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장강명 장편소설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장강명 장편소설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12.00
Description
삶의 패턴에서 벗어나는 신비한 체험을 하게 하는 장강명의 소설!
역량 있는 신진 작가들을 발굴해온 문학동네작가상 제20회 수상작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고, 수림문학상, 제주4·3평화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장강명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로, 오로지 시간을 한 방향으로 단 한 번밖에 체험하지 못하는 인간 존재의 한계를 근본적으로 성찰하는 작품이다. 저자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존재 방식, 그 예정된 패턴에서 벗어나기 위한 소설적 모험을 감행한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자신을 괴롭히던 동급생을 살해하고 교도소에 들어갔다 나온 남자, 그 남자의 사랑을 너무 뒤늦게 깨닫게 되는 여자, 그의 뒤를 집요하게 쫓아다니며 자신의 아들은 그를 괴롭힌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한 어머니, 세 인물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시간과 기억, 속죄라는 삶의 본질적인 문제를 풀어나간다.
과거에서 현재로, 시간을 한 방향으로만 살아낼 수 있는 우리에게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이고 그러한 삶을 소설로 쓴다는 것은 또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등단작 《표백》부터 최근 발표한 《한국이 싫어서》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해명과 세계를 움직이는 힘에 대한 탐구, 그 힘을 발휘하고자 하는 의지에 관심을 보여온 저자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수상내역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
저자

장강명

연세대공대졸업뒤건설회사를다니다그만두고동아일보에입사해11년동안사회부,정치부,산업부기자로일했다.기자로일하면서이달의기자상,관훈언론상,씨티대한민국언론인상대상등을받았다.장편소설『표백』으로한겨레문학상을받으며소설가로데뷔했다.장편소설『열광금지,에바로드』로수림문학상,장편소설『댓글부대』로제주4·3평화문학상과오늘의작가상,『그믐,또는당신이세계를기억하는방식』으...

목차

목차
패턴/시작/표절007
순서/보람/개성017
작두/홍콩/교지024
노선/모범/소금034
추억/나루/접대046
담배/가명/교탁055
여상/가면/로션065
나합/칼럼/학기074
일벌/인형/책장081
양봉/손돌/수조096
안대/반찬/숙제106
의혹/케샤/필명118
합의/자갈/광자130
복권/유서/너는누구였어?142
나무/호텔/소원153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한국소설문학의희망,제20회문학동네작가상수상작!
장강명장편소설『그믐,또는당신이세계를기억하는방식』
경장편소설분야에서한국소설의새로운가능성을열어가고있는문학동네작가상이올해로20회를맞았다.김영하,조경란,박현욱,박민규,안보윤,정한아,황현진등역량있는신진작가들을발굴해온문학동네작가상의이번수상작은한겨레문학상,수림문학상,제주4·3평화문학상을수상하며이름을알린작가장강명의『그믐,또는당신이세계를기억하는방식』이다.십여년이넘는기자활동을통해다져진기민한현...
한국소설문학의희망,제20회문학동네작가상수상작!
장강명장편소설『그믐,또는당신이세계를기억하는방식』
경장편소설분야에서한국소설의새로운가능성을열어가고있는문학동네작가상이올해로20회를맞았다.김영하,조경란,박현욱,박민규,안보윤,정한아,황현진등역량있는신진작가들을발굴해온문학동네작가상의이번수상작은한겨레문학상,수림문학상,제주4·3평화문학상을수상하며이름을알린작가장강명의『그믐,또는당신이세계를기억하는방식』이다.십여년이넘는기자활동을통해다져진기민한현실감각을바탕으로왕성한창작활동을펼쳐온작가의다섯번째장편『그믐,또는당신이세계를기억하는방식』은오로지시간을한방향으로단한번밖에체험하지못하는인간존재의한계를근본적으로성찰하는작품이다.일진으로부터괴롭힘을당하다얼결에살인을저지르는남자,그남자의사랑을너무뒤늦게깨닫게되는여자,그리고그남자의칼에아들을잃은한어머니,세인물의생생한목소리를통해작가는시간과기억,속죄라는삶의본질적인문제를풀어나간다.
“너를만나기위해이모든일을다시겪으라면,
나는그렇게할거야.”

고등학교이학년때자신을괴롭히던동급생을살해하고교도소에들어갔다나온남자가있다.그리고그의뒤를집요하게쫓아다니며자신의아들은그를괴롭힌적이없다고주장하는한어머니가있다.가해자대피해자라는구도를내세우는듯하지만,소설은누구의말이진실인지드러내는데는관심이없다.그아주머니에의해살해될미래를이미알고있는남자는그죽음에서벗어나기위한길이아니라,살인자가될그녀를구하기위한길을선택한다.남자는자신이죽은다음에도여전히남아있을사람들을살아가게할거짓말을마련해두는것이다.
그리고남자의죽음뒤에야여자는그간남자가자신에게했던귀여운농담들이진실이었음을알게된다.‘우주알’을품게되었다는말,그래서미래를내다볼수있게되었다는말들.그말은곧남자가비극적인결말에아랑곳하지않고,오직여자와함께하는순간을위해다시그녀를찾아왔음을가리키는것이다.이별과고통스러운죽음을알고있었으면서도오로지여자를만나기위해그모든것을감당하기로한것이다.
우리는시간을오로지한방향으로만살아낼수있다.앞쪽에서뒤쪽으로,그러니까과거에서현재로말이다.이때삶의의미는절대적으로그끝에의존한다.결말이좋지않다면,우리는삶의이야기를비극으로인식하게된다.그런데그양상이조금씩다를뿐,삶이란이별과죽음이라는상실을언제나그마지막으로예고해두고있지않은가.
그렇다면그럼에도불구하고살아간다는것은무엇이며,그러한삶을소설로쓴다는것은또무엇인가.장강명의『그믐,또는당신이세계를기억하는방식』은인간의존재방식,그예정된패턴에서벗어나기위한소설적모험을감행하는작품이다.

“마음의해명과마음의매듭을묶고푸는힘에대한탐구,
그힘을발휘하고자하는의지”
등단작『표백』으로부터근작『한국이싫어서』에이르기까지,장강명이줄곧관심을보이고특장을발휘해온것은“세계의해명과세계를움직이는힘에대한탐구및그힘을발휘하고자하는의지”(권희철,‘수상작가인터뷰’중에서)라는영역이었다.그렇기에그를수식하는말들은대개사회에대한통찰력과간결한문장과관련돼있었다.그러나『그믐,또는당신이세계를기억하는방식』이보여주는것은이런영역에서조금벗어나있는것같다.이를테면,소년과소녀가텅빈운동장에서나누는풋풋한대화,이들을감싸고있는풍경의질감과냄새들.혹은성인이된두사람이겪는또한번의이별,이때이들의머리위에떠있을그믐달의슬픈모양과빛깔같은것.그러니까장강명은이작품에서“마음의해명과마음의매듭을묶고푸는힘에대한탐구및그힘을발휘하고자하는의지”의작가가되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
이작품은이야기안에서남자가썼던바로그소설의형식처럼되어있다.사건들이일어나는시간순서대로정렬되지않은이야기,페이지가적혀있지않으면결코순서를맞출수없는이야기말이다.인간은시간을한방향으로단한번밖에체험하지못한다.하지만소설에서라면?『그믐,또는당신이세계를기억하는방식』을통해어쩌면우리는그패턴에서벗어나는신비한체험을하게될지도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