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영원한 저주를 (양장본 Hardcover)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영원한 저주를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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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대중문화로 예술성을 창조한 아르헨티나의 대표 작가 마누엘 푸익의 소설『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영원한 저주를』. ‘대화’라는 소설적 기법을 통해 두 인물의 기억과 심리 상태, 그리고 팽팽한 심리전을 그려내는 이 작품은 텍스트와 독자의 관계를 다루며 ‘어떻게 읽을 것인가’의 문제를 제기한다. 푸익은 이 작품의 해석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작품의 제목, 라미레스의 옥중 수기, 거짓과 진실,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불분명한 두 사람의 대화, 그리고 마찬가지로 불분명한 두 사람의 정체성까지. 모든 것에 대한 해석은 독자의 몫이고, 절대적인 해석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저자

마누엘푸익

저자마누엘푸익은1932년아르헨티나의헤네랄비예가스에서태어났다.다섯살때부터극장에드나들며영화감독을꿈꿨다.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건축학부에진학하나적응하지못하고,영화공부에필요한이탈리아어와영어등외국어를익힌다.대학졸업후로마에서영화를공부하고,유럽곳곳을다니며시나리오를쓰지만결국소설가로전향한다.어린시절부터봐온영화들은그의작품세계에큰영향을끼친다.
1968년영화기법을차용한첫소설『리타헤이워스의배반』이출간되었고,이듬해프랑스어로번역되어<르몽드>의격찬을받으면서베스트셀러작가로떠올랐다.1973년독재정권이지배하는아르헨티나의정치상황에환멸을느껴망명길에오른다.첫망명지인멕시코에서쓴『거미여인의키스』는아르헨티나에서는판매금지를당하나전세계에서대성공을거두며,이후연극과영화로만들어진다.멕시코를떠나독일과미국의여러대학에서문학창작을가르치며활발한작품활동을했다.1990년멕시코에서심근경색으로세상을떠났다.

목차

제1부
제2부

해설|열린작품과저주받은독자
마누엘푸익연보

출판사 서평

봉인된기억을파고드는고도의심리게임
『거미여인의키스』를잇는푸익의대표작


대중문화로예술성을창조하며20세기후반라틴아메리카문학을주도한아르헨티나대표작가마누엘푸익의『이글을읽는사람에게영원한저주를』이문학동네세계문학전집142번으로출간되었다.푸익은영화기법등문학외적인예술장르를차용하여문학의지평을넓힌동시에대중성을확보한작가다.
국내에처음소개되는『이글을읽는사람에게영원한저주를』은앞서『거미여인의키스』에서구사한대화체구성을다시금시도하며그완성도를높인작품이다.또한그가영어로초고를쓴유일한소설로,작품의배경도전작들과는달리라틴아메리카가아닌뉴욕을택했다.망명자신분의노인과그에게고용된미국인사이의대화를심리게임처럼풀어나가며,라틴아메리카의현실을넘어새로운차원의세계로도약했다.

대중문화로예술성을창조한아르헨티나의대표작가
문학의지평을넓힌새로운글쓰기


1970년대라틴아메리카에서는환상과신화에절대적으로의존하던붐세대이후라틴아메리카의변화한현실을자각하고대중문화의매력을이용한포스트붐문학이창성한다.마누엘푸익은포스트붐문학의중심에서영화기법을차용하거나연재소설구조를패러디하는방식혹은탱고나볼레로같은대중가요의가사를인용하는방식등실험적인기법을선보이고,여성이나동성애자의목소리를통해라틴아메리카의사회적분위기와소외된집단의현실을작품에깊이투영시키며라틴아메리카현대문학의새지평을열었다.영화로옮겨져대중에게널리알려지게된『거미여인의키스』나『부에노스아이레스어페어』등의작품에는이러한푸익의특성이잘반영되어있다.
이번에초역된『이글을읽는사람에게영원한저주를』은전작들과는다른특성을더해푸익의색다른면모를살필수있는특별한작품이다.라틴아메리카가아닌뉴욕이라는외국의공간을배경으로하며,푸익의소설중에서는유일하게모국어가아닌영어로초고가쓰였다.이는푸익이독재정권이지배하는아르헨티나의정치상황에회의를느끼고오랜세월여러곳을떠돌며망명생활을했다는점과관련지어볼수있다.푸익은1976년부터뉴욕에머물며한미국인청년과계약을맺고돈을지불하면서대화를나누었고,그내용을변주하여이작품을집필한다.

거짓과진실,환상과현실의경계를넘나들며
암호화된과거를해독해나가는대화들


푸익의대표작『거미여인의키스』와마찬가지로,이작품은두남자의대화로진행된다.74세의노인라미레스는아르헨티나반체제인사로국제인권위원회의도움을받아뉴욕의요양원과병원에서치료를받고있다.36세의미국인청년래리는시간제노인요양사로일주일에세번보수를받고라미레스를찾아가휠체어를밀며산책을돕는다.타국에서병든망명자의신분으로지내는라미레스와,사회에흡수되지못하고하루하루근근이생활하는래리사이의대화는독자들을오해와이해사이에위치하게한다.라미레스는기억을잃고특정단어에집착하며래리를당황스럽게만들기도하고,연극을하듯태연하게상황을꾸며내기도한다.또한끔찍한가슴통증을호소하며타인의이야기를들어야통증이사라진다고억지를부린다.래리역시집요하게그의과거를묻는라미레스에게허구와진실을가리기어려운모호한이야기만을들려준다.
어디까지가거짓이고진실인지,어디까지가환상이고현실인지알수없는그들의대화는차츰서로의과거를탐색하는데초점이맞춰진다.과거를탐색하며서로의삶에침투해가는대화가팽팽해지는지점에서는두사람의정체성이뒤섞이기도한다.라미레스는래리인듯,래리는라미레스인듯상대의기억속에서과거를이야기한다.밀고당기는심리게임이이어지며그들의과거는차츰윤곽이잡혀간다.
푸익은‘대화’라는소설적기법을통해두사람의개인적인상처와시대상황을간접적으로보여주는동시에인물의심리상태를미묘하게그려냈다.어디까지가진실이고누구의이야기인지가혼란스럽게뒤엉키는모호한상황자체는이작품의주제와도맞닿아있다.

고정된해석을거부하는메시지
“이글을읽는사람에게영원한저주를”


‘대화’라는소설적기법을통해두인물의기억과심리상태,그리고팽팽한심리전을그려내는이작품은텍스트와독자의관계를다루며‘어떻게읽을것인가’의문제를제기한다.라미레스는래리에게책을읽을때들리는목소리에관해물으며작품과자기자신의대화관계를설정할것을요구한다.두인물은‘읽기’라는행위를할때,행위주체인독자의내면에텍스트를이해하고재구성하는목소리가존재함을인정한다.텍스트를읽는사람은자신의목소리를가진‘나’가아니라다른목소리로나타나는‘나’로,텍스트를이해하는또다른자아이다.타자화된자아는열려있는텍스트를읽으며스스로공백을메우고능동적으로텍스트의의미를해석한다.
이소설속에서래리는독자로서라미레스의옥중수기를읽는다.라미레스는아르헨티나에서수감생활을하던당시프랑스소설내단어에숫자를매겨문장을구성하는방법으로자신의생각을기록했다.래리는역사학을공부했고마르크스주의에관심이많은까닭에정치활동을하다수감된반체제인사의기록을해독하는데열의를보이며,이를기회로자신이예전에속했던사회로복귀할계획을세운다.그러나라미레스는“당신이읽고있던메모라는것은……나는그메모에있는그어떤단어도믿지않아요……그단어들은소설같아요.게다가아주오래된거지요.당신은그메모를읽고그안에서당신이원하는것을보고있어요……”라며래리가자신이원하는대로텍스트를해석하고있음을비난한다.
래리의‘독서’를통해라미레스의과거가그려지고,라미레스는래리가해석한내용을인정하지않는상황에서래리의해석이얼마나정확한지,누구의말이진실인지는알수가없다.염두에두어야할점은모든해석의가능성이열려있고모든것이진실이될수있다는사실이다.텍스트는고정되어있지않고해석에따라얼마든지달라질수있기에모든해석은유효하다.그렇기때문에푸익의작품을읽는독자는무한한가능성을마주하고있는셈이다.독자는자유롭게두남자의대화를읽고,해석하고,자신만의감상을지닐수있다.
이작품의제목‘이글을읽는사람에게영원한저주를’또한이와관련지어생각해볼수있다.소설은‘이글’이어떤글인지,‘이글을읽는사람’이누구인지확실히지목해주지않는다.프랑스소설책에서래리가해독한첫구절이‘malediction…eternelle…a…quilise…cespages(이글을읽는사람에게영원한저주를)’이라는점에미루어보았을때,라미레스의암호화된글을읽는래리가저주를받는것으로해석할수도있지만그것이고정된해석은아니다.
푸익은이작품의해석에대한모든가능성을열어놓았다.작품의제목,라미레스의옥중수기,거짓과진실,환상과현실의경계가불분명한두사람의대화,그리고마찬가지로불분명한두사람의정체성까지.모든것에대한해석은독자의몫이고,절대적인해석은존재하지않는다는게이소설의가장큰매력일것이다.