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여행 1

자전거여행 1

$15.00
Description
김훈의 두 바퀴 자전거로 떠난 여행의 정수
김훈 산문의 정수가 담긴 『자전거여행』제 1권. 몸과 마음과 풍경이 만나고 갈라서는 언저리에서 태어나는 김훈 산문의 정수가 담긴 책이다. ‘나는 사실만은 가지런히 챙기는 문장이 마음에 듭니다’라고 말한 바 있는 그의 아름다운 언어를 만나볼 수 있다. 의견과 정서의 세계를 멀리하고 물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진술하려는,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 정확한 사실을 지시하는 그의 언어로 표현해낸 자전거 여행길을 어떨까.

엄격히 길에 대해서, 풍경에 대해서만 말하는 그의 글 속에는, 그 어떤 글보다 더욱 생생하게 우리 삶의 모습들이 녹아 있다. 오징어 고르는 법, 광어 고르는 법을 이야기하고, 좋은 소금을 채취하는 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시 쓰는 ‘김용택씨’가 가르치는 섬진강 덕치마을 아이들의 소박한 생활들을 이야기한다. 책에는 길과 풍경과 우리네 삶의 모습이 김훈의 사실을 직시하는 날카롭지만 따뜻한 언어로 되살아난다.
일체의 평가나 감상 없이 있는 그대로를 서술한 그의 글은 총 2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리가 사는 마을 곳곳을 생생한 사진으로도 덧붙여 김훈의 언어에 풍성함을 더했다. 여수 돌산도 향일암, 남해안 경작지, 여수의 무덤들, 양양 선림원지 등 김훈이 떠난 길들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나라 곳곳에 묻어나는 정취와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김훈

1948년5월경향신문편집국장을지낸바있는언론인김광주의아들로서울에서태어났다.돈암초등학교와휘문중·고를졸업하고고려대에입학하였으나정외과와영문과를중퇴했다.1973년부터1989년말까지한국일보에서기자생활을했고,[시사저널]사회부장,편집국장,심의위원이사,국민일보부국장및출판국장,한국일보편집위원,한겨레신문사회부부국장급으로재직하였으며2004년이래로전업작가로활...

목차

프롤로그
꽃피는해안선ㆍ여수돌산도향일암
흙의노래를들어라ㆍ남해안경작지
땅에묻히는일에대하여ㆍ여수의무덤들
가을빛속으로의출발ㆍ양양선림원지
마지막가을빛을위한르포ㆍ태백산맥미천골
복된마을의매맞는소ㆍ소백산의풍마을
가까운숲이신성하다ㆍ안면도
다시숲에대하여ㆍ전라남도구례
찻잔속의낙원ㆍ화개면쌍계사
숲은죽지않는다ㆍ강원도고성
숲은숨이고,숨은숲이다ㆍ광릉숲에서
나이테와자전거ㆍ광릉수목원산림박물관
여름연못의수련,이어인일인가!ㆍ광릉숲속연못에서
한강,삶은지속이다ㆍ암사동에서몽촌까지
강물이살려낸밤섬ㆍ잠실에서여의도까지
한강의자유는적막하다ㆍ여의도에서조강까지
흐르는것은저러하구나ㆍ조강에서
고기잡는포구의오래된삶ㆍ김포전류리포구
전환의시간속을흐르는강ㆍ양수리에서다산과천주교의어른들을생각하다
노령산맥속의IMFㆍ섬진강상류여우치마을
시간과강물ㆍ섬진강덕치마을
꽃피는아이들ㆍ마암분교
빛의무한공간ㆍ김포평야
만경강에서ㆍ옥구염전에서심포리까지
도요새에바친다ㆍ만경강하구갯벌
바다한가운데를향해나아가는자전거ㆍ남양만갯벌
멸절의시공을향해흐르는´갇힌물´ㆍ남양만장덕수로
시원의힘,노동의합창ㆍ선재도갯벌
시간이기르는밭ㆍ아직도남아있는서해안의염전
책을펴내며
다시펴내며

출판사 서평

몸과마음과풍경이만나고갈라서는언저리에서태어나는김훈산문의향연!

김훈산문의정수라할산문『자전거여행』이재출간되었다.

언젠가그는“나는사실만을가지런하게챙기는문장이마음에듭니다”라고말한바있다.그의언어는그렇게,언제나,사실에가까우려애쓴다.“꽃은피었다”가아니라,“꽃이피었다”라고고쳐쓰는그의언어는,의견과정서의세계를멀리하고물리적사실을객관적으로진술하려는그의언어는,화려한미사여구없이정확한사실을지시하는그의언어는,바로그때문에오히려한없이아름답다.엄격히길에대해서,풍경에대해서만말하는그의글속에는,그러나어떤이의글보다더욱생생하게우리삶의모습들이녹아있다.

그의문장속에서,길과풍경과우리네삶의모습은따로떨어져있지않다.그것들은만났다가갈라서고다시엉기어하나가되었다가또다시저만의것이된다.

봄은이산에찾아오는것이아니고이산을떠나는것도아니었다.봄은늘거기에머물러있는데,다만지금은겨울일뿐이다.

봄은숨어있던운명의모습들을가차없이드러내보이고,거기에마음이부대끼는사람들은봄빛속에서몸이파리하게마른다.봄에몸이마르는슬픔이춘수다.(…)죽음이,날이저물면밤이되는것같은순리임을아는데도세월이필요한모양이다.

갈때의오르막이올때는내리막이다.모든오르막과모든내리막은땅위의길에서정확하게비긴다.오르막과내리막이비기면서,다가고나서돌아보면길은결국평탄하다.

자전거를타고저어갈때,세상의길들은몸속으로흘러들어온다.(…)흘러오고흘러가는길위에서몸은한없이열리고,열린몸이다시몸을이끌고나아간다.구르는바퀴위에서,몸은낡은시간의몸이아니고현재의몸이다.

빛속으로들어가면빛은더먼곳으로물러가는것이어서빛속에선빛을만질수없었다…

꿰맨자리가없거나꿰맨자리가말끔한곳이낙원이다.꿰맨자리가터지면지옥인데,이세상의모든꿰맨자리는마침내터지고,기어이터진다.

언젠가그는“나는몸이입증하는것들을논리의이름으로부정할수있을만큼명석하지못하다”고말한바있다.그의산문이명문인것은,상념이아닌몸으로쓴글들이기때문이아닐까.
그는글속에서,오징어고르는법,광어고르는법을이야기하고,좋은소금을채취하는법에대해서이야기한다.시쓰는“김용택씨”가가르치는섬진강덕치마을아이들의소박한생활들을이야기한다.

인수는할머니품에서자랐다.인수네할머니는작년에돌아가셨다.인수는많이울었다.‘우리할머니가돌아가셨다.내마음은슬프다.나는정말로슬프다’라고인수는그날일기에썼다.인수는할머니가돌아가신뒤좀시무룩한아이가되었다.점심시간에도혼자서밥을먹는다.(…)
은미네할머니무덤은학교가는길산비탈에있다.학교에서짓궂은남자아이들이은미를지분거리고귀찮게굴면,은미는집으로돌아가는길에할머니무덤에들러서그못된녀석들의소행을다할머니한테일러바치고막운다.요즘엔은미의마음이좀열렸다.슬픔이다소누그러졌는지친구들하고잘놀고아이들도이제는은미를지분거리지않는다.은미는그동안정말로고생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