만쉬랭신부.이들이이역사적무대의주인공들이다.
루뎅에서일어난희대의악마사건을세르토는이렇게요약한다.

과학과종교가대립하고,확실과불확실에대한,이성에대한,초자연적인것에대한,권위에대한논쟁이벌어지는거대한공개재판장이자……프랑스의호사가들은물론거의전유럽의관심이쏠리는‘연극의무대’,신사들의즐거움을위한서커스였다.(12쪽)

이사건에대한관심은수세기가지난현대에와서도식지않았는데,올더스헉슬리의소설루뎅의악마들(1952)과이를각색한켄러셀의영화<악마들>(1971),예르지카발레로비치의영화<잔데장주수녀>(1961),크시슈토프펜데레츠키의오페라<루뎅의악마들>(1968~69)이모두루뎅사건을소재로한작품들이다.
세르토는당대의희귀한고문서들,편지들,소책자들을면밀히조사해마치르포르타주처럼사건을재구성해들려준다.하지만세르토가보는역사가는역사적사건에대한재판관도해설자도아니다.이는책의서론격인「역사는결코확실한법이없다」에서잘드러난다.

악마의발현이라는위기상황에는이중의의미가있다.이위기는한문화의균형이깨졌음을폭로하는한편그변화과정을가속화하기도한다.이것은단지역사적호기심의대상이아니다.여기서무엇보다확연히드러나는것은한사회가기존의확실성을잃어가고새로운확실성을만들려하는와중에이확실성들과대면하는과정이다.모든안정성은불안정한균형에기초하고있으며,이균형을더안정적으로만들려는모든노력은이균형을교란한다.특정한사회체제에서마녀사건과마귀들림사건은어떤균열이갑자기난폭하고극적인형태로커지고있음을보여준다.(11쪽)

또한마지막장「타자의형상들」에서세르토는이렇게단언한다.“누가,누구에게마귀들렸는지를아는것이불가능하므로마귀들림에는‘진실한’역사적설명이없다.”(383쪽)

세르토의궁극적인관심사는마귀들림이실제로있어났는지,아니면한편의기막힌연극이었는지가아니다.세르토는그것이사실이었든아니든,마귀들림현상자체를위기의징후로본다.그것은사회와그사회에서살아가는인간의내부에서일어난심각한균열의발현이며,그균열은‘타자’의형상으로나타나는것이다.바로악마(마귀)라는이름의타자말이다.
그런면에서이책의첫머리를장식하는다음진술은의미심장하다.

이상한것들은보통우리발밑에서은밀히돌아다니게마련이다.하지만위기가닥치기만하면이들은홍수라도난것처럼곳곳에서지상으로올라와,하수구뚜껑을들어올리고지하실에스며들며급기야는시가지를침범한다.야음夜陰의존재가난폭하게백주대낮으로밀려오는것은낮의주민들에게언제나놀라운일이다.하지만이로인해지하의삶이,뿌리뽑을수없는내부저항이드러난다.사회를위협하는어떤힘이덮칠기회를노리며웅크리고있다가사회의긴장상황을틈타잠입하는것이다.별안간이힘이긴장을가중시킨다.그힘은사회의장치와통로를이용하는데,이때이장치와통로는어떤‘불안’을위해사용된다.그리고그것은멀리서오는예기치못한불안이다.그힘은울타리를부수고사회의배수로를범람하고길을뚫는다.나중에물이빠지면그길끝에는다른풍경,다른질서가나타날것이다.(9쪽)

세르토가루뎅사건의최후승자로꼽는사람은잔데장주원장수녀다.잔데장주는마귀들린여인들의대변자,타자의목소리의대표자이다.잔데장주는구마의식과정에서그랑디에신부를마법사로지목하고,쉬랭신부에의해‘기적적으로’치유되고나서는성녀와같은존재로추앙받으며프랑스전역을순회한다.하지만정작그녀를치유한쉬랭신부는마귀에들리고만다.세르토는원장수녀가사건과정에서보이는진술,행동,연극(놀이)을타자가주체를전복하는효과적인‘전술’로파악한다.세르토는?일상의발명1―실행의기술?(1980)에서전략과전술을구별하면서,전략은기존질서아래서권력자가행사하는계산된권력관계의발현이며,전술은약자가강자를이기기위해기존질서의부재를드러내는계산된행동이라고말한바있다.
반면에쉬랭이마귀에들렸다는사실은곧쉬랭이자아를상실하고타자를자각했다는것을의미한다.쉬랭은신비적경험을통해지금까지억눌려왔던것들의존재를확인한다.그런점에서쉬랭과잔데장주의만남은새로운세계의확장이다.이처럼억압되었던것들을드러내고,결핍과부재의상태에처해있는것들을바깥으로끄집어내려는노력이곧세르토가새롭게규정하는역사학이다.정신분석학을흡수하며세르토가역사서술의이론적근거로삼았던것은‘프로이트로의귀환’,‘피억압자로의귀환’이었다.

세르토의독창적역사서술

『루뎅의마귀들림』은전체적으로사건에대한연대기적서술형태를띠지만,동시에중심인물들에대한심층적분석,당대권력관계에대한묘사,언어와담론에대한분석등이씨줄과날줄처럼다층적으로엮여있고,사건에관한사료의인용(과거의목소리)과자신의논평(현재의목소리)을같은층위에서나란히배치함으로써입체적이고다성적인역사서술방법을제시한다.주체와타자의목소리가어느한쪽으로기울지않고‘불안한’균형을유지하는것이야말로이이상하고기괴한사건을온전히재현하는방법이라고보고있는것이다.
우선이책의4장,5장,13장,14장은사건의중심에선위르벵그랑디에와로바르드몽,쉬랭과잔데장주에대한치밀한인물분석이다.특히잔데장주의경우에는성장과정에주목하면서어려서부터졸도와환각으로유명했던호기심많은아이에대한정신분석학적설명을시도한다.특사로파견되어사건을종결짓는로바르드몽을통해서는당대권력관계에주목한다.로바르드몽은루이13세집권기에신교도의반란을진압하고절대권력을행사하던리슐리외의하수인이다.중앙정치권력의대리인이지방소도시의종교적사건을마무리한다는자체가루뎅사건이단순히마귀들림의문제가아니라미묘한정치적사건이었음을암시한다.이처럼세르토는주요인물의일대기와마귀들림사건과의관련성을세밀하게추적함으로써,미시사적분석이어떻게전체사의모습을띨수있는지를잘보여준다.
6장에서11장까지는그랑디에에대한심문부터처형에이르는과정의연대기적서술이주를이룬다.그중7장「마귀들린여인들의연극」에서는마귀들림의배경을이렇게설명한다.“‘마귀들린여인’이되는것은남는장사이다.이인물이되면고백한죄상은무효화된다.마귀들린여인들은피해자이다.……따라서수녀들은교회에서쇼도중에죄를공개적으로고백하는순간죄에서해방된다.”(174쪽)
세르토는당시의복잡한권력관계를되짚으면서마귀들림사건의배후에는리슐리외를중심으로한권력자들의지방통제시도와종교개혁이후가톨릭의재정립을추구했던교회세력의의도가깔려있었다고본다.
언어와문헌에대한다각도의분석도이책의중요한특징이다.세르토는3장에서‘말과사물’,‘코드’,‘악마의언어’,‘신체의어휘’등으로구분하여수녀들에게서나타나는마귀들림의담론을분석한다.구마사들은마귀들림의어휘를증거로확보하려하지만수녀들은오히려구마사들을혼란에빠트린다.

진실과거짓말이,‘참된진실’의증인들과‘거짓말쟁이’가육탄전을벌이느라서로몸이밀착되어누가누구인지알수없다보니마귀들린여인들앞에선구마사는자기가마주하고있는것이‘타자’인지‘동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