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자 선언 :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개인주의자 선언 :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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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나는 ‘감히’ 합리적 개인주의자들의 사회를 꿈꾼다!
근대적인 의미에서 ‘개인’이란, 한 명의 시민으로서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합리적으로 수행하는 자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개인은 어떤 모습인가? 집단의 화합과 전진을 저해하는 배신자. 그러하기에 한국에서 개인으로 살아가기란 어렵고 외로운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개인주의’야말로 르네상스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 문명의 발전을 이끈 엔진이었다.

『개인주의자 선언』은 현직 부장판사인 문유석이 진단한 한국사회의 국가주의적, 집단주의적 사회 문화를 신랄하게 파헤친 책이다. 저자는 가족주의 문화가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 수많은 개인들이 ‘내가 너무 별난 걸까’ 하는 생각에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욕망을 제풀에 꺾어버리며 살아가는 것은 거꾸로 건강하지 못한 사회 공동체를 구성하는 원인이 된다며 경고한다.

따라서 저자는 개인으로서, 시민으로서 서로를 바라보고 대화하고 타협하고 연대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그래야만 진영논리만이 확연한 정치, 과잉된 교육열과 경쟁 그리고 공고한 학벌사회, 서열화된 행복의 기준 같은 고질적인 한국사회의 문제들을 구조적으로 바꿔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기주의’와 동의어로 오해받는 ‘개인주의’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할 때가 아닐까.
저자가 말하는 ‘합리적 개인주의’란 유아적인 이기주의나 사회를 거부하는 고립주의가 아니다. 합리적 개인주의자는 인간은 필연적으로 사회를 이루어 살 수밖에 없고, 그것이 개인의 행복 추구에 필수적임을 이해한다. 저자가 꿈꾸는 사회ㅡ개인주의, 합리주의, 사회의식이 균형을 이룬 사회가 바로 그런 사회이리라. 여기에 공감한다면 저자의 말대로 “링에 올라야 할 선수는 바로 당신, 개인”이다.
저자

문유석

소년시절,좋아하는책과음반을쌓아놓고홀로섬에서살고싶다고바랐을정도로책읽기와음악을좋아했다.1997년부터판사로일했으며2020년법복을벗고사임했다.책벌레기질탓인지글쓰기도좋아해법관으로서,한시민으로서,느끼고생각한것들을틈나는대로기록해왔다.칼럼「전국의부장님들께감히드리는글」로전국민적공감을불러일으킨바있으며,자신의원작을바탕으로한JTBC드라마...

목차

프롤로그_인간혐오

1부만국의개인주의자여,싫은건싫다고말하라

나라는레고조각
링에올라야할선수는바로당신,개인이다
우리가더불행한이유
마왕혹은개인주의자의죽음
인정투쟁의소용돌이,SNS
자기계발의함정
광장에내걸린밀실
행복도과학이다
개인주의자의소소한행복
나는사기의공범이었을까
전국수석의기억
개천의용들은멸종되는가
지옥으로가는길은선의로포장되어있다
88학번
20년만에돌아온신림동고시촌

2부타인의발견

변한건세대가아니라시대다
우리이웃들이겪는현실
필리핀법관의눈물
아무리사실이라믿어도함부로말해선안된다
말이흉기다
인천의비극
증인에대한예의
국가가갖출예의
딸잃은아비를스스로죽게할순없다
문학의힘
실제로세상을바꾸는사람들
장그래에게기회를!
조정달인의비결
서른아홉살인턴
"머니볼"로구성한어벤저스군단
우리가공동구매할미래

3부세상의불편한진실과마주하기

진실은불편하다
정답없는세상
좌우자판기를철거해야하는이유
조폭의의리와시민의윤리
사회를묶어내는최소한의가치―케임브리지다이어리1
필라델피아한낮의풍경―케임브리지다이어리2
무지라는이름의야수
문명과폭력
슬픈이스탄불
나는샤를리가아니다,나는아메드다
우리가참조할모델사회는어디일까
지상천국은존재하는가
담대한낙관주의자들이꿈꾸는대담한상상
강한책임을기꺼이질수있는가치관
낯선것에대한공포와성숙한사회

에필로그_우리가잃은것들

출판사 서평

대한민국에서개인주의자로살아간다는것

조직과서열이중요한한국사회에서개인주의는자칫이기주의로오해받기일쑤다.튀어서도좋은평가를받기어렵다.그러나반대로한국에서지위재는무척이나중요해서과시하는문화가팽배하고,‘남들이나를어떻게바라볼지’에전전긍긍한다.그러하기에남들이뭐라해도상관없이개성대로살아가는‘개인’으로서의삶은이해받기어렵다.행복의기준도획일화되어있어,‘남들다하는대로’갖추고살아야행복한것이라여긴다.아등바등경쟁해야‘정상’이고승진하고출세해야인정받는다.그런데과연한국인은정말로행복한가?

한국사회는이런사회다.실제하는일,봉급도중요하지만‘남들보기에번듯한지’‘어떤급인지’가실체적인중요성을가진사회다.나이오십대중년들의사회에서기사가운전하는차를타고모임에나타나는것은메시지가다른것이다.고위직판사들이기사딸린차로나타나다가어느날부터낡은자가용을자가운전하여나타나기시작하면청렴한집단이라고좋은평가를받는플러스요인보다사회적위상이예전보다못한집단으로평가받는마이너스요인이더클수도있다는것이우리사회의불편한진실이다.외관이실질을좌우하는사회다._30~31쪽

원래행복의원천이어야할인간관계가집단주의사회에서는그관계의속성때문에오히려불행의원천으로작용한다.맛있는음식도내가원치않을때강제로먹으면배탈이나듯,타인과의관계가나의선호에따라자유롭게선택되는것이아니라내의사와관계없이강요되고,의무와복종의위계로짜이는데이것이행복의원천이될리없다.갑을관계,경쟁관계,상명하복관계,나를평가하고지배하는관계,내가일방적으로순종하고모셔야하는관계에있는인간들이과연나에게유용한생존의도구이기는할까?생존의위협에가깝지않을까?_56~57쪽


그럼에도불구하고,왜타인과타협하고연대해야하는가
-개인주의에대한오해를넘어서

제도로서민주주의가작동하는기반에는근대적인의미의‘개인’이있다.이때의개인은한명의시민으로서자신의권리와의무를합리적으로수행하는자이다.또한개인의자유와행복을추구하기위해,타인도역시나와똑같이그러함을인정한다.다만개인주의자는사회적존재로서자신의위치와역할을분명히인식하기에사적영역과공적영역이엄연히구분되어있음을알뿐이며,서로의입장과영역을존중할줄안다.그러나군대문화,가족주의문화가만연한한국사회에서이러한개인주의자는별종취급을받거나,때로는사회적질타를받기도한다.집단에서요구하는것과개인의욕망이일치하지못할경우,혹은집단의불합리성을고발하고자할경우개인주의자는집단과‘불화’를경험할수밖에없다.‘개인’은억압당하고그래서불행하다.특히한국인은,내가너무별난걸까하는생각에속내를드러내지않거나자신의욕망을제풀에꺾어버리는경험을살면서수없이겪는다.그리고이는거꾸로건강하지못한사회공동체를구성하는원인이된다.

어른이되어서야비로소깨달았다.가정이든학교든직장이든우리사회는기본적으로군대를모델로조직되어있다는것을.상명하복,집단우선이강조되는분위기속에서개인의의사,감정,취향은너무나쉽게무시되곤했다.‘개인주의’라는말은집단의화합과전진을저해하는배신자의가슴에다는주홍글씨였다.나는우리사회내에서가아니라법학서적속에서비로소그말의참된의미를배웠다.그불온한단어인‘개인주의’야말로르네상스이후현대에이르기까지인류문명의발전을이끈엔진이었다.하지만우리사회의경우이단어의의미를조금씩배우기시작한것은민주화이후겨우한세대,아직도걸음마단계인것이다._24~25쪽

합리적개인주의자들의사회를꿈꾸다

진영논리만이확연한정치,과잉된교육열과경쟁그리고공고한학벌사회,서열화된행복의기준같은고질적인한국사회의문제들을구조적으로바꿔나가기위해서도,우선개인으로서시민으로서서로를바라보고대화하고타협하고연대하는자세가필요하지않을까.각자도생의저성장시대를견뎌내기위해서,개별적이고소소하고다양한즐거움이넘치는사회를만들어나가기위해서링에올라야할선수는바로당신,개인이다.

부장판사가‘글쓰기’를단지그냥즐거워서한다는이야기를도저히이해하지못하는사람들이있더라.그런분들은목소리를낮추며내게이렇게물어본다.“그런데,이름알려서나중에정치를하려는생각인거지?”그럴때면참여러가지의문이든다.(...)왜어떤사람들은이세상모든직업이나성취의피라미드꼭대기에그이름도위대하신‘정치인’이라는최종포식자가있다고생각하는걸까하는점이다.(...)이때의정치란시민적의무가아니라개인적출세의다른말일뿐이다.권력에부와명예,쾌락이당연히따르는걸지켜봐온현대사의결과물이기도하다._60~61쪽

한개인으로자기삶을행복하게사는것만도전쟁같이힘든세상이다.학교에서살아남기위해,입시경쟁에서살아남기위해,취업관문에서살아남기위해,결혼시장에서살아남기위해,직장에서살아남기위해,일하며아이를키우는고통에서살아남기위해,그아이가다시이험한세상에서살아남도록지키기위해.그런개인들이서로를보듬어주고배려해주는것은얼마나힘든일인가.또그렇기에얼마나귀한일인가._27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