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책

불안의 책

$19.06
Description
『불안의 책』은 페소아가 생전에 완성한 작품이 아니라 사후 연구가들이 유고 더미에서 찾아낸 미완성 원고를 엮은 책이다. 작품을 구성하는 481개의 텍스트 속에는 페소아가 일평생 추구했던 내면의 성찰과 감각적 사유가 깊이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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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페르난두페소아

저자페르난두페소아는1888년리스본에서태어났다.여덟살때가족모두가남아프리카공화국더반으로이주했다.1905년에홀로고향으로돌아와리스본대학문학부에입학했으나채일년도되지않아학업을중단하고는영어무역서신을번역하며생계를이어갔다.
1912년『아기아』에포르투갈시문학에대한글을발표하면서작가활동을시작했고,1915년포르투갈모더니즘문학의시초라평가받는잡지『오르페우』를창간했다.일생동안여러잡지와신문을통해130여편의산문과300여편의시를발표했고,자신이직접운영하는출판사에서몇권의영어시집을펴냈다.1934년생전에출간된저서중유일하게포르투갈어로쓴시집『메시지』를출간했다.틈틈이기록해놓은단상들을모아『불안의책』을출간하려했으나뜻을이루지못하고간질환이악화되어1935년47세의나이로사망했다.사후엄청난양의글이담긴트렁크가발견되었고,아직도분류와출판이진행되고있다.
포르투갈문학의모더니즘운동을주도한페소아는자신의존재를해체시켜단일한‘나’가아닌복수적인존재를추구했고,이를수십명의이명(異名)을통해구현했다.사후47년이흘러서야출간된대표작『불안의책』은작가와흡사한반(半)이명베르나르두소아르스의영혼의기록으로이루어져있다.작가가일평생끊임없이추구했던내면의성찰이고스란히담긴작품이다.

목차

목차
머리말
사실없는자서전
해설|불안과공허,무능과무기력을파헤치는영원한조각내기
페르난두페소아연보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포르투갈최고시인,리스본의영혼
페르난두페소아의기념비적고백록
국내최초포르투갈어원전완역본!
20세기유럽문학을대표하는포르투갈의국민작가페르난두페소아(1888~1935)의『불안의책』이포르투갈어원전완역본으로출간되었다.페소아의대표작으로일컬어지는『불안의책』은이미두차례나출간되긴했으나이탈리아어판본과독일어판본을중역한것으로,포르투갈어원전을완역한것은이번이처음이다.페소아의산문을편역한『페소아와페소아들』(김한민옮김,워크룸프레스,2014)과『불안의...
포르투갈최고시인,리스본의영혼
페르난두페소아의기념비적고백록
국내최초포르투갈어원전완역본!
20세기유럽문학을대표하는포르투갈의국민작가페르난두페소아(1888~1935)의『불안의책』이포르투갈어원전완역본으로출간되었다.페소아의대표작으로일컬어지는『불안의책』은이미두차례나출간되긴했으나이탈리아어판본과독일어판본을중역한것으로,포르투갈어원전을완역한것은이번이처음이다.페소아의산문을편역한『페소아와페소아들』(김한민옮김,워크룸프레스,2014)과『불안의책』(문학동네)을통해비로소페소아의포르투갈어원전번역이시작되었다.이제물꼬가터졌으니페소아의더많은작품을원전번역으로만날수있기를고대해본다.
『불안의책』은페소아가생전에완성한작품이아니라사후연구가들이유고더미에서찾아낸미완성원고를엮은책이다.그때문에편집본마다수록된텍스트의수와배열순서가다른데,문학동네에서는페소아연구가로유명한리처드제니스(RichardZenith)의포르투갈어편집본을저본으로삼았다.
페소아는수많은이명(異名)을통해‘하나’의나가아니라동시에여러공간에서실재하는‘복수’의존재를구현한모더니스트다.『불안의책』또한이명인물의작품으로작가와가장흡사한반(半)이명베르나르두소아르스의고백적단상들로이루어졌다.작품을구성하는481개의텍스트속에는페소아가일평생추구했던내면의성찰과감각적사유가깊이배어있다.
20세기유럽문학의대표작가
페르난두페소아의‘수많은페소아들’
20세기유럽문학의대표작가페르난두페소아가세상을뜨기전에남긴책은영어시집몇권과포르투갈어시집한권에지나지않았다.짧은생애를글쓰기로불태웠지만출간에는소극적이었던그였기에,생전에는소수의문학인들에게만인정받았을뿐대중적으로널리알려질수없었다.하지만사후2만7500장이넘는원고가담긴트렁크가발견되어연구자들이그의글을출간하기시작했고,그러면서전세계적으로알려져유럽모더니즘의한축을형성했다는평가와함께포르투갈의국민작가,더나아가유럽문학의선두주자로떠오르게되었다.
모더니즘작가로페소아를높이사는이유는바로‘복수성’의창조때문이다.그는단일한나를거부하고자기자신을고유한이름과전기(傳記)를지닌수많은인격체로분화시켜그들에게글을쓰는임무를부여했다.시골에사는목동시인알베르투카에이루,현대문명을좇는선박기술자알바루드캄푸스,사라마구의소설에주인공으로등장하기도했던의사이자시인인히카르두헤이스를비롯해그가사용했던이명은어림잡아도70개가넘는다.페소아의이명은작가의분신혹은일부가아닌완전한독립체이자타자였고,페소아는‘하나’의나가아닌‘복수’의나가되는타자화방식을통해자신안에잠재된수많은가능성을실현할수있었다.
페소아가사망한지47년만에포르투갈에서출간된『불안의책』또한페소아의다른작품들과마찬가지로이명이쓴작품이다.하지만베르나르두소아르스는수많은이명중페소아를가장많이닮은반(半)이명으로,리스본시내를거닐며사색에잠기고글을끄적이는그의모습은페소아와겹치는부분이많다.페소아는‘나아닌나’인소아르스를통해좀더다층적이고다각화된자신의모습을끄집어냈고,현실의나를허구의세계에투영시킴으로써현실에서느끼는것을넘어감각의폭을넓히고더깊이사유했다.
리스본의몽상가가남긴영혼의기록
비현실적일상과현실적허구를넘나드는기억의조각들
“아무연관성이없고연관성을갖추려는의지도없는단상들속에나의사실없는자서전,삶이없는인생이야기를무심히털어놓는다.”(텍스트12)
『불안의책』은페소아가1913년부터세상을떠나기직전까지약20년의세월동안틈틈이공책이나쪽지에기록한단상들을모은고백록이다.‘회계사무원베르나르두소아르스의작품’이라는부제를달고있는『불안의책』은페소아가자신이창조한소아르스를묘사하고소개하는짧은머리말과,소아르스가‘사실없는자서전’이라는표제아래써내려간481개의단상으로이루어져있다.짧게는한줄에서부터길게는한장을넘어가는481개의고백적단상들은,순간적으로스치는생각과감정에서부터삶에대한사유,작가로서의존재의식에대한성찰,감정묘사등에이르기까지한평범한회계사무원의내면에서일어나는다양한면모를모두아우른다.
페소아가자신을해체시켜창조해낸이명만큼이나다양한얼굴을지닌글들사이에일관된흐름이나기준이존재하는것은아니다.이작품은잘지어진벽돌집같은정제된글이아니라,가슴속에서무언가가쏟아질때마다그것을손끝으로받아휘갈긴작가의필체가그대로느껴지는살아있는명상록이다.겉모습은한권의반듯한책이지만눈물자국있는빛바랜일기장혹은종잇조각의느낌을고스란히전해주는책아닌책이다.
베르나르두소아르스는평범한회계사무원이다.리스본도라도레스거리에있는한사무실에서일하는그의일상은겉으로보기에단조롭고평화롭다.하지만그는회계장부너머로끝없는상상의나래를펼친다.“나는지금회계장부위에고개를숙이고어느이름없는회사의의미없는출납기록을열심히작성하고있다.그러는동시에나의생각은실재하지않는동양의어느풍경안을지나는,존재하지않는배의항로를똑같은집중력으로따라가는중이다.”(텍스트302)아이러니하게도,그는자신이똑같은일을기계적으로하는회계사무원이기때문에꿈꿀수있다고,지루함으로부터벗어나려고더많이생각하고느끼는것이라고이야기한다.소아르스는리스본의도라도레스거리에서줄곧맴돌지만광대한내면의세계에서살아가는그에게그러한공간적한계,현실적상황이주는한계는무의미하다.물리적이고외부적인것들보다자신의꿈과영혼이그에게는더중요한현실인것이다.
과거와현재,미래사이의경계또한불분명하기는마찬가지다.“별안간,내운명이나다름없는줄쳐진커다란장부사이로,나이든친척아주머니소유인세상과접촉이없는오래된집과,거기서열시에졸며마시던차와,리넨을씌운식탁위를밝히던내잃어버린어린시절의석유램프가다가와빛을내자,옆자리모레이라관리장의모습은검은전깃불속으로무한히멀리사라져보이지않는다”(텍스트33)같은부분을보면그의사고속에시간의경계가생략되어있음을알수있다.모든것을느끼려는섬세한감각의촉수는현실과허구,현재와과거,미래사이의경계를허물고그사이를유영한다.
결국『불안의책』은감각을통해모든경계를허무는책이다.허구와현실의경계도없고,시간의경계도없고사실과비사실의경계도없다.‘사실없는자서전’이실로사실없는자서전인지,사실적인자서전인지,그안에무엇을내포하고있는지는읽는이가판단할문제다.모든것이혼재해있고역설과부조리로가득한것이이책의매력인지도모른다.
날카로운감각으로포착한섬세한감정,
불안을정의하는여러감정들
‘사실없는자서전’에드러나는중요한특징은세밀한관찰력과섬세한감정,날을세운감각이다.밀도있게촘촘히박힌소아르스의감정돌기들은지나가는바람결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