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속도에얽매이지않은자유로운영혼들의장소,프로방스
다른삶을꿈꾸는사람에게
“당신은어떤일을합니까?”
이질문을들었을때우리는흔히돈을버는수단을떠올린다.그러나여기,자신?의일을전혀다른방식으로말하는사람이있다.
그는스스로를‘전문적인산책자’라말한다.현실적으로돈도,경력도되지않는산책을‘천직’으로여기고,사회와“체제가요구하는속도가아니라자신의요구에맞추어자신의리듬으로걷는산책”을하면서‘자기만의순간’을얻는것을삶의가장큰과제로여기는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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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에얽매이지않은자유로운영혼들의장소,프로방스
다른삶을꿈꾸는사람에게
“당신은어떤일을합니까?”
이질문을들었을때우리는흔히돈을버는수단을떠올린다.그러나여기,자신의일을전혀다른방식으로말하는사람이있다.
그는스스로를‘전문적인산책자’라말한다.현실적으로돈도,경력도되지않는산책을‘천직’으로여기고,사회와“체제가요구하는속도가아니라자신의요구에맞추어자신의리듬으로걷는산책”을하면서‘자기만의순간’을얻는것을삶의가장큰과제로여기는사람이다.
휘황해보이기만하던파리에서인생과예술이깃든아늑한골목과장소들을발견하고산책하며,도시걷기에대한성찰을담은저작『파리를생각한다』와『파리의장소들』을발표한사회학자이자작가,정수복의신작『프로방스에서의완전한휴식』이문학동네에서출간되었다.
그가이번에발걸음을옮긴곳은마치‘산책자’를위해만들어진마을인듯,느리고한가롭게시간이흘러가는곳―오후한시면상점도,거리도,사람도까무룩낮잠에빠져들어고단한일상이일시정지된다는프로방스다.
그가돌연프로방스로떠나자기만의프로방스산책일지를낱낱이기록하게된까닭은무엇일까?그리고프로방스의장소들을걷고그곳의자유로운영혼들과대화하며그가찾은‘완전한휴식’이란어떤것일까?
그는“분주함에현재의삶을저당잡힌한국인”들에게,일단자동차를버리고,“발소리를낮”춘채프로방스의작고인간적인규모의마을로조용히따라들어와보라말한다.
산책자,대도시를떠나사람의마을로걸어가다
프로방스에서인생이아름다운이유
이책은어느여름그가일상의도시인파리를떠나휴식과영감의장소프로방스에서한달동안써내려간일기를토대로하고있다.프로방스의자연과인물,특징을소개하고,그가프로방스에매혹당한계기를써내려간도입부의「나를사로잡은프로방스」와책마지막부분의「반고흐의장소들을찾아서」를제외한본문은그의‘프로방스일기’를형식과문장까지그대로살려실은것이다.
그의산책이뚜렷한목적지와명소를향해이루어지는‘관광’과달리,언제나그자신만의표지(標識)에따라이루어지는목적없는방황이었듯,이‘프로방스일기’도애초에출판을염두에두고계획적으로쓰인것은아니었다.오히려그는집필중인다른원고를마무리하겠다는결심과함께프로방스로떠났지만,프로방스에서영감과사색으로이끄는수많은장소와사람들을발견하고홀린듯‘프로방스일기’를써내려간다.
프로방스에가면인생이아름답게생각된다.왜일까?프로방스에서의삶이아름다운까닭은무엇보다도햇빛때문이다.노랗고투명한햇빛없는프로방스는상상할수가없다.여름의메마른대지와건조한대기속에그야말로부서져터지는햇살속에서인생은아름다울수밖에없다.햇빛은프로방스의그맑고건조한대기속에서밝음과따뜻함을글자그대로부스러뜨리고터뜨려서흩뿌려놓는다.그런햇빛에는우울한마음을치유해주는효과가있을뿐만아니라반고흐처럼햇빛에굶주린음산한북쪽나라사람들이나나같이서울이라는대도시의혼잡함에지친사람들에게아직도아름다운삶이가능하다는생각이들게한다.(31쪽)
프로방스의풍성한햇살과더위를식혀주는남불특유의바람미스트랄,들판에흐드러지게피어난라벤더향기,그리고“작열하는태양,올리브나무와황금빛벌판,장엄한황혼”―프로방스의자연은그자체로축복이고은총이다.그는프로방스의압도적인풍광한복판에서서눈부신프로방스의빛과자연속에서창작하고휴식을취한예술가들의면면을떠올린다.
노벨문학상을수상한프레데릭미스트랄,한양치기소년의순수한사랑이야기를담은소설「별」로세계에프로방스를알린알퐁스도데를비롯해,프로방스의퐁텐-드-보클뤼즈에자기만의은둔처를만드었던페트라르카,장지오노,알베르카뮈,르네샤르등의작가들은물론이거니와마티스와피카소,샤갈,니콜라드스탈,고흐등수많은화가들이프로방스로몰려든것은결코우연이아닐것이다.그는프로방스에는“창작의고통을경감시키고그들을격려하고용기를주고새로운생각을불러일으키는무언가”가있다고말한다.비단자연뿐만아니라프로방스에는원형경기장과고대극장과같은오랜역사의유적들이있어예술가들의“호기심을자극하고상상력을발동”시키며,곳곳에펼쳐진시골장은흙냄새와더불어이곳이소박한사람들이‘현재의삶’에만족하며살아가는인간적인마을임을느끼게한다.
그의발걸음은“소가휴식을취하듯편안한모습으로길게늘어서있”는뤼베롱산에서부터프로방스의강한햇빛과바람에시달려헐벗은황량한알피유산맥에이르기까지프로방스의대자연을거침없이거닌다.그러나어느순간책장을넘기면,다시시내로돌아와미로와도같은골목길을천천히걸으며‘자발적방황’에들어있기도하고,레아튀미술관과아를의고대박물관,만국박람회사진전등박물관과사진전을관람하며그가사랑하는예술혼들과‘진정한예술’이란무엇인지열렬한대화를나누기도한다.프로방스에서유일하게분주한것이있다면,‘프로방스만의빛나는순간들과풍경들’을하나라도놓치지않기위해날렵하게이성과감성의촉수를세운그의눈길과발길뿐일것이다.
지난날그의지난저서가출간됐을때‘지적인좀머씨의노트’와도같다는평이있었던가.
그의신작『프로방스에서의완전한휴식』은그날그날프로방스에울리는‘우연의음악’에따라걷는한지적인산책자를근거리에쫓아다니며,그의일기장을엿보고그의머릿속에떠오른단상과가슴의울림까지도고스란히빨아들이는듯한느낌을받게한다.
“반고흐가나에게계속말을걸고있다”
반고흐와함께프로방스산책하기
여행은낯선자연과도시뿐만아니라모르던사람과의만남이기도하다.이책에도내가프로방스여행길에서만난사람들이등장한다.이책은이런저런경우에만난프로방스의현재를살고있는사람들은물론이려니와지금은이세상에없는사람들의영혼과만나세상사는방식과삶의의미에대해나눈대화의기록이기도하다.지금이세상에없는사람가운데서가장많이등장하는사람은반고흐다.(8~9쪽)
이책에는프로방스에서한시절을보낸예술가들과,지금프로방스에서‘예술적인인생’을살아가는평범한사람들의다채로운삶이그려져있다.하지만이책의마지막장을덮었을때화인처럼강렬하게남을이름은아마도단하나일것이다.
빈센트반고흐.
프로방스에유일무이의화가공동체를열길꿈꿨고친구라믿었던고갱을불러함께그림을그리고자했으나,‘파리에서의세속적성공’을꿈꾸는고갱과갈등하다자신의귀를자르고,홀로그림과의사투를벌이다끝내까마귀가나는밀밭에서자신의가슴에총을쏘고자살한비운의화가.
저자는일반인들의삶의문법을거부하고,고통스럽게진정한삶의의미를묻는자들은일생에한번쯤반고흐와대화를나누게마련이라고말한다.그리고프로방스는반고흐와깊은대화를나눌수있는최적의장소라이야기한다.
반고흐가자살하기전마지막3년을보낸프로방스에머무는동안,저자는고흐와동생테오가나눈편지들을읽다잠이들고,낮이면고흐와테오가함께묻힌묘소,작고쓸쓸한‘빈센트의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