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복어 - 문학동네 청소년 70

나는 복어 - 문학동네 청소년 70

$12.50
Description
제1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훌훌』 문경민 작가 최신작!

하고 싶다, 되고 싶다, 먹고 싶다, 같은 모든 욕심이
무너지던 나를 일으켜 세웠다.
『훌훌』로 제1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과 제14회 권정생문학상을 수상하며 문학적 성취를 이룬 문경민의 신작 『나는 복어』가 출간되었다. “쉽사리 말로 표현되지 않는 감정의 덩어리들을 정확하게 표현”(유영진,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심사평)한다는 평을 받는 문경민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수많은 감정에 이름을 붙이며 변화무쌍한 청소년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나는 복어』는 ‘청산가리’라 불리는 두현이 마음 한구석에 덮어 두었던 어두운 과거를 마주하고, 앞을 향해 걸어 나가는 이야기다. 그 과정에서 얼룩진 과거의 상처와 예기치 못한 사건에 발목이 잡히기도, 진실을 마주할 용기를 잃고 주저하기도, 들끓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그러나 두현은 자신을 짓누르는 문제를 넘어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주저될 때 “일단 해보는 거야”라는 마음으로 기꺼이 삶을 끌어안는다. 마침내 두현이 “내 역사의 시작은 지금부터”라고 당당히 외치기까지, 문경민 작가는 두현을 비롯한 청소년들의 들끓는 내면을 생생하게 보여 주며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저자

문경민

저자:문경민

『훌훌』로제12회문학동네청소문학상대상과제14회권정생문학상을,『지켜야할세계』로제13회혼불문학상을,「곰씨의동굴」로제17회중앙신인문학상을,『우투리하나린』으로제2회‘다시새롭게쓰는방정환문학공모전’대상을받았다.그밖의작품으로동화『열세살우리는』『우리들이개를지키려는이유』『용서할수있을까』『딸기우유공약』『나는언제나말하고있었어』,장편소설『화이트타운』등이있다.

목차

본문05

작가의말188

출판사 서평

“너복국먹을줄알아?”
검붉은독을풀어내는향긋한미나리의향처럼
차가워진마음을따스하게녹이는온기

금강복집손자인두현은스스로를‘복어’라고칭한다.겉보기에는온순해보이지만입안에니퍼같은이빨이있고내장에치명적인독을품고있다는성질이자신과닮아서이다.엄마가아버지의모진말때문에청산가리를먹고스스로세상을등진걸알았을때,아버지가자신과엄마를배신한걸인터넷뉴스로접했을때,두현의마음에는복어의독보다도더진한독이맺혔다.두현이그나마버틸수있었던건언제든뜨끈한복국을내어주는할머니할아버지가곁에있었기때문이다.회복은더뎠지만두사람의넉넉한사랑덕분에두현은소박하지만평범한일상을아슬아슬하게붙잡을수있었다.두현에게는어떤문제든같이마음을나누고의지할수있는친구준수도있었다.두현은하루라도빨리돈을벌어서집안의빚을갚고동생들을대학에보내겠다는준수를따라기계공고에입학한다.진로를정하는일생일대의결정은불안하게흔들리는육교위에서결정되었다.

미래를생각하면불안했고그건어쩔수없었다.
나는내삶을어떤일로설명하게될까.

쇠를깎는밀링을배우며미래를탐색하던두현과준수는인문계에서전학온재경이귀금코리아장귀녀사장에게맞서는모습을보며사회로나가게되면벌어질일들을온몸으로느낀다.장귀녀사장은현장실습을하다가사고를당한재경의오빠재석의일을있을법한일로치부해버렸다.재경은사과를요구하며끝까지시위를벌이고,‘돈이최고라고떠드는이후진세상’을바꿔보겠다는당찬포부를던진다.돈을좇던아버지를통해세상의일면을알게된두현,녹록지않은가정형편으로일찌감치현실을깨우친준수는재경에게힘이되어주고싶다.“세상은호락호락하지않다.특히나너희들에게는더그래.”라는정명진선생의말처럼돈,학벌등으로재단된세상은곧사회로나가야하는특성화고아이들에게더없이가혹하기만하다.

내안의붉고까만열매가폭발음을내며터져버리면나는어떻게될까.
지금은두주먹을불끈쥐고독기를날려보내야할때,
과거를털어내고가볍게날아오르고싶다.

10월이되면서두현은흔들리는마음을다잡지못한다.엄마의기일이있는달,그리고감옥에간아버지의출소일이머지않은달이기때문이다.그동안눈감고덮어두기만했던문제들이속속수면위로떠오른다.두현은흔들림없이자신의길을찾아나아가는준수와재경을보며,이제자신도앞으로나아가야할때임을깨닫는다.그러기위해서는외면하고무마하려했던비극적인가족의진실과자신의내면을똑바로마주해야한다는것도.고통스럽게단절했던과거의시간을,잊으려고만했던엄마를,억누르기만했던자신의감정을,그리고‘나’라는존재를다시만나기위해,외가를방문한두현은자신의품에서“아이고내새끼”만거듭하는외할머니를보며‘나’는존재자체만으로도위안이되는사람이었다는사실을깨닫는다.무엇을잘하거나어떤일을해내서가아니라,그저그존재만으로가족의상처는어느새봉합되기도한다.

조건에매여살고싶지않았다.조건이자격은아닐것이다.
“나는쇠도깎을수있는사람이었다.”

문경민작가가쇠를깎듯세밀하게다듬은작품에는‘길위에서길을잃는아이들’의면면이촘촘히녹아있다.기계공고에서스스로를‘자현의왕’이라칭하는강태는입학하자마자크고작은문제를일으키다결국퇴학위기에처한다.대학이라는길이정해진인문계아이들의사정도다르지않다.자현기계공고와같은운동장을쓰는자현고로진학한형석또한길을잃은건마찬가지로보이기때문이다.
더불어작가는묵묵히자신의길을가는어른들의모습을그리며다양한가능성과희망을보여준다.매일아침장을봐서연중무휴금강복집문을여는두현의할머니할아버지,자신의잘못을바로잡으려고노력하는전문직아저씨,‘대학도나오지않았고기능올림픽같은데나가지도않았지만내실력이최고수준’이라고자신하는장귀녀사장,교사다운방식과는거리가있지만방황하는학생에게끝까지정성을들이는정명진선생님등의삶을통해작가는청소년독자들에게다양한길을보여주고있다.
그리하여두현은“무엇을하든기대하는것이있는삶을살고싶다.내가좋아하고잘하는일을찾아사랑하는사람과함께하는것.그리고하나더더하자면세상을밝히는좋은사람이되는것.”이라는작은욕심을내어본다.도로풍경이멀리내려다보이는육교위에서였다.

한번깨졌던내영혼은정밀하게깎아낸금형에들어갔다나온것처럼말끔했다.
마음의표면에신선하고뜨거운기운이감돌았다.
“일렁이는이마음에무슨이름을붙일까.”

두현은세상에서가장무거운한걸음을이제막떼려한다.“더나은세상을바라는마음으로”이소설을쓰기시작했다는문경민작가의소망은두현이라는인물을통해힘을얻는다.문경민작가는두현이앞을향해한걸음내딛기전,머뭇거리는순간등뒤로따뜻한바람을훅불어힘껏밀어주는듯하다.세상살이는버겁고회복은더디지만,현실을직시하고앞으로나아가기를결심한두현,준수,재경이라면품에맺힌독기를원동력삼아힘차게날아오를수있을것이다.일렁이는이마음에투지라는이름을품고서.

슬픔이,좌절이,원한과분노가삶의힘이되기도한다.
영혼을잠식했던독이두현의에너지가되었길빈다.
그렇게길러진야성으로두현은만만치않은세상을마주할것이다.
_작가의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