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소녀 진화론

소년소녀 진화론

$12.50
Description
출구 없는 세상 속 아이들의 꿈!
단단한 문장과 개성 넘치는 형식으로 무장한 일곱 편의 단편을 담은 전삼혜의 『소년소녀 진화론』. 문학작품을 읽는 행위의 순수한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문장들로 가득한 소설집이다. 여린 몸으로 인생의 어떤 단면을 통과 중인 인물들의 모습을 세심하게 연마된 언어와 SF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섬세하게 그려냈다.

폭발과도 같은 성자의 현장을 언어와 예술의 본질적 생명력에 빗대어 그린 《와인드업 보이》, 편의점 라면을 둘러싼 두 학원 사이의 전쟁에 낀 소년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라면 전쟁》, 누군가의 마음을 받는 일에 서툰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너랑》, 그리고 거대한 지각변동 이후의 시대를 배경으로 공중 도시에 사는 소년과 해저 도시의 소녀의 이야기를 각자의 시점을 그린 연작 단편 《하늘의 파랑, 바다의 파랑》과 《소년소녀 진화론》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

전삼혜

저자전삼혜는1987년서울에서태어나명지대학교문예창작학과를졸업했다.제8회대산대학문학상을수상했으며작품으로장편소설『날짜변경선』과『내일의무게』(공저)『어쩌다보니왕따』(공저)『조용한식탁』(공저)이있다.

목차

라면전쟁…007
하늘의파랑,바다의파랑…035
소년소녀진화론…065
창세기…093
흰돌고래를소환하는주문…121
너랑…151
와인드업보이…181

작가의말…215

출판사 서평

선명하게반짝이는일곱개의눈물,『소년소녀진화론』

말을할줄모르는소년에게는이름이없었다.사람들은소년을제멋대로불렀다.인쇄소에서일할때는톰이었고구두를닦을때는조너선이었고손수건가게에서일할때는시드였으나그어느것도소년의이름은아니었다.이름이없는소년의내면은색깔들로넘실대고있었다.빛바랜보라,제비꽃을닮은보라,템즈강다리너머해가떨어질때하늘을닮은보라를사람들이왜‘보라’로통칭하는지소년은이해할수없었다.수많은색깔을인식하고재현할수있는재주가드러나자소년은또하나의이름을얻게된다.대저택의필경사로봇의펜촉에잉크를조합해채워넣는,‘와인드업보이’.

소년은밤마다침대만놓인좁은방에서잠자기전머릿속에소용돌이치는말들을억누르느라애를썼다.단어들은자꾸만소리쳤다.나를조합해줘,나를나가게해줘,우리를사용해줘.소년은속으로대답했다.안돼.그러면나는다시이름을잃게돼.다시돌아가고싶지않아.최고의시대에서최악의시대로굴러떨어지고싶지않아.

소년은빠르게소년을벗어나고있었다.사람을자라게하는것은시간만이아니었다.저택에와서벌써세번이나새옷을맞췄다.팔다리가길어진만큼소년은존경의기습적인질문에쉽게당황했다.가끔은신에게빌기도했다.제발이모든것을잊게해달라고._「와인드업보이」205~206쪽

마치폭발과도같은성장의현장을언어와예술의본질적생명력에빗대어그린스팀펑크스타일의단편「와인드업보이」를비롯해,이소설집은단단한문장과개성넘치는형식으로무장한일곱편의단편을담고있다.편의점라면을둘러싼두학원사이의전쟁에낀소년의풋풋한사랑이야기「라면전쟁」과누군가의마음을받는일에서툰소녀의이야기「너랑」,마법학교에들어가지못한마법사들의이야기「흰돌고래를소환하는주문」은경쾌하면서도포근하다.동성친구를향한사랑을안고달기지에홀로남은소녀의마지막서사시「창세기」의웅장한아름다움은읽는이를전율하게한다.「하늘의파랑,바다의파랑」과「소년소녀진화론」은거대한지각변동이후의시대를배경으로공중도시에사는소년과해저도시의소녀이야기를각자의시점으로그린연작단편이다.


새로운시대,새로운감성을대변하는작가,전삼혜

작가전삼혜는2011년첫장편소설『날짜변경선』의출간과함께“예리하게파고드는날카로운메스로우리내면에숨어있는미지의전율을끌어올릴것이다._김진경(동화작가,시인)”라는평을받았다.과연『소년소녀진화론』을밀도높게채우고있는문장들은문학작품을읽는행위의순수한기쁨을다시금느끼게한다.한층세심하게연마된언어와SF적상상력을바탕으로전개되는이야기는여린몸으로인생의어떤단면을통과중인인물들의모습을섬세하게그려낸다.
그에게는재바르거나영민한인물이없다.아름다운여친을향한동경과사랑,질투를어쩌지못하고연적앞에서목놓아우는「라면전쟁」의‘승환’,사랑하는사람들사이의수많은파국을간접경험하고자신의마음을들여다볼용기를잃은「너랑」의‘한별’,지구의종말만큼이나감당하기어려운사랑으로고뇌하는「창세기」의‘리아’,공중도시와해저도시만큼이나먼현실의괴리를어쩌지못하는「소년소녀진화론」의‘가하’와‘나루’.삶에대한기교라고는없는소년과소녀의분투는그들의침착한진심을딛고커다란감동을향해상승한다.

b〉광막한수면위로터져나온숨비같은다짐,“우리는진화할거야.”

소년과소녀앞에놓인현실은굳건하다.현실과의갈등은종종거대한해일처럼존재전체를덮친다.시스템이아이들의보호자이기를포기한오늘의사회,우리청소년들은스스로연대하고스스로성장할수밖에없다.그리하여그들은끊임없이서로를탐색하고원하고사랑한다.따갑고아프지만멈출수없는것이다.
소년과소녀가마침내꾸는꿈은‘진화’다.진화라니맹랑한헛꿈인가,설익은낭만인가,치기인가,절망의다른이름인가.출구없는세상속아이들의꿈은우리삶과존재의시원이무엇인지일깨운다.해변의모래알만큼이나흔한말,바로‘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