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짐승

인간 짐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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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의 본성!
에밀 졸라의 소설 『인간 짐승』.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이 소설은 유전과 환경이라는 과학적 방법론으로 제2제정기 프랑스 사회를 낱낱이 해부해 객관적인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겠다는 포부로 기획된 ‘루공마카르’ 총서 스무 권 가운데 열일곱 번째 작품이다. 에밀 졸라가 ‘루공마카르’ 총서에 대한 열정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저술한 이 작품은 당대의 짐승스러움에 대한 분노와 경멸을 담아 짐승스러움의 연원을 관찰과 해부를 통해 들추고 그에 근거해 인간다움의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르아브르 역의 부역장 루보는 열다섯 살 어린 아내 세브린이 그녀의 후견인인 전직 법원장 그랑모랭의 성 노리개였음을 알고 세브린과 함께 그랑모랭을 살해한다. 열차 창밖으로 그랑모랭의 시신이 내던져지는 장면을 목격한 기관사 자크 랑티에는 성욕에 어김없이 따라붙는 살해의 욕구, 피의 충동을 다시 느끼게 된다. 그랑모랭 사건의 피의자로 예심판사에게 불려갔던 일을 계기로 세브린과 자크는 연인 사이가 되고, 어릴 적부터 자크를 먼발치에서 흠모해온 야성녀 플로르는 연적 세브린을 죽이기 위해 대학살의 계획을 세운다. 세브린은 자기 인생의 걸림돌로 전락한 노름꾼 남편 루보를 죽일 계획에 집착하며, 자크는 연인 세브린을 욕망하면 할수록 자신에게 내재된 짐승의 살해 본능에 끊임없이 압도당하며 처절하게 몸부림치는데…….
저자

에밀졸라

에밀졸라EmileZola는1840년파리에서이탈리아인토목기사아버지와프랑스인어머니사이에서태어났다.아버지의사망으로8세때부터극심한생활고를겪었다.1857년생루이고등학교에입학했으나대학입학?자격시험에서두번이나고배를마신후학업을접고아셰트출판사에취직한다.이후진보적사상가들,문학계와교류하고,신문과잡지에글을발표해콩트작가,칼럼니스트,비평가로서도이름을알리기시작한다.1864년첫창작집『니농에게주는이야기』를,1865년첫소설『클로드의고백』을출간한뒤출판사를그만두고전업작가의길로들어섰다.특히당시마네,모네등훗날인상파로불릴새로운유파의화가들을적극옹호하면서당시의주류아카데미화단을비판하는젊은논객으로서의입지를굳힌다.1867년자연주의문학의걸작으로꼽히는『테레즈라캥』을출간했다.이후발자크의‘인간극’에영향을받아,제2제정기프랑스사회를배경으로‘한가족의역사’를그려내기위해‘루공마카르’총서를기획한다.1871년『루공가의행운』을시작으로『목로주점』『나나』『제르미날』『인간짐승』『돈』『대지』를포함해1893년『의사파스칼』로완간될때까지23년에걸쳐총스무권의소설을출간했다.이를통해졸라는자연주의문학의대표작가로자리매김했다.1898년에드레퓌스사건과관련해‘반유대주의’를비판한공개서한「나는고발한다」를발표해‘양심있는지식인’‘행동하는지성’의표상이된다.1902년파리에서의문의가스중독사고로사망했고,1908년팡테옹국립묘지에이장되었다.

목차

1장/2장/3장/4장/5장/6장/7장/8장/9장/10장/11장/12장
해설│“문명밑에웅크린인간짐승”,인간과문명에대한근원적질문
에밀졸라연보

출판사 서평

“에밀졸라의소설중최고다.”
_앙드레지드
위대한리얼리스트에밀졸라의
충격과논란의화제작국내초역!

문학동네에서국내최초로소개하는에밀졸라의충격적문제작『인간짐승』(1890년작)은자연주의문학의절정을이루는‘루공마카르’총서스무권중열일곱번째작품이다.루공마카르총서는유전(‘자연적역사’)과환경(‘사회적역사’)이라는과학적방법론으로제2제정기프랑스사회를낱낱이해부해객관적인모습을그대로드러내보이겠다는포부로기획되었다.1871년부터1893년까지거의매년한권꼴로출간된루공마카르총서의동력은바로“분노하며살것,한줄이라도쓰지않으면하루라도살지말것”을좌우명으로삼았던졸라의지칠줄모르는열정이었다.
“프랑스에서가장많이읽히는인기작가”“19세기최초의베스트셀러작가”로이미명망을얻은졸라가루공마카르총서에대한열정을최대치로끌어올려저술한『인간짐승』은『테레즈라캥』『목로주점』에이어다시한번프랑스문단에충격을가했다.
제목에서부터인간과짐승을대립시킨이소설은‘인간다움’과‘짐승스러움’이라는두축의패러다임아래배열할수있는요소들을복잡하고교묘하게얽어견고한서사를이루어낸다.당시의삶속에켜켜이틀어박힌세기말의징후들을‘범죄-욕망’과‘철도-기계’라는두절단면을통해선명하게보여준다.당대의짐승스러움에대한분노와경멸을담아낸이소설은나아가그짐승스러움의연원을관찰과해부를통해들춰내고그에근거해인간다움의전망을제시한다.
죽음이난무하는잔혹성과외설적인성묘사,진실을외면하고거짓을수호하는고위관료들의부패상,그리고먹잇감앞에서가차없이육식본능이작동하는야수와도다름없는인간짐승들의음험하고도치밀한범죄심리를정교한서사를통해보여주어출간당시큰반향을불러일으켰던문제작이다.『인간짐승』은〈인간야수〉〈야수인간〉등의영화와연극으로여러차례만들어졌다.대표적인작품으로프랑스영화계의거장장르누아르감독이만든〈인간야수〉(1938년작)가있다.
백년이라는시간을훌쩍넘어우리에게다가온『인간짐승』은지금도유효한문제의식으로이사회에충격을줄것이다.또한적나라하게묘사된인간본연의비극성과그에대한작가의연민어린시선은이시대의독자들에게큰감동을선사할것이다.

“나는과연이여자를사랑할수있을까?절대로죽이지않을수있을까.”
죽이지않고는생존할수없는인간짐승의비극

『인간짐승』에는다양한모습의‘인간짐승’이등장한다.여기서‘인간짐승’은비단‘짐승의거죽을둘러쓴인간’만을지칭하지않는다.탐욕과시기,증오에서비롯된개인적이고일상적인차원의폭력에서부터기득권수호와조직보위를목적으로‘개인적으로’이용되는국가기구의횡포에이르기까지그스펙트럼은광범위하다.어찌보면인간이짐승에서벗어나기위해‘인간’이라는이름으로행하는모든기계,기차,철도를포함한문명자체가곧짐승인셈이다.
그가운데서도인간의야수성을극명하게드러내주는것은바로‘죽음-죽임’이다.이작품에등장하는여러‘인간짐승’중에서도특히기관사‘자크랑티에’에게주목할필요가있다(졸라의작중인물들은여러작품에걸쳐서로얽혀등장하는데,『인간짐승』의자크는『목로주점』의주인공제르베즈의자식중하나이기도하다).졸라가보여주고자하는‘인간짐승’은성욕이나물욕,질투나원한같은뚜렷한살인동기를가진이들이아니다.자크는이성이나도덕관념으로통제할수없는“대물림된”살해욕망,“살인의숙명성”을떠안은자이다.아무리벗어나려발버둥쳐도제몸에흐르는‘나쁜피’에서헤어날수없어저도모르게칼을휘두르는것이다.
선척적인유전에의해서든후천적인환경에의해서든자신의생존을위해다른이의생명을무참히끊어버리는,수천년문명밑에웅크린인간들의비극을통해졸라는인류가끊임없이스스로에게던졌던질문,‘현대문명이인류를해방으로이끌것인가,묵시록적종말을재촉할것인가’를정면으로던지면서우리를깊은성찰의공간으로이끈다.
사랑,살인,철도……거침없이질주하는인간군상

『인간짐승』의독창적인서사구조는매우정교해서,에밀졸라스스로도“매우만족스러운구조”“내가한것중가장공들인구조”“더할나위없이논리적으로짜맞춘작품”이라고자부했다.이소설은여주인공세브린의운명을중심으로,남편루보와함께그랑모랭을살해하고자크와연인이되는과정을다룬전반부(1~6장),그리고라리종호의폭설조난사건이후자크와내밀한관계를이어오다가충격적반전의비극을겪는과정을그린후반부(7~12장)로정확히나뉜다.
그안에서세주인공(루보,세브린,자크)을중심으로플로르(자크를흠모하는건널목지기처녀),페쾨(술에절어사는난봉꾼화부),필로멘(페쾨의내연녀)이끼어들어각기애욕의삼각관계가형성되면서갈등은절정으로치닫는다.그리고그랑모랭살해후루보의도박중독(세브린과자크의관계가급속도로깊어지는계기)과페쾨의알코올중독(자크와페쾨자신의참극을부르는원인)역시같은양상으로반복된다.이렇듯등장인물들의관계는대칭과반복의구조다.
한편공간적배경에서두드러지는것은폐쇄성이다.소설은파리의생라자르역과서부철도회사의직원숙소에서바라본풍경을출발점으로해서,르아브르에서병사들을싣고라인강전선으로폭주하는괴물기관차의모습을마지막장면으로보여준다.중간에잠깐등장하는예심판사의집무실,법무부고위관료의사저,법정을제외하고는작품의처음부터끝까지서부철도노선과역사驛舍라는폐쇄공간이주무대가되는것이다.
또한『인간짐승』의주요화두는‘죽음’이다.이작품에는타살과자살,직접적인살인과간접적인살인을포함해모두일곱건의죽음이나온다.이일곱건의범죄로열차승객15명을포함해모두22명이죽는다.여기에다줄거리바깥의정황이긴하지만소설막바지에등장해대량학살의전장으로실려가는군인들까지포함시킨다면죽음의숫자는헤아릴수없게된다.『인간짐승』은말그대로죽음을향해가는소설이다.

욕망에사로잡힌인간본성을해부하다

르아브르역의부역장루보는열다섯살어린아내세브린이그녀의후견인인전직법원장그랑모랭의성노리개였음을알고는세브린과함께그랑모랭을살해한다.열차창밖으로그랑모랭의시신이내던져지는장면을목격한기관사자크랑티에는그로인해‘병’이재발하고만다.그병은바로성욕에어김없이따라붙는살해의욕구,피의충동이다.원시시대수컷에게서부터대물림된살해본능,‘나쁜피’가자신의몸속에흐른다는것을알아챈뒤로자크는오로지자기가모는기관차‘라리종호’만을여인인양,애인인양사랑해온터다.그랑모랭사건의피의자로예심판사에게불려갔던일을계기로세브린과자크는연인사이가되고,그랑모랭사건의진실은당시의정치상황과교묘하게맞물려법조계고위인사들의공모아래조작·은폐된다.
한편어릴적부터철로건널목지기일을하면서자크를먼발치에서흠모해온야성녀플로르는연적세브린을죽이기위해대학살의계획을세우고,세브린은자기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