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식사가 끝난 뒤 함정임 소설

저녁식사가 끝난 뒤 함정임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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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긴 세월동안 길 위를 떠돈 작가 함정임이 보여주는 애도의 신비
등단한지 25주년을 맞은 작가 함정임의 여덟 번째 소설집 『저녁식사가 끝난 뒤』. 끊임없이 떠도는 인물들을 통해 이제는 희귀해진 비극적 낭만주의자의 면모를 보여준 《곡두》 이후 5년여 만에 선보이는 이번 소설집은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발표된 작품들이 담겨 있다. 2012년, 2013년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실린 표제작 《저녁식사가 끝난 뒤》와 《기억의 고고학-내 멕시코 삼촌》을 포함한 모두 8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니스행 열차 안에서 처음 만난 ‘나미’라는 여자를 따라 그녀의 호텔 여행에 동참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어떤 여름》, 반복되는 낙태와 유산의 경험으로 인해 심신이 피폐해진 상태의 ‘나’의 이야기를 담은 《밤의 관조》 등의 소설에서 저자의 소설세계를 엿볼 수 있다. 어쩌면 이 세계의 중심에는 다른 무엇도 아닌 ‘상실’이 놓여 있다는 삶의 진실을 전하는 듯 상실의 흔적이 뚜렷하게 놓여 있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우리에게 알려져 있는 작가의 실제 삶의 궤적만큼이나 다채로운 시공간을 경유하는 작품들이 수록된 소설집. 20여 년 간 세계를 떠돌며 문학과 예술과 음식의 세계를 탐험해온 것을 바탕으로 생생하게 그려낸 부산의 뒷골목, 경주의 산사, LA, 뉴욕의 맨해튼과 브루클린, 프랑스의 남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멕시코의 풍경까지 마주하게 된다.
저자

함정임

저자함정임은동아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광장으로가는길」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이화여대불문과와중앙대대학원문예창작학과박사과정을마쳤다.소설집『이야기,떨어지는가면』『밤은말한다』『동행』『당신의물고기』『버스,지나가다』『네마음의푸른눈』『곡두』,중편소설『아주사소한중독』,장편소설『행복』『춘하추동』『내남자의책』,문학예술기행서『인생의사용』『소설가의여행법』,번역서『불멸의화가아르테미시아』『행복을주는그림』등다수를출간했다.현재동아대한국어문학과에재직하면서소설창작과소설연구를병행하고있다.

목차

목차
기억의고고학―내멕시코삼촌_007
저녁식사가끝난뒤_029
그는내일이라고말하지않았다_055
어떤여름_079
오후의기별_101
구두의기원_123
밤의관조_147
꽃핀언덕_171
해설|이소연?(문학평론가)
그대상심이내상처와만날때_203
작가의말_220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기다리다놓치기도하는거요.그게무엇이든……
난그게더나을때도있다고생각해요.”
“바다색이조금이라도남아있는시간”이아무리소중해도실제론,적어도혼자아닌여럿의삶에서는지키기어렵다는것.그렇지만사람을움직이는힘은,사람과사람이만나는통로란이런‘시간’없이는이루어지기어렵지요.그러나이시간이지켜지지않는다해서누구도억울해하거나슬퍼할필요가있을까.작가함씨가묻는곳이지요._김윤식(문학평론가)
소설가함정임의여덟번째소설집『저녁식사가끝난뒤』가출간되었다.기...
“기다리다놓치기도하는거요.그게무엇이든……
난그게더나을때도있다고생각해요.”
“바다색이조금이라도남아있는시간”이아무리소중해도실제론,적어도혼자아닌여럿의삶에서는지키기어렵다는것.그렇지만사람을움직이는힘은,사람과사람이만나는통로란이런‘시간’없이는이루어지기어렵지요.그러나이시간이지켜지지않는다해서누구도억울해하거나슬퍼할필요가있을까.작가함씨가묻는곳이지요._김윤식(문학평론가)
소설가함정임의여덟번째소설집『저녁식사가끝난뒤』가출간되었다.기묘한불협화음과도같은문체로카니발적꿈과현실적구속사이의대립이라는주제를탁월하게드러냈던소설집들을지나,끊임없이떠도는인물들을통해이제는희귀해진비극적낭만주의자의면모를보여주었던『곡두』이후오년여만의소설집이다.2007년부터2013년까지발표된작품들을묶은이소설집에는2012년,2013년이상문학상수상작품집에실림으로써일찌감치독자들의마음을빼앗았던「저녁식사가끝난뒤」와「기억의고고학―내멕시코삼촌」을비롯하여총여덟편의단편소설들이실려있다.
이번소설집의표제작인「저녁식사가끝난뒤」는등단한지이십오주년을맞이한소설가함정임의소설세계가어떠한풍경을그려보이고있는지잘보여주는수작이다.이소설이발표된후,바로다음달의월평(『문학사상』2011년4월호)에서문학평론가김윤식은어떤지켜지지않은시간에대해언급하면서소설가함정임의마음이가닿은곳을지적하고있다.바다색이아름다울무렵으로저녁약속을잡고,그것이어둠에덮여사라져버리기전에손님들이도착하기를간절히바라는누군가의마음이란얼마나소중하고또고귀한것인가.
하지만그러한순간은홀로상상하고꿈꿨던것그대로실현되기란어려운법이다.만남이란저멀리떨어져존재하던각자의시간과바람이힘겹게다가와얽히는과정이기때문이다.그러니까어쩌면함정임이이삶의풍경중에서유독아름답다고말하려는것은그러한마음이아니라그것이어긋난순간에있는것이아닐까.떨어지면서도제빛을잃지않고길게꼬리를뻗으며빛나는유성처럼,마음은결코사라지는법없이그어긋나버린시간속까지따라와아름다움의품을넓히니말이다.그러니이번소설집은바람이이루어지기직전의설렘보다는바람이이루어지지않음으로써생기는여운을품고있다고할수있겠다.아직꽃을피우지않은나뭇가지들을바라보며이미그것이져버린날의풍경을떠올리는독자들이라면,이여운의풍부한맛을충분히느낄수있으리라.
부재를뚜렷한현전으로바꾸어버리는마술같은이야기
길위의소설가함정임이보여주는애도의신비
분분히흩뿌려진아름다운빛의점들은지나간과거로인해상처입고정해진미래로인해낙담한인간들에게허락된날카로운감각이리라.함정임의소설은부재에기대어오랜시간을견뎌온이들의몫에대해말한다.우리가그것을알아보는이유는그들이겪은상실이나의것과다르지않기때문이다.내상처가그들의것과만날때느끼는기쁨,소설은또한그찰나를위해마련된사건이아니겠는가._이소연(문학평론가)
스스로‘노마드’임을자처하는소설가함정임의이번소설집은그러한떠돎의기질을소설속인물들에게부여함으로써그가얼마나긴세월동안길위를떠돌았는지여실히보여준다.떠도는자들은머물러있는자들보다좀더부단하게이세계와의만남을경험하게되는데,이를통해함정임이보여주려하는것은어쩌면이세계의중심에는다른무엇도아닌‘상실’이놓여있다는삶의진실이아닐까.프랑스여행중접한P선생의부고소식에황망함을느끼는부부(「저녁식사가끝난뒤」),그의미를이해하기엔너무어렸기때문에더욱공포스러웠던죽음의기억을떠올리는여자(「기억의고고학―내멕시코삼촌」),길을건너던중받아든전화속에서느닷없이옛인연의부고를듣게되는남자(「오후의기별」)등각작품들속에는상실의흔적이뚜렷하게놓여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소설집『저녁식사가끝난뒤』가마냥우울하고어두운색채에물들지않는까닭은작가가그둘레에이를감싸안는무언가를마련해두었기때문이다.「저녁식사가끝난뒤」에는P선생을떠올리며각자소중한기억의징표를가지고식탁에둘러앉은여덟명의사람들이등장한다.그들이마련해온노래와시와음식이빚어내는따뜻하고빛나는삶의풍경속에는죽음에대한공포나살아남은자의비애같은것이차마끼어들지못한다.또한「기억의고고학―내멕시코삼촌」에서무엇보다중요한소재는삶을향한열정과의지를표현하듯붉은색을한아코디언인데,이아코디언은인간의숨통처럼주름을폈다접었다함으로써뜨거운노래를뿜어낸다.그소리는어린소녀의마음속에서엄마와토끼,노인의죽음이가져온검은그림자를말끔히걷어내고삶의따스함과생동속으로소녀를당겨온다.그리고「오후의기별」에는오로지기억속의소녀를제대로보내주기위해한때머물렀던외국으로날아가는남자가등장한다.그가간직해온빛나는순정은한하층민소녀의가는길을환하게밝혀주고남은자의삶까지따스하게덥힌다.
이번소설집의‘작가의말’에서함정임은“소설쓰기란/추모의형식이외에/아무것도아니라는/생각을한다”면서“미처다가가지못한/미처풀지못한/미처주지못한”이들에게소설을바친다고밝히고있다.세차례나반복되는“미처”라는부사속에앞서지적했던이번소설집의특징,‘지켜지지않은시간’이비치고있는것은아닐까.순수한사랑과인간에대한믿음,그리고이로부터거리를두고자했던냉소적인시선사이의동요를소설의자양분으로삼았던날들로부터나아가이제함정임은대립적이고이질적인정조들이일으키는마찰을특유의관조로아름답게감싸안는세계에들어선것같다.“미처”라고수차례힘주어말하는마음이누구도부정할수없는부재를뚜렷한현전으로바꾸어버리는마술같은이야기를만들어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