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는 차갑다 (양장본 Hardcover)

기러기는 차갑다 (양장본 Hardcover)

$11.50
Description
동심, 그 간지럽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초대합니다
시와 동시, 산문, 어른을 위한 동화, 기고문과 SNS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우린 시인 안도현을 기억한다. 독자들과 공감하고 소통해온 그가 낸 『기러기는 차갑다』는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2007, 실천문학사)과 음식을 소재로 한 다양한 말놀이 동시 《냠냠》(2010, 비룡소)에 이어 세 번째로 펴내는 동시집이다. 10여 년간 동심 속에 거닐며 써 모은 46편의 아름다운 노래가 오롯이 아이들을 위해 펼쳐진다.

자연의 삶 속에서 발견한 경이로운 순간을 포착한 시, 오늘의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의 마음을 조용히 들여다보며 얻은 시, 가족이나 친구 사이의 관계가 만들어내는 음악에 귀 기울인 시, 나무처럼 산처럼 벌떡 일어서는 어린것들의 생명력을 노래한 시, 웃음을 자아내는 말놀이 동시와 구불텅거리며 흘러가는 서사의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이야기동시까지 모두 만날 수 있다.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바지랑대 끝
잠자리야
잠자리야
여기가
바로
너의
잠자리였구나
저자

안도현

저자안도현은1961년경북예천에서태어나1984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시가당선되어등단했다.우석대문예창작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지금까지쓴책으로시집『그대에게가고싶다』『외롭고높고쓸쓸한』『너에게가려고강을만들었다』『간절하게참철없이』『북항』등이있고동시집『나무잎사귀뒤쪽마을』『냠냠』을펴냈다.『백석평전』『잡문』『그런일』등의산문과『연어』『관계』등의어른을위한동화도썼다.

목차

제1부찌릿찌릿울고
저녁무렵…12
새와나…14
옹이…16
나이테…17
상자…18
귀파는날…20
할머니의유모차…22
갑자기슬픈날…24
눈오는날…26

제2부하늘만푸르고새벽…30
눈내린뒤에…31
목판화…32
고드름…34
텃밭…35
기러기는차갑다…36
귀…38
뿔…39
봄비오는날…40
목련…41

제3부손바닥에달을감췄다가
섰다,섰다…44
잼잼…45
주인…46
개울에서…47
이슬비…48
몸무게…49
소풍가는날…50
똥개아기…52

제4부누가오나가나
콩밭…56
바지랑대끝…57
망아지…58
뚱딴지…60
어른…62
아리아리무슨아리…64
조롱박…65
돼지들…66
토란잎과빗방울…68

제5부노래나불렀겠지
뒤뚱뒤뚱…72
쫑긋쫑긋…74
호랑이를만난토끼가…75
들쥐와옥수숫대…78
억새…80
월식…82
겨울방학…83
매화꽃…84
버들치네아파트…86
오소리와벼룩…88

해설|유강희…99

출판사 서평

●우리시대의시인,안도현의새동시집『기러기는차갑다』

안도현의시를향한독자들의공감과사랑은세대를이으며나날이깊어져왔다.독자들이어떤시인에대하여이토록오랜시간동안친밀한유대감과신뢰감을쌓아온경우는결코흔하지않을것이다.시인안도현은시와동시,산문,어른을위한동화,기고문과SNS등다양한통로로발언하며우리의삶과나란히걸어왔다.그런그가10여년간동심속을거닐며써모은시46편을묶어내놓았다.첫동시집『나무잎사귀뒤쪽마을』(2007,실천문학사)과음식을소재로한다양한말놀이동시『냠냠』(2010비룡소)에이어세번째로펴내는동시집『기러기는차갑다』이다.
다섯부로구성된이번동시집속에는자연의삶속에서발견한경이로운순간을포착한시,오늘의세상을살아가는아이들의마음을조용히들여다보며얻은시,가족이나친구사이의관계가만들어내는음악에귀기울인시,나무처럼산처럼벌떡일어서는어린것들의생명력을노래한시,웃음을자아내는말놀이동시와구불텅거리며흘러가는서사의재미를함께느낄수있는이야기동시까지다양하고풍성하게담겨있다.동시라는문학의갈래가품어보여줄수있는따스한서정과서늘한트임의순간이교차하며일구어내는물이랑이읽는이의가슴을끊임없이두드린다.

●동심의배꼽에서욜랑욜랑태어난노래,동시의정수

여치가
찌릿찌릿
울고있었다

여치울음소리가
새어나오는곳을
나는눈으로보고싶었다

풀밭은넓었고
마을은정전이되어
어두웠다

찌릿찌릿
여치가울면서
전기만드는발전소를
나는눈으로보고싶었다
_「저녁무렵」전문

책의첫머리에놓인시「저녁무렵」은『기러기는차갑다』전체를관통하는시인의눈이향하는곳이어디인가를은유하는작품이다.아침도낮도아닌저녁인데다그것도무렵,저녁이아주온것도아닌아직은밝음의기미가남아있는시간에마을은정전이되어어둡고,화자는여치가전기를만드는발전소를보고싶어한다.화자는왜하필풀밭에사는여치가전기를만든다고생각하는걸까.해설을쓴시인유강희는“그렇게여린존재들이세상의어둠을밀어내는굳센힘이자사랑이라고믿는건아닐까.시인은어쩌면그런연약한존재들이‘찌릿찌릿’울면서만드는전기로어둠의정원을밝히고싶었는지모른다.”고말한다.이어낮밤의경계,어른들이만든이분법적세계가아닌깊은허방으로서의그틈을안도현동시가태어나는곳,곧‘동심의배꼽’이라명명한다.그곳에서시인은나이테를보면서“네손을처음잡았던날”몸안에서밖으로퍼져나간“징소리”를듣고(「나이테」),매달려있는고드름에게서“떨어지지않겠다”는중대한결심을발굴해내고(「고드름」),염소뿔이하나뿐이면“심심할것같아서”(「뿔」)얼른하나더달아주기도한다.

●기러기가왜차갑지?

기러기가왜차갑지?하고
나한테물어봐줘
내가말해줄게

겨울이왔잖아
기러기는겨울에날아오잖아
멀리,멀리,멀리
북쪽에서날아오니까
기러기는차가운거지
텅,텅,텅
빈공중을날아오느라
기러기는차가운거지

_「기러기는차갑다」부분

유강희는해설에서,‘기러기는차갑다’라는이단순한명제가오히려신선한충격으로다가오는것은‘차갑다’라는형용사가먼북쪽에서날아오는기러기의외롭고힘든노정을어떤복잡한개념의외피를통하지않고감각의절실한느낌그대로를드러내기위해길어올린단한마디말이기때문이라고말한다.
책에실린유준재화가의그림에대해서도꼭같은이야기를할수있다.「기러기는차갑다」뒤에드넓게펼쳐진아득한색감과힘차게앞을향하는기러기들의단순한형태감,하얗게부서지는얼음을닮은구름의질감을눈으로따라가노라면“텅,텅,텅/빈공중을날아오느라”차가워진기러기의날개가바로저날개인듯손에닿는다.“간밤에//그발자국위에/제발자국가만히/얹어보다가”“발소리만데리고”산으로올라간고라니(「목판화」),“오리엄마엉덩이/씰룩씰룩흔들면/오리아기들엉덩이/욜랑욜랑흔들”며소풍가는날의기분(「소풍가는날」),“망할놈의망아지”소리가절로나오는“고삐풀린망아지”(「망아지」),옥수숫대를타고올라가다갉아먹고는“발자국하나남기지않고/입닦고뒷짐지고뒤뚱”내려온들쥐와“들쥐가재빨리사라진뒤에도”“서걱서걱노래나”부르는옥수숫대가있는풍경(「들쥐와옥수숫대」)까지자연스럽게,다시말해저절로그러하게그림이되어놓였다.

그러면저기러기
집에데려와서기르자
날개밑에손을넣어
따스하게만져주자
언강물풀리면
물갈퀴도빌리자

기러기가왜차가운가에대한한차례문답뒤에이어지는것은다시동심의무늬이다.시속의아이는그러한연유로차가워진기러기의날개밑에손을넣어따스하게만져주고싶다.언강물이풀리면물갈퀴도빌려같이놀고싶다.우리는이런마음을만나기위해서동시집을손에든다.

●자기들끼리흔들리고키득거리고반짝이는존재들을향하여

“초등학생들앞에서말을할때는그어느때보다긴장할수밖에없다.꽃밭에서꽃들의귀에대고혼자말하는것이므로.꽃들은자기들끼리흔들리고키득거리고반짝이는존재다.내말은아이들에게지나가는바람소리일것이다.”
시인은어느신문에실은글에서이렇게말한적이있다.다른어떤청중들보다도시인을어렵게만드는아이들을만나러,농촌의어느초등학교를방문했을때의일이다.그때악수를청해온아이들의손을맞잡은일에대해서는또이렇게말했다.“그손들은억세지않았고두껍지않았고욕심이없었고헐렁했고가벼워서마치허공을한번씩잡는것같았다.”
시인은아이들을동시의단순한독자가아니라제각기시심을가진시인으로여긴다.대부분의아이들은자기가경험한감정을언어로구체화하는능력이뛰어나며이것은시를쓰는기술이전에생성된선험적인힘이라는것이다.
‘책머리에’에서시인은오래전1학년아이들에게엄마입에서가장많이나오는말다섯가지를듣고써오라는숙제를내주었던일을떠올린다.TV좀그만봐라,학원갔다왔니,너무도뻔한문장들에실망하고있는데한아이가큼지막하게써낸다섯글자를보고놀라고말았다.
‘꼴배기시러.’맞춤법도띄어쓰기도무시한이다섯글자에시인은감탄했다.이아이는정말엄마의말을자세히듣고또들은게틀림없기때문이다.남들과다르게듣고남들과다르게보는일,그게시를쓰는일이라고시인은말한다.
이런마음으로아이들곁에선시인이기에그의세번째동시집은꽃들앞에서서사람의말을늘어놓는어른의목소리가아니라꽃잎사이사이를기분좋게흔들어놓는‘바람소리’가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