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 무렵 (황석영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해질 무렵 (황석영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17.98
Description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에 관한 쓸쓸하고도 먹먹한 이중주!
《여울물 소리》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거장 황석영의 신작 『해질 무렵』. 60대의 건축가 박민우의 목소리와 젊은 연극연출가 정우희의 목소리를 교차 서술하며 우리의 지난날과 오늘날을 세밀하게 그려낸 짧은 경장편이다. 언제나 시대를 직시해왔던 저자는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두루 아우르며 어느 장편소설보다 지평이 넓고 풍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성공한 건축가 박민우는 강연장에 찾아온 낯선 여자가 건넨 쪽지 속에서 잊고 지냈던 첫사랑의 이름을 발견한다. 어느덧 옛사랑이 되어버린 이름, ‘차순아’. 그녀는 첫 통화 이후 더 이상 연락이 닿지 않고, 그저 메일로만 소식을 전해온다. 그리고 그 메일 안에는 어린 시절 그녀와 함께 보낸 산동네의 풍경, 그곳에서 벗어나고자 애썼던 마음의 풍경이 비쳐 있다. 그리고 그 기억들은 견고하게만 보이던 그의 세계에 균열을 일으킨다.

음식점 알바와 편의점 알바를 뛰면서 꿈을 이루기 위해 연극무대에 매달리는 정우희는 한때 연인처럼, 오누이처럼 지내던 남자 김민우의 어머니 차순아와 가까워진다. 김민우가 스스로 생을 놓아버린 이후 불과 몇 달 뒤에 차순아 또한 서둘러 아들을 뒤쫓아 가듯 홀로 죽음을 맞고, 정우희는 그녀가 남기고 떠난 수기들을 챙긴다.

잘 살아냈다고, 잘 견뎌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한 줄 한 줄 적어 내려갔을 수기 속에는 젊은 시절 차순아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리고 그 수기 속에는 그녀의 마음이 한결같이 가리키던 이름 하나가 있다. ‘박민우’. 그는 어떤 사람일까. 정우희는 박민우의 강연장으로 찾아가 이제는 옛사랑이 되어버린, 한때는 마음 떨게 만들었던 첫사랑을 일깨우는 쪽지를 건네는데…….
하루가 저물어갈 무렵, 문득 주위는 적막에 잠기고 사람들은 물결처럼 흘러가고 나 혼자 여기 서 있는 것만 같은 순간이 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나는 무얼 바라고 왔는지, 쉴 새 없이 달려왔으나 돌아보니 걸어온 자리마다 폐허인 그런 순간. 인생의 해질 무렵에 서서 길 위에 드리워진 긴 그림자를 돌아보며 살아온 날을 되짚어보는 소설 속 주인공처럼 작가 역시 해질 무렵 길 위에 선 채, 해질 무렵으로 걸어가는 우리 모두에게 우리의 지난날과 오늘날을, 우리의 삶과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추억이 서린 골목들을 밀어내고 삭막한 구조물들을 올려온 지난 역사와 누추하고 서글픈 반지하방 세대의 삶을 쓸쓸하고도 먹먹하게 엮어가며 우리의 가슴을 울린다.
☞ 수상내역
- 2018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 수상
저자

황석영

1943년 만주 장춘에서 태어나 동국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고교 재학 중 1962년에 소설 『입석부근』으로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한일회담반대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서 유치장에 갇히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일용직 노동자를 따라 전국의 공사판을 떠돈다. 공사판과 오징어잡이배, 빵공장 등에서 일하며 떠돌다가 승려가 되기 위해 입산, 행자생활을 하기도 했다. 이후 해병대에 입대, 베트남전에 참전하여 이때의 체험을 담은 단편소설 '탑'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다시 문학으로 돌아온다. 이후 '객지', '한씨연대기', '삼포 가는 길' 등을 차례로 발표하면서 한국 리얼리즘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특히 1974년부터 1984년까지 한국일보에 연재한 '장길산'은 지금까지도 한국 민중의 정신사를 탁월한 역사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대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1989년 방북 후 독일 미국 등지에서 체류했으며 1993년 귀국하여 방북사건으로 5년여를 복역하고 1998년 석방되었다. 이후 장편 '오래된 정원', '손님', '심청, 연꽃의 길', '바리데기'를 발표하며 불꽃 같은 창작열을 보여주고 있다. '무기의 그늘'로 만해문학상을, '오래된 정원'으로 단재상과 이산문학상을, '손님'으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중국, 일본, 대만, 프랑스, 미국 등지에서 '장길산', '오래된 정원', '객지', '무기의 그늘', '한씨연대기', '삼포 가는 길' 등이 번역 출간되었다. 주요 작품으로 '객지', '가객', '삼포 가는 길', '한씨연대기', '무기의 그늘', '장길산', '오래된 정원', '손님', '모랫말 아이들', '심청, 연꽃의 길', '바리데기'등이 있다.

목차

해질 무렵
작가의 말

출판사 서평

하루가 저물어갈 무렵 거리에 서면, 문득 주위가 적막에 잠기는 순간이 있다. 사람들은 물결처럼 흘러가고 나 혼자 여기 서 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나는 무얼 바라고 왔는지, 쉴 새 없이 달려왔으나 돌아보니 걸어온 자리마다 폐허.

거장 황석영이 신작 장편소설 『해질 무렵』으로 돌아왔다.
장편소설 『여울물 소리』 이후 3년 만이다.

성공한 건축가 박민우는 인생의 해질 무렵에 서서 길 위에 드리워진 긴 그림자를 돌아보며자신이 살아온 날들을 되짚어본다. 더는 변화할 무엇도, 꿈꿀 무엇도 없을 것 같은 그의 일상에 ‘강아지풀’ 홀씨 하나가 날아든다. 그 작은 씨앗은 그가 소년시절를 보냈던 산동네 달골, 아스라한 그 시절 가슴 설레게 했던 소녀를 불러오고 달골에서 함께 부대끼던 재명이형, 째깐이, 토막이, 섭섭이형 같은 사람들을 불러내어 견고하게만 보이던 그의 세계에 균열을 일으킨다.

이제 서른을 바라보는 젊은 연극연출가 정우희는 반지하 단칸방에서 산다. 그녀는 음식점 알바와 편의점 알바를 뛰면서, 꿈을 이루기 위해 연극무대에 매달린다. 암담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사랑을 꿈꾸기도 하지만 세상은 그녀에게 그럴 여유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척박한 세상에 지쳐 젊은 날에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검은 셔츠’...

이 소설은 짧은 경장편이다. 하지만 이 짧은 소설에 담긴 생의 깊이는 헤아릴 수 없이 도저하고, 여기에 담긴 이야기는 어느 장편소설보다 지평이 넓고 풍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