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영원할 것처럼

밤이 영원할 것처럼

$16.00
Description
데뷔 후 17년, 다시 처음의 마음으로
서유미 네번째 소설집
어떤 슬픔이 닥쳐도 계속해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에서 진정한 낙관을 발견하는 작가 서유미의 네번째 소설집 『밤이 영원할 것처럼』이 출간되었다. 서유미는 2007년 등단한 이래 일곱 권의 장편소설, 세 권의 소설집 등의 단행본을 펴냈다. 작가의 데뷔 무대는 눈부셨다. 한 해에 문학수첩작가상과 창비장편소설상을 동시 석권한 그는 “살아 있는 언어와 정교한 세부에서 얻어진” “인간군상의 점묘화”(소설가 성석제) 같은 소설로 “환멸의 일상을 유머러스하고 따뜻하게 비추는”(소설가 강영숙) 미덕을 보여주며 주목받았다.
그후로 “그곳에 상처가 있다는 것을 표시하기 위해 붙이는” “밴드 같은 소설”(소설가 이승우), “손가락 사이로 흘러가고 마는 무력하고 무용한 하루하루를” “돌아봐주는 소설”(소설가 정세랑)들로 인간사의 애환을 보듬어온 서유미. 그가 2022년부터 만 2년 동안 발표한 단편소설 7편을 『밤이 영원할 것처럼』에 한데 모았다. 그런데 작가는 이번 소설집을 펴내며 “이 책으로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서유미, ‘작가의 말’)고 말한다. 데뷔 후 17년간 동료 작가들의 탄탄한 지지를 받으며 활동해온 그가, 다시 한번 첫 소설집을 출간하는 것만 같은 설렘과 각오로 이 책에 임한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서유미 소설이 이전과는 달라졌으며 계속해서 정점을 경신중이기 때문일 것이다. 데뷔 직후 장편소설로 주목받으면서 서유미는 발랄한 유머 감각과 필력을 지녀 공감도 높은 세태소설에 능한 소설가로 첫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2023년, 단편 「토요일 아침의 로건」이 김승옥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면서 서유미의 단편소설에 밴 연륜과 깊이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오차 없이 섬세하게 쌓여나가는 감정선 덕택에 이제는 서유미의 어떤 단편을 읽든 반드시 한 번은 울컥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 자신이 의도한 지점으로 독자를 정확히 이끌고 가서 감정을 폭발적으로 분출시키는 것이 좋은 단편소설의 한 요건이라면, 『밤이 영원할 것처럼』에는 서유미 단편의 백미가 담겨 있다.
선정 및 수상내역
2023 김승옥문학상 수상작 「토요일 아침의 로건」 수록
저자

서유미

저자:서유미
2007년『판타스틱개미지옥』으로문학수첩작가상을,『쿨하게한걸음』으로창비장편소설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당분간인간』『모두가헤어지는하루』『이밤은괜찮아,내일은모르겠지만』,장편소설『당신의몬스터』『끝의시작』『틈』『홀딩,턴』『우리가잃어버린것』,산문집『한몸의시간』이있다.2023년김승옥문학상우수상을수상했다.

목차


토요일아침의로건_007
밤의벤치_035
그것으로충분한밤_065
지나가는사람_093
다른미래_127
기다리는동안_159
밤이영원할것처럼_185

해설소유정(문학평론가)
기다림으로남은밤_221

작가의말_239

출판사 서평

타인의내면으로깊이내려갈수있는기회가살면서우리에게몇번이나주어질까.훌륭한소설은아무것도강요하지않고지시하지않으면서도그깊은곳으로우리를이끈다._최은영(소설가)

서유미는‘다른미래’를눈앞에보여주는법이없다.다만,스스로다른미래를마주할수있도록온몸을이완시키고새로운자신을경험할수있도록돕는다.이것이서유미가보여주는희망이며낙관이다._소유정(문학평론가)

2023김승옥문학상수상작「토요일아침의로건」수록

데뷔후17년,다시처음의마음으로
서유미네번째소설집

어떤슬픔이닥쳐도계속해서살아가는우리모두의모습에서진정한낙관을발견하는작가서유미의네번째소설집『밤이영원할것처럼』이출간되었다.서유미는2007년등단한이래일곱권의장편소설,세권의소설집등의단행본을펴냈다.작가의데뷔무대는눈부셨다.한해에문학수첩작가상과창비장편소설상을동시석권한그는“살아있는언어와정교한세부에서얻어진”“인간군상의점묘화”(소설가성석제)같은소설로“환멸의일상을유머러스하고따뜻하게비추는”(소설가강영숙)미덕을보여주며주목받았다.
그후로“그곳에상처가있다는것을표시하기위해붙이는”“밴드같은소설”(소설가이승우),“손가락사이로흘러가고마는무력하고무용한하루하루를”“돌아봐주는소설”(소설가정세랑)들로인간사의애환을보듬어온서유미.그가2022년부터만2년동안발표한단편소설7편을『밤이영원할것처럼』에한데모았다.그런데작가는이번소설집을펴내며“이책으로부터다시시작하고싶다”(서유미,‘작가의말’)고말한다.데뷔후17년간동료작가들의탄탄한지지를받으며활동해온그가,다시한번첫소설집을출간하는것만같은설렘과각오로이책에임한이유는무엇일까.
무엇보다도서유미소설이이전과는달라졌으며계속해서정점을경신중이기때문일것이다.데뷔직후장편소설로주목받으면서서유미는발랄한유머감각과필력을지녀공감도높은세태소설에능한소설가로첫인상을남겼다.하지만2023년,단편「토요일아침의로건」이김승옥문학상우수상을수상하면서서유미의단편소설에밴연륜과깊이가새롭게조명되고있다.오차없이섬세하게쌓여나가는감정선덕택에이제는서유미의어떤단편을읽든반드시한번은울컥하게되는것이다.작가자신이의도한지점으로독자를정확히이끌고가서감정을폭발적으로분출시키는것이좋은단편소설의한요건이라면,『밤이영원할것처럼』에는서유미단편의백미가담겨있다.

딱적당한수온의쾌적한풀장처럼,
자연스럽게스미다가푹빠져드는
부드러운어둠의소설

이번소설집을관통하는키워드는단연‘밤’일것이다.문학평론가소유정은해설에서“보이지않음으로써거기에있음을드러”내는것이밤의속성이며,그런점에서서유미의작품들이밤을닮았다고짚어낸다.전달하고자하는바를직접제시하기보다는에둘러감각하게하는이소설들을읽다보면무언가를전달받았다는것을미처깨닫기도전에몸이먼저소설에반응하고있음을감정의요동을통해느끼게된다.눈치채지못할만큼서서히깊어지다어느덧모든것을잠식하는어둠처럼,서유미소설은독자의마음에부드럽게스며들어그것을장악하고만다.
말하지않음으로써더욱강렬하게말하는이러한특성은서유미소설을짧은몇마디로요약할수없게만든다.이소설집에등장하는인물들은느닷없이몸에이상이발견되어열심히달리던인생의트랙에서이탈해야하거나(「토요일아침의로건」),부유하고선망받던위치에서내려와별볼일없던친구에게의지해야하는상황에처한다(「지나가는사람」).직장일이잘풀리지않아관계가파탄나버린전배우자를독촉해위자료를받아내야하는이도있다(「기다리는동안」).삶이계속되는한정점에서내려와점차쇠퇴하고남루해지는자신을마주해야하는때가오고,그필연적인상실감은우리모두가공유하는공통감각이라고서유미소설은말한다.하지만소설에서더욱깊은인상을남기는것은그주제에도달하기위해지나온장면들,이를테면몸의이상을알게된후그제야일상속작고사소한요소들을새삼스레자각하고들여다보는순간이나,과거의영광을잃고불우해진이의쪼그라든모습에내리쬐는환한봄볕의이질감,오래비워두어온기를잃은옛집을찾아가부부였던두사람을닮았으나차가워진장식용조각상을손에쥐어보았을때느껴지는감촉같은것들이다.
또한밤은어떤하루든,누구에게든약속처럼찾아오는시간이기도하다.서유미소설에서밤은가사노동에지친여성들이아파트단지의벤치로나가숨을고르는한때이고(「밤의벤치」),눈치채지못하고있던가정내의균열을조용히체감할기회를제공하는잔인한하루의끝이자(「그것으로충분한밤」),외부세계에서다친몸과마음을들여다보며회복을꾀하는성찰의시간이다(「밤이영원할것처럼」).인물들이공평하게맞이하는각양각색의밤을묘사할때도서유미는서술자의위치에서거리감을유지한다.삶의고충들을숨김없이드러내보이는데도감정에호소하지않는건조하고묵직한문장이균형을이루며세련된인상을남긴다.이균형감과세련미는서유미소설에서만느낄수있는독보적인쾌적함의비결이다.
밤의또한가지특성은언젠가반드시끝난다는것이다.소설은삶에찾아온어둠에대해말함으로써어둠이잠시나마물러난일상또한상상해보게한다.이러한서유미식낙관이빛을발하는단편「다른미래」는계획적이고통제적인성향을지닌엄마가즉흥적이고허술한데가있는딸과함께바다로여행을떠나전에없던자유를만끽하는이야기이다.여름비와갖가지모양의무수한파도를피하려고애쓰던그녀는결국시원하게몸을적시는데,물에젖어서는안된다는혼자만의규율이무너진후느껴지는것은의외로규율에서벗어난후련함과해방감이다.이처럼삶을지키려는인간의노력과상관없이불행은시시때때로거대한파도처럼덮쳐와일상을침범한다.하지만서유미는불행이라는불청객을호들갑스럽게다루는대신매일왔다가가는밤을맞듯이담담하게그려나간다.밤이영원할것처럼느껴지겠지만언젠가는지나간다는소설의메시지를되뇌다보면지금눈앞에마주한어둠도내일의빛이다가오고있다는신호로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