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들의 신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5

작은 것들의 신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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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아룬다티로이

저자:아룬다티로이(ArundhatiRoy)
1961년인도의메갈라야실롱에서태어났다.부모의이혼으로외가인케랄라에서지내다가1977년델리로이주해건축설계학교에입학한다.졸업후국립도시계획연구소에서일하던중독립영화감독프라디프크리셴을만나영화[매시사히브]에주인공으로출연하고크리셴과결혼한다.이후영화[애니][전기달],TV시리즈[바르가드]등을남편과공동작업하고,영화비평「인도의대단한강간트릭」을발표한다.
1997년첫소설『작은것들의신』으로부커상을수상하며일약세계적인작가로발돋움한다.1998년「상상력의종말」을발표하며사회운동가로서본격적인활동을시작했다.『생존의비용』『권력의정치학』『전쟁이야기』『보통사람들을위한제국가이드』『제국시대의대중권력』『아룬다티로이,우리가모르는인도그리고세계』『자본주의:유령이야기』등인도사회,나아가세계의여러이슈에대해목소리를내고있다.라난재단의문화자유상,시드니평화상,노먼메일러집필상을수상했고,타임지선정‘세계에서가장영향력있는100인’에이름을올렸다.
『작은것들의신』은1997년출간되어뉴욕타임스‘1997년주목할만한책’으로,인디펜던트,선데이타임스,옵서버등에서‘올해의책’으로선정되었다.출간후전세계에서40여개언어로번역출간돼6백만부이상팔린베스트셀러가되었다.

역자:박찬원
연세대학교와동대학원에서불문학을공부하고이화여자대학교통번역대학원에서한영번역을전공했다.

목차

1.파라다이스피클&보존식품
2.파파치의나방
3.큰사람랄타인,작은사람몸바티
4.아브힐라시탈키스
5.신의나라
6.코친공항의캥거루
7.지혜연습장
8.환영,우리의소피몰
9.필라이부인,에아펜부인,라자고팔란부인
10.배안의강
11.작은것들의신
12.코추톰반
13.비관주의자와낙관주의자
14.노동은투쟁이다
15.강을건너다
16.몇시간후
17.코친항구터미널
18.역사의집
19.암무구하기
20.마드라스우편열차
21.삶의대가

해설_인간의삶과죽음을결정짓는작은것들과큰것들의이야기
아룬다티로이연보

출판사 서평

작은존재의대변인,아룬다티로이
아룬다티로이는약5년간집필한이소설로먼저이름을알렸지만,페미니즘,환경문제부터인도와주변국의정치문제,나아가세계화에따른신제국주의에이르기까지다양한이슈에대해강렬한목소리를내는사회운동가로도잘알려져있다.탁월한문체와날카로운지적감수성을지닌사상가로자리매김하고있는그녀는라난재단의문화자유상,시드니평화상,노먼메일러집필상을수상했으며,타임지선정‘세계에서가장영향력있는100인’에이름을올린바있다.
대개의데뷔작이그렇듯『작은것들의신』도아룬다티로이의삶을투영한반(半)자전적소설이라할수있다.작품속등장인물설정에서부터이야기의사회문화적배경까지상당부분이아룬다티로이의삶과겹쳐진다.아룬다티로이는『작은것들의신』에대해“이소설은나의세상이며내가세상을보는방식이다.또한이소설은장소나관습에관한것이아니라들과땅과공간에관한것이며,어떤특정한사회에관한것이라기보다는인간본성에관한것이라할수있다”고밝혔다.가라타니고진은소설이아닌에세이와비평으로방향을튼그녀의행보에대해“로이는문학을버리고사회활동을선택한것이아니라,오히려문학을정통으로계승했다”고말한바있다.즉,여성,아이,파괴되는자연등지구상의작고연약한존재들의대변인으로활동하는아룬다티로이의인간과세상에대한시선,그리고문학의본질에대한정수가이작품에담겨있다.

아름답게파열된,매혹적인이야기
1969년인도케랄라아예메넴을배경으로하는이작품은‘단하루만에모든것이바뀐’한가족의비극을섬세하게다룬작품이다.과거와현재라는시간축을오가는초반대여섯페이지에서정신적으로이어져서로의기억을공유하는이란성쌍둥이에스타와라헬의탄생,영국에서놀러왔다가사고로익사한외사촌소피몰의장례식,경찰서에갇힌벨루타,그를구하고자진실을밝히려는암무등앞으로전개될주요사건이조감도처럼공개되나하나의풍경처럼제시될뿐이어서오히려궁금증만커지고만다.도대체이들가족에게무슨일들이있었던것일까.‘작은것들’은무엇이며‘작은것들의신’은누구인가혹은무엇인가.
건축을전공했고시나리오작가로활동한이력을반영하듯아룬다티로이는사건의파편을하나씩공고하게,그리고마치스릴러처럼끝까지팽팽한긴장감을유지하며짜맞춰간다.시리아정교도와힌두교도,불가촉민과가촉민,남자와여자,영국문화와인도문화,과거와현재,큰것과작은것,삶과죽음같은다양한대립축을세우고하나의조각처럼제시되는경험이쌓이면,우연히혹은어쩌다겪게되는사건처럼보이는경험이쌓이면,불가피했다고볼수없는커다란사건이,사랑이,죽음이드러난다.
‘지구여인’의눈이한순간깜빡인것일뿐일23년이라는시간의경계를오가는복합적인내러티브를통해아룬다티로이는누가사랑받아야하는지,어떻게사랑받아야하는지,그리고얼마나사랑받아야하는지를규정짓는‘사랑의법칙’이라는규범과관습의잔인함을폭로하고모든권위적인질서에사랑으로대항한다.한사람의삶,미래,사랑과죽음은거대한질서나통념,사회적체면같은‘큰것’에의해결정되는것이아니라한사람과그주변사람들이행한‘작은것’이서로에게맞물려돌아간다는것을,‘누구에게든무슨일이든일어날수’있음을보여준다.아룬다티로이는이작품을통해핍박받는자들의대의를대변하면서도서로의존재를긍정하고위무하는인간의‘작은힘’을강렬하게보여준다.

격변의시기를사랑으로맞서다
아룬다티로이는이작품에서카스트제도에억압받는불가촉민과남성중심적분위기에억눌린여성의삶을두‘작은존재’의결합이라는방식으로강렬하게그려낸다.불가촉천민인파라반들은뒷걸음질치며자신들의발자국을지워야했고,가촉민의집에발을들일수도그들이만지는것에손을댈수없었으며,상대에게오염된숨결이가지않도록손으로입을가리고말해야만했다.가촉민이라해도여성에게는많은제약이있었다.도덕적으로올바른여인에게만긴머리가허락된땅에서같은일을해도여성은남성임금의절반을받았고,상속권이없기때문에있을권리가없는곳에머무르거나폭력을당해도인내하면서살아갈수밖에없었다.이런사회적인분위기와통념을깨고손재주가뛰어나인정받는파라반인벨루타그리고이혼후친정에얹혀살게된암무는사랑에빠진다.자신들에게는갈곳이없음을아는,자신들의운명은부서지기쉬운약한것임을아는,약속할수있는미래란‘내일’뿐인벨루타와암무는본능적으로‘작은것들’에집착한다.이들의사랑은,누명을쓴벨루타가경찰에게두들겨맞아죽으면서그리고암무가집에서쫓겨나홀로외롭게죽으면서끝나지만,그들이함께한아름다운저항의순간만큼은반짝이는구슬알처럼이야기곳곳에알알이남아있다.
아룬다티로이는말라얄람어를곁들이고아이들특유의유머와어법을섞으며,색채의마술을부리듯이미지를묘사하는식의독특하고매혹적인목소리로사랑과상실에대한이야기의결을짜나가며독자에게이런물음을던진다.‘사랑의법칙’이그때그곳의질서만규제하느냐고.모든‘큰것’에맞서는원리로서의사랑은여전히존재하느냐고.인도사회뿐아니라사랑이존재하는,‘사랑의법칙’이지배하는모든시대에대한도전과도같은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