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태산 평전 솥에서 난 성자

소태산 평전 솥에서 난 성자

$18.01
Description
원불교의 창시자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 평전
『소태산 평전』은 한국 토착사상사의 굳건한 축, 원불교의 교조敎祖 소태산에 대한 평전이다. 《문익환 평전》을 펴내며 역사적 사실에 엄정히 입각하되, 소설적 상상력이 가미된 서술로 인물의 족적을 곁에서 따라 걷듯 섬세하게 기록한 바 있는 작가 김형수가 소태산이 숨쉬었던 일 분 일 초의 순간들을 생생하게 재현해냈다. 책은 특유의 꼼꼼한 성미로 치밀한 자료 조사와 현장답사를 거듭했으며, 교단의 감수를 거침으로써 이 책을 더욱 사실적이고 정확한 평전으로 완성시키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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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형수

저자김형수는1985년『민중시2』에시를,1996년계간『문학동네』에소설을발표하며창작활동을시작했으며,1988년『녹두꽃』을창간하면서비평활동을시작했다.다양한장르를넘나드는정열적인작품활동,그리고치열한논쟁을통한새로운담론생산은그를1980년대민족문학을이끌어온대표적인시인이자논객으로불리게했다.시집『빗방울에대한추억』,장편소설『나의트로트시대』『조드-가난한성자들』(전2권),소설집『이발소에두고온시』,평론집『반응할것인가저항할것인가』와『문익환평전』『옷자락의그림자까지그림자에스민숨결까지』『흩어진중심-한국문학에서주목할장면들』『삶은언제예술이되는가』『삶은어떻게예술이되는가』등다수의저서,그리고고은시인과의대담집『두세기의달빛』이있다.

목차

목차
프롤로그발견자_007
1장궁궁을을弓弓乙乙_055
2장눈보라사이별빛같이_085
3장소를찾아나서다_117
4장고행苦行_157
5장옛사람이먼저보았네_195
6장버려진땅은없어_227
7장떡이아?니라밥이여_261
8장돌이서서물소리를듣는다_301
9장미륵의눈빛이떨어진자리_341
10장우주속으로돌아가다_375
에필로그인류세人類世_419
집필과정및자료해제_437
작가의말_453
인명색인_456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저자는교도가아니면서도맑은영혼의소유자답게원불교의창시자소태산박중빈대종사를성자로알아보고그의평전집필에발심하였다.뒤이어수많은자료를섭렵하고현지답사를수행하며자신의?독서와성찰을거듭하였다.여기에시인이자소설가이며전기작가의재능을아낌없이쏟아부었으니김형수의문학세계에도우뚝한봉우리하나가솟은느낌이다.하지만이책은결코소설이아니고어디까지나정직한평전으로교단안팎에서두루읽힐역작이다._백낙청(문학평론가,서울대명예교수)
그간에는내몸이어떤영원성의일부였다.그런데...
저자는교도가아니면서도맑은영혼의소유자답게원불교의창시자소태산박중빈대종사를성자로알아보고그의평전집필에발심하였다.뒤이어수많은자료를섭렵하고현지답사를수행하며자신의독서와성찰을거듭하였다.여기에시인이자소설가이며전기작가의재능을아낌없이쏟아부었으니김형수의문학세계에도우뚝한봉우리하나가솟은느낌이다.하지만이책은결코소설이아니고어디까지나정직한평전으로교단안팎에서두루읽힐역작이다._백낙청(문학평론가,서울대명예교수)
그간에는내몸이어떤영원성의일부였다.그런데5월이가고난뒤에는세계가영영파괴되고말았다.잿더미의삶을경험한것이다.‘평범한성자’를그때알았으면참좋았을것을.그러나결코벗어날수없는우주에갇혀숱한날을,납득도할수없고해명도불가능한현실과씨름하지않을수없었다.(…)‘세월호’처럼가라앉아가는세계에대한아득한불안,그속에서창밖을바라보는눈빛들,그것을등진채고통스런연민을감내해야하는대다수의영혼들.더이상팔것이없어서신체의일부를팔아야하는황폐한사회를정치적수사와미학적왜곡으로뒤덮는현실이내게는끊임없이두세기를하나의시간으로연결시키는역할을했다.나는결코21세기로건너갈수없었던것이다.
작가는모든글을오늘의자리에서쓴다.내가이평전을쓰게된건순전히거리에가득찬‘숱한오늘들’때문이었다.아직도종료되지않는5·18에대한감정이내해석의중심축에있었다._김형수,‘에필로그’에서
한국토착사상사의굳건한축,원불교의교조敎祖소태산
치열한정신의탐험자요사상가였던성자의족적을따라걷다
한국의4대종교중하나인원불교는물질문명의급격한발전을정신문명이따르지못할것을미리깨달은소태산박중빈대종사에의해,인류의정신문명을이끌어나갈새시대새종교로서시작되었다.우리민족이배출한걸출한사상가로부터탄생한자생종교라는점에서도그존재의의가큰데,그런원불교가세상으로뻗어나가기시작한지벌써백년이되었다.이를기념하여교조소태산의일대기를한권의평전으로봉전한다.
집필은일찍이『문익환평전』을펴내며역사적사실에엄정히입각하되,소설적상상력이가미된서술로인물의족적을곁에서따라걷듯섬세하게기록한바있는작가김형수가맡았다.그리고그의평전집필방식은우리의기대를저버리지않고소태산이숨쉬었던일분일초의순간들을생생하게재현해냈다.김형수는특유의꼼꼼한성미로치밀한자료조사와현장답사를거듭했으며,교단의감수를거침으로써이책을더욱사실적이고정확한평전으로완성시키고자하였다.교도가아닌저자에게기나긴고행의여정이었을이번집필에발심하게된계기는필시소태산이손수말하고행하며보여준그의사상적깊이에경도된경험일것이다.
소태산박중빈은전남영광백수면길룡리사람이다.구한말,민중의삶이점점비참해져가는가운데의지할곳없던전남의민초들은증산교치성에열을올리고있었다.그러다지도자강증산이사망하고,신도들은크게방황하며증산의재림만을간절히기원했다.때마침박중빈이대각大覺하여새로운사상적지도자로우뚝서자,그를증산과동일시하는분위기가형성된다.그러나박중빈은그의사상과증산교의교리를확실히구분했다.증산교의신비주의에서탈피하고생활속에서깨닫는도를설파하고자했던것이다.‘증산’이라는호를한글로풀어쓰면‘시루산’이되는데,박중빈은스스로를‘시루가아니라솥단지에서살았던사람’이라하여‘솥에산’을한자로음사音寫한‘소태산’을자신의호로삼았다.
시루는솥에잠시거는것이고,솥은밥을짓기위해매일써야하는것이다.시루로찌는떡은잔치를,솥으로짓는밥은일상을의미한다.소태산이자신의정체성을이‘솥’으로표상했다는것은당대그누구보다진리에통달해있었음에도,‘일상생활속에서누구나얻을수있는깨우침’의추구를가장중요한단초로삼았던그의사상을압축하여보여준다.그는제자들에게어떠한기행과이적도기록으로남기지말것을당부함으로써,한사코신격화되고숭앙되는존재가되지않으려했다.그런소태산을‘솥에서난성자’라명명해볼수있지않을까.그리고그보편성의힘이이렇듯원불교를세기를넘어,세계로뻗어나가는‘산종교’가되도록이끌어준것이아닐까.
소태산이깨달음을얻는과정을따라읽는것은,온몸으로가시덤불을헤쳐나가는한인간의너덜너덜해진살갗을지켜보는일과같다.어려서부터사고의폭과깊이가남달랐던그는일곱살무렵이성이나감각으로감지되지않는세계의실체를알고싶다는마음을굳게먹고구도의여정을시작했다.직접산신을만나려고기도도드려보고,자신을이끌어줄스승과만나고자각처를헤매기도했지만,청년기에접어들면서결국직접입정삼매에들어스스로깨쳐야만한다고느끼게된다.
김형수는그후소태산이겪는고행을읽는이가피부로느낄수있게끔묘사한다.소태산은수행에들자혼몽과망각을반복하고헛말을하기도하며,장에가는길에명상을시작해한나절을길에우뚝선채보내기도한다.정신의고투가육신을파괴하여병색이완연한폐인처럼보였다.그러다1916년음력3월26일,더이상어떤일이일어나기를기대하지않게되었을때,그“완전한긍정적상태”에서소태산은그를둘러싼모든것이새로운시각으로바라보이는경험을한다.아주먼곳에서구해야한다고여겼던깨달음이사실은일체만물에,자신의주변에,그리고자기안에이미자리하고있었던것이다.그무엇의영향도받지않고홀로진리를깨친뒤여러경전을구해읽어보니그결이『금강경』과같기에,소태산은석가모니를자신의종교적연원으로정하게되었다.
대각이후종교적지도자로서소태산의행보는사뭇독특하다.제자들을모아서는수련을하는게아니라간척사업을시작하더니,그렇게얻은곡식으로정신수양보다굶주림을먼저해결했다.그는이렇게민중의‘존재의건강성’부터회복시킴으로써그들의마음을얻었다.일제의압박이극심해지던시기에는‘조선의간디’로불리며민족의정신적뿌리역할을하던자신으로인해교단전체가수모를당하리라예견했다.소태산은결국일제에저항하는대신병을얻어열반함으로써일본을안심시키고원불교를‘황도불교화’의위험에서구해냈다.
허위와허식에얽매이지않고,오로지그가얻은진리로써온세상을구제하려는일념으로살다간소태산.그는생의마지막순간까지세계의본질을놓치지않으려했던듯하다.중요한것은진리를담는그릇의외관이아니라그뜻을상대방이가장잘깨달을수있는방식으로전하는것이며,조선과일본의갈등처럼보이는충돌양상도크게바라보면관계에해害를끼치는자와이利를더하는자가있을뿐이었다.눈에는보이지않지만불변하는세상의이치를그는한눈에꿰고있었다.열반의순간에도,그에겐생과사또한‘상태의변화’일뿐서로다르지않은것으로보였으리라.소태산의육신이소멸함으로써『소태산평전』도끝을맺게되지만,이거대한사상가는세계의일부로서여전히이곳에존재하고있을것만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