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거장의등장을알린첫신호
“황홀하고독창적이다.”
_뉴욕타임스
【책소개】
동시대가장경이로운작가제발트의첫장편소설
제발트고유의주제와특징이집약되어있는작품
제발트를사랑하는작가배수아의첫제발트번역서
“문학의위대함이여전히가능함을보여주는몇안되는작가”(수전손택),“쓸수없는것을쓴최고의작가”(『뉴욕타임스』),“신비에싸인,가장숭고한현대작가”(『뉴리퍼블릭북리뷰』)등의찬사를받으며문단에등장한이래,20세기말독일어권문학을대표하는작가이...
거장의등장을알린첫신호
“황홀하고독창적이다.”
_뉴욕타임스
【책소개】
동시대가장경이로운작가제발트의첫장편소설
제발트고유의주제와특징이집약되어있는작품
제발트를사랑하는작가배수아의첫제발트번역서
“문학의위대함이여전히가능함을보여주는몇안되는작가”(수전손택),“쓸수없는것을쓴최고의작가”(『뉴욕타임스』),“신비에싸인,가장숭고한현대작가”(『뉴리퍼블릭북리뷰』)등의찬사를받으며문단에등장한이래,20세기말독일어권문학을대표하는작가이자동시대가장경이로운작가로손꼽히는W.G.제발트.그는1988년산문시집『자연을따라.기초시』를발표한이후2001년영국노리치근처에서불의의교통사고로세상을떠날때까지십삼년남짓한세월동안네편의장편소설과세편의시집,그리고산문,비평,논문들을펴냈다.
그중1990년에발표한『현기증.감정들』은일평생세계곳곳을여행하며파괴의기억과비전으로고통받은저자를사로잡았던주제가모두집약되어있는작품으로,수전손택,폴오스터,존쿳시등또다른위대한작가들로부터열렬한찬사를받았다.한편,이책은제발트에게매혹된수많은‘제발디언’중하나임을고백해온작가배수아가번역한첫제발트작품이다.저자에게깊은편애를품고있는번역자의결과물은제발트의작품들을기다리는한국의독자들에게더뜻깊게다가갈것이다.문학동네세계문학전집123권.
【세부소개】
네편의이야기?하나의우주안에흩어져있는네개의성좌
독일인으로태어났지만독일인이기를원하지않았던‘자발적망명자’,그러면서도가장아름답고치밀한독일어로불안과공포,현기증에휩싸인독일문학의계보를잇는작가W.G.제발트.『현기증.감정들』은그의첫장편소설로,섬세하고농밀한언어로빚어낸,경이롭고독창적인문학의출현을알리는첫신호였다.영어권지역에서이작품은『이민자들』과『토성의고리』다음으로소개되었는데,이를기점으로제발트의작가적인명성은절정에오르게된다.
형식적인측면에서두편의짧은이야기와두편의긴이야기로직조된『현기증.감정들』은각각별개인듯보이지만하나의우주안에있는네개의성좌로이루어져있다.내용적인면에서볼때이작품은스탕달과카프카에화자자신을겹쳐넣고,단테와발저,루트비히2세,그릴파르처,카사노바등이미죽은이들과마주하는환영에사로잡혀흘러다니는일종의여행문학이자,제발트의작품중드물게자전적인내용이담긴일종의자전문학이기도하다.
이탈리아로떠난작가들?1813년의스탕달,1913년의카프카,그리고(2013년의)제발트
첫번째이야기「벨,또는사랑에대한기묘한사실」은우리에게스탕달이라는필명으로알려졌으며『사랑에대하여』와『적과흑』등의저자인마리앙리벨의이야기다.화자는이글에서끝없이떠돌며여행한어느작가의삶을,그중에서도1813년9월한여인과북이탈리아로떠난여행을화폭에담듯그려낸다.두번째이야기「외국에서」는화자가1980년과1987년오스트리아의빈과북이탈리아의곳곳을여행한내용을담고있다.빈의거리를걸으며화자는고향에서쫓겨난시인단테를보고,베네치아에서수상버스에앉아바이에른의루트비히2세와마주치며,리바로가는버스안에서는카프카와똑같이생긴쌍둥이소년을본다.
화자의이탈리아여행은1913년이탈리아로여행을떠난작가프란츠카프카의행적을반영한것이다.1813년에떠난스탕달의이탈리아여행은카프카가이탈리아로여행을떠난1913년이라는숫자로이어지며모종의암시를준다.이암시는다음에나오는「K박사의리바온천여행」에서절정에이른다.화자가막연하게추적하던카프카라는발자국이일순드러나며,독자들은비로소카프카의여행과스탕달이라는인물이어떻게겹쳐지는지짐작할수있게된다.
마지막이야기「귀향」은두번째이야기「외국에서」를뒤따르는화자의또다른여행기로,이탈리아여행을마치고유년시절과소년시절을보냈던고향을몇십년만에방문하는내용이다.그는어린시절에살았던건물여관에투숙하며당시의기억을하나하나떠올리는데,여기에는전쟁이남긴신체적?정신적파괴의흔적을간직한마을의인물들이점점이나타난다.고향을떠도는여행을마치며그는2013이라는숫자를남기는데,이는1813,1913이라는숫자의계보를예언적으로따르는것으로볼수있다.
네편이이야기,그리고스탕달,카프카,화자-저자의어린시절을관통하는하나의모티프는카프카의단편「사냥꾼그라쿠스」다.슈바르츠발트에서영양을쫓던그라쿠스,실수로절벽에서떨어져죽은그라쿠스,그러나그를저세상으로실어다주어야할배의키잡이가방향을잃어,그라쿠스의시신은죽음의세계로들어가지못한채떠돌다이탈리아의리바로오게된다는이야기.의식속에서이승과저승의경계가흐릿해질때까지걷고또걷는화자의여행은죽음의세계로들어가지못하고떠도는그라쿠스의처지와이렇게포개진다.
제발트라는세계?폐허의기억이라는여행서사의본질,과거를바라보는화자의의식
제발트의서사의핵심은언제나‘여행’이다.여행서사의본질은끝없이파생되는사유의미로에기꺼이빠져들고,길위에서떠오른감정과인상을직관적으로배치하여,너울거리듯여행하는고독한화자의의식을극단적으로밀어붙이는,그리하여파괴의비전(미래상)에이르는것이다.이를테면「벨,또는사랑에대한기묘한사실」중스탕달은꿈에서모스크바대화재를지켜본다.그리고「귀향」에서화자는새뮤얼피프스의『일기』를읽으며졸다가런던대화재를꿈꾼다.이렇듯『현기증.감정들』은제발트고유의주제들?여행하는작가의삶,가볍게되기,기억하기,고뇌에시달리기,파괴의비전?이모두집약되어있다고할수있다.
한편,제발트는이작품에서처음으로사진을텍스트의한부분으로활용했다.(이장치는그의유작『캄포산토』까지이어진다.)이사진들은텍스트를보충하는자료에그치는것이아니라그자체로텍스트의일부분을이루며,과거라는시간을생생하게환기하는지표가된다.문자의놀라운생존력에대해누구보다신중하게접근하면서도문자언어로는충분하지않다는의식이가리키고있는것은무엇일까.
그것은결국기억의문제가아닐까.옮긴이배수아는“제발트의작품을읽을때마다,다른무엇보다도그가기억을불러내오는독특한기술에매혹되곤했다”라고말했다.말하자면제발트에게사진은문자언어로언어화되지않는의식에서삭제된과거를의식의수면위로떠올리는정교한장치다.이구성이불러오는효과는다시,‘기억하기’에서화자의‘의식’으로옮아간다.그리하여독자들은제발트가해낸이모든몽타주작업을화자-저자의의식을의식하면서바라보게된다.공포,마비,혼미함에휩싸인화자의심리를,신발이닳아버릴때까지걸어다니는고독을,차분하고총명한의식을예리하게하는정신적고통을.“그렇게,제발트를”따라간독자는마지막장을덮으며문학이라는행위에대해곰곰이생각하게될것이다.
■추천평
연상의유희로부터,기억이주는고통으로부터,고독하다는느낌으로부터정신을자유롭게하는여행……스스로를이방인으로규정하는『현기증.감정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