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코의 미소

쇼코의 미소

$16.00
Description
서로에 대한 마음의 ‘기댐’과 ‘기댐 받음’의 연쇄가 갖고 있는 힘을 믿는 이야기를 만나다!
최은영의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 2013년 겨울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쇼코의 미소》가 당선되어 등단, 그 작품으로 다음해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최은영이 써내려간 7편의 작품을 수록한 소설집이다. 사람의 마음이 흘러갈 수 있는 정밀한 물매를 만들어냄으로써, 우리들을 바로 그 ‘사람의 자리’로 이끄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서로 다른 국적과 언어를 가진 두 인물이 만나 성장의 문턱을 통과해가는 과정을 그려낸 표제작 《쇼코의 미소》, 베트남전쟁으로 가까운 사람이 죽어나가는 것을 그저 바라봐야만 했던 응웬 아줌마와 '나'와 엄마의 이야기를 그린 《씬짜오, 씬짜오》, 프랑스의 한 수도원에서 케냐 출신의 청년 한지와 만나게 된 영주의 이야기를 담은 《한지와 영주》 등 맑고 투명한 그 목소리로 타박타박 담담하게 이어지는 소설들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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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은영

1984년경기광명에서태어나고려대국문과에서공부했다.2013년『작가세계』신인상에중편소설이당선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쇼코의미소』『내게무해한사람』이있다.허균문학작가상,김준성문학상,이해조소설문학상,한국일보문학상,제5회,제8회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

목차

쇼코의미소·007
씬짜오,씬짜오·065
언니,나의작은,순애언니·095
한지와영주·123
먼곳에서온노래·183
미카엘라·213
비밀·243

해설│서영채(문학평론가)
순하고맑은서사의힘·267

작가의말·291

출판사 서평

『내게무해한사람』10만부돌파
한국문학의새로운감수성,최은영의시작과현재를만나다


공감을불러일으키는이야기와서정적이며통찰력있는문장,그리고그안에자리한뜨거운문제의식으로독자의폭넓은지지와문학적조명을두루받고있는소설가최은영.한인터뷰에서“늘사람생각을해요”라고말한것처럼최은영작가의시선은등단한이후언제나사람을향해있다.특히그시선은,관계를맺으며감정을교환하는과정에서상대에게어떤감정을제때에주지못했거나잘못된것을건넸다고뒤늦게생각하는사람,견디고참는일에익숙해져자신이무엇을원하는지,어떤감정을느끼는지무뎌진사람,그럼에도사람에대한믿음을독할만큼악착같이붙드는사람,그리고무엇보다그간문학적으로충분히서사화되지않은여성의삶을향해있다.
『쇼코의미소』는“수록된일곱편의중단편소설이편차없이빼어났다.최은영이대단한건,신인이라는것이무색할만큼연륜이느껴지는문장으로마음을건드린다”라는평을받으며김준성문학상을수상한데이어그해‘소설가들이뽑은올해의소설’에선정되었고,그후정확히이년만에선보인두번째소설집『내게무해한사람』또한“삶의부끄러운시간,버리고싶은시간들을섬세하게바라보고집요하게복원해냈다”라는평과함께한국일보문학상을받은데이어‘소설가들이뽑은올해의소설’에뽑혔다.등단한지육년밖에되지않은신예작가가단두권의소설집만으로거둔성취도놀랍지만,이두권모두동시대독자들에게꾸준히읽히며한국문학과독자들사이를생기롭게만들고있다는점또한주목할만하다.내밀하고미세한감정의결을파고들어우리시대가장뜨거운문제와접촉시키는최은영의소설을통해한국문학의현재는물론미래까지가늠하는시간이될수있을것이다.

“소설가로서최은영의가장큰미덕은
그게무슨탐구든반드시근사한이야기로들려준다는점이다.
그녀가앞으로쓰게될근사한이야기들이바로이책에서시작했다.”
_김연수(소설가)


2016년2월,소설가김연수의기획으로《우리가처음듣는소설의밤》이라는이름의행사가진행되었다.한신인작가가어디에서도공개한적없는단편소설을그날,낭독의형식으로처음발표하기로한것.평소이작가의작품을좋아해그가계속해서소설을써나갈수있었으면하는마음에서행사를기획했다는김연수의소개가끝나고,곧바로작가의낭독이이어졌다.그날공개된작품의제목은「씬짜오,씬짜오」,신인작가의이름은최은영이다.
2013년겨울,『작가세계』신인상에중편소설「쇼코의미소」가당선되어등단,그작품으로다음해젊은작가상을수상하면서많은사람들에게특별한인상으로다가갔던바로그신인소설가말이다.그러나이‘특별한인상’은,발표한작품이라고는등단작「쇼코의미소」한편밖에없는신인작가가,등단한지채두달이되지않은시점에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는것만을의미하지않는다.저마다의날카로운감식안을지닌소설가와평론가들로부터공통의감상을이끌어냈다는점에그특별함이있다.어떤갑론을박도없이모두에게서동일한평가를받는작품이탁월한소설이라말하려는것이아니다.등단작에대해흔히우리가걸게되는기대-기존작품과구별되는‘낯섦’과‘전위’에대한요구-로부터물러나,별다른기교없이담백하게이야기를풀어나가고,그정통적인방식을통해읽는이의마음을움직였다는것에「쇼코의미소」가지닌특별함이담겨있다.그러니까,“고레에다히로카즈나이누도잇신감독의어떤영화들처럼거의모든영역에서‘진실하다’라는느낌”(문학평론가신형철)을준다는것,그로부터“소설이주는감동이란무엇인가를새삼생각해보게만들었다”(소설가임철우)라는것.
최은영은등단초기부터,“선천적으로눈이나위가약한사람이있듯이마음이특별히약해서쉽게부서지는사람도있는법”이라고,전혀짐작할수없는타인의고통앞에겸손히귀를열고싶다고밝혀왔다.최은영의시선이가닿는곳어디에나사람이자리해있는것은바로이때문일터.총7편의작품이수록된최은영의첫소설집『쇼코의미소』는사람의마음이흘러갈수있는정밀한물매를만들어냄으로써,우리들을바로그‘사람의자리’로이끈다.

“어떤연애는우정같고,어떤우정은연애같다.
쇼코를생각하면그애가나를더이상좋아하지않을까봐두려웠었다.”


서로다른국적과언어를가진두인물이만나성장의문턱을통과해가는과정을그려낸표제작「쇼코의미소」는,전혀짐작할수없는타인을이해하기위해과연무엇을할수있는지,그물음에정직하게마주한최은영의질문으로도읽힌다.지방소읍의고등학교일학년생소유는교환학생자격으로오게된일본인쇼코와처음만나게된순간을다음과같이묘사한다.“쇼코는정말우스워서웃는게아니라,공감을해서고개를끄덕이는게아니라,그냥상대를편하게하기위해서그런포즈를취하는것같”다고.실제어떤마음상태로쇼코가웃었는지와는상관없이,알수없는이질감탓에소유는쇼코의미소에묘한거리감을느끼는것이다.이는낯선타인과조우한이의자연스러운반응이라고도할수있을터,핵심은이야기가진행되는동안어떤식으로‘쇼코의미소’가변주되느냐에있다.바로그방향성에이번소설집전체를관통하는,타인에대한최은영의윤리감각이담겨있기때문이다.
그양상이란이렇다.마음한편이부서져내린쇼코를보며그의마음이어떨지짐작하기보다는,소유는그미소로부터“나약하고방어적인태도”를읽어내며자신이쇼코보다더강한사람이되어있다는묘한우월감을느낀다.이정점에달한오해를거쳐서로에대한이해를향해소설이진행되어갈때,우리는산뜻한뒷맛을남기며이야기가마무리되길기대하게된다.어떤상큼한미소와함께이야기가끝나기를말이다.그러나우리가마지막에마주하게되는것은,“쇼코는그예의바른웃음으로나를쳐다봤다.마음이,어린시절쇼코의미소를보았을때처럼서늘해졌다”라는문장이다.기나긴시간을돌아간신히서로에대한오해를해소하게되었다고생각했을때목도하게되는이서늘함.바로여기에타인을대하는최은영의태도가담겨있는것이아닐까?그러니까,모든것을다안다고생각했을때타인에대한이해가가능해지는것이아니라,내앞에있는사람은자신과는전혀다른타인이라는사실을직시했을때,그렇게서로가서로에게100퍼센트의타인으로마주서있을때,그순간이해의가능성도열린다는것을말이다.

서로에대한마음의‘기댐’과‘기댐받음’
그연쇄로부터번져나가는순하고맑은힘


그러니등단작「쇼코의미소」이후최은영의관심사가줄곧그100퍼센트의타인과의소통가능성에초점이맞춰져있는것은당연할터.유독소설집전체에반복해서등장하는‘상상하다’라는동사가의미심장해지는지점이다.
베트남전쟁으로가까운사람이죽어나가는것을그저바라봐야만했던응웬아줌마앞에서‘나’와엄마는손쉽게그마음이어떨지이해한다말하지않는다.다만,자신은상상할수조차어떤지점에그녀가내몰려있으리라고짐작하고그에대해상상할뿐이다.(「씬짜오,씬짜오」)프랑스의한수도원에서케냐출신의청년한지와만나게되었을때,영주는그가털어놓는가족사에대해섣불리첨언하지않는다.수의사한지가코뿔소의마음을상상하듯,그의마음을상상할뿐이다.(「한지와영주」)마치‘상상하는일’이우리가타인에대해할수있는최대치의일이라는듯말이다.
그리고이‘상상하는일’이일방에그치지않고,서로를향해놓이게되었을때일어나는작은기적을최은영은놓치지않고기록한다.첫눈에그간얼마나고생하며살아왔을지한눈에알아본노인과중년여자가함께‘세월호시위현장’인광화문으로향할때(「미카엘라」),고압적인태도의고학번선배들이있는술자리에서소은과미진선배가그부대낌사이로지지를담은눈빛으로서로를바라볼때(「먼곳에서온노래」),우리는타인을상상하며그자리로기꺼이자신을옮겨놓는태도가지닌강력한힘을믿지않을수없게된다.
최은영은「먼곳에서온노래」에서,소은이가장휘청거렸을때자신을잡아준미진선배의목소리를기억하며다음과같이말한다.“무슨노래를부르든누구의노래를부르든그노래는그대로선배의노래가됐다.말할때는허스키하던목소리가노래만부르면맑고부드러워졌다.(…)선배는호소하지않았다.슬픈노래를부르면서도건조했고,뜨거운노래를부르면서도담담했다.”
최은영의첫소설집『쇼코의미소』를읽고나면,이문장이정확하게최은영의소설을가리키고있음을알아차리게될것이다.맑고투명한그목소리로타박타박담담하게이어지는소설들,서로에대한마음의‘기댐’과‘기댐받음’의연쇄가갖고있는힘을믿는소설들.그리하여다시한번우리를‘사람의자리’로이끌어가는소설들.타인에대한윤리감각이점차희박해지는지금,최은영은“순하고맑은”힘으로그감각을부드럽게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