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묻지 못한 이야기 (담벼락에 묻힌 5월 광주)

묻고, 묻지 못한 이야기 (담벼락에 묻힌 5월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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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묻고, 묻지 못한 이야기]는 5·18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이들 80명의 구술을 토대로 이루어진 작업이다. 정치적이라기보다 정서적인 기억들이기에 특정한 관점으로 구조화시키지 않고 인터뷰한 순서 그대로 배열하였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들의 기억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구술 내용에 다소간의 불일치가 있더라도 그대로 수록하였다.
저자

문선희

저자문선희는1978년출생.마음을붙드는무엇과동행한흔적을사진혹은글로남기며지낸다.두권의에세이를냈고세번째전시를준비중이다.

목차

서문-이작업은기록이아닌,기억에관한것이다8
일러두기10

〈쉿!〉13
01최지연(1980년,8세)14
02김은영(1980년,8세)15
〈간첩〉17
03조승기(1980년,10세)18
04이정록(1980년,10세)20
05김용태(1980년,9세)21
〈퍽!〉23
06정제호(1980년,8세)24
07김용선(1980년,12세)25
〈피가모자랍니다〉27
08정상욱(1980년,13세)28
09정광훈(1980년,13세)29
10장OO(1980년,13세)30
〈아무것도못봤어요〉33
11소영환(1980년,10세)34
12나용호(1980년,10세)35
〈그눈빛을나는〉37
13강신철(1980년,11세)38
14문종선(1980년,10세)39
〈다끝난일〉41
15노상수(1980년,13세)42
16박종식(1980년,11세)43
17최창호(1980년,9세)44
18박수미(1980년,11세)45
〈학교는쉽니다〉47
19조호성(1980년,11세)48
20윤일선(1980년,11세)49
〈오메오메〉51
21정지선(1980년,11세)52
22김건(1980년,11세)53
23박지민(1980년,8세)54
24김원(1980년,11세)55
〈내가봤어〉57
25홍성호(1980년,12세)58
26정재운(1980년,12세)59
〈두근두근〉61
27이장곤(1980년,10세)62
28이승희(190년,10세)63
29박현민(1980년,10세)64
30나상선(1980년,10세)65
〈군인은원래우리편인데〉67
31정재명(1980년,10세)68
32정명운(1980년,9세)70
33박진홍(1980년,10세)71
〈나중에괜찮을까?〉73
34강성경(1980년,10세)74
35김이강(1980년,12세)75
〈우…와!〉77
36강선아(1980년,12세)78
37문영학(1980년,12세)79
38강채민(1980년,12세)80
39나진근(1980년,12세)81
〈잊혀지지가않아〉83
40곽은영(1980년,9세)84
41송명재(1980년,11세)85
〈두두두두두두두〉87
42김강미(1980년,11세)88
43서상석(1980년,12세)89
44한서희(1980년,12세)90
45김선미(1980년,8세)91
〈유언비어〉93
46차수진(1980년,13세)94
47최혜경(1980년,13세)95
48최혜원(1980년,8세)96
49소유정(1980년,7세)97
〈우리나라,만세〉99
50염수인(1980년,8세)100
51이형석(1980년,9세)101
〈어째서?〉103
52정선화(1980년,8세)104
53최귀성(1980년,9세)105
54고성주(1980년,9세)106
55김OO(1980년,13세)107
〈6?25보다더〉109
56김현희(1980년,13세)110
57정용재(1980년,11세)112
58고정화(1980년,11세)113
〈우리를잊지말아주세요〉115
59김종원(1980년,12세)116
〈휴!〉119
60김옥희(1980년,11세)120
61강석(1980년,13세)122
62김정중(1980년,13세)123
〈도망쳐!〉127
63송민주(1980년,13세)128
64주라영(1980년,8세)131
〈빨갱이,새끼들〉133
65강혜련(1980년,13세)134
66김현대(1980년,12세)136
67정영남(1980년,13세)137
〈어떡하지?〉139
68정종민(1980년,13세)140
69하형우(1980년,13세)141
70문영란(1980년,13세)142
71윤세영(1980년,8세)143
〈용기〉145
72박국희(1980년,10세)146
73박상순(1980년,8세)147
〈탕!〉149
74김보수(1980년,11세)150
〈축제아닌축제〉153
75오진하(1980년,11세)154
76김동훈(1980년,11세)155
〈도와주세요〉159
77차정섭(1980년,9세)160
78배충환(1980년,12세)161
〈방탄솜이불〉163
79임재환(1980년,12세)164
80최환석(1980년,12세)166

5·18상황일지167
해설-골목,기억의틈을메우는목소리송수정(독립큐레이터)173

출판사 서평

1980년5월광주,그날의기억을묻다.
2016년5월광주,그날의기억은이렇게도묻을수가없다……
『묻고,묻지못한이야기』

“이한권의책으로우리는5월광주의새로운오감도를갖게되었다!”


또다시5월입니다.5월이라하면이런저런기념의날참많기도하다지요.어린이날을시작으로어버이날을지내고스승의날을거쳐성년의날을보낸뒤그언저리에서며칠을더머물면애도의심정으로달력속숫자하나에오래시선을두게도된다지요.18이라는숫자.5ㆍ18민주화운동기념일이라는붉은글씨.잊지말라는나름의당부가그붉음이라하겠지요.

그날로부터36년이흘렀습니다.직접겪은이가아니고서는그때그날들의특별한그‘겪음’에대해감히안다고말할수없겠지만그렇다고그저째깍째깍흘러가는시계만쳐다보고있을수만은없는터,여기한사람의젊은사진작가가그날의기억속으로저벅저벅걸어들어감을신고해드리려합니다.

1978년생으로사진작가이자에세이스트인문선희.광주출신으로무등산자락에서자란그녀는1980년에18개월된아기였고,홍역에걸려있었음에도시내에있는병원에가지못해죽을고비속에있었다고합니다.물론스스로떠올린기억이아니라당시초등학생이던언니와오빠들의기억이불러일으킨사실이었다지요.바로이부분을힌트로문선희작가는새로운작업을시작하기에이르렀습니다.5월광주에관한작업이되정치적이거나역사적인거대담론에의거한‘중심’이아닌,‘주변’의기억을수집하기로한거지요.

“특별히내가어린이들에게주목한이유는그들은현장에있었지만누구도도덕적인책임을물을수없는존재라는점때문이었다.그들의증언속에는당시시민들의용기와희생같은숭고한꽃들뿐만아니라혼란,불안,공포,분노같은지극히인간적인감정들까지여과없이드러났다.인터뷰를하는동안나는증언사이사이에묻어난그들의철없는아이다움에한량없이고마웠고,그들의이상하고섬뜩한어린날의파편에속절없이아파했다.”-서문에서

문선희작가는2년에걸쳐당시초등학생이던이들을찾아다녔습니다.그리고그들중80명과인터뷰를할수있었고,그들이직접겪은그일에대한증언을차곡차곡모을수있었습니다.그러는사이작가는그들이살았던골목골목을걷고또걸었습니다.다행히사라진집들만큼이나남아있는집들도꽤되었습니다.“그엄혹한열흘밤낮동안누군가의가족을오롯이품었을집들,오랜시간을견뎌내저마다의고유한역사를지닌벽들.”

〈간첩〉 〈탕〉 〈방탄솜이불〉

오래쳐다봐주고오래만져주는만큼벽들도마음의문을여는게틀림없겠지요.그래서광주의시인임동확은‘벽을문으로’라는제목의시를일찌감치피를토하듯써냈는지도모르겠습니다.덕분에문선희작가는80명의증언에30컷의벽사진을한묶음의책안에담아낼수있었습니다.더불어그벽사진의제목을그들증언에서빌려오기도하였고요.

이제는사십대가된당시초등학생들의이야기는언뜻보기에는비슷비슷한듯해도사사로이다른데,어린기억에의존해야하는이들의불완전성은“사건을미화하거나은폐하는것이아니라오히려투명하게그부조리함을대변하기때문”에보다귀한사료가되지않나싶습니다.예컨대다음의이야기만보더라도말이지요.

“그때YMCA근처에수협이있었고,그앞에공중전화부스가있었어요.아버지가거기로가서보여주셨어요.‘이게총알자국이야’라고.-김보수(1980년,11세)

“그리고아침에형이세수를하는데갑자기‘빡’소리가났어요.보니까밖에서날아든총알이벽에박혀있었어요.형이고개를숙이고있어서망정이지고개를들고있었으면형머리에맞을뻔했어요.”-김용선(1980년,12세)

“그길사거리를건너가려고하는데갑자기따다다다,하고총소리가나는거예요.그러더니내옆에가던형이쓰러졌어요.나는어떤사람의손에이끌려서다시후퇴를했고요.총을맞은형은그자리에서툭,쓰러져죽었어요.죽은형은총을머리에맞았는데,얼굴절반은형태가없었어요.그바로옆에제가있었고요.”-최창호(1980년,9세)

“날이더운데할머니가어디선가솜이불을해오셨어요.총알이솜이불을못뚫는다고요.옛날집들은담이낮아서총알이집안으로쉽게들어올수있었거든요.”-김이강(1980년,12세)

“공수부대는개구리복을입고다니면서학생들을무조건잡아갔어요.대학생들이주택가로숨으면무조건찾아내서질질끌고갔어요.정말무서웠어요.공수부대원들은돌도안피하고,화염병도안피하더라고요.”-서상석(1980년,12세)

“그때는어렸으니까,탱크나장갑차가지나가도아스팔트바닥이깨지지않는걸보고참신기하다는생각을했어요.”-문영학(1980년,12세)

“우리한테빨갱이라고하니까그게제일이해가안됐죠.우리가학교에서배운공산당은머리에뿔이났다고했는데,우리한테빨갱이라니그게제일이해가안됐어요.”-강혜련(1980년,13세)

“우리동네에최미현이라고나를엄청귀여워해주시던분이계셨어요.남편은인성고교사였고,그때미현이누나가스물일곱인가여덟인가됐었는데임신중이었어요.남편을기다린다고밖에나갔다가총에맞아서죽어버렸어요.그때손수레에누나를실어서집안으로들어오고식구들이울고불고하던기억이생생해요.나중에5ㆍ18묘역에가니까미현이누나묘가있더라고요.”-김동훈(1980년,11세)

『묻고,묻지못하는이야기』,이책의탄생에는“역사저편으로잊혀가는기억의조각을발굴하기위해좁은골목들을찾아다닌”문선희작가의노고와사랑에힘입은바도크지만,‘말함의불가능성’을품은채최대한정확히그날의기억을되살리려한‘80명아해들’의용기도큰몫이었음을부인할수는없을것입니다.어쨌거나이들모두‘동일한사건의목격자’임은분명한까닭에그들의목소리가운데교집합으로묶이는어떤이야기들이있다면그것은필시사실너머진실로역사의한페이지에바로새겨줘야할것입니다.이책은바로그런의미에서80년5월광주의새로운오감도로불려야하지않을까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