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는 소년 오문세 장편소설

싸우는 소년 오문세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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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당연한 세상, 그리고 당연하지 않았어야 할 것들이 당연하게 자리 잡아 온 세상. 끊어 내지 않으면 언제까지고 계속될 부당함 속에서 해야 할 싸움을 외면하지 않고 싸우기를, 달아나지 말고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를 찾기를, 그렇게 끊임없이 싸워 나가는 이들의 건투를 빌며 시작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

오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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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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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규칙없는싸움
02무겁고뻔뻔한것
03모든기준에서열이있다
04다른부류의인간
05그냥그렇게벌어지는일
06또다른형태의차별
07당연하지않은것들이당연해질때
08사람들은모른다
09세상이온통싸우는놈들천지
10벼랑끝에몰린심정이돼도
11내가있어야할자리
12싸우는소년
후기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수상작『그치지않는비』의작가
오문세두번째장편소설!
언젠가는한국어로씌어진『호밀밭의파수꾼』의저자가될수있을것(신형철문학평론가),오랜수련끝에나온것임에틀림없는문학적기량(안도현시인),읽는내내멈칫거리고끊임없이무언가를사유해야하는(유영진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이라는평을받으며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을수상한작가오문세.혹한기의몸살을앓고있는이들에게위로를건넸던『그치지않는비』이후두번째장편소설『싸우는소년』을출간했다.단단한문장,진실된목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수상작『그치지않는비』의작가
오문세두번째장편소설!
언젠가는한국어로씌어진『호밀밭의파수꾼』의저자가될수있을것(신형철문학평론가),오랜수련끝에나온것임에틀림없는문학적기량(안도현시인),읽는내내멈칫거리고끊임없이무언가를사유해야하는(유영진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이라는평을받으며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을수상한작가오문세.혹한기의몸살을앓고있는이들에게위로를건넸던『그치지않는비』이후두번째장편소설『싸우는소년』을출간했다.단단한문장,진실된목소리에눌러담은메시지는“싸워”.
당연하지않은것들이당연한세상,그리고당연하지않았어야할것들이당연하게자리잡아온세상.끊어내지않으면언제까지고계속될부당함속에서해야할싸움을외면하지않고싸우기를,달아나지말고자기가있어야할자리를찾기를,그렇게끊임없이싸워나가는이들의건투를빌며이야기는시작되었다.응급실에서눈을뜬소년이자신보다네체급이나높은태권도선수를향해남모르게결사의싸움을다짐하면서.
“왜싸우려는거야?아무이득이없잖아.”
나는안승범을생각했다.안승범에게주먹을날린다고뭐가달라지지는않는다.그렇지만변하는게없다는걸알면서도뭐든해야만할때가있다.저절로나아지는상황같은건없는것이다.
“그새끼가맞을짓을한거야.아무도안때리니까나라도때려야지.”_본문발췌
당연하지않은것들이당연해질때,사람은병신같아지는거야
소년과소년은친구였다.친구였다고말할수밖에없는한소년의책상엔흰꽃이놓여있다.또한소년은호흡기를댄채응급실벽에새겨진문구를한자한자되새김한다.치열한사투를치른누군가의증언인양벽에똑바르게새겨진문구,‘싸워’.뉴스는그날의일을불운한사고로짧게요약해놓았다.왜아무도그사고를궁금해하지않는거지,왜다들당연하게여기는거지,응급실의소년은생각했다.그리고바랐다.아무렇지않게친구와농담을주고받던시절로돌아갈수있으면좋겠다고.그만큼현실은교복안주머니에간직한유서만큼절박하고,이름이기억나느냐고묻는의사의질문만큼터무니없는것이었다.
병원이라는작은세계는나쁘지않았다.소년은누군가를때려주기위해복싱을시작한산이누나를만났고,산이는예쁘다는말을달고사는뻔뻔한트레이너주관장을알았으며,이따금티브이는왜네모야하고맥락없는질문을던지는박할아버지와사람들의숨은특질을간파해의인화된새로묘사해내는도도새아줌마를알았다.그리고무엇보다싸가지없고고약하지만얼굴은예쁜양아영이규칙적으로찾아와던져주는노트가좋았다.하지만가슴한편에박힌이름하나는줄기차게악몽을끌고왔다.오랜병원생활을끝내고바깥세상으로돌아온날,소년은주관장의명함한장을들고권투도장을찾는다.안승범을향해머릿속에서수없이내뻗던펀치를실현하기위해,상상으로만수없이되뇐싸움의결말을짓기위해.
“싸움이운동처럼정당하게이루어질거라고생각했다면착각이야.”
“이기기위해서는뭐든지해야한다는거예요?자전거체인같은걸손에들고?”
“어쨌거나싸우기로마음먹었다면,할수있는한최고로치사하고,더럽고,악랄하게싸워라.그럴각오가없으면너는무조건져.하지만할필요가없는싸움은하지말아야해.”
“나는,나는싸워야해요.”_본문발췌
모든수단을다동원해.싸우는걸멈추지마
교실을떠나있었던육개월동안변한건없었다.복도엔안승범의동메달획득기사가여전히걸려있었고상담실은몇마디알량한말로고민을해결해줄것처럼굴었다.달라진것이있다면옥상문비밀번호와서찬희의책상위에놓인하얀꽃.
링위에서맞는건그렇게나쁘지않다.권투는규칙이있는스포츠다.학교에는아무것도없다.라운드의끝을알리는벨도,지저분한반칙을감시하는심판도,의욕을잃은선수를위해수건을던져줄세컨드나이쪽이쓰러지지않도록응원해주는사람도없다.교실은룰이존재하지않는싸움판이었다.나는진짜몸으로느끼는권투가뭔지모르지만이것만큼은확실하게알고있었다._본문발췌

세상은반칙이난무하고선수가쓰러져도아무도타임아웃을외치지않는다.그러니싸우지않고는살수없다는박할아버지의말을소년은알았다.그날로부터반년이나지났지만아무도타임을외치지않았다.소년은안승범의스파링상대가되어두들겨맞던서찬희를관망하거나은근히즐기던아이들,좆밥새끼라며비웃던안승범,니네때는다그런거야,우리모두의잘못이야라는편리한말로책임을회피하는어른들에게꽂아넣듯펀칭패드에주먹을내리꽂는다.
“때리면기분이나아질것같냐?”
“결국똑같은놈이될뿐이라는건가요?참고견디는게이기는거라고?”
“참고견디는건이기는게아니야.그냥참고견디는거지.”_본문발췌
그날을기억하는증표처럼교복안주머니에간직한유서
그날의옥상에서처럼마주한학교대표태권도선수안승범그리고
세상을향한카운터펀치
병원과체육관에서차근차근몸을단련하며소년은알게되었다.매일같이군것질을하며오지랖을떠는산이누나도,소년의글러브의원래주인인‘I’라는이름의누군가도그리고양아영도역시싸우고있다는것을.포기하고싶어질때마다소년은다잡는다.싸우는걸멈출수는없다고.마침내기회는찾아왔다.땡,하고라운드의벨이울리기도전에.
소년이안승범에게하고싶은말은하나뿐이었다.“나랑싸워.이좆밥새끼야.”
이도발은,독자의가슴에서날카로운파편이된다.온힘을실은소년의펀치가진짜로향한곳이실은안승범이아니었다는것,동시에그펀치가이책을읽고있는독자를비껴가지않는다는얼얼한진실에멍해지고마는것이다.
옥상위에선소년은친구에게했던말을완전히기억해낸다.순간순간으로조각나있던기억이하나로잇대어져되살아난그날의풍경속에서소년은“링사이드에바짝붙어세컨드의조언을듣는권투선수처럼가볍게숨을고른다.”서찬희,걱정하지마.내가할게.더이상도망치지않고,싸우면서.비겁한핑계들을쓰러뜨리면서.
당연하지않은것을당연하게만든건소년자신이었다.소년의싸움은모두의기억속에서그날을바로잡기위한싸움이었고,자신의망각속에서제이름석자를되찾기위한싸움이었으며,자신이있어야할자리로가야하기에치른싸움이었다.독자는이싸움의결말이어찌될지알수없어도적어도분명한사실한가지는믿게된다.“어쨌거나내가앞으로걸어갈거라는사실”을.
엄마,내교복아직집에있지?새로산거말고,전에사고날때입고있던거말이야.거기안주머니에중요한게있어.아주,아주중요한거야.
나는잠시말을멈추고엄마의얼굴을본다.이제부터내가꺼내려는건정말비참한이야기였다.자신만을바라보며살아온부모를배신한등신같은아들의이야기._본문발췌
나는안다.나는사람들이싸운다는걸안다.아주많은사람들이지금이순간에도싸우고있다.그리고당신도,싸운다.만일그싸움이우리를,우리의관계를,우리가사는세계의풍경을,조금더괜찮은것으로만들어주는싸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